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아주르레인 나라에 있는 유니온이라는 마을에 앤붕이라는 자가 살았다고 한다


앤붕이는 자신의 함랑들을 한돌 없이 절약런을 시킬 정도로 악랄하여, 유니온 마을에서도 가장 욕심이 많은 자로 소문 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앤붕이는 새로운 노예 함랑을 얻기 위해 큐브 1개를 들고 건조를 하러 밖에 나갔다가 실수로 넘어져 근처 연못에 큐브를 빠뜨려버렸다


앤붕이는 고작 큐브 1개를 잃은 것에 나라 잃은 김구 마냥 꺼이꺼이 울기 시작했고


이윽고 연못 속에서 보긁하던 산신령이 도저히 참지 못하여 앤붕이 눈앞에 나타나 자초지종을 묻게 되었다



그렇게 하여 자초지종을 듣고 보니 이 자의 사정도 참 딱한지라,


자신을 몽소풍(夢咲楓)이라고 부르는 산신령은 이미 녹아버린 큐브 대신에 


정말로 원했었던 함랑 하나를 만들어 주겠노라고 달래주었다



산신령이 녹아버린 큐브에 주문을 외우니, 갑자기 연못이 빛이 나기 시작하며 거기서 한 명의 함랑이 나타났다


그 함랑은 머리에 내고미미가 달렸으며 "윾끼까제사마 나노다!"라고 외치며 재빠른 몸놀림을 보여주었다


이를 본 앤붕이는 '이는 중앵에서만 볼 수 있다는 비렴(蜚蠊) 같은 생존력을 자랑하는 구축함이렸다!'라고 곧 바로 알아차렸지만


이것이 너가 진정 원했던 함랑이었냐는 산신령의 물음에는 그렇지 아니하다고 답하였다



이윽고 산신령은 그 함랑을 다시 되돌린 후 다른 주문을 외웠고, 그러자 다시 한 번 연못이 빛이 나더니 또 다른 함랑 한 명이 나타났다


이 함랑은 로야루 마을의 전통의복인 매이도복을 입고 있었으며 


싱긋하게 웃으며, "주인님, 부르셨나요?"라고 앤붕이를 맞이하려 하였다


이쁘고 심성도 고와보이면서, 무엇보다 빅찌찌를 가진 함랑의 모습에 앤붕이의 남근도 빨딱 섰지만


곧 바로 진정시키고 산신령에게 "이 또한 제가 원했던 함랑이 아닙니다"라고 답하였다



할 수 없이 그 함랑 또한 돌려 보낸 후 고심 끝에 산신령은 다시 한 번 주문을 외우더니, 이번에는 빛이 덜하면서 연못에서 수수한 유니온 함랑 하나가 나타났다


이 함랑은 앞서 나타났던 두 함랑에 비해 유니온 의장을 갖고 있다는거 말고는 초라하기 그지 없었지만


앤붕이는 기뻐하기 그지 아니하며 "이 함랑이 제가 정말로 원했던 함랑이었습니다"라고 답하였다


이 대답을 들은 산신령은 "이렇게 욕심 없고 정직한 자를 보게 되다니!"라고 기뻐하며 화답하였다



그러나 사실 영악한 앤붕이는 옛날에 이런 식으로 여러 함랑을 선물 받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 일부러 존버하고 있었던 거였다


이를 알지 못했던 산신령은 기뻐하며 이 함랑 뿐만 아니라 앞서 나왔던 두 함랑 또한 모두 주겠다고 말하였다


다만, 큐브 1개로는 한 명의 함랑 밖에 불러내지 못하니 이 모두를 스까서 주겠노라며 주문을 외우더니


여태까지 나왔던 함랑들이 서로 섞이면서 근본 없는 모습의 새로운 함랑이 되어 나타났다



예상했던 것과 다른 결과를 보게 된 앤붕이는 이 근본 없는 함랑이 무엇이냐고 산신령에게 따졌지만


산신령은 "귀엽자나요!"라는 말 한마디와 함께 사라져버렸다


할 수 없이 이 근본 없는 함랑을 데리고 마을로 돌아오자 


마을 사람들은 이 기이한 함랑을 보며 "저것은 중앵의 함랑 아닌가", "아니, 매이도복을 보니 로야루의 함랑이다", "귀여우니 된 거 아닌가", "줘패고 싶다" 등 


저마다 수근대기 시작하였다



그러던 와중 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틀딱 지휘관이 나오더니 


"이 아이는 머리에 중앵의 내고미미가 있으며, 로야루의 매이도복을 입고, 유니온의 의장을 가졌으니 그야말로 최강의 함랑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하였다


이는 지능 낮은 흑우들 중에서도 프라임 등급 흑우의 말이었지만 앤붕이 또한 지능이 낮아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였다



다음 날, 앤붕이는 유니온 마을 모든 지휘관들을 불러 모은 후, 자신의 새로운 함랑의 성능을 보여주겠다고 선언하였다


표적지에 전탄발사를 해보라는 말에 떽떽거리는 함랑을 보니


'가뜩이나 찌찌도 없는 년이 시키는 일마다 떽떽거리구나'라고 생각하며 화가 머리 끝까지 오른 앤붕이였지만


이미 되돌릴 수는 없다 생각하여 풀코스 요리를 해줄테니 해달라고 달래주었다



그러자 팡! 하는 소리와 함께 함랑의 의장에서 탄막이 발사되더니 


솔라빔 마냥 함랑의 몸 주변에서 흩뿌려지기만 할 뿐, 표적지는 커녕 지나가는 만쥬 한 마리도 맞히지 못하였다


이를 본 다른 지휘관들은 모두 웃음을 터뜨리며 "이런 근본 없는 함랑을 보았나!"라며 저마다 비웃기 시작하였다


수치심에 얼굴이 붉어진 앤붕이는 '안 그래도 성격 개차반인 년이 성능마저도 꾸졌구나!'라고 마음속으로 외치며


도야가오를 짓는 함랑을 줘패기 시작하였다



실성한 모습으로 "아까 그 성능 좋은 함랑은 어디갔느냐!", "빅찌찌 함랑으로 다시 태어나라!" 같은 말을 외치면서 


근본 없는 함랑을 줘패는 앤붕이를 보고


마을사람들은 '어찌하여 없는 것을 바라겠는가'라는 뜻으로 그 함랑을 하무망(何無望)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으며


앤붕이와 하무망은 유니온 마을 최고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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