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랑 그다지 관련 없는 내용이고 세줄요약 아마 불가능할 거 같음.


일단 본인 전공이 조선공학이기도 하고, 지금은 유체 연구 쪽 일을 하고 있어서 건조공학 관련해서는 손 놓은지 진짜 오래되긴 했는데 영어로 간략하게 설명해놓은 게 있어서 내가 쓴 것+ 그 중에서 일부만 들고와봄.


일단 예전에는 용골이라는 게 배의 구조하중을 거의 도맡아서 지탱하는 구조물이었던지라 당연히 크고 아름답게 만들었다.

근데 요즘은 예전같은 의미의 용골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도 됨. 그래도 용골: Keel이라는 단어는 관행적으로 많은 곳에서 빠질 수가 없는데, 예를 들어서


Keel laying: 선박의 기공을 의미함. 요즘도 선박의 거래에서 기공일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상당히 의미가 큼. 예전에는 용골이라는 구조물을 까는 문자 그대로의 의미였는데 지금은 첫 구조부재 철판을 위치하는 시점을 뜻함.

Even-keel: 배의 종방향 경사가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파도가 없는 정수중(당연히 실제로는 불가능하지)에서나 가능

keel clearance: 선저와 해면 사이의 거리를 의미한다. 항구는 무작정 깊게 만들수 없기 때문에 배의 흘수도 거기에 제약을 받음.

Bilge Keel: 선체에 길다랗게 달려있는 돌출된 홈? 같은 구조물인데 배의 횡동요(roll)를 저감해주는 장치임


.... 등등 여러가지가 있다.


아무튼 요즘은 예전같은 의미의 Keel을 만들 수 없는데,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선박의 대형화다.

북해 기준으로 가장 흔한 해상상태는 5~6인데, 5 기준으로 파도의 파장은 140.9m, 유의파고는 3.25m 정도임. 6인 파장이 좀 더 길다.

이게 왜 배랑 관련이 있냐면, 배가 대형화되면서 파장하고 배의 길이가 같은 경우가 매우 흔해짐.

해양파에서 파정(파도의 높은 부분)이 배의 선수와 선미에 각각 있을 때나 배의 중앙에 있을 때 배는 엄청난 하중(정확히는 모멘트)를 받게 되는데, 몇만톤씩 되는 배의 종하중을 견딜 수 있는 단 하나의 구조부재를 만들 방법은 없다. 사실 가능하긴한데 그런 걸 달았다가는 짐을 못 싣겠지. 그래서 종방향 구조부재 (longitudinal girder)랑 횡방향 구조부재 (lateral girder)가 선각과 함께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근, 현대적 의미의 구조부재로서 용골은 어떠한 세가지가 있냐면...



1. 평판형 용골: Flat Ke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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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을 항해하는 선박들에 많이 쓰이는 방식이긴 한데, 아마 앞으로는 줄어들거임.

왜냐면 요새는 충돌시 안정성등등을 이유로 거의 모든 선박들에 이중선각이 요구되는 추세거든. 심한 경우 삼중 선체로 가려는 움직임도 있다. 아무튼 이 방식은 저렇게 중앙 구조부재가 선체를 가로질러 배치됨. 종방향의 부재 아래에 용골이라고 부르기는 하는 철판이 깔리기는 하는데 당연히 목조선 시대의 용골과는 거리가 매우 멀다.





2.  Bar Keel



이거 한글로 뭐라고 해야하냐? 아는 애들은 나한테도 좀.

아무튼 저 방식은 목조선에서 강철로 선각을 만들기 시작한 과도기에 주로 쓰인 방식임. 여기까지는 어떻게 보면 용골이라는 게 본질적인 의미로 존재했다고 할 수 있을 거 같다. 아직 착저의 위험성이 큰 소형 배들의 경우 쓰이긴 하는 방식임.

2중 선각으로 만들었다가는 구조부재의 검사나 유지보수가 좀 까다로운 방식이라 당연히 단일 선체에서만 쓰인다.





3. Duct Keel 



이것도 한글로 모르겠다. 학부 때 건조공학에서 용골따위 취급도 안 했다고!

아무튼 이건 이중선각으로 설계된 대형 선박에 가장 많이 쓰이는 방식인데, 저게 작아보여도 중앙 부재(Center Girder)들 사이가 대충 1.8m 정도까지 된다고 보면 된다. 배가 워낙 커서...

저렇게 만들면 구조적 강도 외에도 장점이 있는데, 선체를 가로질러 파이프 같은 걸 놓기 용이하다는 거임. 





그래도 요약을 하라고 하면

용골이라고 부를만한 구조물은 이제 이 정도 남아있는데... 아무튼 당연히 옛날같은 의미의 용골은 없다.

배가 대형화되고 소재가 바뀌면서 자연히 없어지고 관용적 의미만 남았다고 보면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