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전직 판사이긴 하지만...."

"근데 왜 이렇게...어...전투에 능숙한거야?"

페넌스가 로도스에 합류한 직후, 모의 전투 테스트를 마친

페넌스를 보며 박사가 물었다.

"잘 아시겠지만 시라쿠사는 조금...험한 동네니까요.

출퇴근하면서 몇 번인가 마주치고 나면 싫어도

자기 몸 하나 지킬 정도의 실력은 기르게 됩니다."

"오..."

걸치고 있던 자켓을 벗자 땀에 젖은 블라우스 아래로

페넌스의 검정색 속옷이 살풋 비쳐 보였다.

박사의 시선을 눈치챈 페넌스는 살짝 웃으며 밀했다.

"동의 없는 성적 행위는 범죄입니다, 박사님."

"법봉 집어들지 말아주세요..."

당황한 박사를 뒤로 한 페넌스는 건틀렛과 법봉을

케비닛에 집어넣은 뒤 서서히 블라우스의 단추를

풀어내렸다.

"하지만 동의한다면...합법이죠."

뒷걸음질치는 박사를 케비닛 쪽으로 몰아넣은

판사는 마치 사냥감을 바라보는 늑대와 같은 눈빛으로

박사를 바라봤다.

"박사님, 사실 저에게도 말 못할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잠시만요, 잠시ㅁ"

박사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페넌스는 박사의 손목을

잡아채 자신의 아랫배에 가져갔다.

"처음 판사 임명을 받은 뒤, 신념을 잊지 않기 위해

여기에 문신을 하나 새겼습니다."

박사는 무언가에 홀린 듯 페넌스의 블라우스를 살짝

들추고 아랫배를 보았다.

"가시나무와...천칭...."

"네. 여기에 문신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이제 당신을

포함해서 두 명이네요."

검은색 레이스가 달린 브레지어를 능숙하게 푸는 박사의

귓가에 페넌스가 달뜬 숨을 내쉬며 덧붙였다.

"레온도 모르는 비밀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