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샤믈라가 패배한 루트

추억하다

이샤-믈라는 실패했다.

그녀는 위매니의 처분을 태연히 받아들이지만, 살아서 싸우는 자신이 어째서 산송장같은 나뭇가지에게 패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어찌 되었든 간에, 그 싸움 이후로 그녀의 길은 더 이상 위매니가 찾는 방향이 아니다, 필요가 없어진 그녀는 자신을 봉인해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들고, 스카디라는 이름의 의식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

스카디는 꿈을 꾸었다.

꿈 속에서, 그녀는 조수를 일으키고 육지를 밟으며 대지에서 무언가를 찾으려 했다. 하지만 그녀가 여정을 준비하기 전, 꿈은 이미 조용히 막을 내렸다.

깨어났을 때, 기억은 꿈과 함께 사라졌다, 그녀는 무언가를 기억하려 노력했지만 머릿속에는 위매니의 배려만 전해질 뿐이었다.

그것은 그녀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그것에 속하지 않는다.

스카디 자신도 왜 동포에게 이런 생각을 했는지 알지 못한다, 그것들은 항상 친절했고 필요하다면 기꺼이 목숨을 바치기도 했다.

이런 행위에는 광신도 지배도 없다, 사심은 없으며, 평등만이 있다.

그러나 위매니와 함께하는 것과 위매니에게서 멀어지는 것 중, 스카디는 후자를 택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일종의 혐오감이 솟아났다, 죽음을 맞는다 하더라도 그녀는 시본의 동료가 되고 싶진 않다.

그 이유를 그녀는 잘 알지 못한다.

어떻게 시본이 자신의 동포를 싫어할 수 있겠는가?

스카디는 답할 수 없었다.

육지...... 육지......

잠재의식이 그녀를 육지로 헤엄치게 이끌었다.

그곳에 그녀가 보고싶은 사람이 있다.

왜 하나의 시본이 인류를 만나러 가고 싶어할까?

스카디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의 의식은 모든 측면에서 시본의 본능과 충돌한다, 심지어 자신의 행동에도 일관성이 없다.

그러나 그녀는 결국 해안 가까이 헤엄쳐 수면 위로 떠올랐고, 광활하고 끝없는 해변을 훑어봤다.

후드를 쓴 한 인류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기쁨을 느끼며, 자신도 모르게 그 인류의 얼굴을 회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함께했던 것을 조금씩, 그 뒤로는 어비설 헌터를, 에기르를, 바다를——

기억이 밀물처럼 밀려들어와 그녀의 마음을 무너뜨렸다.







털어놓다

아버지, 어머니, 형제자매.

울피안, 로렌티나, 글래디아.

과거, 현재, 미래.

스카디는 모든 것을 회상했다.

스카디는 모든 것을 잃었다.

인류에 속하지 않는 괴물, 해사에 속하지 않는 인류.

조수에 숨어,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상징을 겁에 질려 바라본다.

그녀는 나타나고 싶지만, 그녀는 나타나기 두렵다.

설령 박사가 그녀를 용서한다 해도, 그녀는 결코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멀리서 바라보며 마음의 빈자리를 조금이나마 채우는 것, 그리고 뒤이어 더 큰 죄의식에 파묻히는 것 뿐이다.

생존은 짐이 되고, 죽음은 너무 멀다.

그녀는 공허한 형상이 되었다.

……

스카디의 목에서 노래가 솟아올랐다.

그녀는 수천 번을 불러왔고, 매 음절과 매 발성은 완벽에 이른지 오래다.

그러나 지금 들어보니, 이 노래는 바닥에 떨어진 유리와 같다.

수천 조각으로 깨져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노래하고, 노래한다.

노래는 그녀의 가까스로 남은 본능이다.

노래로는 속죄할 수도, 슬픔을 가라앉힐 수도 없다.

그래도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노래한다.

마음의 떨림이 목소리의 음정을 가져간다.

눈물이 혀 끝에 떨어지고, 씁쓸함이 마음 속에 흘러든다.

목은 점점 빨갛게 부어오르고, 노래는 종종 오열에 끊긴다.

그래도 그녀는 여전히 노래하고, 노래한다.

그녀에겐 청중이 필요하지 않고, 청중을 바라지도 않는다.

만약 노래가 그녀의 삶에 남은 유일한 의미라면.

그렇다면 노래한다.

……

해안가의 박사는 무언가 들은 듯 고개를 돌려 바다를 보았다.

귓가의 파도 소리를 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할배갤펌

https://m.dcinside.com/board/hypergryph/1268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