[봄이 오기 전]
모든 작품 속에서 사람들은 말한다, 악은 정의를 이기지 못 한다고.
나도 늘 생각한다, 이건 당연한 얘기라고.
여성: 정말 가시려고요?
여성: 뉴스 봤어요, 폭동을 일으키는 시민들이랑 경찰들 사이에 충돌이 일어났다고.
여성: 거기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고 있던데......
남성: 안심해요 내 사랑. 상황이 그렇게 심각하진 않을 거예요.
남성: 기자들은 항상 일을 부풀려서 말하잖아요, 이런 걸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언제나 나쁜 소식에만 집중하기 마련이죠.
남성: 그러니 안심해요.
여성: 그치만......
여성: 담배 가게 사장님 얘기를 들어보면 최근 술을 사러 오는 귀족 할아버지들도 갈수록 적어지고, 산탄리 후작 집에서 일하시는 니나 아줌마도 집으로 돌아 가셨대요, 그 집에 잠시 일할 사람이 필요없다고 해요.
여성: 그러니까, 설마, 설마——
남성: 헛소리 그만 해요!
여성: ......
남성: ......미안해요, 이렇게 큰 소리로 할 말이 아닌데, 용서해 줘요.
여성: 로반, 난, 난 단지 걱정이 되서...
남성: 안심해요, 내가 있잖아요. 날 믿어요, 가족들은 내가 꼭 지킬 테니까요.
남성: 게다가 우리 군경이 지금 이 도시에 있어요, 군대도 도시 외곽에 주둔하고 있고요. 날 믿어요, 별일 없을 거예요.
여성: 로반......
남성: 안심해요, 다리아. 우리 집, 그리고 우리 도시는 우리가 지킬 거예요. 이건 내가 내 직업에 맹세했던 일이에요.
남성: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요. 이제 겨울이 곧 지나가니, 날씨가 따듯해지면 어디 놀러라도 가는 게 어때요?
남성: 조야한텐 얘기하지 말고, 우리 둘만 몰래, 어때요?
여성: ......푸흡.
여성: 아, 정말, 당신은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철이 없어요?
여성: 지금 날씨가 이렇게 추운데, 눈도 녹으면 도로에 온통 진흙으로 가득할텐데, 놀러가긴 어딜 놀러가요?
남성: 겨울나기 딱 좋을 때 아니겠어요? 나중에 춤이나 추러 가요, 내가 집에서 벌꿀주를 가져 올게요, 파이도 직접 만들어 줄테니까요.
여성: 하하, 큰 소리 치긴, 만드는 법을 기억하기나 해요?......뭐, 좋아요.
여성: 조야가 개학하고 기숙 학교로 가고 나면 같이 가도록 하죠.
남성: 좋아요! 하아, 개학까지 얼마나 남았나? 아예 미리 기숙 학교로 보내버릴까요?
여성: 뭐래!
여성: 조야? 조야 마침 잘 왔어, 아버지께서 일하러 가시니까, 어서 인사하렴.
행복한 일들은 어쩌면 한 순간의 폭발처럼 강렬하게 나타나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존재감을 드러내는 걸지도 모른다.
혹은 처음부터 끝까지 담담하게 다가와, 단지 뒤돌아 볼때나 그것이 어떤 순간이었는지 의식하게 되는 걸 수도 있다.
그건 평범한 대화이며, 단조로운 일상이었다.
마치 봄이 온다는 걸 묵인하는 것처럼, 교외의 눈들은 녹고, 사람들은 건초를 모아 허수아비를 만들고, 벌꿀주의 향기 속에서 신발은 진흙으로 범벅이 된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좋은 아침, 잘 자, 안녕, 그리고 잘 가를 외친다.
그날 전까진 말이다——
우리의 도시는 내 눈앞에서 왜곡되고, 변형되고, 폭발했다.
_
???: 전방 좌측, 아무도 없어.
???: 찬스야.
???: ......
???: 신호가 없다, 여전히 바깥이랑 연락이 안 돼.
???: 후, 저들의 순찰 패턴은 알아 냈으니, 이제부턴 이게 문제인가. 벽을 넘어갈 수만 있다면......
???: 이번엔 반드시 성공하겠어!
???: !
???: (뭐야, 누군가 오고 있어! 여긴 순찰대가 오는 곳이......이런, 우선 몸을 숨겨야 겠어.)
리유니온 병사: (모호한 대화 소리)
리유니온 병사: (조금 흥분한 목소리)
???: (좋아, 여기 숨어 있으면 문제 없겠지.)
???: (이 목소리, 아무래도 자신들을 리유니온이라고 소개하는 녀석들 같은데. 하나가 아닌 모양이네......왼쪽에 있는 녀석은 평소처럼 순찰하러 다니는 녀석이 아닌 모양이야.)
???: (대체 무슨 일이지, 갑자기 나타나선 우릴 전부 학교에 가둬 놓더니,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 (......! 이쪽으로 온다!)
리유니온 팀장: 메피스토는 대체 무슨 생각이지?
리유니온 팀장: 그 녀석이 기꺼이 이런 일을 한다니, 그것도 학생들이랑 소통하는 걸? 그 녀석이 그렇게 착한 짓을 할 녀석으론 안 보이는데.
리유니온 팀장: 학생들을 죄다 표트르가임 학교 쪽에 가둬 놓고, 그 귀족의 자식들도 대부분 그쪽으로 데려 갔는데, 뭐하러 그렇게 멀리 보내는 거지?
리유니온 팀장: 그 학교는 우리가 주둔하는 곳에서 꽤나 거리가 있는데, 우리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니까......
리유니온 팀장: 하아, 그 녀석이 상황을 잘 보고 함부로 하지 않길 바라는 수 밖에.
리유니온 병사: 그 미친 **가 무슨 생각을 하고 다니는지 누가 알아? 그 녀석 일부로 그렇게 하는 걸지도 몰라!
리유니온 병사: 그 녀석 원래부터 미친 놈이었잖아! 괴물 **! **!
리유니온 팀장: 야, 진정해, 아무리 그래도 같은 편인데......
리유니온 병사: 진정하게 생겼어!? 저번에 그 괴상한 아츠 못 봤어?
리유니온 팀장: ......조용히 말해!
리유니온 병사: 그 녀석 진짜로 우릴 같은 편으로 보긴 하는 거야? 그거 전부 **하는 거라고!
리유니온 팀장: 조용히 하라고 했잖아! 학생들을 놀래키지 말라고!
리유니온 병사: ......**!
리유니온 병사: 미안, 너무 흥분했다.
리유니온 팀장: 이해는 가. 난들 아니겠냐.
리유니온 병사: 정말이지, 어떨 땐 메피스토 그 녀석 죽여버리고 싶다니까, 대위 님이 말리지만 않으면 진짜 바로 죽이러 간다!
리유니온 팀장: 바보같은 소리 마. 너도 그러는데, 나라고 안 그러겠냐? 대위 님도 안 그러고 싶으시겠어?
리유니온 팀장: 하지만 안 돼, 우리가 동포인 이상...그런 행위는 용납 안 돼. 우린 서로를 다치게 해선 안 돼, 그건 우리의 초기 이념이랑 맞지 않아.
리유니온 팀장: 그래도 확실히, 화가 나는 건 정상이지......그 녀석 대체 무슨 생각인지.
리유니온 팀장: 그 녀석 부하들이 그렇게 날뛰도록 놔두더니, 우리가 그런 남의 집에 박차고 들어가서 불 지르고 다니는 폭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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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피스토? 누구지?)
???: (무슨 얘기를 하는 거지......살인?!)
???: (내가 잘못 들은 건가? 저 사람들은 분명 학생들에게 손을 대지 않았는데, 어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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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유니온 병사: 하, 말이 그렇지. 우리가 폭도가 아니면 뭐겠어?
리유니온 병사: 대위 님을 따르는 너희들은 그렇지 않을 지도 모르겠지만, 난 이 도시에서 좋은 일은 안 하고 다녔거든.
리유니온 병사: 우리가 얼마나 많은 거리들을 부쉈을 거라고 생각해?
리유니온 병사: 집에서 끌려 나와 죽임을 당한 사람들은 적을 거라고 생각해? 지금 바깥이 얼마나 난리인지 너도 잘 알잖아.
리유니온 팀장: 난......
리유니온 캐스터: 어쩔 수 없어, 여기 사람들 눈엔 우린 전부 똑같은 리유니온이니까.
리유니온 캐스터: 모든 동포들 중에서 한 사람이라도 네가 말했던 짓들을 했다면, 그들의 눈에서 우린 폭도야.
리유니온 팀장: ......하. 로레나, 왔구나. 교대 준비는 벌써 다 한 거야?
리유니온 캐스터: 문제 없어.
리유니온 팀장: 좋아, 대위 님께서 이번에 리더로부터 받은 새 임무가 시간이 굉장히 촉박하다고 해. 이미 제압한 구역의 뒷처리는 너희 팀에게 맡긴다.
리유니온 팀장: ......그리고 살카즈 용병들. 그 녀석들 움직임을 잘 보고 있어라.
리유니온 팀장: 맞다, 학생들도 신경 써. 대위 님께서 녀석들을 남겨 두신 건 분명 써먹을 곳이 있어서 그런 걸 거야.
리유니온 팀장: 절대로 그들을 다치게 하지 말고, 도망가게 둬선 안 돼.
리유니온 캐스터: 알겠어. 저 녀석들이 얌전히 있어준다면야 나도 편하고 좋은데, 만약 그렇지 않는다면?
리유니온 팀장: 말했잖아, 최대한 다치게 하지 마.
리유니온 캐스터: 하지만 정말로 필요하다면? 학생 중에서 아츠를 사용할 수 있는 녀석도 있을 거야. 반항한다면 우리도 무언가를 해야하지 않겠어?
리유니온 팀장: ......
리유니온 팀장: 로레나, 무슨 뜻인지는 잘 알겠어, 네가 기분이 안 좋은 건 알겠어, 하지만 함부로 나서진 마, 이건 대위 님의 명령이다.
리유니온 팀장: 네 감정을 잘 추스리고, 개인의 감정에 따라 판단하지 마.
리유니온 캐스터: 하. 대위 님 말씀이라면 따라야지.
리유니온 팀장: 그러길 바란다.
리유니온 팀장: 우린 30분 후에 이동한다, 그 다음 여긴 너희한테 맡기겠어......때가 오면 네가 알아서 판단해라.
리유니온 캐스터: 나한테 판단을 맡긴다고? 정말로 괜찮겠어?
리유니온 캐스터: 나도 명령은 듣겠지만, 내가 직접 나설 필요도 없을 거야.
리유니온 캐스터: 위협, 공포로 녀석들을 착하게 만들 방법은 얼마든지 있으니......
리유니온 캐스터: 됐어, 농담이야, 그런 눈빛으로 보지 마, 나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아.
리유니온 병사: 쳇, 무섭게도 말하시네.
리유니온 병사: 난 솔직히 너희가 뭘하든 신경 안 써. 하지만 너희 이 도시가 끝장나면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할지 생각은 해봤어?
리유니온 캐스터: ......
리유니온 캐스터: 우린 원래부터 갈 곳이 없었어.
리유니온 팀장: 아니. 우린 어디든 갈 수 있다. 언젠가는 가고 싶은 곳에 가게 될 거야.
리유니온 병사: 체, 말 한번 잘하시네, 정말 그런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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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저 사람들은 대체 누구야!?)
???: (웃기지 말라고, 나쁜 놈들! 갑자기 나타나선 이 도시를 점령한다하고, 또 강제로 우릴 여기에 가두고, 이제는 우릴 써먹는다고?)
???: (게다가 문제가 생긴 건 학교 뿐만이 아닌 거 같고......)
???: (젠장, 밖은 대체 무슨 상황인 거야?)
???: (더는 지체할 수 없어, 어서 이곳을 떠나야 해.)
???: (아버지, 어머니......)
???: (녀석들이 눈치채지 못한 틈에......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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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유니온 캐스터: 응?
리유니온 팀장: 뭐야? 방금 무슨 소리라도 난 모양인데......
리유니온 캐스터: ......그런가? 잘못 들었겠지.
리유니온 팀장: 그래? 이상하다......
리유니온 팀장: 아무튼 그런 거니까, 뒤는 너희들한테 맡긴다.
리유니온 병사: 체, 임무 늦기 전에 어서 가.
리유니온 병사: ......
리유니온 병사: 야, 갔어.
리유니온 캐스터: 그래, 저 녀석에겐 저 녀석의 일이 있고, 우리에겐 우리의 일이 있지.
리유니온 병사: 우리의 일? 저 녀석이 말한 건 우리가 이 학생들을 잘 감시하고 돌아다니지 못하도록 하는 거잖아?
리유니온 캐스터: 그래. 음, 내가 뭐 잘못 말했나?
리유니온 병사: 바보같은 소리 마, 그럼 방금 그건 어떻게 설명할건데?
리유니온 캐스터: ......
리유니온 캐스터: 아, 너도 봤구나.
리유니온 캐스터: 아무래도 너 대위 님 아래에서 잘 지낸 모양이네, 맞춤형 훈련 덕분에 확실히 날카로워진 모양이야, 생각도 못 했어.
리유니온 병사: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리유니온 캐스터: 그래. 나도 돌려 말하는 거 싫어하기도 하고.
리유니온 캐스터: 만약 내가 고의로 방금 그 여학생을 보내준 거라면 믿을 수 있겠어?
리유니온 병사: 진짜 날 바보로 아는 거야?
리유니온 캐스터: 아냐.
리유니온 캐스터: 맞다, 넌 여기 사람이었지?
리유니온 병사: 너도 그렇잖아? 날 속일 생각하지 마. 난 예전에 널 본 적이 있어, 재봉집의 로레나.
리유니온 병사: 집어쳐, 지금 이런 걸 얘기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 우리 둘다 감염자인데.
리유니온 병사: 우리가 무슨 짓을 했는지 서로 잘 알고 있겠지. 현지인이라고 뭐 달라질 게 있겠어?
리유니온 캐스터: ......방금 내가 그 학생을 잡았다면, 그 학생이 무슨 짓을 당할 지 알아?
리유니온 캐스터: 내 생각에 난 적어도 그 학생의 다리 한 두개 쯤은 꺾어서, 침실에 얌전히 있도록 만들었을 것 같아.
리유니온 캐스터: 이게 명령 위반은 아니지? 이게 지나친 건 아니잖아, 그치?
리유니온 병사: 하, 너도 정말 무섭구나.
리유니온 캐스터: 아니면 난 아예 그 녀석을 죽였을 거야.
리유니온 캐스터: 어차피 대위 님의 소대는 이미 떠났고, 그 유격대의 사람들빼고 누가 학생 한 두명 죽이는 걸 신경이나 쓰겠어?
리유니온 캐스터: 얌전히 있지 않는다면 어떤 최후를 맞이하게 될지 그 학생들한테도 똑똑히 알게 해줘야 하지 않겠어?
리유니온 병사: ......
리유니온 병사: 넌 그러지 않을 거야. 넌 대위 님의 명령이라면 들으니까.
리유니온 캐스터: 네 말대로야.
리유니온 캐스터: 패트리어트 밑에 있는 그 사람들이라도 꽤나 힘들 거야, 그치?
리유니온 캐스터: 일주일 동안 학생들 때문에 정신이 없으니까.
리유니온 캐스터: 만약 뭐라도 하지 않으면 학생들은 무서운 줄 몰라. 하루가 멀다 하고 용기 있는 녀석이 나오려고 할 거야.
리유니온 캐스터: 이 녀석들은 아무 것도 몰라. 바깥이 얼마나 혼란스러운지 전혀 모른다니까.
리유니온 캐스터: 그 귀족의 자식들은 쓸모가 있을지 모르지만, 다른 학생들은 뭐 어디 쓸데나 있겠어?
리유니온 캐스터: 대위 님이 우리보고 강제로 학교를 통제하고 있으라는 게, 사실은 이런 녀석들을 지키려는 것 아냐?
리유니온 병사: ......우리 둘이서 이런 걸 얘기해봤자 대체 무슨 소용이 있다는 거냐.
리유니온 캐스터: 에이, 너 방금 일부로 그 학생을 놔준 거 아녔어? 아님 잡히면 그 학생이 나한테 심한 꼴을 당할 까봐 그런 거야?
리유니온 병사: 아냐.
리유니온 캐스터: 그렇게 입 다물고만 있지 말고.
리유니온 캐스터: 신기해서 그래. 넌 이곳 사람들한테 동정심을 갖고 있는 거야?
리유니온 캐스터: 사람들은 널 그런 식으로 대했잖아, 그리고 네 형제도 너희가 감염된 병 때문에......넌 그 사람들이 밉지도 않아?
리유니온 캐스터: 호오, 표정 좀 봐, 아예 그런 건 아닌 모양이네.
리유니온 병사: 시끄러워! 난 단지 학생 한 명쯤이야 별 영향도 없을 거 같아서 그런 거야.
리유니온 병사: 그런 것 뿐이니까.
리유니온 캐스터: 자기 자신한테 거짓말을 하다니.
리유니온 병사: 하, 뭐래! 넌 안 그런 줄 알아? 말 돌리지 말고, 너도 방금 그 여자애를 봤잖아!
리유니온 병사: 칫, 말은 그렇게 했으면서, 너야말로 왜 그 녀석을 끌고 와서 패지 않은 건데?
리유니온 캐스터: 난 너랑 달라.
리유니온 병사: 뭐? 너야말로 입 다물고만 있지——
리유니온 캐스터: 난 너랑 다르다고, 난 네가 아니야.
리유니온 캐스터: 내가 그녀를 공격하지 않은 건 학교에 별 영향이 없을 거 같아서 뿐만이 아니야.
리유니온 캐스터: 난 알아, 그 녀석은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은 거야, 방향을 보면 분명하지.
리유니온 캐스터: 이 "통제"를 받는 장소를 벗어나면 바깥은 여기처럼 그리 평화롭진 않을 거야.
리유니온 병사: ......잠깐.
리유니온 병사: 그럼 넌 왜 그녀를 막지 않은 거야! 저 멍청한 **가, 여길 벗어나면......
리유니온 캐스터: 그래, 여길 벗어난다는 건 죽으러 간다는 거나 마찬가지지.
리유니온 캐스터: 내가 왜 막아? 그 녀석을 잡는다고 해도 대위 님의 명령 때문에 뭐 어쩌진 못 해.
리유니온 캐스터: 그래서 그냥 보내줬지.
리유니온 캐스터: 내가 말했잖아, 난 너랑 다르다고. 넌 아직도 마음이 약해서 그 학생들을 걱정하고 있잖아.
리유니온 캐스터: 하지만 난 나랑 내 가족들이 받은 고통을 잊지 못해.
리유니온 캐스터: 난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싫어.
리유니온 캐스터: 그 학생이 빨리 죽진 않았으면 좋겠네. 하하, 눈 크게 뜨고 잘 봤음 좋겠어.
리유니온 캐스터: 이 도시가 겪고 있는 모든 고통을.
_
난 이 도시의 이런 모습은 본 적이 없다.
집들은 무너졌으며, 길은 봉쇄되고 창문들은 찬 바람을 두려워 하는 것마냥 꽉 닫혀 있다.
부숴진 벽돌들은 마치 쓰러진 장난감 블럭들처럼 길거리에 널브러져 있다.
사방에서 불꽃이 솟구치며, 비통한 울음소리가 마치 연기처럼 맴돌고 있었다.
그리고 무기를 들며 환호성을 지르고, 벽과 바닥에 자신들의 로고를 새기는 이들이 있었다.
난 그들의 이름을 들었다, 자랑스럽게 자신들의 이름을 외치는 살인자를 보았다.
그들은 자신들을 리유니온이라고 불렀다.
-@-
//(압생트가 폭발에 휘말림)
???: ......쯧, 아퍼......
???: (학교에서 중간 구역까지 두 시간이 걸리던가? 그 정도겠지.)
???: (귀가 갑자기 안 들리지만 잠깐 그런 걸테니 문제 없어. 왼손......감각이 없어, 꺾인 모양인데, 윽......)
???: (배 쪽이 엄청 아프긴 하지만 별 문제는 없겠지.)
???: (침착, 침착해, 조야,여기까지 왔잖아. 이대로만 가자, 서두르지 말고, 그 사람들을 피해서......)
???: (......윽.)
???: (또 폭발이야, 이번엔 공원 쪽 같은데.)
???: (이게 도대체 몇 번째야?!)
???: (대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경찰은, 군대는? 왜 질서 유지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지?)
???: (앞은 갈 수 없는 모양이야, 저쪽에서 싸우는 사람들도 리유니온인가? 아직 리유니온에 맞서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인데......)
???: 젠장, 조금만 있으면 집인데, 하필 이럴 때!
우르수스 평민: 어서 도망가!
우르수스 평민: 저 괴물! 괴물, 전부 괴물들이야!
???: (사람들이 동요하고 있어, 심상치 않아......)
???: 저기, 앞에서 대체 무슨——
우르수스 평민: 비켜! 길 막지 마!
???: !
우르수스 평민: 뭐해, 가자, 어서 도망쳐!!
우르수스 여성: 아이, 내 아이가 아직 저기 있어요!
우르수스 평민: 저 녀석들이 오고 있잖아, *욕설*, 어서 이쪽으로!
우르수스 아이: 흑흑, 엄마, 엄마아......
???: 조심해!
-@-
???: (윽, 상처 부위에 부딪혔어, 아파라......)
???: 괜찮니, 어디 다친데는?
우르수스 아이: 으아아앙!! 싫어! 싫어! 이거 놔줘!
???: 얘, 잠깐만!
우르수스 경찰: 물러서! 물러서!
???: (경찰이다! 이제 괜찮겠지.)
우르수스 경찰: 이 앞에 긴급 상황이 발생해서 이 거리는 현재 완전히 봉쇄 중이다!
우르수스 경찰: 어이! 죽고 싶은 거냐?! 그쪽엔 리유니온이 있다고!
우르수스 경찰: ......잠깐, 이거 조야 아니냐! 왜 여기 있는 거냐!
???: 발레리 아저씨!
???: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
우르수스 평민: 우릴 보내줘!
우르수스 평민: 여길 벗어나게 해줘! 저, 저 녀석들 사람을 죽이고 있다고, 경찰은 뭐라도 하지 않는 거냐?!
발레리: 침착하세요! 여긴 저희가 처리할테니——
-@-
발레리: ——!
???: 발레리 아저씨!
발레리: 난 괜찮다......
우르수스 경찰: 밀지 마세요! 멈추세요! 침착하시라고 ** 말하고 있잖습니까!
우르수스 평민: 경찰들은 뭐한 거야! 이 쓸데 없는 녀석들 같으니, 어서 저 감염자들을 막으라고!!
우르수스 평민: 저, 저 녀석들이 오고 있어, 우린 모두 죽을 거야——
???: 저기요! 말씀이 너무하시잖아요!
우르수스 평민: 쓰레기가! 비켜, 비켜......죽고 싶지 않아......
발레리: 녀석들을 막아라!!
???: 너무하잖아, 어떻게......! 발레리 아저씨, 괜찮으세요?
발레리: 괜찮다, 이틀 사이에 많은 시민들이 혼란에 빠졌어, 이런 일들을 많이 겪다 보니 이제 곧 익숙해질 거다.
???: 어떻게 이럴 수가......
발레리: 일단은 너랑 얘기하고 있을 틈이 없다.
발레리: 반드시 저 시민들을 막아야 해, 저 앞은 너무 위험해. 저 사람들은 완전 괴물이야, 보통 감염자들이랑은 비교도 안 돼!
발레리: 안톤, 넌 1소대를 이끌고 저들을 막아라!
우르수스 경찰: 넵!
발레리: 후우......
발레리: 맞다, 조야 넌 어떻게 여기 있는 거냐? 어떻게 여기까지 왔어?
발레리: 녀석들의 리더들이 말한 바로는 학생들은 모두 각자의 학교에 갇혀 있다고 하던데.
발레리: 네 학교는 여기서 거리가 꽤 될텐데......뭐 됐다, 어떻게 빠져 나왔든 여긴 지금 위험하니 날 따라와라!
???: 잠깐만요 아저씨,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
???: 오면서 그 사람들을 계속 피해가면서 왔는데, 도로가 갈수록 어지러웠어요.
???: 도시 곳곳에서 폭발이나 붕괴가 발생했어요, 다친 사람도 상당히 많았는데, 그 사람들이 불을 지르는 걸 봤어요, 어떻게 그 사람들은 이런 짓을 저지를 수 있죠?
???: 제 가족......아버지도 리유니온과 싸우고 계신 건가요? 아버지는 어디 계시죠? 그리고, 제 어머니는요? 어서 찾으러 가야——
발레리: ......
???: 왜......왜 그러세요, 왜 아무 말씀도 없으세요......
???: 발레리 아저씨, 제 부모님은......
발레리: ......네 아버지는 무사하시다.
???: 정말요?!
발레리: 하지만——
발레리: 네 집이 있는 구역은 초기에 가장 먼저 습격을 받은 구역 중 하나다.
발레리: 자신들을 리유니온이라 부르고 다니는 녀석들은 위험하다.
발레리: 그들은 도시를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파괴해서, 우린 우선적으로 가장 위험한 구역에 있는 주민들을 대피시키기로 했다.
발레리: 나와......네 아버지는 이 결정에 동의했다.
발레리: 우린 반드시 당시의 상황에 따라 판단을 해야 하지, 우린 반드시 어깨에 걸려 있는 완장에 책임을 져야 한다. 결정을 내렸어야만 했어.
발레리: ......구조대가 네 집이 있는 구역에 도착했을 때, 사태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해져 있었지.
발레리: 그건 재난이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상상하기 힘들 정도였지.
발레리: 고열이 모든 걸 녹여 버렸었다, 풀, 벽돌, 철근, 그 모든 걸. 그 땅에 다시는 눈이 깔리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발레리: 난 네 어머니께서 이미 대피를 하셨을 거라고 거짓말은 하고 싶지 않다. 넌 똑똑한 아이니까 말이다, 이런 거짓말은 통하지 않겠지.
발레리: 미안하다. 우리가 늦었구나.
???: ......
???: 거짓말이에요. 분명 절 속이고 계신 거죠......이건 말도 안 돼요.
발레리: 조야!
발레리: 조야......내 말 잘 들어라, 이건 정말이야.
???: 그럴 리가 없어요, 아버지께선 분명......
분명, 우릴 지켜주신다고 하셨는데.
_
//회상//
남성: 걱정할 거 없어요.
남성: 우리 군경이 지금 이 도시에 있어요, 군대도 도시 외곽에 주둔하고 있고요.
남성: 우리 집, 그리고 우리 도시는 우리가 지킬 거예요. 이건 내가 내 직업에 맹세했던 일이에요.
남성: 조야, 넌 나중에 뭐가 되고 싶어?
남성: 아빠처럼 되고 싶다고? 하하, 그러냐, 분명 힘들 거야.
남성: 조야가 크면 알게 되겠지. 만약 네가 정말로 아빠의 직업이 뭔지 알게 되고, 그래도 그 생각이 바뀌지 않는다면, 아빠는 조야랑 직장 동료가 되는 걸 기대하고 있으마.
_
......
그래, 아버지께서 말씀하셨어.
지키는 건 자신의 천직, 아버지께선 나랑 어머니를 지켜주신다고 하셨고, 가정을 지켜주신다고 하셨어, 아버진......
"이 도시를 지킨다"고 하셨어.
울면 안 돼.
아직 울어선 안 돼.
난 아버지같은 사람이 될 거야, 나도......
???: ......
발레리: 조야.
???: ......전 괜찮아요.
???: 계속 말씀하세요.
발레리: 하아......
발레리: 아무튼, 지금은 그 괘씸한 감염자들이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른다, 녀석들 수가 너무 많다.
발레리: 일부는 제약을 받은 모양이긴 하지만, 그래도 더 많은 감염자들이 거리낌 없이 악행을 저지르고 있어. 온 도시가 난리다.
발레리: 군대는 아직 오지 않았다, 통신도 문제는 없을 터인데, 저쪽이 대체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구나.
발레리: 우리 군경들로는 저들을 막기 힘들어. 넌 이제부터 우리랑 함께 움직이자구나, 그 편이 더 안전할테니.
발레리: 맞다, 네 아버지는 지금 소대에 안 계신다, 아마 표트로가임 학교 쪽에 계시겠지.
???: 표트로가임......또 표트로가임 학교?
???: 거기서 뭘하고 계시는 거죠?
발레리: 들었니? 네가 다니는 학교를 포함해서, 일부 학생들은 그곳으로 소집되었다 하더구나.
발레리: 이상하네, 학생들한테 뭘 특별히 하진 않는 모양인데, 계속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발레리: 하지만 최근 이틀 동안, 우리는 어떤 소식을 들었단다, 그쪽 리유니온이 현재 조금씩 철수하고 있다고 해.
발레리: 녀석들이 무슨 짓을 하든, 우린 모두 준비를 해놔야 겠지.
발레리: 지금은 병력을 나눌 때가 아니다. 큰 충돌이 일어나지 않은 곳은 소수고, 다른 곳은 엄청 난리야. 표트로가임 쪽을 조사하는 것도 몇 명밖에 못 보낸다.
???: 그래서 아버지는?
발레리: 자청해서 임무에 나갔다. 네 아버지는 경험이 풍부하니 안심해도 좋을 거다.
발레리: 네가 이렇게 무사하니, 그도 안심할 수 있겠지. 아쉽게도 지금은 혼란스러워서 연락은 못하겠다만......
발레리: 왜 죄다 인력 부족인 거야, **! 저 감염자들은 대체 무슨 병이 도졌길래!
발레리: 다른 건 나중에 얘기하자구나, 계속 여기 있다간 위험하다.
발레리: 군대의 지원은 대체 언제쯤 올지......젠장, 지금 이런 상황에서 제 3 군단은 대체 어디서 뭘하고 있는 거야!
???: ......
발레리: 아무튼 조야, 넌 대피하고 있어라! 군대가 이곳으로 오면, 저 폭도들은 분명 우리의 상대도 안 될 거다!
발레리: 안심해라,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즉시 표트로가임 학교로 사람을 보내 학생들을 구출하고 네 아버지도 지원할 거니까 말이다.
발레리: 물론 네 학교랑 다른 학교도 마찬가지로 말이다!
???: ......
???: 만약 지금 사람이 없다면 제가 갈게요.
발레리: 뭐?
???: 그러니까, 사람이 없다면 제가 아버지를 도우러 간다고요!
발레리: 무슨 소리냐!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절대 안 된다, 너무 위험해!
발레리: 게다가 너 혼자 가봤자 대체 무슨 소용이란 말이냐!
???: 발레리 아저씨!
???: 저도 상황이 엄청 긴박하다는 건 알 수 있어요! 게다가 사실은 지금 상황이......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죠, 그렇죠?
???: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순 없어요, 시간을 끌면 끌수록 위험할 거예요!
???: 지원이 없다면 우린 병력을 나누기 힘들 거고, 이런 상황이라면 도움의 손길이 하나라도 더 있는 게 좋지 않겠어요?
???: 너도 도울 수 있어요, 전 학교에서 그들이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지 연구했었고, 언제 순찰하는지, 한 소대에 얼마나 있는 지도 알아요!
???: 같은 학교지만 서로 크게 다를 건 없을 거예요......
???: 저도 예전에 표트르가임 학교를 가본 적이 있어요. 게, 게다가 전 이미 리유니온의 눈을 피해 여기까지 온 적도 있는 걸요!
???: 그러니까 저도 도와——
발레리: 이건 달라!!
???: !
발레리: 잘 들어라, 이건 네가 예전에 경찰서에나 보거나 체험했던 그런 모의 훈련이 아닌 진짜 실전이다, 일이 그렇게 잘 풀리진 않을 거야.
발레리: 조야, 나도 네가 얼마나 우수한지 잘 안다, 넌 언제나 그랬으니까.
발레리: 하지만 명심해라, 너도 아직 학생이야, 미성년자라고! 넌 네 자신을 좀 더 소중히 여겨야 해, 이런 건 네가 할 일이 아니야!
???: ......
???: 저도 알아요, 모두에게 민폐를 끼치고 있다는 걸. 저도 별 도움은 되지 않겠죠, 저도 알아요.
???: 하지만, 하지만 전......
하지만 그 밖에 제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어요?
???: 전 역시......
생각하기 싫어, 난 움직여야만 해.
???: 부탁이에요. 절 보내......
발레리: 하아.
발레리: 아무래도 내가 뭐라고 하든 소용없겠군.
???: 죄송해요......
발레리: 이걸 받아라.
???: 응?
???: 이건......?
발레리: 군대에 연락할 수 있는 통신 장비다, 이게 정말로 쓸모가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발레리: 네 운이 좋다면, 표트로가임 학교에 가서 직접 군대에 연락할 수 있을 거다. 그럼 그쪽에 상황을 보고해라. 그렇다면 우리에게도 큰 도움이 될 거다.
발레리: 나도 널 막을 수 없다는 건 잘 알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이쪽에서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야.
발레리: 널 신경쓰고 있을 틈이 없다, 네가 떠나든 남든 결정하는 건 네 자신이야.
발레리: 하지만......조야, 기억해라, 넌 공무원이 아니야, 너도 마땅히 우리에게 보호를 받아야 할 대상이다.
발레리: 무리하지 말고, 어떤 일이 발생하든 네 자신을 먼저 보호해라!
발레리: 네 아버지도 분명 네가 위험에 빠지는 걸 원하지 않을 거다.
???: ......감사합니다.
???: 고마워요, 발레리 아저씨.
???: 제가 꼭......
꼭 뭐?
난 이 한 마디를 끝맺지 못 했다.
왜냐하면 이 상황에서 이런 약속을 한다는 건 단지 무력한 서로를 위로하는 행위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난 인파를 뚫고, 무너져 내리는 벽돌을 피하며, 도시를 괴롭히는 악당들을 피해 다녔다.
난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았고, 생각조차 하기 싫었다, 단지 목표를 향해 나아 갔다.
_
???: (휴우, 겨우 왔다.)
???: (표트로가임 학교......저번엔 교류회를 할때 왔었지.)
???: (아무래도 이쪽에도 리유니온이 많지 않은 모양이네, 한 시간 마다 한 소대가 순찰하러 오는 건가......숨는 게 어렵진 않겠어.)
???: (별 문제 없는 모양이네, 근데 이상하다, 너무 조용한 걸?)
???: (어라? 저건......)
???: !?
이게 뭐지?
???: (어떻게 된 일이지?!)
???: (이, 이거 전부 학생들이야!?)
뭐지, 이것들은?
???: (학생이었던 것, 이라고 해야 하나.)
???: (바닥엔 벽돌, 전부 불에 탄 흔적이 있어, 주변이 죄다 타버린 모양인데......)
???: (하지만 이 학생들, 불 때문에 죽은 건 아니야......)
???: 이기(칼 같은 예리한 무기), 둔기(망치 같은 무딘 무기), 그리고 이건 밟힌 건가?
???: (젠장, 어떻게 된 거야, 왜 이렇게 된 거지!)
???: (리유니온이 한 짓인가? 하지만 이 상처들을 보면 그 폭도가 했다고는 보기 힘든데.)
???: (게다가 학생들이 쓸모가 있을 거라 한 이상, 리유니온이 이렇게 학생들을 공격할 리가 없을 텐데?)
???: 어라? 이건......
???: 어......?
까만 바닥 위에, 수많은 교복들 사이에서 오직 한 음표만이 악보에서 빠져 나와, 건반에 쎄게 부딪친다.
그건 내가 평생 상상해보지 못 했던, 꿈 속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던 광경이었다.
_
//회상//
남성: 날씨가 곧 따듯해지려나? 아, 조야, 이 옷 어떠냐?
남성: 응? 아, 미리 준비해보는 것 뿐이야, 엄마랑 약속했던 거 말이야.
남성: 하아, 평소엔 제복만 입고 다녀서 지금 이런 옷을 입자니 조금 어색하네. 뭘 입으면 좋을지 모르겠어.
남성: 너도 데리고 가달라고? 안 돼, 절대 안 돼.
남성: 이건 네 엄마와의 약속이니까 말이다.
_
???: 아, 아......
???: 아버지......?
이 겨울이 지나고 날씨가 따듯해지면 같이 놀러 가자?
벌꿀주를 마시고, 화로에 둘러앉아 전병을 굽는 거야.
부드러워지기 시작한 진흙 위에서 손을 잡으며 노래하고, 얼어붙은 흙이라도 때가 되면 꽃이 필 거야.
이 도시에도 다시 봄은 올 거야.
_
인사팀 직원: 네, 수속은 끝입니다.
인사팀 직원: 이건 새로운 기록 카드입니다, 잘 가지고 계세요.
압생트: 감사합니다.
압생트: (좋아, 됐어.)
압생트: (습관이 되니 역시 괜찮아 졌네.)
압생트: (배고파......가서 밥카드 충전도 좀 해야지.)
//(시끄러운 대화 소리)
압생트: 응?
굼: 저번에 진짜 재밌었어! 박사 대단해, 카드를 그렇게 잘 할 줄이야, 게다가 동전이 "쨘"하고 변하게 하는 것까지 가르쳐 줬어! 이렇게......헷!
로싸: 하하, 재밌네, 다음엔 레토도 함께 가보는 건 어때?
레토: 뭐? 난 싫은데......
굼: 와! 와오와와아ㅗ왕와아ㅗ왕와와ㅘ!
이스티나: 아......굼, 너무 시끄럽잖아.
지마: 흥, 안 가면 말고, 어차피 나한테 질 게 뻔해서 그러는 거겠지.
레토: 뭐어? 지긴 누가 져? 누가 이길지 한번 해봐?
지마: 바라던 바다!
압생트: ......
압생트: 저 제복, 저 사람들은——
그 학교의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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