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8-6 이후의 스토리를 다룹니다.


_______________



[EG-1 (히든 1)]




감염자 전사: 탈룰라.


탈룰라: ......응, 왜 평소에 안 짓던 표정을 짓고 있어, 친구? 무슨 일 있어?


감염자 전사: 결정했어.

감염자 전사: 우린 여기에 남겠다.

감염자 전사: 아, 아니......이렇게 말하면 안 되겠지, 우리 중 일부가 여기에 남겠다고 한다.

감염자 전사: 그리고 또 다른 일부는 우르수스의 영토를 벗어날 방법을 생각해보겠다고 한다.

감염자 전사: 아무튼 우린 널 따라 남쪽으로 내려갈 순 없을 것 같다, 미안.


탈룰라: 그래, 알겠어.


감염자 전사: 이유는 묻지 않는 거야?

감염자 전사: 우리에게 전투를 가르쳐 준 건 너야, 네가 우릴 여기까지 이끈——


탈룰라: 너희가 날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어, 내가 언제 너희보고 우르수스와 싸워서 죽을 때까지 목숨을 걸으라고 한 적 있던가?

탈룰라: 그런 적은 한번도 없지, 단 한번도. 그건 본말전도야, 친구.


감염자 전사: 하하......그렇지, 넌 이런 녀석이었어.


탈룰라: 난 너희들의 지도자가 아니야. 여긴 너희들이 마땅히 가졌어야 했을 땅이야.

탈룰라: 비록 이곳이 해골과 불행한 기억들로 가득하더라도 이 얼어붙은 땅이야말로 너희의 고향이야.

탈룰라: 너흰 강해. 난 너희가 이 모든 걸 싸워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해.

탈룰라: 그리고 만약 필요하다면 내가 너희와 함께해 줄 수도 있어.


감염자 전사: 아니, 사양하겠어, 이건 정말 제멋대로인 결정이니까......

감염자 전사: 하, 내가 너희들의 일원이었다는 게 실감나네. 앞으로 만나는 새 동료들에게 네 얘기를 할 수 있겠어.


탈룰라: 그럼 가능한 좋게 말해줘.





멀리서 들려오는 외침 소리: 탈룰라, 불 다 피웠어!




탈룰라: 알겠다, 곧 갈게!

탈룰라: 친구, 그럼 오늘이 함께하는 마지막 저녁 식사인가?


감염자 전사: 나중에......아마 다른 사람들도 너에게 이 얘기를 할 거야, 모두 말이야.


탈룰라: 그래.


감염자 전사: ......탈룰라.

감염자 전사: 넌 어떻게 모든 사람들이 네 편에 서있다고 보장할 수 있어? 넌 어떻게 배신같은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할 수 있어?

감염자 전사: 음......사실 너도 물론 방법이 이미 있겠지, 넌 똑똑한 녀석이니까 말이야.

감염자 전사: 또 그렇게나 강하고, 아는 것도 무척 많고, 피를 흘렸다고 넌 멈추지 않을 거잖아, 그렇지?


탈룰라: ......칭찬이라고 생각할게, 근데 다른 사람한텐 이렇게     겁주듯이 말하지 마? 


감염자 전사: 하하, 오해하지 마, 우리가 그렇게까지 겁쟁이들은 아니니까......

감염자 전사: 단지 갑자기 떠올랐을 뿐이야, 어쩌면 우리 모두가......네 생각처럼 그러진 않을 거라고. 응.

감염자 전사: 예로 들자면 나, 어차피 죽을 바에야 밥도 먹을 수 있고 며칠이라도 더 살 수 있는 너흴 따라갔지. 

감염자 전사: 배불리 먹고 나보니 사실 나같은 녀석들이 많다는 걸 알았어, 그냥 배불리 먹을 수만 있다면 좋았던 거지......


탈룰라: 강인함과 선의, 사실 이 두 가지를 갖기란 정말 힘들어.


감염자 전사: 그래, 힘들지, 그래서 모두가 그 두 가지를 갖고 있는 건 아냐.

감염자 전사: 우리가 계속 걸어나가면 잔혹한 결과를 맞지 않게 될 거라고 누가 보장이나 해줘?

감염자 전사: 누가 귀족 어르신들이 우릴 쫓아다니지 않고 무고한 거지와 아이들을 내버려 둘 거라고 보장해줘?

감염자 전사: 나......난 괜찮아, 하지만 다른 가능성을 생각하다보면 두려워져.

감염자 전사: 나 하나 배부르기만 하면 되는 사람들은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지......자기 배불리는 방법은 생각해보면 꽤 많이 나오잖아......음.

감염자 전사: 무언가를 파는 거야.

감염자 전사: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물건을 파는 거야.

감염자 전사: 우릴 없애려고 안달이 난 사람들은 널리고 널렸어, 하찮은 감염자 하나 놓아주고 다른 모든 반역자들을 처치하는 거지, 이보다 효율적인 거래가 있을까?


탈룰라: ......


감염자 전사: 그래서 난......우리가 여길 더더욱 떠나선 안 된다고 생각했어.

감염자 전사: 탈룰라, 우린 감염자 모두를 데리고 가진 않아, 그렇지?


탈룰라: 인정......할 수 밖에 없군.


감염자 전사: 네가 말한 것처럼 남쪽으로 가서 그 아름다운 것들을 즐기기 전에, 어라, 빙원은 어쩌지? 빙원에 남겨진 다른 감염자들은 어쩌지?

감염자 전사: 빙원 뿐만이 아니야......이 대지가 얼마나 넓은데, 이 기회를 빌려 이곳을 떠나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을 거야.

감염자 전사: 다른 곳에서 고통받는 동포들을 찾고, 다른 곳으로 가다보면......감염자들을 위한 보금자리가 있지 않을까.

감염자 전사: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 거야.


탈룰라: 너......

탈룰라: 네가 그렇게 생각해주다니, 사실 나도 엄청......기뻐.


감염자 전사: 음......내가 모르는 사정이 있는 모양인데, 더 이상은 묻지 않을게......

감염자 전사: 그, 그러고보니 말이야......우리가 이런 시기에 나오면 탈영병으로 오해받는 거 아니야?

감염자 전사: 난 이런 일에 대해서 잘 몰라서 말이야, 그래서 널 찾아온 거야.


탈룰라: 하, 그건 당연 아니지.

탈룰라: 탈룰라도 그렇고, 유격대도 그렇고, 단순히 "이름"일 뿐이야.

탈룰라: 너희가 이름 아래에 가지고 있는 건......생각, 정신, 그리고 숭고한 저항의 불꽃이야.

탈룰라: 넌 그것들을 대지 곳곳에 뿌리고 다니는데 자책할 필요가 뭐 있어?


감염자 전사: 좋아!

감염자 전사: 솔직히 나도 네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완전히는 이해 못 했는데, 탈룰라가 하는 말이니 안심해도 되겠지.


탈룰라: 안심해도 돼.

탈룰라: 자......사냥꾼들의 노력을 헛되게 할 순 없지. 너희들 트랩 쓰는 요령은 정말 대단하다니까.


감염자 전사: 난 밥 먹을 수 있는 나날들을 소중하게 간직할 거야. 탈룰라, 우린 이 대지 위에 있는 모든 곳들을 돌아다닐 거야.

감염자 전사: 어이, 모두들 모여, 밥 시간이다!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hypergryph&no=5461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