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도스 아일랜드는 기존 오퍼레이터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 출신들의 오퍼레이터들이 모인 곳이다. 그렇기에 출신은 물론, 소속도 종족도 다르고, 서로 생각과 사상도 많은 부분이 다른 인물들이 많았다. 당연히 사소한 차이로 갈등이 있을 수 있었으나, 로도스 아일랜드의 수뇌부는 그런 인물들이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했고, 결과적으로는 서로 큰 문제를 일으키지 사이좋게 지낸다는 결과를 만드는 것에 성공했다.


 그렇다. '큰 문제'는 일으키지 않는다. 반대로 말하면 종종 서로 간의 사소한 논쟁 거리로 사이가 좋지 못한 경우가 있는 경우가 있었다. 대부분 성격에 대한 문제로 별 거 아닌 걸로 시비가 걸리는 경우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서로 간의 사상이나 과거의 악연등, 여전히 문제가 될법한 요소는 언제나 있었다. 그것을 중재하는 역할이 수뇌부, 보통 아미야나 박사의 역할로 이마저도 보통은 박사가 대부분 해결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큰 문제'라고 불리는 일들이 안 생긴다고 할 수는 없었다. 대표적인 큰 문제는 명령 위반이나, 오퍼레이터들간의 흉기를 든 싸움등이 있다. 로도스 내부의 법률을 어겼다는 이유로, 이럴 때를 대비해 존재하는 곳이 로도스의 '영창'이다. 보통 '큰 문제'라고 언급되는 사건을 저지른 오퍼레이터들이 들어가는 곳. 간단하게 설명하면 그렇다.


 큰 문제라 취급받는 경우는 어떤 경우가 있을까? 언급 했듯이, 명령 위반. 이는 당연한 것이다. 흉기를 들고 동료와 싸운다. 이것도 당연하다. 다른 게 있다면 상관에게 행해지는 반발이나 폭력등. 물론, 이런 일을 당하는 인물이 '박사'라는 점에서 웃기기는 하지만, 왠만해서 화를 잘 안내는 박사가 그런 일을 당해도 조용히 넘어가는 편이다. 박사에게 그런 짓을 하는 사람도 원래 그런 성격이거나 장난이라는 이유의 가벼운 마음으로 넘어가니 말이다. 실제로 박사에게 위험한 짓을 행하는 인물은 없었다.


 그런 점에 있어서 박사가 좋은 평가 받는 동시에 영 믿음직하지 못하다고 평가를 받기도 한다. 물론, 사람의 됨됨이가 그렇다는 것이지, 전장에서 냉철하고 명확한 판단의 박사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좋은 성격을 가진 사람이 나쁜 평가를 받을리는 없었다.


 그래서 박사에게 오퍼레이터들에 의한 악영향을 받지 않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이번에는 이야기가 좀 달랐다. 사건이 크게 벌어졌다.







 실버애쉬는 한숨을 내쉬고 있다. 카란 무역회사의 대표로서, 로도스 아일랜드와 협력하는 중요인물 중 하나인 그가 평소와 다르게 큰 한숨을 내쉰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를 믿고 따르는 마터호른이나 쿠리어도 이번 사건에 대해서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점에서 실버애쉬의 한숨을 어떻게 멈추게 할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실버애쉬는 복도 끝 엘리베이터를 호출하고 마터호른과 쿠리어를 돌아보았다. 


"자네들은 이만 가보도록하세. 이건 내 일이니 말이야."


 마터호른과 쿠리어는 실버애쉬의 말에 수긍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해 들어서자 문이 닫혔고, 로도스 아일랜드 지하로 향하는 움직임에 몸을 맡겼다.


 지하로 향하면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영창으로 불리는 장소가 나왔다. 큰 문제를 일으킨 존재들만이 온다는 어두운 장소이기 때문에 묵묵히 로도스에 협력하고, 우호적으로 행동했던 실버애쉬마저도 처음으로 오는 장소였다. 

 영창이라고 불리니 당연하겠지만 들어서자마자 좋지 못한 분위기의 장소였다. 입구에서는 간수 역할을 하는 오퍼레이터가 실버애쉬의 등장을 보고 말을 건냈다.


"들어가시죠."


 별 다른 이야기는 오고 가지 않았다. 허가를 받아야 영창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실버애쉬도 사전에 허가를 얻고 난 후에야 영창으로 갈 수 있었다. 

 

 영창은 무척 조용했다. 갖혀있는 존재말고는 그만큼 로도스에서 사고를 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좋은 소식이지만 그곳을 걸어다니는 실버애쉬의 발 걸음은 자신이 여태 지고 왔던 삶의 무게보다도 무거웠다. 

 

 영창에 갇혀 있는 인물은 무슨 죄로 영창에 갇힌 것일까라는 호기심이 들법도 했다. 큰 사고를 쳤다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현실에서도 엄연히 중죄에 해당하는 죄. 다름이 아닌 로도스의 수뇌부 중에서도 중요인물 취급 받는 박사를 '강간'했다는 것이다. 여성에 의한 남성 성폭행 피해자. 요즘 같은 시대에 불가능할 일은 아니었다. 


 사건 당시, 박사는 얼음 아츠로 인해 손목과 발목이 구속되어 있었고, 가해자는 그런 박사에게 강제로 애무와 키스를 반복, 이후 성기를 삽입해서 원치 하는 성행위를 연속으로 실행했다. 이는 아침까지 계속되었으면서 박사가 집무실에 오는 시간이 늦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아미야에의해 발견되었다. 그때까지도 범인은 박사와의 성행위를 계속하고 있었다.  

 이때 박사는 극심한 동상을 얻고 탈진한 상태였다.


 이 사건은 로도스를 떠들썩하게 만들만한 사건이었으나 발견자는 아미야와 당시 어시스던트로 업무를 하려던 첸에게 발견되었다. 아미야는 박사에게 의지가 많았던 만큼 그런 광경을 목격하자 가해자에게 아츠를 사용하려 했으나, 첸에 의해 저지. 이후, 조용히 재판을 진행 준비 중이었다.


 이 소식은 실버애쉬에게도 전해졌다. 그렇기에 영창을 방문 할 이유가 없던 실버애쉬가 그 소식을 듣자마자 이 곳에 온 것이다.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


 그 존재가 갇혀 있는 방에 도달한 실버애쉬는 진중하고도 음산한 말로 그 존재에게 말을 걸었다.


 영창이란 곳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법한 인물이 들어있었다. 왜 그런 존재가 영창에 있는에 대해서 큰 의문이 들었다. 게다가 영창은 본디 불편한 곳이 틀림 없음에도, 굉장히 만족스럽다는 듯이 앉아 있는 하얀 존재가 실버애쉬를 올려다본다.


"당신도 왔군요."

"...."


 실버애쉬는 그녀를 노려보았다. 귀로 들었을 때도, 지금 두 눈으로 보고 있어도, 도무지 믿겨지지 않는다.


"...프라마닉스..."


 실버애쉬는 이름 대신 로도스에서 불려지는 코드네임으로 그녀를 불렀다. 자리에 앉아서 실버애쉬를 맞이한 그녀이나, 그녀는 조용히 일어나 실버애쉬를 바라보았다. 자신은 영창에 갇혀 있으나, 그를 그런 식으로 맞이하는 건 예의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당신이 온 걸 보니, 할 말이 있나 보군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알고도 저리 나긋나긋한 대사가 나올 수 있을까? 


 실버애쉬는 평소 프라마닉스가 자신을 대할 때의 모습을 기억한다. 쉐라그의 성녀로써, 권위적이면서도 도도하고 날카로웠다. 특히 날카로운 부분은 실버애쉬 앞에서 도드라졌다. 이는 성녀로서 권위적인 면모를 돋보이기 위해 만들어진 가짜이나 자신의 오빠인 실버애쉬 만큼은 안 좋은 감정이 있으면서도 그리운 감정을 섞여 있었어서 나오는 것이었다.

 실버애쉬는 그것에 대한 일은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에 벌어진 일은 조용히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네가 무슨 짓을 벌였는지는 알고 있겠지."

"물론이죠. 부정할 생각은 없으니까요."


 그런 것치고는 너무 여유롭다 못해 아름다울 지경이 미소를 보였다. 이것이 마치 자신이 계획의 일부분이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 같은 악당 같은 모습이었다.


"네 죄를 인정하는 사람의 모습이 아닌데."

"죄라... 후훗, 사랑이 죄라면 죄인 거겠죠."

"...사랑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대상에게 심한 짓을 하면서 그것이 사랑이라고 외치는 비겁한 자들. 사랑한다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학대를 저지르는 부모들, 사랑한다는 이유로 애인을 때리는 애인. 참 비겁한 자들의 합리화하는데 요긴하게 쓰이는 단어였다. 결론적으로 박사를 강간한 이유가 '사랑'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에 도달한다.


 다만, 보통 이런 경우에는 자신이 잘못했다. 라는 것을 부정하기 마련인데 프라마닉스는 그것이 잘못되었다 점을 부정하기는 커녕, 오히려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말로만 내뱉는 말일 수도 있겠으나, 무언가가 숨기는 게 있는 모습에 실버애쉬는 미간을 찌푸렸다. 상황이 골 때린다.








 빡세게 쓰긴 했는데 어느 부분에 힘이 들어갔는지 나도 모르겠네


오타지적, 피드백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