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 오류 지적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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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고 또 한 시간을 날아서 발을 얹은 곳은 컬럼비아의 한 번화가에 자리잡은 공원이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짝을 지어서, 무리지어서, 혼자서 어딘가로 바삐 움직인다. 화려한 형형색색의 간판은 아직 아침인데도 어지러운 빛을 내며 돌고 있다.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와 건물 여기저기서 나는 음악 소리가 기묘하게 섞여 화음을 이루고, 그 위로는 가랑눈이 조금씩 떨어지는 생소한 풍경.


도전과 기회의 도시....라고 하던가. 온 테라의 사람들이 여기 모인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어딘가에서 놀 수는 있나?


"늦어서 미안, 박사."


옷을 갈아입고 싶다며 잠깐 자리를 비웠던 안젤리나의 옷차림은 외투는 그대로에 안에 입은 옷만 바뀌어 있었다. 외투 안에 덧입던 빨간색 짧은 재킷은 훨씬 가벼워 보이면서도 깔끔한 검정색 블라우스로, 빅토리아 근처의 식당에서 아침을 먹었을 때 얼핏 보았던 검정색의 두꺼운 짧은 바지는 무릎 위까지 올라오는 치마로 바뀌었다. 그 아래로 무릎 위까지 올라오는 검정색 양말 때문에 살짝살짝 보이는 하얀 피부가 더 도드라져 보인다. 들고 있던 가방은 어디 사물함에 넣어두었는지 보이지 않는다.


"멀리 오는데도 이렇게나 준비해 왔네."


"멀리 와서 노는 거니까."


"그래도 추울 거 같아."


"추우면 겉옷 잠그면 돼. 괜찮아. 이런 날씨에 이 정도면 아주 춥거나 하진 않아."


자기가 안 춥다면야 괜찮겠지만 보는 입장에서 걱정될 수밖에 없다.

괜히 감기라도 걸리면.


"근데 사람 엄청 많은데. 아까 너 옷 갈아입으러 갔을 때보다 더 많아진 것 같아."


"걱정하지 마. 최소한 길에서 다른 사람에게 치이진 않을 거니까."


자신있게 공원 출구 쪽으로 안젤리나가 앞서가고, 조금 처져 그 뒤를 따라갔다. 

이 인파 속에서 길도 모르는데 안젤리나를 잃어버리는 게 아닐까 생각하며 멍하니 걷던 그때 안젤리나와 부딪힐 뻔했다. 이쪽을 돌아보면서 난처한 듯 웃는데, 뒤로는 인파가 물처럼 흐르면서도 저마다의 방향으로 오간다.


"그래도 인파가 있으니 떨어지면 안 되니까....그, 조금만 붙어도 될까."


"그게 좋겠네. 떨어지면 못 찾을 거고."


안젤리나가 살짝 안심하는 것처럼 내 옆에 붙어서고, 그래도 떨어지지 않을까 싶어 나는 안젤리나의 어깨가 딱 좋은 높이라 오른손으로 끌어당기듯 잡았다.

가면 되려나? 하고 생각할 그때 내 왼쪽 허리를 당기듯 잡는 느낌이 들었다. 안젤리나가 자신의 왼팔을 내 허리에 둘렀다.


묘하게 쑥스러운 감각에 우리 둘 다 서로를 이끌지 못하고, 살짝 놓았다가 다시 팔을 둘렀다가, 눈이 마주치자마자 다른 데로 본다거나 했다.

수수로의 말이 신경쓰여서 괜히 의식하게 된다. 안젤리나에게 업히다시피 하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새삼스럽게.


"가자, 안젤리나."


"아, 그렇지. 시간 없으니까....어깨 잘 잡아줘, 박사. 길안내는 맡겨주고."


겨우 진정하고 보폭을 맞추어 인파에 섞여들어간다. 왠지 모르게 발걸음이 조금 무거웠지만, 반대로 인파에 휩쓸리지는 않고 있었다.

옆에 안젤리나가 있어서 더 신중하게 걸어간 탓이려나.




"오오, 훨씬 나은 것 같아."


"막 다르게까지 느껴지는 분위기는 아닌데."


옷을 갈아입고 피팅룸에서 나오자 안젤리나가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내 옷매무새를 섬세하게 잡아주기 시작했다.

점심 먹으러 갈 때까지 시간이 있다고, 안젤리나가 예약한 식당 아래층에 있는 옷가게에 잠깐 가자며 이끌려 온 참이다. 


지금 입은 옷은 정장 느낌이 나는 옷을 입어보라면서 위아래로 골라준 거다.


몇 벌을 갈아입어 보고, 하나 갈아입고 나오면 매번 옷매무새를 손질받고. 

또 어디서 찾았는지 한 벌을 가져와서는 슥 보더니 이것도 입어보라면서 건네주고.


옷을 고르는 내내 안젤리나가 즐거워 보였던 건 간만에 옷가게에 와서, 번화가에 와서 들떠있어서였으려나.


"여길 이렇게 하고, 단추는 다 잠그지 말고 하나만 풀고....소매가 꼬였어, 박사....됐다. 거울 봐봐."


안젤리나의 말대로 돌아서서 거울을 보니 평소 입던 옷보다는 확실히 깔끔한 느낌이다. 헐렁한 코트에 몇 달은 가볍게 입었을 와이셔츠와 바지 대신, 몸에 딱 맞춘 것 같은 옷을 걸치고 있는 내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평소의 얼굴에 다른 느낌의 옷의 조합이니 꽤 낯설다. 배색은 남색과 흰색이라서 막 신경쓴 게 아닌 것 같은데.


그런데도 새 옷이라는 생소함만 빼면 움직이기는 굉장히 좋은 것 같다. 정장은 뭔가 딱 몸이 긴장된다는 느낌이 있는데.

요즘은 이런 옷도 있구나.


"근데 남색은 너무....뭐라고 하지, 사회초년생 같은 느낌인데."


"그래도 이게 제일 무난해. 괜찮아, 괜찮아. 검정색은 또 너무 상복같아. 이걸로 하자."


20분 정도, 안젤리나가 가져온 옷들을 이것저것 입어본 끝에 몸에 맞는 걸 찾은 것 같다. 

조금 지치는 것 같은 느낌도 들지만 그래도 안젤리나가 즐거워하고, 나도 왠지 마음이 놓인다.


"입고 가도 돼?"


"어, 그럼. 문제없을 거야."


"그럼 먼저 계산할게. 너도 옷 보러 왔을 텐데, 볼일 보고 있어. 여기 이거 계산 좀 해 주세요. 이대로 입고 갈게요."


점원을 불러서 옷에 붙은 태그를 떼고 계산하니 간만에 사적으로, 나를 위해 돈을 쓰는 것 같은 느낌이다.

입고 왔던 옷은 점원이 개어서 종이가방에 넣어 주었다.


잠깐 숨을 돌릴 겸, 안젤리나가 의자에 벗어놓은 코트를 들고서 앉았다. 

안젤리나가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다양한 색상, 다양한 디자인의 스웨터를 가슴께 앞에 대보면서 거울을 보고 있었다.


"음...."


아무래도 안젤리나는 보는 눈이 있으니 뭘 골라서 조합해도 잘 맞아 보인다.

대충 색상을 좁혔는지 한 바퀴쯤 돌아서 다시 내 앞에 왔을 때, 안젤리나가 몸에 대 보는 옷의 색상이 줄어들었다. 빨간색과 검은색과 남색. 빨간색이 안젤리나의 얼그레이색 머리카락와 옅은 피부톤에 어울린다고 느껴지는 건 평소 입는 옷들도 빨간색 계열이 많아서려나.


근데 생각해 보니 이상하다.

조금 전에는 내가 하나하나 입어보게 하고, 옷매무새도 만져줄 정도로 옷을 고르는 데에 심혈을 기울였는데.


정작 자기 옷을 고를 때는 그냥 대보고선 고개를 갸웃거리고 다시 제자리에 걸어놓는다던지,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옷걸이째 들고 있고....옷을 몇 장이나 저렇게 들고 있으면 무거울 것 같은데. 거기다 옷가게를 두 바퀴는 돈 것 같은데, 가게에서 안 싫어하는 건가?


아, 아니면 그래도 보면 아는 정도라서 입어보진 않는 건가. 그래도 입어보는 게 자기 몸에 맞는지 어떤지 판단하기 좋을 텐데.


"안젤리나. 뭐 고민되는 거야?"


세 바퀴째 돌며 내 앞으로 온 안젤리나에게 물었다. 그래도 들고 있는 옷이 빨간색과 남색 두 색상, 그마저도 한 벌씩뿐인 걸 보니 많이 좁힌 모양이다.


"아, 박사. 빨간색 스웨터랑 남색 스웨터랑....어느 게 더 괜찮아 보여? 쭉 돌아봤는데 이 두 개 중 하나에서 고민하고 있기도 하고....혹시 내가 놓친 게 있나 하면서 보고 있었거든."


안젤리나가 하나씩 들어서 내 앞에서 몸에 대 보였다. 빨간색 스웨터는 살짝 작지 않나 싶을 정도지만 지금 입고 있는 검정색 블라우스와 비슷한 정도로 몸에 붙지 않을까 싶고, 남색 스웨터는 조금 더 품이 넓어서 포근해 보인다. 디테일하게 보자면 좀 달라 보이기야 하겠지만 큰 차이는 안 보인다. 특이한 건, 둘 다 목 아랫부분이 드러난다는 정도려나.


"그거 춥지 않겠어?"


아무리 스웨터라도 두꺼운 부분은 옷감이 덮고 있는 쪽이다. 더구나 목은 겨울에 움츠러들기도 쉬울 텐데.


"뭐, 목도리 두르면 되니까. 그거 아니고서라도, 일부러 드러내는 것도 있고. 덜 추울 땐 이렇게 입고서 안에 뭐 하나 덧입으면 돼."


"그러면 빨간색. 평소 입는 옷 같아서 익숙한 느낌이고, 겨울이면 그쪽이 좀 더 따뜻해 보여."


본인이 괜찮다고 하고 나름 이유가 있으니 나도 더 이상 쓸데없이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


"그럼 둘 다 할게."


그러면 굳이 나한테 물어볼 이유가 있었던가?

뭐, 어쨌든 둘 다 마음에 들었고 그냥 어떤 게 내가 보기에 좋아 보이나 물어본 걸 수도 있으니.


그래, 아직 성탄절 선물을 안 줬었지.

받고 입 닦을 수도 없으니 선물 겸 사주는 게 맞을 것 같다.


"내가 계산할게. 여기 죄송한데, 이것들도 계산해 주세요."


"어?"


내가 손에 든 외투에서 지갑을 찾으려 뒤적이던 안젤리나가 무슨 말이냐는 듯 내 얼굴을 본다.


"만년필 보답 겸."


"괘, 괜찮아! 내가 끌고 와서 사 달라고 하기엔....거기다 두 벌씩이나...."


사실 만년필이 얼마나 들었을지 몰랐기도 하고, 머리를 만져주거나 손톱을 만져준 일도 있어서 오늘 외출 비용은 최대한 내가 낼 생각이었다.

아침 식사는 식당 주인이 평소 안젤리나가 편지를 배달해주고, 한 번씩 머리도 만져줬던 보답에, 성탄절 선물 답례라며 돈을 안 받았고.


"괜찮아. 아직 성탄절 선물도 안 줬으니까. 이 정도는 내줄 수 있어."


"...."


안젤리나가 뭔가 말하려다가 살짝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옷을 든 채로, 나와 옷을 번갈아서 보다가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스웨터를 내게 건네주었다.

그러면서도 계속 옷을 건네주기를 몇 번이나 망설였지만.


"남자친구분이에요? 성탄절 선물인가요?"


계산이 끝나고 점원이 옷을 종이가방에 넣어 돌려주며 안젤리나에게 물었다.

남자친구....남자친구인가. 오히려 그것보다는, 굳이 말하자면 보호자려나. 잘 봐줘야 나이차이 많이 나는 오빠....라기엔 내가 불포족이 아니니.


"남자친구....어....아니요. 좀 사정이 복잡해서 얹혀지내고 있어요. 그래서 오늘 보답 겸, 바람쐬러 같이 나온 거구요. 이 사람 컬럼비아에 놀러오는 건 처음이거든요."


"아, 그렇군요. 사이가 좋아보여서 애인인가 하고 있었어요."


나이 차이가 많이 나 보일 텐데도 그렇게도 보일 수 있나.

사랑에 나이 차이는 아무래도 좋다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떨까 싶으니 말이지. 로도스 아일랜드에서의 시선도 있고, 무엇보다 안젤리나가 나를 그렇게 생각하는지도 알 수 없고.


"애인이 아니어도 가깝게 지낼 순 있으니까요."


"이런 날이니까 또 어떻게 될지 모르지 않겠어요? 어쨌든 성탄절 즐겁게 보내세요."


"언니도 수고 많으세요."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로 안젤리나가 점원에게 인사를 건네고, 나란히 가게에서 나왔다. 지금쯤 올라가면 점심시간에 맞춰서 식당에 갈 수 있겠다.


"아, 그렇지. 당황해서 잊어버리고 있었어, 박사. 옷 고마워. 소중히 잘 입을게."


"마음에 드냐, 고 물어보기엔 네가 직접 골랐으니 좀 아닌가."


"그래도 마지막에 골라준 건 박사니까. 혼자 왔으면 한 30분 정도 고민했을 거야."


안젤리나가 살짝 웃고는 담담하게, 남의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말했다.


"입어보고 고를 수도 없으니까 말이지."


"어?"


"입어보고 고를 수 없어. 옷은 입어봐서 살펴보고 골라야 하는데. 그리고 그렇게 하면서 내가 어떤 모습이 되는지 비교하는 재미이기도 한데."


왜, 라고 물어볼 틈도 없이 안젤리나가, 실내라 앞섶을 풀고 있는 외투 안 블라우스의 맨 위 단추를 하나 풀어 오른쪽을 들어보였다.

그 행동만으로 그 이유도 알 수 있었기에 속으로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안젤리나가 담담하게 이야기했기에 더더욱 안타까워서 밖으로 새어나올 뻔했다.


"뭐, 그래도 컬럼비아는 좀 나아. 아예 없다곤 말 못 해도 그나마 나 같은 사람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으니까. 사람 취급도 안 하는 것에 비하면 훨씬 좋지. 내가 나고 자란 시라쿠사는 아예 가게에 들어오지도 못하게 해."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단추를 여미고 이야기한다.

그 안에 어떤 엄혹한 현실이 있는지 알기에 까만 블라우스 속 그림자에 숨겨져 있는데도, 아니 그걸 내가 깨닫지 못했다는 사실에 스스로가 답답하다.


"그게 무슨...."


다만 감염자가 다른 나라에서 받는 취급을 생각하면 안젤리나가 말한 이 사정도 이해가 간다. 


어딜 가나 있을 박해.

도전과 기회의 땅이라는 이곳에서조차도 자유롭지 못하다.


그나마 다른 나라에서 당하는 것에 비하면 견딜 만하다는 걸까.


"됐어. 괜찮아. 박사랑 같이 쫓겨난 것도 아니고. 내가 들고 있다고 뭐라고 한 것도 아니고. 아무리 그래도 입어보기까지 하면 가게에서 싫어할 것 같아서 그러는 거야. 그 점원 언니가 그럴 사람은 아닌 것 같아 다행이었지만."


안젤리나의 이 말이라면, 어느 나라의 어떤 옷가게에서는 안젤리나가 감염자라는 걸 알고 들어봤던 옷을 다 사라고 윽박질렀거나, 그러지 않았더라도 안젤리나가 나가자마자 그 옷들을 버려버렸을지도 모른다. 안젤리나가 그 광경을 봤을지도 모를 일이고.


분명 즐거운 날이고, 그 기분에 이끌려 쇼핑하러 왔을 텐데.

쇼핑의 즐거움을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던 나조차도 돈 쓰는 게 재밌다는 건 알고 있다.


그 즐거움마저 로도스 아일랜드 바깥에서는 자유롭게 누릴 수 없는 것이다.

광석병이 그것마저도 앗아가 버렸기 때문에.


"그만 이야기해, 안젤리나."


"어? 듣기 싫어?"


더 듣고 있으면 오히려 내가 화가 날 것 같았다.

로도스 아일랜드 안에서만큼은, 감염자들은 그래도 자신이 감염자라는 사실을 잊고 일상을 살고 있다. 병에 대한 걱정은 품고 있을지 몰라도 먹고, 일하고, 동료들과 웃고 떠들고. 그래서 이번만큼 감염자가 일상을 잃는다는 걸 바로 옆에서 귀로 듣는 것은 더더욱 온몸이 시릴 것 같다. 


이 건물 밖에서, 이 도시 밖에서, 대지를 벗어나면 온몸을 찢어버릴 듯한 칼바람조차도 그 현실에 비하면 산들바람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 게 아니야. 즐거운 날이잖아. 그래서 일부러 같이 여기 멀리까지 데리고 와준 거고. 그러니까 오늘은 너도 잊어버리고 재밌게 놀라는 이야기야. 맛있는 것도 먹고, 구경하고 싶은 거 있으면 구경하고. 그래서 나왔잖아?"


"박사."


"오히려 네가 그런 쪽으로 의식하면 너도 부담스럽고, 재밌게 놀 수도 없을 거 아니야. 오늘만큼은 현실에 얽매이지 말자고. 만약 감염자라고 가게에서 널 못 들어오게 하면....내가 여기는 잘 몰라도 들어갈 수 있는 가게는 계속 같이 찾아줄 테니까."


그게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컬럼비아니까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뭘 생각해도 그래도 최악은 아니라는 게 그나마 다행일까.


"....알겠어. 그렇게까지 말해줄 필요는 없는데. 그래도 고마워. 설령 그렇게 못 들어가게 된다고 해도 옆에 박사가 있어서 조금이나마 괜찮을지도 모르겠네."


잠깐 잊고 있었던 현실 때문에 특별한 오늘을 망칠 수는 없다.

안젤리나도 오늘만큼은 그걸 잊고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걱정을 완전히 잊어버리도록 하는 건 나 혼자 어떻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서.

그래도 안젤리나하고 그 현실을 조금이라도 나누어 짊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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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 오류 지적 환영 


안젤리나 글은 쓰다 보면 마냥 밝게만은 쓰기 힘들어지더라

일상 생활 하나하나마저도 감염자라고 제약이 걸리는 게 많아지고.


왜 퍼퓨머 때는 그런 게 덜 드러났는가 하면 이미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안젤리나가 좀 더 중증인 것도 있고, 안젤리나 글은 전반적으로 바깥으로 나다니는 것도 많을 거라 더 강조될 거라 생각함.


나도 쓰면서, 구상하면서 퍼퓨머 때랑 너무 대조적이라 놀라게 되더라고. 이 정도로까지 갈리는가 하고.



근데 또 결국 쓰다보니 길어지네.

망해버렸고





이번에도 읽으러 와줘서 고맙고

기다려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