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 씬편



오늘의 주인공은 젖은 곳에서 메마른 곳으로 올라온 심해 사냥꾼, 스카디이다.

스카디의 종족은 미공개이지만, 우리는 그녀가 원래는 에기르족이었다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다. 명방 세계관에서 바다에 사는 온갖 것들은 에기르인으로 분류되는데, 적어도 범고래 아인들이 에기르족으로 존재한다고는 생각해볼 수 도 있다.(스카디의 할머니, 어머니, 여동생)

 일단 전체적으로 검은색/하얀색의 색배치에서 범고래의 색깔과 유사한 것을 확인할 수 있고, 사진에서 나온대로 신의 한수라고 볼 수 있는 허벅지가 드러나는 저 바지는 범고래의 배부분의 무늬를 모방한 거라고 볼 수 있다. 명일방주에서 대부분의 캐릭터들은 원본의 동물이 꼬리를 가지고 있을 시에 캐릭터 디자인에도 그래도 꼬리를 달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은데, 스카디의 경우에는 긴 머리를 마지막 부분에 대체 어떻게 묶어놨는지는 모르겠다만 범고래의 뒷지느러미 모습으로 땋아져 있다. 스카디의 뾰족뾰족한 망토는 두 갈래로 이루어져 있는 데, 이는 범고래의 두 가슴지느러미를 표현한 것이렸다.

   스카디의 모자에는 범고래의 등지느러미와 두 가슴지느러미가 표현되어 있다. 바다색으로 반짝이는 밑부분과 합쳐보면,

브리칭(Breaching : 돌고래, 고래 및 상어 등의 어류의 수면 위로 솟구치는 행위)하고 있는 범고래의 모습에 비유할 수 있다(밑의 파란부분이 바로 바다 수면을 표현한 것).

이건 범고래 모티브와 관련없는 거지만, 덤으로 넣어보겠다. 스카디는 상당히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신발 중에서도 꽤나 고전적인 넓은 가죽 장화를 신고 있다. 이는 스카디의 신화적 모티브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북유럽 신화의 사냥과 스키의 여신인 스카디의 또 하나의 이명은 바로 ' Öndurgud' - 즉, '설신의 여신'이다. 넓은 가죽 장화는 눈에서 신는 신발(설신), 즉 스카디에 대한 비유일 수 있다는 것.


  범고래는 분류에도 '참돌고래과'라고 분류되어 있지만, 돌고래 중에서도 크기가 워낙 거대하기에 그냥 고래로 분류한다. 고래로 분류하는 기준은 체장이 4~5m 이상 일때 인데, 범고래는 수컷이 6~7m, 암컷이 5~7m이다. 몸무게는 평균적으로 3~6톤이다.

  만화 속 저 독남충은 여자한테 몸무게드립을 쳤다는 점에서 아주 멍청하지만, 적어도 자연의 고증은 지킨 셈이다. 스카디의 비현실적인 근력을 가능케해주는 체내 근골밀도를 제외해도, 범고래는 근육밀도가 아주 높아 보이는 것보다 무거운 동물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조상들이 범고래를 흰줄박이물돼지라고 부른 것은 매우 옳은 표현이다. 범고래의 평균 체중이 3~6톤인 것을 감안할 때 스카디의 체중을 표현하려면 아마 kg보다는 톤(t)단위로 표현하는 것이 더 빠를 것이다. 이제 우리 명붕이들은 스카디를 합법적으로 물돼지라고 부를 수 있다. 근데 아마 필자는 이후에 범고래가 서식하는 바다에서 수영은 절대 안할 것같다. 무게를 감안해도 먹이도 아주 많이 먹는데, 하루에 범고래는 평균 200kg 정도의 먹이를 섭취한다.


  범고래는 판다(에프이터)와 비슷한 점이 있는 데, 바로 눈 주변의 커다란 흰무니와 그에 비해 상당히 작고 초롱초롱한 눈이다. 그런데 눈이 검은색이라 그런지 배경색인 검은색에 묻혀 잘 보이지도 않는다. 잘 보이는 건 그 큼지막한 흰무늬 뿐. 이 무늬 때문에 상당히 귀여운 외모로 평가된다. 따라서 몇몇 범고래 캐릭터 상품은 범고래의 흰무니를 눈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이 흰무니의 배열들은 각 지역의 범고래마다 상당히 다르게 나타나는 데, 이때문에 범고래에는 몇 가지 다른 종들이 존재한다는 가설이 지지를 얻고 있다.


  귀여운 외모와는 다르게, 현재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고 있다. 이명인 'Killer Whale'에서 역사적으로 흉폭한 포식자로 오랜 시간동안 알려져 있는 범고래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사납고 공격성이 높은 이빨고래로써 전체적인 신체능력이 다른 포식자에 비해서 우수하다. 이는 상당히 특이한 것이, 많은 대형 상위 포식자들이 크고 강력한 턱 힘이나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그저 거대한 덩치와 그에 상응하는 신체능력 만을 가지고 사냥하기 때문이다(스타 플래티*가 생각나는 부분이다.). 이러한 강력한 면모를 보이는 것에도 불구하고 치사하게 무리를 짓는다. 시즈편에서도 봤듯이, 사회생활 테크트리는 거의 망할 일이 없다고 본다고 된다. 혼자서는 약한 인간이 사회생활에 극도로 집중한 테크트리를 타 지구의 최상위 포식자가 됬는데, 기본적인 스펙도 쩔어주는 범고래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면 감히 당해낼 동물이 없다. 이들은 주로 가까운 혈연 관계로 구성되어 있는 포드(pod)라는 소형 무리를 이루는 데, 모계 중심 사회라 암컷들이 무리를 이끌고, 수컷들은 새끼가 아니라면 독립하거나 괴롭힘당하다 죽는 경우가 많다. 스카디의 가족이 모두 여성(할머니, 어머니, 여동생)인 것은 바로 이러한 고증을 지킨 것으로 보인다. 사회 생활과 더불어 이들은 매우 높은 지능을 가지고 있다. 범고래는 자신보다 큰 동물들(대형고래 등)을 사냥하는 것(괴수 사냥꾼 설정도 여기서 나온 것으로 추정)으로 유명한데, 사실 범고래들의 신체구조는 자기보다 큰 동물들을 사냥하는 데에는 약간 무리가 있다. 이들은 이러한 한계를 무리 사냥과 높은 지능을 통한 뛰어난 사냥 전력과 기술로 뛰어넘는 것이다. 원*맨에서 기술을 사용하는 악당이 무섭다고 하던데, 가히 바다의 폭군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여러 먹잇감에 따라 각각에 적합한 사냥 방법을 가지고 있다. 간단하게 나열해보자면,


  • 기각류(바다사자, 물범) 사냥 - 해변으로 몰아 육지로 돌진하여 아슬아슬하게 낚아챔. 허나 해변에 오도가도 못할 수 있어서 매우 위험한 전략임(범고래의 자체 체중은 사실 물 속에서만 감당할 수 있는 것이라 육지의 중력에 장시간 노출되면 장기가 자신의 체중에 눌려 다발상 장기부전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 내출혈 유발 - 범고래는 여러 생물체를 사냥할 때 지느러미로 쌔게 타격하거나 박치기를 시도하는 데, 이는 내출혈을 유도해서 먹이를 지치게 만들고 죽게 만드는 행위이다.
  • 조류 사냥 - 물 위에 떠다니는 새를 잡아먹거나 공중에서 맴도는 새를 브리칭을 해 잡아먹는다. 한 아쿠아리움에서는 자신에게 지급된 먹이(고등어 등)을 미끼로 새를 잡아먹기도 하였다. 무서운 건 1일만에 수족관의 모든 범고래에게 기술이 전수되어서 수족관이 깃털로 난장판이 되었다는 점.
  • 북극곰(로사) 사냥 - 로사가 포경작살을 무기로 삼아서 천적이라는 드립이 있지 바다에 가까이 다가간 북극곰도 범고래에겐 얄짤없다. 타고 있는 유빙을 들이박아서 바다에 빠지게 한 후 물어뜯으며 육지으로 도망갈때마다 지켜보고 거의 다 다다른 시점에서 다리를 물고 육지로부터 멀리 데려간 후 북극곰 힘이 빠질 때까지 반복하는 '유흥'을 즐길 줄 아는 동물인셈.
  • 유빙을 이용한 사냥 - 마젤란 같은 땡컨이 유빙 위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으면 유빙을 들이박아서 뒤집거나, 지느러미로 파도(괜히 파도의 만가가 아니다)를 일으켜서 뗑컨이 유빙에서 떨어지게 만든다.
  • 박치기 - 어쩌면 스카디는 에이머 주인공이 되는 편이 나았을 지도 모른다. 두개골이 굉장히 튼튼하고 타격 시 자신이 받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완충 작용을 하는 구조로 되있다. 상대의 급소에 정확히 가격하고 동작이 대표적인 권투동작인 어퍼컷과 비슷하다.
  • 가오리 사냥 - 가오리에 풍선처럼 공기를 불어넣어 띄워서 잡아먹는 행동이 목격됨.
  • 상어(스펙터) 사냥 - 상단의 동영상 참조, 몸의 위아래가 뒤집하면 운동능력을 상실하는 상어류의 특성을 이용하여 박치기해서뒤집어서 구미호마냥 지방이 풍부한 간만 빼먹는다. 이때문에 상어들의 대규모 이동 경로를 살펴보면 간만 없고 죽어있는 상어 시체를 발견할 수 있다.


  사냥 외의 지능도 상당히 높아서 미러 테스트(거울 속 자신을 알아볼 수 있는 지 확인하는 테스트)는 간단히 통과하고, 복잡한 사회를 이루며 살아간다. 지능이 상당히 높아서 인지 강간, 따돌림 등의 인간 입장에선 몹쓸 행동도 하고, 복어를 발견하면 그 독을 이용해서 뽕을 빤다. 지나치게 테트로도톡신을 흡입해서 죽는 범고래들은 덤이다  

  사회생활을 하는 동물 중에서도 동료애가 상당히 깊은 동물로 알려져 있다. 인간과 코끼리처럼 동료가 죽으면 우울증 비슷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스토리 상에서 가족을 잃고 동료또한 잃은 스카디의 로도스에 대한 차가운 태도는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또한 스펙터를 찾아 헤매는 모습에서도 그러한 특성이 나타난다. 고증이 나름대로 지켜진 셈이다.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인간과의 관계가 꽤나 독특하기로 알려진 동물이다. 야생에서 인간으로 인지한 상태는 잡아먹기는커녕 댕댕이마냥 애교부리고 친근하게 군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놓인 상황이 아니면 자연 상태에서 범고래가 인간을 직접적으로 공격한 사례는 보고된 바가 없다. 

  다음은 루나라는 이름의 범고래가 인간과 교감하는 영상인데, 어째서인지 무리와 함께 포착된 적은 한 번도 없다. 매번 해변 근처에 살면서 인간과 친하게 지냈는데, 안타깝게도 2006년에 인간이 탄 배를 따라가다 배의 프로펠러에 휘말려 죽었다고 한다. 동영상을 보면 정말 댕댕이처럼 나뭇가지를 가지고 잘도 논다. 

  남부 오스트레일리아 해안에서는 톰이라는 이름의 범고래가 인간의 포경 작업을 돕는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인간 쪽에서도 범고래의 사냥 행위는 매우 드문 것이, 범고래의 고기는 매우 맛없기로 알려져 있고, 범고래의 기름에는 인간이 절대로 소화시킬 수 없는 왁스 에스테르가 대량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고대에도 범고래에 대한 사냥 행위는 기록이 없다시피 하다.

  습격 사례는 자연에서 보다는 인공적으로 사육되는 개체들에게서 발생하는 빈도가 높다. 미국 플로리다 주의 씨월드에서 사육되던 '틸리컴'이라는 개체의 인간 습격, 살해 사례가 대표적이다. 하루에 200km 이상을 이동할 수 있는 범고래가 좁디 좁은 수조에 갇혀 있으면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데, 씨월드 측의 안일한 사육 방식으로 결국 틸리컴은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은 나머지 자신의 조련사를 수조 밑으로 끌고가 익사시켰다.

  자세한 건 틸리컴에 대한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 좋다. 사람에 따라 공포심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

사진은 씨월드의 범고래인데, 자세히 보면 등지느러미가 옆으로 치우쳐져 있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 악화에 따른 증상이다. 

  사실 씨월드의 SHAMU(범고래의 다른 이름)쇼는 필자도 어렸을 때 본 바가 있는 데, 그때는 범고래라는 동물에 대해 잘 몰라서 그저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만, 어느 정도의 지식을 얻은 지금으로 봐서는 그저 없어져야 마땅한 문화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죽인 틸리컴은 2017년까지 번식용 개체(범고래는 모계사회를 이루는 데, 수컷인 틸리컴은 번식용 개체지만 암컷들에게 따돌림과 괴롭힘을 받은 경향이 포착되었으며 이러한 요소도 틸리컴의 이상행동에 영향을 주었다고 판단된다.)로 쓰이다가 비참하게 병에 걸려 죽었다.


  사회생활을 중요시하는 범고래지만, 왜 스카디가 혼자이길 자처하는 지에 대해서는 우스갯소리로 개인적인 의견을 써본다. 암컷 범고래가 단독행동을 하는 경우는 두 가지인데, 첫번재는 무리에서 이상행동으로 버림받았거나, 둘째는 짝짓기 철 짝을 찾기 위해서이다. 스카디의 박사와의 대사를 생각해본다면.... 이 이상은 각자 알아서 생각해 보도록.



  사실 이 시리즈는 쓸 때마다 최대한 긍정적인 분위기로 쓸려고 노력하는 데, 범고래 사육과 관련된 정보는 안 넣을 수가 없는 정보라 의도치 않게 꽤나 분위기가 어두운 글이 되어버렸음. 게다가 사실 명방은 스카디보고 시작한 거라 다른 글보다 조금 글 길이가 길 수 있는 것도 이해해주길 바람. 굳이 스카디가 아니어도 어릴 때부터 가장 좋아하는 동물이 범고래였거든. 어쨌거나 이번편도 재밌게 읽어줬으면 좋겠고, 7편의 주인공은 댓글로 바로 써주길 바람. 규칙은 5편에 이미 써놓았으니 그대로 따라가면 좋을 것같아. 


다음편 - 위스퍼레인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