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토급 전함이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강력한 전함이라는 사실은 아마 모두가 동의할 거야.


18.1인치 구경의 무지막지한 주함포와
16인치에 달하는 주장갑대 두께,
7만톤에 달하는 배수량은

그 어떠한 전함도 비교를 불허하는 수준의 스펙이지.


같은 시기 유럽의 전함들은 15인치 주함포와 14인치 정도의 장갑, 4만톤 배수량 정도에서 놀고있었고

미 해군 최후이자 최강의 전함인 아이오와급도 16인치 주함포, 12인치 장갑, 5만톤 정도의 배수량이었던 

걸 보면, 그야말로 야마토급은 체급부터가 다른 전함이었다고 할 수 있어.


그런데....


일본 제국의 온 국력을 기울여가며 벼려낸 이 두척의 전함은

그야말로 무슨 소설 속 전설의 도검 장인이 평생을 갈아가며 벼려낸 전설의 두자루 명검같은

떡밥 덩어리 전함이었기에


온갖 일뽕들은 찬양하고 추켜세우고 신격화하고 헐도록 빨아대며 억빠를 해댄 반면,

그 무식하게 들어간 자원에 비해 한 것도 없고 전적도 초라했고 비행기따위?에 맞아죽은탓에

온갖 지나가던 사람들이 대충 주워들은 속설로 억까를 해대고 자만심의 상징, 자원낭비, 삽질소리를 들어가며

온갖 억까를 당하기도 했고,

이런 온갖 억빠와 억까의 향연이 인터넷을 타고 검증되지 않은채 부풀려지고 재생산되고 하다보니....



조금만 찾아봐도 누구는 일본제국 최대의 삽질이라고 평가절하하고 누구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명품 전함이었다고 평가하는 둥

이게 시발 같은 배를 논하는건지 헷갈릴 정도로 온갖 속설과 억측이 난무하는 전함이기도 해.


마침 최근 야마토떡밥이 또 돌기도 했고 이미 자매함인 무사시는 나와있는 만큼, 

오늘 바로 그 온갖 억측에 둘러싸인 전설의 야마토급의 실체에 대해 논해보려고 해.


이게 진짜 일본제국 최고의 삽질덩어리인지

아니면 시대를 잘못 만난 불운의 명품 전함인지

아니면 근본부터 잘못된 이론의 사생아인지

그 판단은 이 글을 읽고난 뒤의 벽붕이들에게 맡길게.


1. 야마토급 전함의 뿌리 - 함대결전사상



야마토급 전함의 유래를 논하기 위해서는 일본 해군의 전투 교리이자 핵심 사상이었던

함대결전사상을 빼놓고는 논할 수가 없어.


함대결전사상이란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말 그대로 대규모 함대 결전 한판 화끈하게 벌여서 전쟁의 승패를 가른다는 거야.

'상륙전 하고 육상전 하고 공방전 하고 질질 끌어가며 국력 소모하는 개판 총력전을 하는대신, 우리 남자답게 서로 전함 싹 끌어모아서 한판 화끈하게 해전 벌여서 일기토 해서 쇼부치자!'

같은 느낌이지.


누가 사무라이의 나라 아니랄까봐 나라끼리의 싸움도 한판 일기토로 결정하기로 한거야.

근데 일본이 딱히 소년만화 로망에 젖어서 이런 주장을 한 건 아니고, 꽤나 그럴싸한 이유가 있었어.


근본적으로 일본은 체급이 딸리는 나라였어, 아무리 아시아 나라중에 빠르게 산업화에 성공했다 한들

당시 날고기던 대영제국 프랑스 독일제국 러시아제국 앞에서는 체급은 귀여운 수준이었지.

그래서 일본은 한번 그런 유럽 열강들과 장기전에 말려들어가면 절대 살아남을수가 없었어.


근데 그 작고 귀여운 아시아 변방의 나라였던 일본이

유럽의 괴수 러시아 제국을 발라버리는 사건이 일어나.



바로 러-일 전쟁(1904년) 이지.

위에서 설명한 나라간 체급차이로 장기전으로 가면 무조건 일본이 말라죽을 수 밖에 없었던 전쟁이었지.



그런데 쓰시마 해전에서 일본 해군이 러시아 해군을 상대로

그야말로 인류 역사에 남을 대승리를 거두어버리고

이를 계기로 더이상 전쟁을 지속할 의지를 잃어버린 러시아 제국은

일본을 상대로 굴욕적인 조약을 맺을 수 밖에 없었어.

 

이 사건을 계기로 온 유럽은 충격에 휩싸였고 일본을 더이상 동방의 작은 나라가 아닌

러시아 제국을 상대로 승리한, 자기들과 대등한 제국주의 열강으로 인식하게 돼.


근데....일본의 찬란한 승리 이면에는 여러 어두운 진실이 숨겨져 있었지.

위에서 말한대로 쓰시마 해전에서 이긴 덕에 충격먹은 러시아가 GG쳐서 전쟁을 이기기는 했지만

그 전에 뤼순 공방전 등 러시아 제국과 벌인 그 단기간의 전쟁만으로도

이미 탄약소모량과 미친듯이 쏟아부어야 했던 자원을 일본 제국의 경제는 버틸 수가 없었고

실제로 쓰시마 해전이 일어날 무렵 일본의 경제는 이미 붕괴 직전 수준이었어.

 위에서 말한 체급차이로 인해 조금만 소모전으로 가도 일본이 말라죽는다는 점이 그야말로 적나라하게 드러난거지.

심지어 러시아 견제한답시고 일본이랑 동맹 맺은 그 대영제국이 돈을 존나게 퍼준건데도 저런거임.

저 쓰시마 해전이라는 도박수가 실패했더라면 아마 일본이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GG 쳤어야 했을 지도 몰라.


그렇게 러일전쟁으로 자신들의 국제적 위상이 떡상하고, 체급 큰 상대도 한판 해전 결전으로 꺾어버릴 수 있다는 달콤한 사실을 맛본 일본이 더더욱 저 함대결전 뽕에 빠지는건 별로 안 이상하지 않을까??


우리나라도 따지면 그야말로 파죽지세로 밀리던 임진왜란을 이순신장군이 혼자 한산도대첩으로 일본 수군 보급 허리를 꺾어버린거 이상의 뽕이겠지.


저 뽕에 더불어 위에서 말한대로 조금이라도 전쟁 질질 끄는순간 자기들 경제가 체급차이로 어떤꼴이 나는지 뼈저리게 느낀 일본은 저 함대결전 뽕에 빠지다 못해 거의 맹신, 광신의 수준으로 가게 되어버려.


'앞으로 어떤 상대건 우리는 한판 대규모 해전을 벌여서 화끈하게 쳐발라버리고 충격먹은 상대가 항복하는것만이 살 길이다'


따라서 이 함대 결전만이 일본 제국이 살아남을 방법이라고 확신하게 된 일본은 온 나라의 돈을 해군에 쏟아부어가며 강력한 해군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게 되지. 


2. 야마토급 전함의 뿌리 -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



그런데 그런 일본에게 한가지 변수가 생겨.


바로 1차대전이 끝난 후 채결된 워싱턴 군축조약이야.

1차대전의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큰 원인중 하나로 꼽히는게 대영제국과 독일제국 간의 해군 건함경쟁이야.

독일제국이 대영제국의 제해권에 도전장을 내밀며 온 국력을 쏟아부어 강력한 전함들을 뽑기 시작했고

당연히 제해권이 곧 목숨줄인 대영제국도 이에 질세라 미친듯이 전함을 찍어낸거지

결국 1차대전은 영국의 승리로 끝나고 위대했던 독일제국 대양함대의 꿈은 스캐퍼플로우에 가라앉아버렸지만

이를 계기로 전세계 열강들은 서로 이겨먹겠다고 미친듯이 전함 찍어내다가는 1차대전 같은 재앙을 피할 수 없을꺼란 인식을 공유하게 돼. 그리고 동시에 전함이 보통 비싼무기가 아니란말이지? 그야말로 나라의 국력을 기울여가며 만들어야하는 물건들인데 저런식으로 서로 경쟁하듯 찍어내면 경제가 버틸수가 없어. 하물며 1차대전 치르느라 이미 경제 박살난 유럽 국가들에게 있어서는 또 새로 전함을 경쟁하듯 찍어내는건 미친소리였지.


그래서 "서로 자꾸 경쟁하며 찍어내봤자 서로 건강에만 안 좋고 새로운 전쟁의 원인이 될 텐데, 우리 사이좋게 배 숫자랑 성능 제한하기로 약속할래요?" 한게 워싱턴 군축조약이야.


근데 이 워싱턴 군축조약은 단순하게 너 10척 나 10척으로 제한하자. 콜? 하는 그런 단순한 협정은 아니였어.

조약 당사국들은 이 이상 전함을 무한정 찍어내는게 싫었던거지, 당시 지니고 있던 제해권이나 전략적 우위는 지키고 싶었거든.

그러니까 예를 들어 대영제국은 당시 막 1차대전 승전국으로써 전세계 최강 해군을 거느리고 있었고

미국도 막 거대한 해군을 뽑아둔 상태에 막대한 경제력을 지녔는데

체급도 딸리고 아직 해군 규모도 적은 일본제국이랑 

10척:10척:10척 제한을 둬서 서로 평등하게 하고 싶진 않았겠지?


'야, 우리 솔직히 싸우면 내가 이길꺼 알잖아. 작정하고 미친척하고 전함 뽑으면 내가 니 두세배속도로 뽑아낼 수 있어.

근데 우리 서로 둘다 그짓 하기 싫으니까...나 전함 5척제한, 너 3척 제한. 그럼 서로 돈 무한정 안 부으면서도 여전히 내가 유리한 채로 평화가 유지되겠지. 뭐, 불만있어? 너 체급 딸리는거 알지?? 우리 눈치껏 하자 응???'


....같은 느낌인거지.


뭐 진짜 저정도로 단순하진 않았겠지만 여차저차한 이유로 최종 확정된 워싱턴 군축조약 결과에 따라


일본제국은 영국,미국에 이은 해군 열강으로 인정은 받았으나, 위에서 말한 이유로 해군 규모 비율에 큰 제한을 받게 돼.

무려 영국이나 미국 해군의 60% 정도로 해군 규모가 제한받아버렸어.



3. 야마토급 전함의 뿌리 - 잠만 우리 좆된거같은데요




자...지금까지 1번과 2번을 보았으면 이 시기 일본제국이 굉장히 큰 딜레마에 빠졌음을 이해할 수 있을거야.

함대결전사상에 따라 일본제국은 장기전으로 질질끄는대신

한판 대규모 함대전 일기토로 적을 꺾어버리는걸 기본 사상으로 정했고

이를 위해서는 온 국가 힘을 쏟아가며 그 일기토를 승리할 수 있는 강력한 해군을 보유하는걸 목표로 해야해.

근데 워싱턴 군축조약의 결과 일본은 가상 적국인 영국과 미국에 비해 해군 규모에 제한을 받았어.


그니까...해군 일기토에 모든걸 건 나라 주제에, 미해군이나 영국 해군보의 60% 규모로 제한을 받았어.

이시발 이거 큰일났거든요

어디 100% 대 80% 정도도 아니고 60%???? 이건 가망이 없는 싸움 수준이야.

간단히 생각해서 미국이랑 1대1 싸움이 난다면

일본해군이 그 좋아하시는 함대결전을 벌여서 전함 6척을 끌고나오면 미국은 10척을 끌고나타나서 일본함대를 가볍게 때려부술거란 말이지.


일본은 이 차이를 메우기 위해서 진짜 온갖 개똥꼬쇼를 하게 되는데 일본의 그 유명한 산소어뢰도 바로 이걸 위해서 개발된 무기야.

미국의 전함 10척중 몇척을 오는길에 산소어뢰로 가라앉혀버리면

정작 함대결전 일기토 해전에 도착하는 미군 전함의 수를 줄일 수 있겠지!! 하는 생각 하나로.


그렇게 온갖 잠수함에 야간 구축함 뇌격에 산소어뢰펀치에 개똥꼬쇼를 다 개발 해봤지만

그 모든걸 다 합쳐서 일본 해군이 내린 결론은


'저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면 60% 대 100% 싸움에서 60% 대 80% 까지 줄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였어.


그니까 위에서 말한 일본vs미국 6척 vs10척 싸움이 나면 저 미국 전함 10척중 두척 정도까지는 오는길에 야간뇌격이나 잠수함이나 등등으로 가라앉힐 수 있을것같다는거지


그렇게 눈물겨운 노력을 했는데도 6척vs8척. 일본이 불리한 싸움이야.


4. 야마토급 전함의 뿌리 - 초강력 전함의 꿈

이 상황에서 골머리를 앓던 일본이 내린 결론은...

'결국 애써도 6척vs8척 싸움이라면, 그 6척중 한두척이 1대3을 해도 이길정도로 존나쎈 전함이면 되는거 아님?'

이었어.

그니까 모든 전함이 대충 비슷한 스펙이면 당연히 6대8 싸움을 지겠지만,

만약 그 일본 전함 중 두세척이 존나쎈 스팩이라면???

걍 쎈 정도가 아니라 혼자서 미군 전함 세척을 상대로도 갈아마실 정도로 쎈놈이라면????

이기지???않을까????????



5. 최강 전함의 꿈



농담이 아니라 진짜 영국 미국 전함들 상대로 1대3을 떠도 이길 수 있도록 일본제국은 말 그대로 가능한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서 가능한 최강의 전함을 만들기 시작해.

1920년대부터 일본은 당시 일본 제철기술로 만들수 있는 최대규모의 함포 제작을 실험했고,

사진은 그 과정에서 제작된 18.9인치 대포야. 각종 실험 결과

당시 일본 기술력으로 '안정적인 품질로' 생산 가능한 최대규모 대포가 18.1인치 45구경장 함포인걸로 결론났고

이 함포가 야마토급 전함의 주포로 채택되었어.

이 함포를 사용한 각종 설계한중 6만8천톤 배수량, 증기터빈을 이용한 최대속력 27노트, 16인치 주장갑대와 8-9인치 갑판장갑을 두른 무지막지한 설계안이 채택되었지.


6. 철저한 비밀 속에서 탄생하다



근데 이 계획에는 큰 문제가 있어. 일본이 만드는 걸 미국이나 영국이 마음만 먹으면 못 만들까???

지금까지야 미국 일본 영국 전함 스펙이 다 워싱턴 군축조약에 따라 엇비슷한 수준으로 제한되었는데

일본이 우리 6대8싸움 이겨야 하니까 저 제한 좆까고 1대3 떠도 님들 전함 갈아마실 킹왕짱울트라캡슈퍼 전함 만들꺼임

하면 미국 영국도 똑같이 어어 저놈들 조약깨노 우리도 조약 제한 훌쩍넘은 슈퍼전함 만들꺼임 하지 않을까??

그럼 더이상 일본이 꿈꾼 슈퍼전함 vs 좆밥전함 이 아닌

슈퍼전함vs슈퍼전함 싸움이 되어버릴거고 그마저도 미국과 영국의 공업력으로 일본보다 더 빠르고 더 많이 찍어낼거니까

일본의 이 계획이 누설되는 순간 그날로 일본 제국의 계획은 물거품이 된다고 봐도 좋아.

그래서 강력한 전함이라면 보통 나라의 자랑거리, 국가의 상징 수준으로 사랑받고 홍보되고 온갖 엽서 1면을 장식하겠지만

정작 그 유명하디 유명한 전설의 야마토는, 그 존재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 채, 비밀리에 건조되었어.

설려 스파이들이 문서를 빼돌려도 헷갈리도록 18.1인치 주함포도 공식 문서에는 15.7인치 함포로 기록하는가 하면, 

건조 장소를 아예 통째로 건물로 덮어버려서 건조 과정도 볼 수 없게 했어,

완성 후에도 절대 홍보하지 않고 타고있는 승무원들한테조차 니네 전함에 달린거 16인치 함포임 이라고 구라쳐서 일본군 수뇌부를 빼면 그 야마토함과 무사시함에 타서 직접 대포를 쏘면 승무원들조차도 야마토함이 가라앉던 그 순간까지 지들이 쏘던게 16인치 포라고 철썩같이 믿고있을 지경이었어.

다른건 몰라도 일본의 이 야마토급 기밀유지 작전만큼은 대성공을 거두어서 미국은 야마토급 전함의 스펙을 훨씬 낮추어 예상했고, 

(각종 첩보와 정찰로 야마토급의 길이는 대충 알아냈는데 폭을 한참 틀려버림. 그래서 훨씬 배수량은 적고 16인치 함포 9문을 장착한, 노캐 사닽 아이오와 사이 어딘가 정도 전함으로 예상함)

그 낮추어 예상한 스펙의 야마토를 카운터치기 위해 계획되었던 전함들이 몬태나급 전함이야.

(만약 미국이 진짜 야마토의 실체를 알았더라면 카운터로 도대체 무슨 괴물을 계획했을지....?)

2차대전이 끝나던 날 까지도 항공사진 비교해가며 야마토급이 진짜 18인치가 맞음???하며 머리 긁적이고 있었을 지경이니 

다른건 다 실패한 일본제국이지만 이거하나만큼은 성공했다고 봐도 좋아. 아이고 대단하다 사쿠라 엠파이어!!


7. 한 게 없는 전함, 한심한 최후

근데 그렇게 온 일본제국의 국력을 쏟아부어가며 그잘나신 함대결전사상의 핵심으로 개발된 야마토급은

2차대전동안 뭘 했을까?

뭐 1대3도 이긴다며. 가서 노캐 워싱턴 사닼하고 일기토 떠서 다 가라앉혀버리고 다녔으면 전설로 남았을텐데...

일본군이 계속 아직 결전의 때가 아냐 하고 묵히던건지뭔지 그 전함부수고 다니라고 만든 슈퍼전함 야마토는 전쟁 거의 내내 전선에서 떨어진 후방에서 둥둥 떠있으며 해상 호텔 노릇이나 했어.

그나마 작전에 참가했을때도 구축함 어뢰피해 달아난다던가 영 시원찮은 모습만 보였고

미국의 경항모 갬비어 베이 한척 공동격침한게 전과의 전부야.

전함 깨부수고 다니라고 만든 전함 치고는 너무나 초라한 킬카운트네.

그렇게 전쟁 내내 애지중지 스크래치 하나라도 날까 후방에서 아낌받던 무사시와 야마토는 

지들이 노는사이 일본해군은 다 갈려버렸고,

가망이 없어지자 차례차례 한 척씩 사실상 자살임무에 던져져서 비행기 수백대한테 복날 개맞듯이 두드려맞고는 가라앉아.


8. 전설이 되다?

앞서 말했듯이 야마토급은 2차대전 끝날때까지 내내 비밀에 부쳐졌고

심지어 일본측 자료나 문건도 일본이 패색이 짙어지자 각종 다른 비밀병기 자료와 함께 소각해버려서 머 남은게 없음.


전적도 없고 홍보도 거의 안했고 기록도 말소된 이런 전함이 어떻게 유명하겠어. 2차대전 끝나던 순간까지도 대다수 일본 국민은 지들 나라가 인류 역사상 최대급 전함을 두척 건조했다는건 꿈에도 몰랐을거야.


그렇게 대중의 인식 안중에도 없던 야마토급이었지만, 전후 각종 일본 우익단체나, 국민 자긍심 되찾는 목적, 일뽕, 우주전함 야마토 애니의 모티브 온갖 영화 등등으로 대대적으로 선전되기 시작했고 실제로도 어디 전설의 명검같은 탄생 스토리랑 스펙 덕분인지 아님 특유의 간지 때문인지, 인지도는 삽시간에 일본은 물론 해외로도 번지기 시작했어.


한것도 없고 대중에게 알려진적도 없었던 주제에 이 배들은 졸지에 일본 국가의 자긍심,  일뽕 밀덕들의 만년 우상,

영원한 논쟁 떡밥거리, 2차대전 해전 관련 게임에 빠질 수 없는 아이콘, 가장 대중에게 널려진 유명한 전함 중 하나가 되어버렸어. 죽고 나서야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다니 아이러니해라.


9. 누구 잘못이었을까?

결국 야마토급 전함의 장황한 시작과 초라한 끝은, 누구의 잘못이었을까?

일본이 꿈꾼 1대3 의 무적전함까지는 아닐지 몰라도 최소한 실제로 대전 당시 거의 모든 미/영 전함과 1대1 대결을 벌여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건 확실해.

그런가하면 함대결전사상 자체가 어느정도 잘못된 사상이기도 해. 양측 함대가 한날 한시에 모여 대결전을 벌인다고 누가 보장하지? 미군이 오는길에 산소어뢰 몇대 맞더니 전략상 후퇴를 해버린다면?

반대로 야마토급 자체의 잘못이 아닌 부분도 있어. 설계 시대상 고려 못한 부분도 있고.


야마토는 일본 제국의 자만심이 만들어낸 삽질일까? 홍보빨로 전후에 뜬 거품이었을까?

유일한 해결책에 매달리던 광적인 군국주의 집단의 필연적 결과였을까?

설계 자체는 명품이었지만 너무 늦게 완성된 탓에 항공기의 희생양이 된 전함인걸까?

무능한 일본 수뇌부가 아닌, 유능한 주인을 만났다면 무쌍을 찍었을 수도 있었을까?


결국 야마토에 대한 평가는 벽붕이들에게 맡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