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박사랑 같이 일하는 건 나한테 조금 지루한 일이야. 그래, 난 당신의 악장을 연주할 수도, 연주하고 싶지도 않아. 난 당신에 대한 기대를 어떻게든 억누르고 있어. 어느 날 이 감정과 선율이 한꺼번에 터져 버려선, 당신이 내 품 안에서 기묘한 조각들로 산산조각이 날까 봐 두렵거든.
당신의 전속 연주가가 되고 싶어. 내가…… 당신의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줘. 당신의 머릿속에 숨겨져 있는 구상이 얼마나 정교한지, 솟아오르는 그 의지는 또 얼마나 대단한지 보고 싶어. 당신의 악장이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 주는 그 순간, 난 분명 당신에게 완전히 매료될 거야. 그때가 되면, 나도 당신을 위해 날 연주해 줄게.
아무래도 뭔가 특별함을 기대하고 있는 모양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