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시가 타준 커피를 마시며 평화로운 점심을 보내고 있던 때였다. 

이게 얼마만에 느끼는 평화인지 켈시와 대화하는 것 조차 즐거운 느낌이 든다.

 

'이거, 맛이 이상한데..' 

 

"켈시 혹시 커피에 이상한거 넣은건 아니지?" 

 

내가 켈시를 못믿는건 아니지만 이 커피의 향은 뭐라고 해야할까... 

 

'좀 구수한데?' 

 

그렇게 나쁜 향은 아니지만 좀 이색적인 향이다.

 

"박사, 내 종족이 뭔지는 기억하겠지." 

 

"? 그야 필라인이잖아?" 

 

'왜 당연한걸 묻지?' 

 

그녀의 머리위에 달려있는 귀와 긴 가운의 끝자락을 삐죽하게 튀어나온 꼬리만 보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녀가 필라인 이라는 것을 눈치 챌수 있을 것이다 

 

"지금 네가 마시고 있는 커피는 루왁커피다." 

 

"루왁?" 

 

루왁커피라니, 어디선가 들어본적이 있는듯 한데.

그래, 인터넷에서 분명 고양이의 배설물로 만든다고 했던... 

 

'잠깐, 켈시는 내게 루왁커피라고 말했다. 루왁커피의 재료는 고양이의 배설물...그리고 그녀는 필라인, 그럼 지금 내가 마시고있는건...' 

 

사고가 도달해서는 안될 영역까지 도달하자 나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농담이다 박ㅅ.....”

 

"....으아악! 아니야!!!!!" 

 

정신을 차리자 눈앞에 보이는 것은 딱딱한 철제 책상과 보기만 해도 목이 아플 정도로 아득히 쌓여있는 서류들의 탑, 그리고 나를 어이없다는 듯이 쳐다보는 한 푸른머리의 소녀 

 

"...꿈이였나." 

 

아침부터 영 재수가 없네. 

 

'그냥 액땜 했다고 생각해야지 뭐.' 

 

"일어났어? 아주 요란하게도 자던데. 뭐, 그런 모습은 처음봐서 그런가 신선한 느낌이라 나쁘지 않았어." 

 

"꿈을 꿨거든, 아주 죽여주는 꿈을.“

 

정말 여러 의미로 죽여주는 꿈이였다. 

 

"어련하시겠어요~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는거 같은데 커피라도 타줄게" 

 

"됐다. 모스티마, 차라리 나를 죽여." 

 

그런 꿈을 꿨는데 커피를 마시라고? 

 

'진짜 죽는게 낫지.' 

 

아직도 그 충격이 가시질 않는다. 

생각해보면 이상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뭐? 켈시랑 즐거운 대화를 해?’

 

그 언어장애고양이가 사람 기분을 안상하게 하면서 대화를 할리가 없잖아.

이것도 저것도 다 말이 안되는 일 투성이였다.

 

"어디 아파? 천하의 박사가 커피를 거절하다니." 

 

"그냥...마실 기분이 아니야." 

 

"진짜 기분이 안좋나보네? 그러면....내 가슴이라도 만질레?" 

 

ㅡ푸헙!허어억!

 

나는 커피대용으로 마시던 빅토리아산 얼그레이 홍차를 그대로 공중에 분사했다.

 

‘아 시발 이거 사일라흐가 준건데.’

 

되게 비싼 차라고 말했던것 같은데. 대강 한잔당 1000용문패가 넘는다고 했나?

1000용문패면 대강 3인 가족 삼일 식비가 넘는데.

 

“푸흡, 박사 그렇게까지 당황한 거야? 은근 쑥맥이네?”

 

‘이대로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아침부터 기분 뭣같은데 나를 놀리다니, 이건 참을수가 없다.

 

‘사일라흐, 네 홍차의 원수는 내가 꼭 갚아줄게!‘

 

이런 건방진 아이들을 상대할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있는데, 바로 약점을 노려 한방에 넉다운 시키는 것이다.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를 수도 있으니까 내가 예시를 보여주자면

 

"권유는 고맙지만 너 만질 가슴도 없..." 

 

ㅡ퍼엉 

 

커다랑 굉음과 함께 푸른 아츠에너지가 내 앞을 컵을 박살냈다. 

 

“박사, 그렇게나 타천사의 힘이 궁금했던 거야?”

 

워후, 효과 죽이네. 바로 반응이 오잖아.

 

‘근데 나도 죽게 생겼네?‘

 

이런 앙증맞은 문제점이 조금 있긴 했지만 뭐. 그래도 말싸움은 내가 이긴 것 같으니까 상관 없지 않을까?

 

“미...미...미..ㅁ....미친놈아 니가 먼저 나한테 장난쳤잖아!”

 

분명 모스티마는 내 기분을 풀어주려고 장난친 것 같고 그렇게 기분 나쁜 장난도 아니긴 했지만, 그래도 아무튼 모스티마가 먼저 했으니까 내 잘못은 아니지 않?을??까?

 

물론, 제 3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냥 내가 혼자 발작하는 것처럼 보일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저 관점의 차이에서 나오는 사소한 오해일 뿐이다.

 

모스티마를 쳐다보니 어이가 없는지 아무런 말도 없이 나를 지긋이 쳐다보고 있다.

 

‘그래도 화는 풀어줘야겠지?’

 

그녀는 꽤나 중요한 대원이다. 사적으로든 공적으로든.

이상태로 보내버리면 분명 나중에 꽤나 고생하게 될 것이다.

 

“모스티마.”

 

“....”

 

“모스티마, 삐졌어?”

 

“.....”

 

“내가 미안해.”

 

“알긴 하는구나?”

 

“내가 기분이 안좋아서 너무 짖궂게 대했어. 한번만 용서해줘.”

 

“난 괜찮으니까 가서 그 우유통 큰 년들이랑 놀지 그래?”

 

‘쓰읍, 이거 단단히 삐졌는데.’

 

아침부터 내가 좀 심했던 것 같다.

그나마 성격이 좋은 모스티마라서 이정도지 까탈스러운 오퍼레이터에게 이런 식으로 대했다가는...

 

‘켈시한테 끌려가서 3시간동안 설교를 듣고 아미야한테 6시간동안 밀착감시 당했겠지.’

 

상상만 해도 끔직한 일이다. 

후환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지금 당장 모스티마의 기분을 풀어줘야 한다.

 

‘여기선 [앙증맞은 장난]을 사용하는 수밖에 없겠는데....’

 

나는 모스티마의 어깨를 붙잡고 눈과 눈을 마주보았다.

감정을 이용하는건 조금 양심에 찔리긴 해도 효과적인 방법이니까.

 

“모스티마, 우리 제대로 눈을 마주본게 얼마만이지?”

 

“뭐.뭔데 갑자기.”

 

벌써부터 화가 살짝 누그러든건지 아까처럼 날선 느낌은 아닌 것이 벌써부터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

 

‘여기서부터가 관건이다.’

 

아주 정신을 못차리게 흔들어주는게 중요하다. 

나는 그대로 모스티마를 뒤에서 살포시 껴안는 듯한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그냥 갑자기 그리워져서.”

 

“머,뭐,머머,,뭐가 그립다는거야?”

 

“네가 로도스 아일렌드에 처음 왔을 때 말이야.

그때는 참 귀여웠는데 말이야, 물론, 지금은 귀여운 수준이 아니라 아주...”

 

“자,ㅈ,잠깐 떨어져봐! 나 오늘 아직 샤워 안했어!”

 

그말과 함꼐 모스티마는 서류 한 장을 남겨놓고 황급히 어디론가 사라졌다.

 

아마도 자신의 숙소로 도망갔을 것이다.

그녀는 이런 간질간질한 분위기에 내성이 별로 없으니 엄청 혼란스럽겠지.

 

이성간의 사랑이라는 건 그녀의 험난햇던 삶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이야기였으니까.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내쪽에서 선을 넘어버리면, 어버버 하다가 저렇게 되어버리는 거고.”

 

‘뭔가 넘어가야할 때마다 이런 식으로 무마 하는건 좋지 않은데 말이지.‘

 

좀 쓰레기같긴 해도 역시 이방법이 재일 편하니까.

 

나는 모스티마가 남긴 서류를 확인하기 위해 책상으로 향했고 

문앞에서 코피를 흘리고 있는 엑시아와 물고있던 포키를 떨어트린 텍사스를 발견했다.

 

“..세상에 그 모스티마 저렇게 쉽게, 완전 소녀잖아!”

 

“확실히 저렇게 쉽게 넘어갈줄은 몰랐다.”

 

‘이미 다 봐버렸나.’

 

이럴때는 뻔뻔하게 나가는게 그나마 최선의 선택이다.

 

“좋은 아침이야. 이거, 못볼 꼴을 보였네.”

 

“리더, 나는 가끔 리더가 여러등분으로 나눠지는건 아닐까 걱정스러워.”

 

“괜찮다 박사. 나는 일부다처제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무서운 소리는 이제 그만하고.

그래서, 여기까지 내얼굴 보러온건 아닐테고, 무슨 일 때문에 온거야?”

 

“리더, 우리는 모스티마 때문에 왔어.”

 

“그녀는 박사에게 서류를 전달해야한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자기가 가겠다면서 바로 사라졌지. 허나 돌아올 시간이 되어도 오지 않더군.

그래서 찾으러 왔다.”

 

“겸사겸사 리더 얼굴도 좀 보고!“

 

“사실 그쪽이 메인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확실히 모스티마가 귀여운 면이 있는 것 같다.

쿨한척하지만 사랑 앞에서는 한없이 소녀소녀한 여자라니...

 

‘뭐야 그거. 최고잖아.‘

 

나중에 키스라도 해주면 반응이 어떨지 정말 기대된다.

 

“그나저나 아침부터 리더도 꽤나 대범하던걸? 가끔 보면 리더가 사장님보다 더한거 같아!”

 

“확실히 그녀에게만 그런 좋은 짓을 하는건 부당하다. 다음에는 내게도 부탁한다.”

 

“할말이 없네.”

 

뭐 확실히 틀린말은 아니다. 적어도 엠페러는 공과 사를 구분했으니까.

 

“,,,아무튼 이 서류 전달하러 온거지?”

 

“수령했다면 여기에 사인을 해주면 된다.”

 

“아! 그리고 이번에 새로 들어오는 리베리는 내 언니랑 모스티마의 친구니까 잘 부탁해?”

 











 

피아메타랑 꽁냥거리는거 쓰고싶었는데 어쩌다 보니까 모스티마만 존나 나온거같에...

근데  이정도 퀄리티면 읽을만한가? 좀더 깔끔하게 잘써야 읽어줄만 하려나? 

중반부터 필력 꼬라박은 상태로 쓴거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