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식이 오퍼레이터 레코드내용보고 망상해봄

당연하지만 문제점 지적바듬...난 문학전공같은거 안핢



-제한된 기록-


 미노스의 지하미궁 테마의 '멀티미디어 밀실 프로젝트'는 오퍼레이터 팬텀의 참여 이후 폭발적인 호응을 보였으나, 행사 진행 마지막 날, 갑작스런 오리지늄 아츠의 폭주로 오퍼레이터 엘리시움이 부상을 입고 위디가 중태에 빠졌다. 다행히 이들의 상태는 금방 호전되었지만,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우리는 그의 아츠와 목의 장치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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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오후, 로도스 함선 갑판 위에 팬텀은 홀로 앉아있었다. 목에 재조정 된 장치를 살살 건드려보면서 조금씩 목소리를 내어본다.


"아, 아-"


정삭적으로 작동하는 모양이다. 다행히 현 시점에선 아무 문제 없다. 팬텀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저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았다.


"결국엔 우려하던 일이 일어나고 말았나..."


'그의 목소리는 재난을 불러온다ㅡ' 

프로젝트 마지막 날, 그가 미궁에서 연기하던 '공포'는 배역에 몰입한 그의 오리지늄 아츠의 급성 폭주로 형상화되어 엘리시움 일행을 습격했다. 엘리시움은 곧바로 이료부에 이송되고 위디는 3일정도 지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두사람은 '뭐 그리 큰 상처도 아니었으니까 됐다','악의가 있던것도 아니고, 예상 못 한 사고니까 괜찮다' 고는 말했으나 팬텀 본인은 상당히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둘에게 몇번이고 정식으로 사죄를 표하고는 갑판 위에 올라와 다시 홀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만약 내가 나를 통제할 수 없게 된다면 그때는..."


그는 극단에서의 일을 떠올렸다. 그의 노래는 무대 한가운데에서 울려퍼지고 객석은 광기와 피의 도가니로 물들어있었다. 팬텀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그 참극이 로도스에 재현되는 것이었다. 

그가 과거의 공포에 사로잡혀있을 그때, 뒤에서 그를따라 누군가가 갑판 위로 올라왔다. 위스퍼레인이었다


"여기 계셨나요 팬텀 씨, 함내 어디에도 안보이셔서 찾아다녔습니다."

"위스퍼레인, 혼자서 이런 곳 까지 올라온건가?'"

"네, 내부가 워낙 넓아서 찾는데 좀 걸렸습니다."

"...미안하군."


위스퍼레인은 팬텀 옆에 나란히 앉았다.


"폴리닉 씨도, 박사님도, 모두 당신을 걱정하고 계세요."

"조금 더 혼자 있고싶다."

"아직 며칠 전 사고를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건가요?"

"......."


팬텀은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그는 옷깃에서 가면을 꺼내들고는, 가면을 바라보면서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내 목소리는, 노랫소리는 종언을 불러온다. 이제껏 내 목소리에 숨이 멎어버린 인간은 셀 수 없이 많이 있었지."

"엘리시움 일행이 이정도로 끝난 것은 운이 좋은거다. 다음번에 다시 이런일이 생긴다면 그때는 나도 목숨을 보장할 수 없어. 너도 가능하면 나와 가까이 하지 않는 편이 좋아."


위스퍼레인은 팬텀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이번에는 그녀가 입을 열었다.


"...왜 그래야 하는거죠?"

"....뭐?"


팬텀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당황한 그는 그녀에게 다시 한번 강하게 자신을 피하라고 강조하였다.


"왜 그래야 하냐니, 위험하다! 숙련된 오퍼레이터라도 내 아츠는 치명적으로 작용하는데 너같이 허약한 자가 내 아츠에 말려들었다간..."

"무사하지 못하겠죠."

"그런데 어째서..."

"확실히, 팬텀 씨는 광석병의 상태도, 아츠의 위험성도 높은 편이에요. 그렇지만 그게 제가 팬텀 씨를 기피해야 할 이유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위스퍼레인은 침착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감염자들은 모두 2차감염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그게 아니더라도 감염되어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사람들에게 배척받고, 위협받죠. 저는 그런 감염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로도스에 의료부로 온 거에요. 제 안위 하나 챙기자고 의사 일을 시작한 것이 아닙니다."

"......!"


위스퍼레인의 말을 들은 팬텀은 머릿속의 안개가 걷히고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무리 허약하다 해도 그녀 또한 로도스의 오퍼레이터다. 몸이 허약할지언정, 그녀는 나약한 자가 아니었다.


"팬텀 씨가 저희를 신경써주고 계시는 것은 알고 있어요. 이런 사태를 염려해서 사람들을 피해다니는 것이겠죠. 하지만 팬텀 씨, 가끔은 저희들한테도 의존해주세요. 그러기 위해 있는 로도스잖아요? 저희도 팬텀 씨에게 그런 사고가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신경쓸테니까요."

"팬텀 씨, 로도스에서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위스퍼레인이 작게 웃어보이면서 하는 말을 듣고는 팬텀은 정신을 차렸다. 

그녀 말이 맞다. 자신은 로도스의 오퍼레이터임과 동시에 광석병 환자이기도 했다. 그들은 자신의 광석병이 심해지는 것을 두고 보지 않을 것이고, 또한 자신에게 문제가 생겨도 그들은 전력으로 자신을 저지해 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어둠에 사로잡혀 그녀의 의지를 깨닫지 못한 자신에 수치심을 느낀 그는 위스퍼레인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런가, 깨닫지 못하고 있던 것은 내 쪽이었나....감사를 표하지 위스퍼레인, 너의 로도스의 의료부로써의 마음가짐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고 말았군, 오늘 내가 네게 한 말은 부디 잊어다오.

"괜칞습니다, 그정도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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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씩 주고받은 그들 사이에 잠시동안의 정적이 흐른다. 어색한 공기 속에서 잠시 망설이던 팬텀은 화제를 바꾸기 위해 위스퍼레인에게 지난 휴가기간에 무엇을 하였나 물어보았다.


"그러고보니, 너는 요 힌달 동안 영화를 볼 것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아, 네. 저는 요 한달동안 영화를 몇 편 보러갔었어요."

"어떤 내용인지 기억하나? 몇 개 선정해서 내게 들려주지 않겠나? 스포일러 같은건 신경쓰지 않는다."

"네, 기억하고 있어요. 일주일 전에 본 영화인데요..."


위스퍼레인은 그녀가 보러 갔던 영화들 중 한 편의 이야기를 간단히 말해주었다. 

필라인 평민 청년과 리베리 귀족 아가씨가 서로 눈이 맞아 사랑에 빠졌지만, 신분의 차이로 인해 정식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한다. 그러다 감염자들의 폭동으로 아가씨의 집안이 무너지고, 아가씨의 목숨이 위협받는 순간 필라인 청년이 나타나 그녀를 구해낸다. 그리고 둘은 멀리 사랑의 도피를 떠난다는, 매우 보편적이지만 대중적인 이야기였다.


"이 영화에서도 감염자들을 폭동의 주체로밖에 묘사하고 있지만, 대중들의 평가는 괜찮은 편이에요. 역시 감염자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을 바꾸기에는 아직 갈길이 멀다고 느꼈습니다..."

"그렇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생생했어요. 개개인의 감정선 묘사가 자세하게 나타났고, 대중적인 아름다움을 잘 담아낸 것 같아요."


위스퍼레인의 소개를 들은 팬텀 영화의 한 장면에 대해서 추측해 보았다.


"그들이 도망친 곳은...한밤중의 시간대에 숲속, 혹은 드넓은 황야같은 인적이 드문 곳으로 사라졌나?"

"네, 그걸 어떻게...."

"관객들에거 인물들이 지난날을 청산하고 아무도 찾지 못하는 곳으로 무사히 도망쳤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자주 쓰이는 배경이다. 과거 비슷한 업종을 해 왔어서 어느정도 추측할 수 있지."

"그래, 마치 지금과도 같은 밤하늘 아래에서..."


어느 새인가 날이 저물고, 밤이 찾아왔다. 밝게 빛나는 만월의 달빛 아래에 둘은 나란히 앉아있었다. 


"네게 있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무었이었나?"

"가장 유명했던 장면은 필라인 평민이 아가씨를 구해내는 장면이지만 저는 둘이 도피하기 직전에 춘 춤이 인상적이었어요. 아가씨는 이전에 이미 무도회에서 춤을 추는 장면이 나왔지만, 고난 끝에 서로 만난 두 사람이 춘 춤은 마치...."


위스퍼레인은 말을 하다가 말고 달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자신이 하려던 말도 잊은 채 감상에 푹 빠져있었다.

팬텀은 그런 그녀의 표정을 보고는 그녀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춤을 춰 보고 싶은 것이라면 내가 도와줄 수 있다."

"ㄴ,네,네??"


위스퍼레인은 깜짝 놀라면서 정신을 차렸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제..제가 춤을 추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였나요?"

"그래, 이야기가 나오자 금방 빠져들더군. 도저히 관심이 없다고는 생각하기 힘들어서 말이지. 쓸데없는 오지랖이었다면 못 들은 걸로 해다오."

"아뇨, 딱히 싫다는 건 아니지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가 된 그녀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하지만...저는 그런거 잘 못하는걸요, 전에 로도스에서 행사할 때에도 다른 분이랑 한번 맞추어 보려다가 스텝에 못 따라가서 발이 꼬이고...."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 건가? 레이디 한 명 에스코트 하는 것 정도는 어렵지 않다."

"정말요? 그럼, 실례가 되지 읺으신다면..."


위스퍼레인은 팬텀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오늘 밤 동안만...제 파트너가 되어주실 수 있나요?"

"물론이지 미스 위스퍼레인, 내가 스텝을 맞춰주겠다."


하나 둘, 하나 둘, 고요한 밤의 장막 속에서 그와 그녀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서로의 페이스에 맞춰가며 스텝을 밟기 시작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발이 빠른 편이 아니라서..."

"아니, 잘하고 있다. 이런 느긋한 페이스도 나쁘지 않지"


파울비스트의 날갯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고요한 심야에 오직 두 종류의 발소리만이 울려퍼졌다.

언제부터 왔는지, 뒤편 갑판 끝자락에 미스 크리스틴이 나타나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야옹."


무대 위의 달빛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하나둘 스텝을 밟는 둘의 무용을, 그녀는 관객이 되어 몸을 웅크리고 꼬리를 흔들면서 가만히 바라보았다. 

이 공연은 미스 크리스틴에게 있어서 최고로 우아하고 아름다운 공연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본인은 영화전문가가 아니라서 정말로 그런 전개가 되는지는 모른다. 그냥 나라면 이렇게하지 않을까 하고 해본 것 뿐

그리고 은근 해사삐약이가 수요가 있어보이던데 hoxy...

 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