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이 평온해지고 안정되자 골든글로우는 다시 저축을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작은 가게를 어디에 차리느냐가 아니라 어머니에게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



이전에는 먹고 살기도 힘들었지만 이제는 생활비를 보조할 능력이 생겼다는 것을 깨달았다.자신의 새로운 저금을 보낸 뒤 곧 어머니로부터 답장을 받았는데, 편지에는 정상적인 인사와 집안 근황 외에 내용에 숨겨놓은 계속해서 반복되는 당부도 있었다.



딸이 밖에 혼자 있는지, 감염자인지, 갑자기 돈이 생겼는데 위험한 일을 하는게 아닌지 걱정되어서다.



어머니의 걱정을 덜기 위해 두 번째로 돈을 보낼 때, 최근 로도스가 빅토리아 북쪽 국경에 있는 것을 감안하여, 자신이 집에 가볼 수 있는지, 아니면 어머니가 정말 마음을 놓을 수 없다면 형제자매와 함께 로도스에 와 볼 수 있다는 편지를 썼는데, 그 안에 골든글로우가 가족들을 위한 여비로 돈을 넣었다. 그러자 몇 주 뒤 로도스에 한 무리의 필라인 방문객이 찾아왔다.

골든글로우은 또 다시 그녀의 가족을 만났다. 군중의 맨 앞에 있는 사람은 지쳐보이고 불안해 하면서도 의연해보이는 필라인 부인이었다.


그녀가 사랑하는 어머니다.



모녀가 재회하는 모습은 늘 감동적이지만 가족이 다시 모이는 것은 더욱 감동적이다. 골든글로우가 무심결에 어머니의 품 안에 안기자 더이상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울었지만 전혀 눈치채지 못했고, 이 대가족들이 모이자 로도스의 통로가 막혀버렸다.

숙소로 돌아와서 골든글로우는 로도스의 상황을 간단히 설명했다. 오는 도중의 접대와 딸의 이야기를 통해 이 곳을 반신반의하던 그리트 부인은 마음 속의 무게를 내려놓고 자녀들에게 특산물을 꺼내라고 하여 골든글로우에게 건네주었다. 그리테 부인의 골든글로우를 제외한 여덞 명의 자녀들이 다 같이 이번 여행을 위해 많은 특산물을 준비했기 때문에 상자가 많아서 골든글로우의 숙소를 거의 가득 채웠고, 골든글로우의 간청으로 인사부 오퍼레이터들도 이례적으로 선물을 받았는데 그들도 크고 작은 상자들에 파묻혔고, 숙소 전 구역의 오퍼레이터들도 증정 대상이 되었다......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겨우 이 가족들에 의한 소동이 끝났고, 로도스는 방문객들을 위한 임시 숙소를 마련했다. 골든글로우도 어머니와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골든글로우가 떠난 뒤 그리트 부인은 봉급을 더 많이 받는 직장을 구했고 자녀들도 성년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아직 넉넉지 않지만 딸 치료비도 부담할 수 있게 되었다. 떠나기 전에 그리트 부인은 골든글로우를 집으로 데려오려 했다. 모녀간의 정이 깊어서 딸이 밖에서 고생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로도스의 실제 모습를 확인하고 몇 년 간의 이야기를 들은 뒤 그리트 부인은 딸의 의사를 존중해 로도스에서 자유롭게 발전시키기로 결심했다.

빅토리아는 골든글로우에게 줄 수 없지만, 로도스는 가능하고, 딸도 이 기회를 결코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부인은 잘 알고 있다. 그렇게 가족들의 동의를 얻어 정식으로 목표를 잡은 골든글로우는 로도스에서 공부하고 일을 하는 것을 기점으로 앞날을 상상하게 되었다.

비록 이 땅이 여전히 암울하다 하더라도 적어도 이때만큼은 수지 그리트의 눈에 보이는 것은 맑고 빛나는 미래였다.








가난하고,
애써 차렸던 가게도 불타버리고
고통만 받았던 핑댕이 애껴주지 않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