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방랑 백수 생활을 표현햇음

한국어로 명방곡 쓴 건 처음인데 국악풍이라 함해봄



가사

태양이 고개를 조아리고
짙푸른 고요가 찾아오면
어두운 속세의 구석에서
나 홀로 조용히 먹을 간다

산속의 새소린 유랑가
바람과 구름을 벗 삼아
수목의 내음에 취하자
불현듯 영감이 떠오르네

휘몰아치는 붓장난
한치의 망설임 없이
순백이 곧 도화지요
탁한 것은 먹물이라

어서 와라, 불청객아
물감이 빚어낸 나의 낙원에

그려라 그려라 이 세상을
이 붓이 닿는 곳 그 어디든
안개는 걷히고 볕이 쬐니
붓놀림을 멈출 수 없네

그리고 그리고 또 그려서
더 이상 보이는 게 없을 때까지
칠해라 칠해라 이 세상이 모두
나의 붓으로 검게 물들 때까지

휘몰아치는 붓장난
한치의 망설임 없이
순백이 곧 도화지요
탁한 것은 먹물이라

때가 왔다, 나오거라
물감이 빚어낸 나의 분신아

그려라 그려라 이 세상을
이 붓이 닿는 곳 그 어디든
안개는 걷히고 볕이 쬐니
붓놀림을 멈출 수 없네

그리고 그리고 또 그려서
언젠가 이 생이 다 한다 해도
내 영혼은 내 그림 속에
영원히 살아 숨 쉴지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