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4189137

작가님:korokoro


#이차창작 #명일방주 #케오베(명일방주) #아미야(명일방주)


 오랜만에 돌아옴. 제목에서 보이듯이, 박사는 화자로 나오지 않는 시리즈. 사실 정확히 전부 읽은건 아니지만, 이번화에서 박사는 화자로 등장하지 않음.  대략적인 등장인물들은 파악할 수 있게 원문 소설에 달린 태그 중 일부를 들고옴.


오역, 오탈자 지적 환영하고, 감상도 환영함. 난 korokoro작가님에게 이 글 링크 드리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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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M 10:30 로도스/소등시간


 조명이 반정도 꺼진 이동시설인 로도스의 용골 블럭을 걸어가는 CEO 아미야의 작은 그림자가 비친다.

 작은 발소리는 망설임 없이, 때때로 리드미컬하게 제어센터에 있는 박사의 집무실에 향하고있다.

 로도스가 휴식에 들어가는 이 시간에 아미야가 박사의 숙소를 겸하고 있는 집무실에 향하는 이유는 오로지 한개다.


"박사님에게 내일 모래의 항행 스케쥴-이 변경 된 사실을 재정받고 회사 네트워크에 고지한다면, 내일은 느긋이 있을 수 있겠네요."


 -일을 시키기 위해서다.


 서류를 들고 있는 아미야의 발걸음은 가볍다.

 결코 뒤가 캥기는 생각을 가지고서 가는건 아니다만, 박사와의 밤시간을 혼자 독점할 수 있는 것은 CEO의 특권이다. 사물화라고도 일컫는다.


"헤어스타일, 좋고. 귀가 서있는 정도도, 좋아." 

 손거울로 하는 자기체크에 힘이 들어가고, 드디어 문이 열려져 있는 채인 박사의 집무실에 들어가고자 한 때였다. 마침 지내가려던 문을 열자, 안에서 페로족 소녀가 얼굴을 내비쳤다. 졸려 보이는 얼굴인 채로 눈을 비빈다.


"아미야 언니. 이런 시간에 뭘 하는거야?"

"케, 케오베씨?"

"박사라면 좀 전에 자기 시작했다고? 이프리트도. 자는 얼굴이 재밌어. 아미야 언니도 박사가 자는 얼굴을 보려 온거야?"

"박사님에게는 일이 있으시니까요. 케오베씨야 말로 소등시간이라고요?"


 케오베가 나온 방을 아미야가 옅보자, 이프리트는 평평한 배를 들어낸 채로 코를 골고있다. 로도스에 소속하는 오퍼레이터 중 일부는 좋게 말해줘도 사회상식이 있다고 말하지 못하는 분류도 있다.


 그런 젊은 오퍼레이터들은 박사나 켈시의 교육을 받고 있는 도중인 자들도 많으며, 집무실 근처에서 숙박을 하는 경우도 있다. 로도스 내외에서 슬쩍 '유치원'이라고 야유를 받고있다.


"이미 자고 있는 박사를 깨워도 어쩔 수 없다 생각하는데?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좋다고 생각해."

"크으."


 판단자체는 합리적으로 행하는 아미야다. 박사에게 일을 시키는건 아미야의 직무이다만, 이 시간이 돼서도 일을 시키는 것은 사욕이다. 집무의 효율에 관해서 정확한 지적을 받으니, 매우 아픈상황이다.


"한번 둥지를 틀고 쉬고 있으니까, 마음껏 쉬고 쿨쿨 자고 걷는게 좋아. 그쪽이 다음날에 더 멀리까지 걸을 수 있어."

 걸어서 대륙을 여행한 케오베는 이프리트에게 담요를 걸쳐주면서 말했다. 살카즈용으로 뿔 구멍이 뚫린 배게를 정리해주자, 복잡한 표정을 지으면서 코를 골던 이프리트가 편안한 웃음을 띄우면서 '사이랜스으, 사리아아'라면서 잠꼬대를 하기 시작했다.


"・・・・・・. 오늘은 이쯤에서 물러나겠습니다만, 케오베씨도 빨리 취침하시는게 좋을꺼에요."

 아미야 CEO는 패배한 악당의 대사를 내뱉으면서 자신의 숙소로 돌아가는게 최선이었다.


 하지만 아미야가 박사의 집무실을 밤에 습격하는 것이, 케오베에게 방해를 받는 일은 이번 한번이 아니었다.


2.(일부 스포주의)

 몇일 뒤 PM0:30 로도스/점심휴식


"케짱이 박사의 일을 방해한다? CEO의 습격을 막은거 아닌가요?"


 점심을 같이한 히비스커스는 매우 아픈곳을 찔렀다. 우수한 메딕오퍼레이터는 '환자'가 증상에 거짓말을 하는 것을 용서치 않는다는 것이 사실인 듯 하다.


"아니요. 제가 CEO로써 신경쓰는 점은, 케오베씨가 제대로 수면을 취하시지 않는거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아미야는 한번 오전 3시 이후에 박사의 집무실로의 돌격을 감행하였다.


 했던거다.


 -이제 곧 햇님이 얼굴을 내민다고?


 아무리 그래도 자고 있겠지 생각하고 있었던 페로족 소녀는 눈도 거의 뜨지 않은 채로 하품을 내뱉으면서 아미야를 막았다.


"유치원의 수면 모니터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데 말이죠・・・・・・CEO가 박사님의 집무실에 다가가시는 때 빼고는 이프리트와 케짱 둘다 밤에 푸욱 자고 있는데요."

"네에・・・・・・?"

"모니터링 하고 있는 건 자는 얼굴과 심박수 정도니까, 자고 있는 척을 하고 있을 가능성은 있겠지만요."


 케오베도 이프리트도 사회상식을 배우고 있는 중이며, 둘이서 마음만 먹으면 제어센터를 괴멸시키는건 얼마든지 가능한 아츠 사용자다. 그렇기에 24시간 태세로 바이탈 체크를 행하고있다.


 히비스커스가 보여주는 단말에는 소등시간 중에 매우 좋은 수면상태를 취하는 두명의 데이터가 보여지고있다.


"이건-있는거 아닐까요? CEO에만 반응해서 눈을 뜨는 아츠!"

"후후.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히비스커스는 농담을 섞어서 말했다만, 아미야는 속으로는 웃지 못했다. ■■■인 아미야에게 있어서는 원석과 아츠가 엮이는 일에는 특별한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렇다고는 해도 레드씨나 시라유키씨가 아님에도, 케오베씨는 잠에서 잘 깨네요."

 어찌됐건, 이쯤되면 케오베가 눈을 뜨는 특별한 흥미가 솟기 시작한 아미야다.


"케오베씨에게 있어서 로도스는 아직 편히 있을 수 있는 장소가 아닌걸까요?"

 케오베는 혼자서 여행한 기간이 길다. 일부 오퍼레이터가 훈련을 하는 듯이, 장시간에 장기간, 정신을 억매는 기척에 민감해진건질도 모른다.


"그럴려나요? 케짱 꽤나 이곳저곳에서 잔다고요? 여기는 안전하니까요."

"그러면 좋겠지만요."


 히비스커스는 그릇에 담긴 쿠키 한 개를 입안 가득 넣는다. 만족한 얼굴을 띄우면서 씹고, 삼킨다.

 아미야도 벌꿀 향이 나는 쿠키에 손을 댄다.


 달다.

 매우 달고, 바삭거리면서, 끈적거린다. 거기에 살짝 쓴 맛에 신 느낌도 나서, 염분이 없는 만큼 비타민과 아미노산과 식물섬유만이 풍부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줄여 표현하자면 지옥이다. 피곤하신 박사님에게 드리면 좋은 잠깨는 약이 되어서 이성을 회복시켜줄려나, 같은 생각도 들었다.


 스스로도 엄청난 표정을 짓고 있다는걸 아미야가 깨달을 때쯤 되자, 히비스커스와 똑닮은 얼굴이 아미야에게 물이 든 컵을 건내주려 다가왔다.


"잔다,라기 보다는 멍~하니 있는 느낌이려나."


 히비스커스의 쌍둥이 동생, 라바다.

 조금 망설이고는 그릇의 쿠키를 들고가서 있는 힘껏 먹자마자, 머리가 아픈듯이 뿔을 잡는다.


"으・・・・・・쿠키에 일부러 식물섬유를 넣지마!

 저녁식사 쯤, 몇번이나 불렀지만 그 녀석은 듣지도 않더라고. 스프가 나오자마자 '좋은 냄새가 나!'라고 말하고는 식당에 들어오더라고. 정말로 전투중에 팀워크가 있기는 한거야?"

"그런가? 아침밥 때에는 매터호른씨가 준비를 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주방을 옅보려 왔다고? 주방의 문이 열리지마자 바로. 굼짱과 함께."

"후후. 케오베씨 잘 드시죠."

"어. 잘 자고, 잘 먹어. 잘 자면 잘 움직이고는 잘 먹지, 잘 움직이면 잘 먹고 잘 자."


 아무래도 라바에게 있어서 케오베의 행동은 '움직인다, 먹는다, 잔다'의 3개만 존재하는 듯 하다. 하지만 아미야는 '움직인다, 먹는다'의 2개만 보인다.


"케오베가 자지 않는다,고. 안잔다고 해야하나, 일어나 버린다면 자기 전에 먹을걸 주는건 어때? 생각을 뒤집는거야. 걔는 대충 먹으면 잔다고 CEO."


 라바가 가르키는 그릇의 중앙에는, 히비스커스 근제 벌꿀 쿠키가 한장 남아있었다.


3.

 PM 9:30 로도스/자유시간


 여기는 '유치원'이라고 야유를 받는, 박사의 교육을 받는중인 젊은 오퍼레이트용의 숙사다. 현재는 페로와 살카즈 소녀 두명이 지내고있다. 지금 그 둘은 샤워한 다음에 서로의 머리카락을 말려주고 있었다.


"아하하. 이프리트의 불꽃 뜨거워!"

"움직이지마. 나님에게 맡기라니까. 물기 따위는 한순간에 날려줄・・・・・・아 진짜! 케오의 머리는 긴데다가 많디니까, 이번에 사일런스처럼 짧게 해보는건 어때?"

"나는 이프리트가 머리카락을 길러도 잘 어울릴거라 생각하는데. 히어로같을거 같아!"


 자랑하는 화염계 아츠를 드라이어로 하면서 이렇게 대화를 하는거다. 삐딱하는 순간 서로의 머리가 증발할지도 모르는 만행. 의료 오퍼레이터가 목격했다면 졸도했을지도 모르는 광경이다.

 하지만, 우수한 아츠 사용자는 자신의 손끝과 아츠를 구별하지도 않고 사용하는 법이다. 매우 직감적으로 정밀하게 제어되고 있는 이프리트의 열은 길고 풍부한 케오베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정리하면서, 아프게 하는 일 없이 바슬바슬하게 말린다.


 몸이 따뜻해진 케오베는 성대하게 하품을 내쉰다.


"숙제, 내일 점심까지 였었나. 벌컨 언니? 사일런스 언니? 누구?"

"아. 쓸데없는거 떠올리게 하지마! 모처럼 나님도 까먹고 있었는데."

"단어와 산수의 숙제・・・・・・박사에게 물어볼까나?"

"・・・・・・하지만 말이야."


 이프리트와 케오베가 바라보는 방향에는 벽 하나(대 아츠 방어격벽)를 끼고 박사의 집무실이 있다. 평상시에는 복도로 나가면 집무실의 문은 열려있지만, 손님이 방문한 지금은 단단히 닫혀있다.


"알겠어? 지금 박사와 체스인가 장기인가 모르겠는 게임을 하고 있는 은발 오빠, 딱히 나님은 무섭지 않아. 하지만, 조금은 성가시다고는 생각하지만 말이야. 무섭다고는 해도 조금만 무서워."

"그렇네. 물으러 갈 수 없네."


 지금 그녀들의 후견인인 박사와 그의 맹우인 카란드 무역의 실버애쉬는, 정보공유 후에 개인적인 시간을 지내고 있다.


 박사와 실버애쉬가 지금 즐기고 있는 보드게임의 룰을 케오베와 이프리트는 전혀 파악하지 못한다. 공격하는 자와 방어하는 자로 나눠지는 복잡한 지형, 리얼타임으로 흘러가는 공격수의 말과, 똑같이 리얼타임으로 배치되어 대항하는 말, 양쪽의 말이 가지는 다양한 성능과, 말들이 가지는 제한-빙글빙글 돈다.


"사일런스 언니를 불러올까?"

 사일런스는 소등시간에 반드시 이프리트가 자는지(눈을 감았는지) 확인하러 온다. 하지만 이프리트는 평상시라면 매우 기뻐할 제안에 얼굴을 찌푸린다.


"아니. 나님의 숙제는 사일런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 나님이 해낼거야."

 다른 사람의 힘을 빌린다 해도 조금, 이라고 이프리트가 덧붙인다. 최근에는 타협을 조금 배웠다.


 흥, 하면서 침대에 몸을 던지고, 조명에 숙제용지를 비춘다. 그 옆에 케오베도 들어눕자, 풍성한 머리카락이 시트에 펼쳐진다.


"머리, 정리하지 않으면 다음날 얽힌다."

"응."


 숙제용지를 아무리 쳐다본들, 비어있는 회답이 쓰여질 일도 없고, 예문이 읽혀지지도 않는다.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눈을 의심할 정도로 고도의 아츠 조작을 당연하듯이 펼치는 그녀들도, 일반 상식과 고양 앞에서는 닭 쫓던 개처럼 되는거다.


 누군가 공부를 잘 알고, 잔소리를 하지 않으며, 덤으로 간식도 가져와줄 사람 오지 않을려나하고 둘이 해이해지던 때다. 케오베가 눈을 감고 킁킁거리며 소리를 냈다.


"이 냄새-벌꿀쿠키다! 고추가루 칩도 오고있어!"

"뭐!?"

"안녕하세요. 아미야에요. 두분 다 아직 일어나 계시-후앗!?"


 뛰쳐든 케오베에 열리다가 멈추는 유치원의 문.

 서 있었던 아미야 CEO는 안에 있는 케오베와 이프리트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볼과 포트를 손에 든 채로 굳는다.


 주변을 확인하고 음속으로 문을 잠그고, 숙사내의 테이블 위에 볼과 포트를 둔다. 두 소녀의 어깨를 잡고, 가능한한 낮고 작게, 울려퍼지지 않을 정도의 목소리로, 가능한한 강한 말투로 말한다.


"우선 두분 다 옷을 입어주세요!"

 둘은 샤워를 마친 그대로였던 것이다.





 PM9:50 로도스/소등시간전


"오른쪽 삼각형과 왼쪽 삼각형 같은 모양이잖아? 어째서 보면 알 수 있는걸 증명하지 않으면 안되는건데?"

"잘 봐주세요 케오베씨. 밑변의 길이가 다르죠? 이건 같은게 아니라 닮음이에요."

"잘 닦고있다고? 제대로 하고 있어."

"CEO. '외출'은 이 글자로 되는거지? '신청'과 '가족'은 어디에 쓰여있어?"

"거긴 이유란이에요. 옆의 사각부에 사리아씨와 사일런스씨의 이름을・・・・・・근데 그거 숙제 아니지 않나요!?"


 아미야 CEO에 의한, 박사의 집무실을 목적으로한 케오베 관문 타통 계획. 자칭 '배부르고 10분이면 배개도 필요없다'의 계획은 좌절 직전-혹은 파탄 직후다.


 아미야의 접근에 잠이 깬다면, 미리 접근해 두고 옆에서 '재우면'된다!

 천재(災)적 발상에 무심코 승리포즈를 취해버린 CEO지만, 벌꿀쿠키와 고추가루 칩의 조달에 힘겨웠던 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저기, 저기, 아미야 언니."

"CEO, CEO."

"네. 네!"


 잠옷-로도스의 잠옷은 거의 환자복-을 입은 이프리트와 케오베에게 끼인채로, 질문 공세를 마주치는 CEO.

 나는 어렸을 때 이렇게나 말을 못알아 들었던걸까? 박사님은 매일 이런 일을 하셨던 것인가? '이런 것'을 상대하면서 로도스의 간부로써 격무를 해내는 박사님에게 더욱 많은 일을 쥐어주었던 나는 어쩌면 블랙 상사였던거 아닌가? 등등 울상을 지으면서 숙제를 끝내고 곧.


"싫어. 나님은 아직 자고싶지 않아."

"좀 더 얘기하자 아미야 언니. 나도 여행하던 때의 이야기 들려줄게. 벌레를 맛없지 않게 먹는 방법 같은거!"


 

 과자 찌꺼기가 붙은 소녀 두명이 말을 붙였기에, 아미야 CEO는 포기했다. 물론, 케오베를 재우는걸 포기한게 아니라, '온건하게'재우는걸 말이다.


 자기전에 괴담을 들려주면 어떨까-아미야 CEO는 괴멸적으로 재우는걸 못했다.





 PM10:30 로도스/소등시간


 로도스의 용골 블럭, 박사의 집무실 옆. 조명이 꺼진 '유치원'의 숙사를 발소리를 내지 않으면서 방문하는 그림자가 있다. 백의 차림의 사일런스다.

 숙사의 문을 손으로 살짝 밀듯이 열면, 프레임과의 마찰이 줄어서 조용히 여는게 가능하다.


 사일런스-로도스의 의료 오퍼레이터인 그녀는 담당하는 이프리트와 최근 사이가 좋은 케오베의 상태를 보러온거 다만・・・


 문을 열자, 침대에는 이프리트와 케오베에게 한껏 붙잡여서 움직이지 못하게 된 작은 몸집의 CEO의 비통한 얼굴과 눈이 마주쳤다.


 -도와주세요.

 -못 합니다.


 한순간의 아이컨택트. 어째다가 '이렇게'된건지는 모르지만, 두명을 재우려고 하다 역으로 포획된 듯 보인다.


 두 소녀의 안면을 방해하지 않도록, 소리를 내지 않으며 접근한다. 사일런스라는 이름대로 그녀는 정숙과 함께 걷는 것이 가능하다.


 침대로 다가가서, 모포를 들어올려 이프리트와 케오베의 혈색・맥을 단말로 관찰한다. 이상이 없는걸 확인하고 마음을 놓는다. 결코 환자에게 신경을 빼앗겨서는 안된다만, 감염자의 병의 상태를 관찰하는 때의 사일런스는 언제나 말 없이 속으로 소리없는 외침을 외친다.


 CEO에게 감사를. 말 없이 뻗혀진 아미야의 손을 효율적으로 무시하고, 그녀를 내일 아침까지 사랑스러운 소녀의 껴안는 배게로 하기로 했다.


 숙사를 나오고 향하는 곳은 박사의 집무실이다. CEO가 '유치원'에 있는건 아마 박사를 향하고자 한 것이겠지.


 때마침 박사의 방에서 나오는 실버애쉬와 스쳐 지나가며, 묵례를 나눈다. 예라그에서 내리는 눈처럼 새하얀 피부는 알콜과 게임의 고양으로 살짝 붉어져있다.


 그리고 사일런스는 열린채인 문을 통해 아무렇지도 않듯이 스며들었다. 적어도, 박사가 자는 사이에 중하가 되는 작업을 정리하기 위해서.


4.

 다음날 AM11:00 가공소/벌컨의 공방


"하하. 그거 참 아가씨에게는 재난이었겠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너무 일을 한다면 쉬는 쪽이 좋다는 것이지. 그 녀석은 그걸 잘 알고 있는 녀석이지. 정말 '사람'다워."


 공방은 귀가 좋은 아미야에게는 살짝 아플정도의 소음으로 가득차있었다.


"사람-다워?"


 니엔과 이철을 끼우는 것 마냥, 문자 그대로 맞메질을 하는 포르테 여자는 공방의 주인일 터인 벌컨이다.

 니엔과 벌컨이, 붉게 열을 받은 이철을 때리면서 나는 작업대의 소리가 격벽을 부딪히고 배에까지 울린다.


"그야 그렇지? 그녀석은 아츠란 걸, '쏘는'게 아니라 '던지'잖냐. 잘 걷고, 잘 먹고 잘 잔다. 언제까지나 짐승을 쫓으며, 돌부터 창까지 뭐든지 던져서 죽인다. 사람은 그렇게 어떤 짐승이건 사냥하면서 왔어. 잊은거야?"

 현실에 맞추어서 기술을 바꾸는건 상관없다만, 자신이 어디에서 온건지에 관한 역사는 기억하라는 니엔.


 최신식의 기계의족을 사용하면서, 오래된 방식의 우아한 작업대에 향하는 일을 잊지 않는 벌컨이 이재(異才)의 대장장이라고 한다면,

 지금 붉게 열을 받은 이철을 '맨손으로'만지면서 격하게 망치를 휘두르는 니엔은 이형(異形)의 대장사(師)라고 할 수 있겠지.


 그런 그녀가 말한다. "그러니 사람인 이상 잔다"고.


"어・・・어젯밤에는 저를 붙잡고는 자버렸지만요-"

"그야 아가씨라는 불지킴이가 있으니 안심하고 자겠지. 언제 녹아 무너질지 모르는 화로를 눈앞에 두면, 나나 형제뿐만 아니라, 불을 다르는 자는 결코 혼자서 자거나 하지않아. 혼자라면 눈과 손을 번갈아가면서 자는 수 밖에 없지. 그런 일이야."


 즉, 옆에 이프리트가 자고 있으니까 반은 깨어있고, 아미야가 왔으니 안심하고 푸욱 잤다는건가.


 아미야가 벌컨의 공방을 찾은 이유는 케오베가 하루밤 정도 벌컨의 방에서 잔다면 어떠한 방해도 없이 박사를 일을 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서다. 하지만 이 장소에 때마침 있던 이질적인 손님인 니엔의 시점에서는, 다른 생각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대장간을 떨게하는 망치소리가 멈추었다. 넓은 날개모양의 철괴를 니엔이 맨손으로 쥔 채로 물에 넣어서 담금질을 행하자, 끓어 오른 김에 벌컨의 얼굴이 가려졌다.


"CEO가 케짱을 신경써줘서 기뻐."


 흐린 김의 저편에서 벌컨이 말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숙제를 봐주고 같이 자줬다고. 아침에 케짱이 알려줬어. 덕분에 이프리트가 외출허가신청을 자신이 적을 수 있었다고 기뻐하더라고."

"그건-"


 이프리트가 스스로 쓴 외출허가신청서는 지금, 아미야의 책상에서 결제를 기다리고 있다. 얼마 있지 않아 사리아・사일런스와 함께 로도스로부터 일시 외출이 허가되겠지.


"화로에서 지펴진 철은 금방 차가워지지만, 사람의 체온은 계속 따뜻함을 남기지. CEO에게 무리는 말하지 않겠지만, 용골 블록에서 자고있는 케짱에게 가끔씩 말을 걸어주었으면해. CEO가 근처에 있다면, 박사가 근처에 있는 것 처럼 눈, 귀, 코가 전부 잘 수 있겠지."

"네? 눈, 귀, 코가 전부 말이에요?"

"응? 박사에게서 못 들은거야? 케짱은 아침에는 후각, 저녁에는 청각, 밤에는 시각의 순서로 재우면서, 거의 24시간 기척에 민감하게 있거든. 밤에는 눈을 감지만, 발소리와 냄새에는 조금 민감해져서-"





 다음날 심야 1:15 로도스/소등시간


"어이. 어이. 일어나라 케오. 안 일어나면 머리카락 태워버린다."

"・・・・・・으냐?"


 몸이 흔들려서 눈을 뜬 케오베가 상야등의 희꾸무리한 속에서 본것은, 무언가로부터 버티고자 몸을 떨고있는 이프리트의 모습이었다. 진지한 듯한 얼굴을 지은채로 이프리트가 말을 꺼낸다.


"알겠냐 케오? 물론 나님은 귀신같은걸 믿지 않아."

"응."

"이 방의 문 뒤의 그림자에 울퉁불퉁 마초인 암살자가 있을리가 없다는 것도 알고있어."

"그렇네."

"그니까 만약이다! 케오가 밖의 화장실에 혼자서 가는게 무서워도 나님은 무섭지 않으니까 같이 따라가 줄 수 있고, 그 경우에는 복도를 일일이 태우면서 귀신을 쓰러트리지 않아도 케오의 등을 지켜줄 수 있어."

"응. 나도 화장실 가고 싶어졌으니까, 이프리트가 따라와 줬으면해."

"좋았으."


 로도스 정도의 중규모 이동시설에서 샤워는 개인실에 상비되어 있지만, 배수경로가 다른 화장실은 공유 스페이스에 집중되어있다.


"알겠냐? 나님이 들어가 있는 동안에 멋대로 돌아가면 용서하지 않을꺼니까. 하지만, 몰래 들어도 싫으니까 말이야?"

"나 제대로 보고 있을께. 하지만, 제대로 안 들을꺼라고?"


 어깨를 잡는 이프리트에게 눌리면서, 케오베는 '유치원'의 문 앞에 선다. 코로 냄새를 맡고, 귀를 움직여봐도 문 밖에 기척은 없다.


 누구도 없을 터인 심야 로도스의 복도를 향해서 문을 연다.


 희꾸무리하고,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긴 무미건조한 복도.


 복도 윤곽에 흐릿하게 빛나는 조명에 비쳐져서.


"흐앗!?"


 소리를 내는 사람의 그림자가 있엇다.


"오오, 누구야! 태워버린다!?"


 경악하면서 일어서는 살카즈와 페로의 꼬리-그리고 카우투스의 귀.


 거기에 있던건 냄새가 나지 않도록 신경을 써서 온 몸을 닦고, 청결한 잠옷을 몸에 두르고, 살금살금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박사의 집무실을 향하고 있던 일진의 CEO.


 활동시간외, 심지어 심야. 박사에게 시키고자 했던 일의 서류조차 까먹은게 보자마자 보이는, 사내풍기 규정으로부터 가볍게 이륙해버린 블랙 책임자.


"아미야 언니?"

 돌연히 나타난 케오베와 이프리트에 경직해버린, 아미야의 모습이었다.





다음날 PM7:45 가공소/벌컨의 공방


 사악. 사악. 하는 리드미컬하게 나이프를 가는 소리가난다.

 의족의 무릎을 꿇은채로, 고풍한 형태로 깍인 연마석에 나이프를 가는 것은 물론 벌컨이다.


"그래서 말이지? 켈시 선생님이 일어나셔서 아미야 언니를 조금 꾸짖었어. 아, 이프리트는 때맞추는데 성공했어." 

"그런가."


 아마 조금만 꾸짖은건 케오베의 앞이여서고, 사람의 눈이 없는 곳에서는 성대하게 설교를 행했겠지.


"케짱. 이걸로 어때?"

"응. 가볍고 들기 쉬워. 거기에 엄청 뜨겁게 할 수 있어."


 도신이 휘어지지 않았는지 확인하면서, 벌컨은 때때로 나이프를 케오베에게 쥐어주면서 그립을 확인한다. 전투시에는 붉게 열을 띄면서 강철 원석충의 장갑조차 관통하는 나이프도, 지금은 푸르른 차가움을 띄운다.


 벌컨이 두번째 나이프에 작업을 시작하려하자, 케오베는 조용히 입을 닫았지만 벌컨이 얘기를 해줬으면 한다는 눈빛을 보내자, 갈기 시작하는 때에 맞추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늦게 박사의 방에 가려해서 벌이 있었어. 아미야 언니, 아침부터 자료실에서 켈시 선생님을 돕고 있었어. 하지만 박사가 커피를 들고 왔었어. 박사 상냥해. 박사와 봄의 벌레처럼 달라붙고 싶으면 솔직히 말했으면 좋았을텐데."


 케오베가 질리는 일 없이 벌컨의 대장간 일을 바라보고 있는건 언제나처럼의 일이다만, 최근에는 자주 다른 사람의 일을 말을 한다. 라바에 히비스커스, 같은 방을 쓰는 이프리트, 그와 관련돼서 라인 랩의 사일런스와 사리아-그리고 박사와 아미야.


 전에는 이름도 없었던 소녀에게 있어서, 끝 없는 여로를 밟는 발과 짊어지고 있는 무기의 무게만이 자기증명이었다.

 덮쳐오는 굶주림과 몸을 침투하는 병, 거기서 빠져나오기 위해 무기를 들이미는 누군가나 뭔가가 세계였다.

 지금. '케오베'라고 불리기 시작한 그녀에게 있어서, 로도스는 적어도 있는 누군가하고 서로 도우면서, 나누면서, 양보할 수 있는 평온한 세계가 되었다고 한다면.


"-그래. 그거 잘 됐네."

"그치~."


 무심코 기분이 좋아진 벌컨은 갈던 손을 멈추지도 않은채로, 노래의 한구절을 굴리는 듯이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곡의 이름은 이미 기억하고 있지 않고, 가사도 전부 부를 수 있지 않다. 하지만, 전에 미노스에서 유행한건 확실하고, 하루 사이에 집이나 번화가, 어딘가의 상점에서 들을 일이 있었던 듯한.


 -그니까, 누구나 한개쯤 마음속에 담고 있는 단순한 노래다.


 케오베는 눈을 감고 벌컨의 노래를 듣기 시작한다.


 케오베가 어째선지 이 노래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벌컨은 물론 알고있다.


 그리고 케오베는 좋아하는 노래를 계속 듣고 있으면 누군가가 부르고 있다는 사실에 안심해서 얼마 못가 잠에 든다는 사실도 물론 알고있다.


 이대로 계속 부른다면 공방에서 잠에 든 '케짱'을 안은채로 용골 블록에 가게 될꺼라는 사실도 이해하고있다.


 하지만 벌컨은 무엇하나 경계할 필요가 없어진 자는 얼굴을, 다른 사람에게 일부러 보이려하지 않았다. 


 지금 이렇게 케오베가 조용히 숨소리를 내면서 자게 만드는 신기한 노래의 사실을, 아미야에게도 박사에게도 아직은 알려줄 생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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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4 12:03 늦었지만 6화에 통일해서 이프리트가 자신을 지칭하는 말과 케오베를 부르는 말을 수정하고 통일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