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8]



마을 주민A: 타티야나! 마지막 “축음기”가 파괴됐어! 이제 저 거인을 상대할 방법이 없다고!


마을 주민B: 쳇! 저 폭도들 집을 불태우기 시작했어! 제길, 저......불길이 치솟고 있어!

마을 주민B: 어이, 타티야나, 세버린은! 지금 이럴 때 어디 있는 거야!?


타티야나: 세버린 장관님은......부상을 입으셔서 지금 쉬고 계셔요......


마을 주민A: 지금 쉬다니?! 이쪽을 목숨을 걸고 싸우는——


마을 주민B: 조용히 해! 지금은 우리끼리 싸울 때가 아니잖아, 지금 우리가 무슨 상황에 처했는지 모르고 그러는 거냐!


마을 주민A: 그럼 네 아츠는 쓸모가 있는 줄 아냐!? 쓰레기가!


타티야나: 싸, 싸우지 마세요! 각자 맡은 구역을 잘 관리하고 방어성 오리지늄 아츠라면 분명——


마을 주민B: 동쪽에! 동쪽에 있는 캐스터가 쓰러졌다! 아무나 대신 올라가줘!



-@-



타티야나: 조심해요——!


마을 주민A: 불——! 불이 덮쳐 온다!


마을 주민B: 사—— 살려줘어—— 으아악——


마을 주민A: 어, 어서 불을 꺼! 누구 불을 끌 수 있는 캐스터 없어!!

마을 주민B: 살—— 아, 아파——

마을 주민B: 타티야나——살——려——


타티야나: 아......아아......




뚜렷하던 말들은 곧 단순한 비명에 가려 졌다.

피부가 타는 냄새, 그 어떤 농담보다도 사람을 소름 돋게 만든다.

불에 삼켜지던 사람은 점차 그 형체를 잃어가고, 육체의 형상을 한 검은 그림자만이 남아 있었다......

검게 그을린 피부와 피, 그는 발버둥쳐가며 입을 열려 했다——

고통스럽다고, 제발 도와달라고.

하지만——

하지만——토르도, 이렇게 고통스러웠었을까?





마을 주민: 타티야나!! 정신 차려, 너무 멀리 떨어져 있잖아! 조심해!


타티야나: 네?


무장한 감염자: 기회로군! 너도 함께 타죽어라! 귀족의 개!


타티야나: ——





_




이암: ......


살카즈 전사: 혼란. 이 도시는 한번도 상하가 한마음이 된 적이 없었어. 마치 케이크처럼 한 조각 씩 떨어져 있었지.

살카즈 전사: 지금은 그 한 조각 마저 한줌의 모래가 되어 흩어 졌어, 굉장히 무력해졌지.

살카즈 전사: 지금 우리가 여기서 그만둔다고 해도, 이 사람들은 앞으로 살아나갈 수 있을까?

살카즈 전사: 라이타니엔은 분명 이 녀석들을 이대로 내버려 둘 거야.

살카즈 전사: 여기서 가장 가까이 있는 두 이동 도시엔 총 24개의 높은 탑이 있는데, 그 중 동령 산맥에서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는 소도시를 신경 써줄 사람은 아무도 없어.


이암: ——슬프네.

이암: 우린 이런 슬픔이 싫어서 지금 여기 서있는 거야, 잊지 마.

이암: 네 멋대로 정하지 말라고.


살카즈 전사: ......물론이지. 에이, 너 평소에 이렇게 말하는 녀석 아니었잖아? 난 그냥 불평 좀 해본 거야.

살카즈 전사: 우리가 얼마나 오랫 동안 참았는데, 결국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아서 불평 좀 한 거야. 오히려 일이 더 엉망이 됐잖아. 

살카즈 전사: 조금 찝찝해서......불만이야.



_



-@-



마을 주민: 적들이 돌격해온다!



스즈란: ——윽!!

스즈란: 도, 도와 드릴게요!




무장한 감염자: 제길! 어렵사리 뚫은 돌파구가!

무장한 감염자: 저 불포는 어디서 온 거야!? 꼬, 꼬리가 아홉 개잖아?


무장한 감염자: 아니! 너도 감염자잖아! 왜 그쪽 편에 서는 거냐!?

무장한 감염자: 이렇게 어려보이는 녀석이—— 그렇게 불행과 고통을 겪고도 저항하지 않는 거냐!?


스즈란: ——


무장한 감염자: 동포여! 속지 마라! 저들에게 반항하는 거다!

무장한 감염자: 그들이야말로 우릴 괴롭히던 죄인들이다!


스즈란: 대체——


무장한 감염자: 음?


스즈란: 대체——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예요!



-@-



마을 주민: 나, 날려 버렸어? 

마을 주민: 주위의 오리지늄 아츠 반응을 느리게 만들었잖아? 저건 어느 나라의 아츠야, 책에선 본 적 없는데......


스즈란: 타인의 운명을 그렇게 쉽게 결정하지 마세요!

스즈란: 그리고 당신들! 몰래 빠져나갈 생각하지 마세요!



무장한 감염자: 어——!? 모, 몸이......!


스즈란: 읍——!


스즈란: 부탁인데——

스즈란: ——뒷일도 생각 안 하시고 일을 최악의 상황으로 만들지 말라고요!




_





그레이스롯: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이시죠?


폴리닉: 비더만......원흉은 죽었습니다.


그레이스롯: 에이어스카르프와 클릭이 돌아 오기 전까진 아직 확실한 증거가 없습니다......


폴리닉: ......그럼 진범은 대체 누구죠? 제 눈앞에서 벌어진 일은 대체 뭔데요?


그레이스롯: 지금은 이 문제에 대해 얘기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우선은 이 폭동을 잠재워야 해요.


폴리닉: ......


그레이스롯: ——폴리닉?


폴리닉: 전......어떻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그레이스롯: ......이해합니다.

그레이스롯: 감염자들을 구하는 의사가 감염자들의 폭동에 휘말려 죽은 그 허망함과 무력감.....


그레이스롯: 저도 과거엔......그 누구보다 이런 일에 대해 분개했었습니다.



_




스즈란: 윽——!

스즈란: 왜, 왜 이렇게 된 거예요! 다들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 모르시는 거예요?

스즈란: 이렇게 서로 죽인다고 절대 좋을 거 없어요! 다 함께 죽는다고요!



무장한 감염자: 비켜! 애라고 해서 안 봐준다고! 



스즈란: ——싫어요!

스즈란: 제 말을 들어——


무장한 감염자: 뭘 얘기하고 싶은 건데? 처음부터 누가 옳고 틀렸는지를 다 읊을 생각이냐?

무장한 감염자: 넌 무엇이 우릴 이 지경까지 내몰았는지 알아?

무장한 감염자: 시대, 국가, 인심, 죄다 엉망이라고, 자기가 생각을 좀 한다는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얘기했었지.

무장한 감염자: 하지만 만약 네가 길을 걷다 한 폭도가 칼을 들며 길을 막고, 넌 지금부터 어떻게 살아가야 하냐고 물어보면——

무장한 감염자: 넌 어디서부터 얘기를 시작할 거냐? 라이타니엔의 부패한 제도? 아니면 림 빌리톤의 피의 개척 때부터?

무장한 감염자: 아니!



스즈란: 윽——! 이제 더 이상은 못 버틸——것 같아——!



무장한 감염자: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건 "어떻게 널 죽여서 내 살길을 개척할까"지만, 네가 생각하고 있는 건 "바로 아츠를 쓸까 아니면 어떻게든 거리를 벌려서 아츠를 쓸까"야.

무장한 감염자: 우리가 살아가면서 하는 대부분의 생각들은 다 이렇게 단순해.

무장한 감염자: 항상 소수의 이들이 희생해야 하는 거고, 마침 그게 우리가 된 거지, 너희가 아니라.

무장한 감염자: 너희들은 항상 걱정없이 살고, 꿈에 대해 얘기하면서, 시대를 탓하고, 화제를 부풀려서 말하고, 적들은 멀리 두고, 눈앞에 놓여진 문제에서 눈을 돌리지——하!

무장한 감염자: ——효과가 있다! 계속 밀어 붙여!



스즈란: ......하지만 다들 죄가 없는데......감염자들도 자신들이 좋아서......!


무장한 감염자: 죄가 없어? 하, 지금 동정 따윈 필요 없어, 우리 모두 죄가 없어. 엿이나 먹으라지.

무장한 감염자: 다른 이들이 살지 못하게 만드는 한이 있어도 우린 살고 싶은 것 뿐이야, 목숨이 달린 일에 자비로워지는 녀석은 없어!


스즈란: ——!



무장한 감염자: 어이! 저 불포족 이제 못 버티는 것 같아! 아홉 꼬리의 저 녀석!

무장한 감염자: 어서 쏴! 빨리!



-@-


무장한 감염자: 엇—— 마, 마술봉이 부러졌어? 어디서 날라온 화살이야!?



그레이스롯: 도와 주러 왔어.

그레이스롯: 에이어스카르프랑 클릭이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있어, 우린——


그레이스롯: ——폴리닉?


폴리닉: ......리유니온.

폴리닉: 확실히 들었어요, 누군가 리유니온이 자신들을 해방시켜 줬다고.


그레이스롯: 하지만 저 사람들은......


폴리닉: 아뇨——!

폴리닉: 기둥이 없어지면, 이 폭동도 자연스럽게 와해될 거예요!

폴리닉: 그리고 그 녀석들이 아니었으면 안토가 어떻게——!


그레이스롯: 폴리닉!


폴리닉: ——


그레이스롯: 침착해요.


폴리닉: ......죄송합니다.

폴리닉: 이런 일이 당신도 처음은 아니시겠죠, 저도......같아요.

폴리닉: 전......어떡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폴리닉: ......가죠, 로도스는 반드시 이 폭동을 막아야 해요.




_



살카즈 전사: ......네가 기대하고 있던 로도스야, 고작 애들 몇 명 뿐이지만.

살카즈 전사: 녀석들은 아직 성숙하지 않아, 이제 와서 막으려 해봤자 소용 없겠지.


이암: ......하지만 저 녀석들은 이미 전사야.


살카즈 전사: 응——?


이암: 전사라고, 전장에 나섰잖아.

이암: 다른 녀석들은 뒤로 빠지라고 해.

이암: 우리가 간다.




살카즈는 리유니온의 로고를 잡아 떼었다. 그녀는 손을 들어 돌덩어리들을 분해하고, 또 다시 합친다.

전장은 고요해졌다. 폭도들은 스스로 길을 내주었고, 항쟁자들은 그것을 보고 겁에 질려 물러났다.

그들이 본 것은 그녀가 한 걸음 앞으로 걸어 가는 것 뿐이었는데 말이다.





___




[TW-8 END]



부상 입은 마을 주민: 아—— 장관님, 여기 계셨군요!

부상 입은 마을 주민: 다치셨다고 들었는데, 벌써 내려오신 겁니까?


세버린: ......쿨럭, 여기 부상자들이 많군......이대로 가다간 정말로 발 디딜 곳이 없어져......

세버린: 타티야나......타티야나는 어떤가?


부상 입은 마을 주민: 자, 잘 모르겠습니다. 듣기로는 그녀의 눈앞에서 누군가가 타죽었다고 해서, 그......


타티야나: 흐흑......흑......


세버린: ........마음껏 울어라 얘야, 힘들게 참고 있을 필요 없다......


타티야나: 죄, 죄송해요......하지만 전......


세버린: 한번 울고와라.


타티야나: 하지만 지금도 바깥은 난리인 걸요!


세버린: 내가 가마......나도 있고, 로도스의 사람들도 있다.

세버린: 분명 방법이 생길 거다.


타티야나: 아뇨......설마 아버님......


세버린: 타티야나는 쉬게 해라, 지휘는 내가 한다.


부상 입은 마을 주민: 알겠습니다......


타티야나: 아버님......! 약속해 주세요! 절대로 죽으러 가지 않겠다고!

타티야나: 그런 건 아무런 의미도 없는......


세버린: ......너도 의미가 없다라는 말을 할 줄이야, 그러면 정말로 아무런 의미도 없어 지는 거라고.

세버린: 적어도 희망 정돈 가져라......어쩌면 어떤 역전의 계기가 생길지 모르는 일이니.



_




폴리닉: 저리—— 비켜!


-@-


마을 주민: 성공이다! 석상이 부숴졌어!



이암: 이 정도의 집착이라니......예상치 못 했군.


살카즈 전사: 이암, 너무 봐주지 말라고, 정말로 물러날 곳이 없어진다니까.


이암: ......네 눈은 원망과 막연함으로 가득해.

이암: 넌 안토 의사의 일로 분노를 느끼고 있지, 하지만 그게 어때서?

이암: 이곳에 있는 사람들 모두 많은 걸 짊어지고 있어, 정말 많은 걸 말이야.



폴리닉: 닥쳐.

폴리닉: 그 입으로......그녀의 이름을 부르지 마.



-@-


폴리닉: 큭——!


이암: 기근과 추운 겨울이 오면, 너희도 결국엔 패배할 거야. 이건 아무도 살아갈 수 없는 희극이라고.

이암: 월루몽드는......멸망할 거야.


폴리닉: 네가 말 안 해도 알아!


이암: 누굴 미워하고 있는 거야......? 또 누굴 구하고 싶어?


폴리닉: ......윽! 또 그 마술——



석상: 크아아아아——!



스즈란: 폴리닉 씨——!



-@-


살카즈 전사: 이암의 아츠 발동 시간을 늦추다니......정말 신기한 기술이네.

살카즈 전사: 그건 그렇고, 지금 다른 델 신경 쓸 틈이 있는 거야?



스즈란: 윽! 이, 이거 놔요!


살카즈 전사: 행운으로 여겨라, 네가 몇 살만 더 먹었어도 난 아무 망설임없이 네가 마술봉을 자주 드는 손을 잘라버렸을 거다.



폴리닉: ——스즈란!?


이암: 도망칠 생각하지 마.



석상: 크아아아아——!



-@-



세버린: ......당신은 의사입니다, 상대해야 할 건 적이 아니겠죠.


폴리닉: 세버린——! 당신은 아직!


이암: 전사가 한 명......더 있네.


세버린: ......

세버린: ......진범은 이미 찾았다.

세버린: 이 모든 일의 원흉! 역적 비더만! 그는 방금 로도스의 오퍼레이터들에 의해 의사당으로 잡혀 갔다!


무장한 감염자: ......


반란의 마을 주민: 잠깐, 비더만......비더만이 죽지 않았어? 무슨 소리지?


무장한 감염자: 헛소리 듣지 마! 지금 진범이 중요해!? 

무장한 감염자: 우리가 원하는 건 감염자들이 더 이상 비감염자들에게 배척 당하지 않고, 가난한 이들은 더 이상 귀족들을 위해 목숨을 걸고 일을 하지 않는 거야!

무장한 감염자: 동령인들은 자신들의 땅을 되찾는 거야!

무장한 감염자: 우리는 리유니온—— 우리가 새로운 시대를 연다——!




이암: 봐, 세버린, 아무런 소용도 없다니까......


세버린: ......그럼 날 죽여라, 리유니온, 시원하게 한판 해보자고.


이암: ......그리고? 추위과 기근은 여전히 이 도시를 없애 버릴 수 있어.


세버린: 아니......

세버린: 어차피 죽는 거라면......난 차라리 로도스가 상황이 더 이상 나빠지는 걸 막는다에 걸겠어.

세버린: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들을 살릴 수 있다면......

세버린: 봐, 너도 온몸이 상처 투성이잖아, 가면도 반으로 갈라졌고, 네 석상도 산산조각이 났는데, 너도 사실은 지친 거 아니야?

세버린: 난 알 수 있어......동병상련이라는 걸.

세버린: ——음, 불 빌릴래?


이암: ......


세버린: 어차피 이게 마지막 한 개피인데......됐나.

세버린: (움직여, 지금, 저들이 날 구할 틈도 주지 않도록.)


이암: ——세버린·호손, 네가 죽으면 난 여기서 후퇴할 거다.

이암: 여긴 곧 버려진 도시일 뿐이야, 여기에 남는다는 건 죽길 기다리는 거나 마찬가지지.

이암: 널 죽이는 건 다른 이들에게 맡기겠어. 만약 그들이 그때도 다른 녀석들을 죽이고 싶은 거라면 내가 직접 하고.


세버린: ......그걸로 됐다.


이암: ——작별이다.



-@-


이암: ......이 아츠, 대체 무슨......



스즈란: ——왜, 왜......죽으셔야만 하는 거예요?


세버린: 비켜, 아가씨!


스즈란: 아직 돌아가시면 안 돼요!


세버린: 그렇지 않으면 더 많은 희생자를 낼 뿐이다——!



무장한 감염자: 어이! 이암이 곤란해진 모양인데! 어서 도와주자고! 녀석들이 숨 돌릴 틈도 주지 말자!

무장한 감염자: 하, 하지만 저 녀석들 석상도 박살내는데......이건 좀......




에이어스카르프: ......얌전히 투항하시지.

에이어스카르프: 살카즈도 실패한 걸 너희들이 어떻게 하겠다고?


무장한 감염자: ——쳇.


에이어스카르프: 단순히 분이 안 풀린 거라면......그래, 내가 해소해 주지.

에이어스카르프: 끝까지 해보자고.


무장한 감염자: 어, 어서 남아 있는 “축음기”를 발동 시켜!

무장한 감염자: 나, 난 라이타니엔의 오리지늄 아츠 모른다고! 어디 라이타니엔 사람을......잠깐, 윗쪽에 있는 저거 뭐야, 무인기!?

무장한 감염자: 위를 보지 말고 뒤를 봐! 어떤 눈 붉은 녀석이——


클릭: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그레이스롯 씨가 당신들을 지켜보고 있으니까요.

클릭: 하아......그렇다고 그레이스롯 씨 위치나 찾고 계시지 말고요, 저도 당신들 보고 있거든요?


이암: ......너흰 분노하고, 너흰 지켜냈다. 이게 대체 몇 번째지?

이암: 너흰......하, 너희들이 날 이기다니.


그레이스롯: 무기를 내려놔, 이번엔 놓치지 않아, 이암.


이암: ......


세버린: 당신들......이렇게 하면 저들이 계속해서 월루몽드를 미워할 뿐이지 않습니까!


그레이스롯: 어떤 입장이든 간에, 그들은 개혁에 목말랐어요, 사람들은 단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들을 짓눌러 버리려고 했던 겁니다.

그레이스롯: 왜냐하면 그들에겐 함께 살 수 있었던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이에요, 진실을 알고 싶지도 않았고, 그들이 원하는 건......혼란 속에서 빼앗는 거였어요.

그레이스롯: 타티야나 씨 말이 맞아요, 당신이 자신을 희생한다 해도 그건 헛수고에요.

그레이스롯: 배후의 문제가 얼마나 복잡하든, 로도스는 절대 감염자가......도시를 파괴하는 걸 지켜만 보고 있지 않을 겁니다.



폴리닉: ......안토가 지키고 싶었던 이 도시를.

폴리닉: 로도스의 작전 소대가 이 광장과 의사당 건물을 사수할 겁니다.

폴리닉: 물론 이것 때문에 더 많은 사상자가 날 수도 있겠죠......

폴리닉: 하지만 그건 이 다음이에요, "당신들"과 "우리"가 하기 나름이죠.

폴리닉: 우린 계속 나아가야만 해요.



살카즈 전사: ......


이암: ......


무장한 감염자: ......


이암: ......너흰 확실히 날 이겼다......어쩌면 너희들이 이 건물을 사수할 수도 있겠지......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폴리닉: 많은 이들이 죽겠죠.

폴리닉: 안토처럼......아무런 의미도 없이 죽겠죠.


이암: 감염자들에겐 맞서 싸울 이유가 있다.


폴리닉: 그 이유는 영원히 정당화되겠죠......하지만 적어도 지금 당신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닌, 단순히 파괴를 하고 있는 것 뿐이에요.

폴리닉: 월루몽드가 재앙을 겪고, 보급이 모자란 이 상황에서......당신들은 무얼 했죠?

폴리닉: 말해 보세요, 대체 뭘 하셨죠!?


이암: ......


그레이스롯: ——움직이지 말라고 했잖아.

그레이스롯: 네 아츠는 이미 다 파악했어, 지금 이 거리라면 내 석궁으로도 네 움직임을 충분히 멈출 수 있겠지.


이암: ......로도스.

이암: 무엇이 그 화재를 일으켰지? 그 화재는 또 무엇을 불러 일으켰고?


폴리닉: ......원흉은 죽었다.


이암: ......그런가.

이암: ......

이암: ——후퇴하지.



무장한 감염자: 뭐? 하지만 우린......


이암: 말했잖아, 후퇴라고.

이암: 소수의 인원이라면......어떻게든 대협곡을 건너 온화한 지대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이암: 너희들이 땅을 되찾고 싶은 건지 아니면 부자들에게 복수를 하고 싶은 건진 모르겠지만......결국은 모두 얼어 붙은 땅에서 재난을 만날 거야.

이암: 분노로 겨울을 나려는 거야, 아니면 무고하게 죽은 이들의 시체를 태우면서?

이암: 진범이 이미 죽었다니, 그럼 우리야 물러나는 거지.



반란의 마을 주민: 하, 하지만 우리가 뺏으려는 건 월루몽드야! 우리의 땅이라고!


살카즈 전사: 입 닥쳐라, 동령인. 네가 바라는 건 권리겠지, 편안하게 강자의 뒤에서 폐지나 주울 권리 말이다.

살카즈 전사: 리더를 의심하지 마라. 너도 눈치 챙기는 게 좋을 거다, 버려진 땅에 버려지기 싫으면 말이지.


반란의 마을 주민: 큭......


무장한 감염자: ......이건 네가 한 마디 한다고 결정될 일이 아니야!!

무장한 감염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 설마 고작 그 몇 마디 들었다고 꽁무니를 빼고 도망치겠다는 거야!?


이암: ......저 녀석 조용히 좀 시켜줘, 친구들.




그오오오——


-@-



무장한 감염자: 크윽——으아아악——이건——주먹——!?


살카즈 전사: 땅 밑에서 솟아난 주먹......아직 힘이 남아 있는 거야?

살카즈 전사: 너무 과격하게 제압하지 마, 적어도 방금까진 우리 편에 있었던 녀석들인데.


이암: 잠깐 놀래켜 줄 생각이었는데......뭐 됐나......


살카즈 전사: 너도 자신의 아츠를 친구라고 부르는 건 그만 둬. 진짜 소름 돋거든.


이암: ......못 들은 척하면 되지. 뭐 그리 말이 많아.

이암: 잘 들어. 후퇴가 내 판단이다. 내가 모두에게 명령을 내릴 능력같은 건 없지만 그래도......

이암: 난 떠날 거야. 함께 가고 싶은 녀석들은 따라 와.

이암: 남아 있는 녀석들은......행운을 빌지.

이암: 맞다......너 성냥 가지고 있냐?


살카즈 전사: 습기가 없었다면 방금 그 캐스터들 정말 곤란했었을 걸.


이암: 저기 있는 세버린 장관한테 불 좀 줘.

이암: 패자가......살아서 전장을 벗어날 수 있는 것 만큼 행운인 게 없으니, 꾸물거리지 말고 가자.




무장한 감염자: 쳇! 그럼 이제 리유니온 같은 건 필요 없어! 의사당을 점령하는 건 진작에 했어야 하는 일이고, 우리가 이 도시의 주인이 되겠어——!

무장한 감염자: 항복해라, 세버린!


세버린: ......말했잖습니까, 저 사람들은 쉽게 포기 안 한다고, 콜록콜록——

세버린: 좌측 조심하세요!


스즈란: 장관님, 제 뒤에 피해 계세요.


폴리닉: ......미친 놈들, 쳇.

폴리닉: 절대로 당신들이 로도스가 지켜려는 것을 짓밟게 두지 않겠어요.


그레이스롯: 적들이 아츠 시전을 준비하고 있어요, 방어 준비하고, 시전자를 공격——



-@-


살카즈 전사: ——


무장한 감염자: 뭐, 뭐야? 내 아츠를 막았어?!

무장한 감염자: 왜 너희들이 방해하는 건데——!


살카즈 전사: ——리더의 명령이라.


무장한 감염자: 싸워야 한다면 우리도 그렇게 쉽게 물러서진 않겠어, 마족!


살카즈 전사: ......쳇.




폴리닉: 뭐야, 왜 내분이 일어난 거지......?

폴리닉: 잠깐......이암이......멈춰 섰어?




살카즈 전사: 리더?


이암: ......흙이여.

이암: 일어......나라.



살카즈 전사: 멈춰 이암, 넌 지금 네 수명을 단축시키고 있어.


이암: ......상관 없어.


살카즈 전사: 굳이 그렇게 오래 된 아츠를——


이암: 말했잖아......일어나라고!




거의 모든 폐허들이 한 곳에 뭉쳐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거인이었다, 그것은 먼 곳에 있는 산맥을 바라보고 있다.

이암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스즈란: 어, 엄청 높아요! 엄청 크다!


그레이스롯: ......상대는 힘이 다 빠졌어, 녀석의 몸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저 녀석은 지금 무리를 하고 있는 거야.

그레이스롯: 물러나자, 함부로 공격해선 안 돼.


그레이스롯: ......


그레이스롯: 아, 아니......이암은 그럴 힘이 없는 게 확실한데, 이 아츠......

그레이스롯: 살카즈의......주술도 있어?




이암: (말했잖아——)


석상: 말했잖아——


살카즈 전사: 너 지금 굉장히 위험한 짓 하고 있는 거야, 자신의 생명을 창조물에 나눠주다니, 위협을 위한 거라면 정말 이렇게까지 안 해도 괜찮잖아.


이암: ......


살카즈 전사: ......그래, 마음대로 해라.


이암: (원한과 분쟁으로부터 벗어나고, 살아나가는 거야, 지금이 이곳을 떠날 마지막 기회다.)


석상: 이곳을 떠난다.


이암: (이 상황에서 더 싸우고 싶은 사람은......아마 모든 사람들을 사지로 내몰고 싶은 사람이겠지.)


석상: 그럼......먼저 날 부수고 가라.


이암: 먼저 날 쓰러 뜨리고......가라!


무장한 감염자: 저, 저 녀석......우릴 도와주러 온 녀석 아니었어!? 저 녀석 리유니온이잖아!


무장한 감염자: ......나, 난 몰라! 죽고 싶음 맘대로 하라지!




살카즈 전사: 과거엔......우린 너흴 도와줬었지. 그 화재 때문에 우리의 마음은 분노로 가득 찼어.

살카즈 전사: 우린 너흴 인정하고, 이끌었지. 우리가 추구하던 건 그들의 죽음이 아니야, 우리의 삶이지.

살카즈 전사: 유감이네, 우린 지금 서로 다른 쪽에 서있는 모양이야.

살카즈 전사: ......평민과 로도스의 전사들을 죽이라니, 우린 걱정이 됐어.

살카즈 전사: 하지만 명령을 듣지 않는 폭도들이라면......우리가 봐줄 리가 없잖아?

살카즈 전사: 누굴 상대하든, 우리, 살카즈, "마족 놈"들이라면 거뜬하지.

살카즈 전사: 거뜬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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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어스카르프: 무슨 일이지? 저 석상이 나타난 이후로 조용해 졌어......


클릭: 저, 저 산 같은 것도 무슨 아츠야? 


에이어스카르프: ......폴리닉 일행과 합류할 방법을 생각해봐야 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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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한 감염자: ......쳇! 빌어 먹을!

무장한 감염자: 가, 가자, 이 도시는 이미 죽었어, 겨울이 오기 전에 대협곡을 건널 길을 찾아야 살 수 있어!


무장한 감염자: 이 도시를 포기하자, 동령의 동포들, 가난한 이들과 감염자들이여.

무장한 감염자: 우리의 분노를 받아 줄 곳은 또 있을 것이다, 월루몽드는 이대로 죽음을 기다리게 놔두자!


무장한 감염자: ......이곳에 있는 살카즈들과 싸워봤자 좋을 것 하나 없다, 후퇴한다.

무장한 감염자: 가자.




이암: 이 도시 좀 봐......우리가 혼란을 가져 왔어.


살카즈 전사: 우리가 없었어도 갈등은 피하지 못 했을 거야. 사람 마음은 다 거기서 거기잖아.


이암: 네 말이 맞아......그럼 우린 우리가 그동안 했던 투쟁과......죽어간 동포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 거지?



살카즈 전사: 고통과 갈등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었지.

살카즈 전사: 윽, 잠깐......성냥 찾은 거 같아, 예비용으로 넣어뒀던 거.


살카즈 전사: 어이, 병사, 받아라.



세버린: ......!


세버린: 음......살카즈의 전사도 담배를 피나?


살카즈 전사: 난 담배 끊은 지 오래 됐지만.


세버린: 으흠, 담배 끊은 놈도 성냥은 가지고 다니나 보네.


이암: ......겨우 건진 목숨 잘 간수하고 있어라.

이암: 그리고 너희 로도스도......

이암: ......


폴리닉: ......


이암: ......그럼, 여기서 헤어지지.

이암: 어쩌면......어쩌면 너희들이 남겨진 이 녀석들을 도와줄 방법을 생각해 낼 수도 있겠지만......

이암: 그런 일은 우리 살카즈랑은 상관이 없어.




돌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고, 살카즈들은 등을 돌렸다.

거리가 불타고 있다.

폭도들은 떠났고, 충돌이 또 다시 벌어지지 않은 유일한 이유는 단순하게도 공포와 위압 때문이었다.

마지막 돌조각이 땅에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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