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 네이비의 정기 티타임에 어떠한 안건이 처리되고 있었다.

 

그것은 메이드의 보수 교육 캠프의 안건이었는데 최근 메이드들의 시중에 실수가 많다며 이는 귀족들의 수치로 이어진다는 포미더블의 강력한 주장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최근에 열린 각 진영들 간의 교류회에서 지휘관의 시선이 로열 네이비의 긍지 높은 아가씨들에게 가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 메이드들의 수준 낮은 안목이 문제에요! “

 

당당하게 주장하며 포미더블은 스콘을 입속에 들이밀고 있었다. 벌써 다섯개째인데 준비한 스콘이 다 떨어진 것을 확인한 벨파스트가 셰필드를 쳐다보며 주방에 가서 더 가져오라는 다급한 시선을 던졌다.

 

“ 어머, 포미더블 목소리가 조금 높군요…”

 

“ 죄..죄송해요 언니 저도 모르게 그만 흥분을 하고 말았군요 “

 

얼굴을 살짝 붉히며 내숭을 떠는 포미더블 그런 동생을 얼굴에 미소를 지어주고

 

우아하게 홍차를 한모금 들이킨 러스티는 잠시 숨을 고르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주장했다.

 

“ 최근 들어 메이드들의 기강이 해이해진 것은 사실이지요 “

 

“ 메이드들의 기강? 나는 잘 모르겠는데? “

 

퀸엘이 정말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자 포미더블이 흥분하면서 대답했다.

 

“ 그거야! 여왕님 전속 메이드는 벨파스트 잖아요! 셰필드나 퀴라소 같이 유능한 메이드들은 킹조지급들이나 후드님이 사용하고 있고 저는 수준 낮은 다이도급 클래스… 그날도 말이죠 여왕님! 골라온 드레스도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간신히 고르고 골라 입은 건데 지휘관께서는 눈길 하나 주지않으셨고… 교류회에서 저희 메이드대대가 행사를 책임지고 진행하기로 했는데도 시리우스 그 멍청한 년… 아.. 아니 그 멍청한 메이드는..! 또 접시를 깨뜨리지 않나! 시리우스 뒤에 있는 저를 쳐다보시지도 않고 곧바로 시리우스한테만 다가가서 괜찮지 않느냐며 손을 잡아주시는거 아니겠어요? 이건 치욕이에요! 저 일러스트리어스급 삼녀 포미더블, 긍지 높은 로열레이디의 이름을 걸고 메이드대의 흐트러진 기강 이대로 가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


" 동감이에요 "


조용히 홍차를 음미하고 있던 후드는 근처에 있던 셰필드에게 조용히 시선을 던지고는 퀸엘을 보며 말했다.


" 최근 지휘관의 관심이 로열 레이디가 아닌 이글 유니온 진영에 가있는건 사실이죠. 브레머튼이라고 하나요? 그렇게 가슴이 다 드러난 옷을 입고... 상스럽게... 그 사람은 자유라고 말하지만 그녀들은 예의와 우아함을 모르는 짐승들이랍니다. 저희 로열 레이디들이 그런식으로 저급하게 접근해야겠어요? "


" 맞아 요즘 하인놈 그 핑크머리 왕가슴에게 한눈팔려 있는건 사실이야 "


음음 동감하는 퀸엘이었다. 


" 후후 정말로 날카로운 통찰력이시네요 여왕님, 그런데 생각해보면 말이죠 저희는 항상 로열 네이비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관리를 하고 있답니다. 저희는 변한게 없다는 말인데... 지휘관님의 관심이 떨어진 다는 건.. "


순간 눈을 가늘게 째며 시중을 들고 있던 벨파스트와 셰필드를 보며 후드는 이렇게 말했다.


" 저희는 바뀐게 없는데 지휘관님의 관심이 떨어졌다..? 이건 저희를 시중드는 메이드들의 수준이 떨어져서 저희를 잘 보필하지 못해서 빛이 나지 않는것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


셰필드가 딸기잼을 발라준 스콘을 들고 있던 포미더블도 찬성의 한표를 던졌다. 곁에 있던 러스티도 찻잔을 들어올리며 같은 한표임을 어필하였다.


" 음... 그래? 나는 별로 느끼지 못한다만 그대들이 그렇게 주장한다니 별 수 없지! 벨 내 깃털펜과 종이를 들고와 "


무언가 일이 커다랗게 잘못되어가고 있음을 느낀 벨파스트는 로열 레이디들의 강한 눈치에 한마디 말도 못하고 퀸엘의 필기구를 가져왔다.


" 음 그러면... 우선 교육 캠프니까 음 상반기 긴급예산을 편성해서.. "


" 아뇨 여왕님! 그건 잘못되었어요! 메이드들의 질적 저하를 왜 저희 예산으로 처리하려 하나요? "


포미더블이 강하게 항의를 했다. 그런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러스티도 일이 잘 흘러간다는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주장하였다.


" 맞습니다. 여왕님 생각의 재고를... 문제의 본질은 메이드들의 질적 저하가 문제입니다. 무릇 교육이란 그녀들이 직접 배우고 실천해야 의미가 있는것이지요... 예산을 사용하지 말고 그녀들의 인건비로 처리합시다. "


" 여왕님 그.. 그건...! "


듣다못한 벨파스트가 다급하게 목소리를 내었지만 러스티의 제지로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버렸다.


" 무엇이 불만이죠 벨파스트? 당신의 잘못으로 저희는 모항 내의 타 진영들에게 망신을 당했답니다. 애초에 메이드 대대의 잘못이 맞다고 결론이 나버린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벨? 지금 주제 넘은 행동인건 알고 계시나요? 당신은 메이드, 지금 메이드 주제에 저희 로열 레이디들의 우아한 티타임에 목소리를 크게 내다니요? "


러스티는 우아하게 홍차를 한모금 한 뒤 말을 이어나갔다.


"아, 지금보니 당신이 문제였네요 최근 지휘관과 가깝게 지내더니 저희를 가볍게 보고 이런 교류회에서 이런 망신을 준것이지요? "


" 아닙니다 러스티님 "


" 그동안 벨파스트 당신이 로열 네이비에 보여준 충성심과 희생정신에 저희가 눈이 멀었군요, 이것도 당신의 계략인가요 후후 메이드 대대에 자원하여 지휘관님의 시중을 드는 핑계로 붙어 다녀서... 저희를 망신주며 건방지게 안주인 행세를 하려는 속셈이었네요. "


" 정말이야? 벨? "


퀸엘은 이제 알아차렸다는 듯이 벨파스트에게 날카롭게 대답을 요구했다.


" 아닙니다. 여왕님, 러스티님 저는 절대로 그럴 음흉한 의도로 지휘관님의 시중을.."


" 듣기 싫어요! 명령이에요 조용히 하세요! 당신은 제 귀여운 막내 동생인 포미더블에게 망신을 주었어요 그럼에도 친히 교육을 다시 시켜 일하게 만들려고 했는데 그것마저 싫다고 하니 정말로 저희를 우습게 보는군요"


러스티는 정중하게 일어나 퀸엘에게 다소곳하게 인사를 하며 정식 안건을 제기했다.


" 존경하는 여왕님에게 미천한 저 일러스트리어스가 한가지 안건을 올립니다. 메이드 대대의 교육 캠프를 설립할 것을 요청합니다. "


" 음 좋다. 벨에게 그런 속셈이 있을줄은 내 생각지도 못하였다! 메이드 보수 교육 캠프의 설립을 허가하마! 교육 캠프에 들어갈 모든 예산은 메이드들의 인건비로 충당하기로 한다! 교관은 음... 누굴 시키지..? "


" 마침 유니온 진영에 하무망이라고 유능한 메이드가 있다네요 "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벨파스트를 슬쩍 쳐다보며 러스티가 건의했다. 


하무망...! 하무망이라니 그 작자가 우리 메이드들을 교육시키는 교관이란 말인가? 이루 말할 수 없는 참담함에 감정 조절을 하지 못하고 고개를 팍 숙인 벨파스트를 보며 로열 레이디들은 멍청한 여왕 몰래 서로를 쳐다보며 승리의 미소를 짓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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