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숙청 일으켜서 소련인 수백만을 갈아버린 걸로 악명높은 독재자새끼 스탈린


스탈린이 대숙청을 일으킨 이유는 주로 이새끼가 권력에 미쳐서 절대권력을 만들겠다고 급발진하다 소련 전체를 밀어버린 대삽질을 한 걸로 설명됨


아마 벽붕이들로 그렇게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함


근데 이건 50년대에 나온 개틀딱 이론이고 70년대 중반에 나치 독일이 노획한 스몰렌스크 문서고 자료가 연구되기 시작했는데 이 때 이루어진 연구 결과 + 소련 붕괴 이후 풀린 자료 등을 기반으로 새로운 이론이 등장해서 그걸 한 번 소개해 보려 함


간단 요약: 대숙청은 중앙집권적 근대국가를 지향하던 소련과 스탈린이 중앙당 및 지역당의 기강 해이 상태를 바로 잡아내기 위해 수행한 몇 가지 노력들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대폭발을 일으킨 것이며, 스탈린의 거대한 권력 장악 음모라는 기존의 이론은 실체가 불분명하다


우선 "숙청"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소련은 우리와 꽤 다르게 정의하고 있었음


소련에서 숙청이라는 단어는 청소라는 뜻으로도 쓰이는데, 그렇기 때문에 정치적 박해보다는 질이 안 좋은 당원을 정기적으로 솎아내는 개념에 가까움


1929년에 트로츠키를 쫓아내고 권력을 잡은 스탈린은 1929년과 1933년 두 차례 숙청을 진행했는데, 이때 당원들의 현황을 조사해보니 아주 꼴이 가관임


당 사무실에서 이름 없는 당원증을 빼돌려서 폴란드나 독일에 팔아먹는다던지, 당원이 죽었는데 당원증을 가족들이 계속 써먹으면서 배급 특전을 챙겨먹는다던지, 비리나 횡령으로 쫓겨났는데 당원증 가지고 다른 동네로 가서 꺼드럭거린다던지 하는 일이 매우 흔했고 전반적 당원의 질도 매우 떨어졌음


당원의 질이 얼마나 떨어졌냐고? 1929년 숙청 때 쫓겨난 당원들의 37%는 러시아 기준으로도 술을 너무 많이 쳐마시고 일을 그르쳐서였음


특히 스탈린이 집권한 후 5개년 공업화 계획으로 관료제가 존나 커졌는데, 여기에 행정업무 처리할 능력은 있던 듣보잡들을 데려다 일을 시켰더니 경제고 정치고 뭐고 제대로 하는 일이 없음


이를테면 우랄권에서 제철소 수주 경쟁에서 승리하려고 없는 광맥들을 만들어내서 중앙 정부에 올리는 보고서에 주작질을 친 적도 있고, 각지에서 보고서 조작에 생산 장부 조작 등 온갖 막장스러운 일들이 막 일어났음


그런데 이게 시베리아 한가운데 시골 얘기도 아니고 러시아에 붙어있는 우랄산맥권이나 스몰렌스크 같은 데 얘기였는데, 그럼 훨씬 떨어져있는 중앙아시아나 극동지방은 얼마나 개판이었겠냐?


그리고 1934년 기어코 일이 터짐


당원도 아닌 새끼가 다른 곳도 아닌 레닌그라드 당 사무소의 경비를 가짜 당원증으로 속여먹고 중진 당원 세르게이 키로프를 암살한 거임


(기존 이론에서는 키로프가 온건파였으며 그 때문에 스탈린이 제거했고 대숙청하려고 주작질을 친 거라고 주장하는데, 소련 붕괴 이후 문서를 뒤져보니 얘는 스탈린의 착실한 따까리 1호였으며 레닌그라드에서 성당 존나부수고 다녔던 게 밝혀짐)


다른 곳도 아니고 소련의 손꼽히는 대도시 레닌그라드 한가운데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으니 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일이니? 그래서 공산당은 1935년 신규 당원들의 입당을 막아버리고 각 지역에서 당원 명단을 확실히 조사하라고 명령을 내림


근데 씨발 이걸 처리할 당원새끼들 상태가 메롱이어서 존나지연됨 ㅋㅋㅋㅋㅋㅋ


답답해서 중앙에서 까보니까 목록에 이름은 있는데 실체는 없는 새끼, 존재도 불확실한 새끼, 이미 뒤진 새끼 등등 명단 상태가 나아진 게 하나도 없는 거임


그래서 스탈린이 빡쳐서 근무태만, 비리 등을 저지른 당원들을 솎아냈는데, 이 과정에서 또 지역 당의 상급 당원들이 지역 NKVD와 유착해서 지 부하들한테 덤터기를 씌우고 쫓아낸 거임


참다못한 스탈린은 공산당 내부에서도 급진파라고 불리던 즈다노프를 기용함


즈다노프와 스탈린이 합작해 지방분권 소비에트 사회에서 중앙집권 국가로 소련을 발전시키려고 만든 게 호이에 중점으로 등장하는 스탈린 헌법임 (1936)


이때 중앙당에서는 파벌 싸움이 한창이었는데, 기존 해석에서 주장하는 스탈린 vs 스탈린 반대파가 아닌, 스탈린파 안에서 또 지들끼리 쳐싸우는 중이었음


몰로토프 칵테일로 유명한 몰로토프의 급진파와 오르조니키제의 온건파가 극심하게 대결하고 있었는데, 키로프 암살과 함께 온건파는 힘을 잃음


온건파가 힘을 잃으면서 NKVD의 새로운 수장으로 등용된 게 바로 니콜라이 예조프임



이새끼가 한 일은 NKVD의 조직대개편과 중앙의 조직장악이었는데, 기존 NKVD가 위에 써있는 것처럼 각 지역당과 유착해 개지랄을 떨고 있었던 걸 생각해보면 의외로 정상적인 작업임


예조프는 전임자 야고다 하에서 이루어진 유착관계와 업무태만의 주범인 NKVD 지역 지부 간부들을 싸그리 체포하고 숙청했음


그리고 동시에 스탈린은 지역당의 제1서기들을 셔플링해버리는데, 이때 측근들을 데리고 가지 못하게 하면서 지역 간부들의 권한을 매우 약화시키고 중앙의 통제력을 강화시킴


결정적으로 대숙청에 기여한 것은 바로 소련의 경제위기임


이전 해석에서는 원래 잘 굴러가고 있었음 -> 스탈린이 병신이라 대숙청함 -> 경제 병신됨이라는 해석이었는데


까보니까 경제가 병신이었음 -> 누군가 덤터기를 써야 함 -> 대숙청함이었다는 게 드러남


1937년 2월, 17차 당대회에서 스탈린이 의미심장한 말을 던짐


"우리는 당원 그룹의 리더십 대신에, 평화롭게 살고자 신중하신 당원들로 구성된 가까운 친구들의 자그마한 파벌들을 잘 이해하고 있소. 그들은 자신들의 더러운 빨래를 말리지도 않고, 자기들끼리 칭찬의 노래나 불러댔고, 그리고 이따금 구역질나고 알맹이 없는 '성공'의 보고서나 보내왔소."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아무나 잡고 반대파라고 모가지 날리는 일이 일어나진 않았음


이때의 숙청은 반대파 숙청보다는 지역당 장악을 위한 숙청이었다고 봐야 함


그동안 자신들의 직속 상관이라고 공개비판으로 까기를 두려워했던 일반당원들이 스탈린의 이 말을 듣고 탄력받아서 상급자에 대한 무자비한 폭로 폭격을 때리기 시작했는데, 이러면서 수많은 지역간부들이 갈려나갔고 몇몇 지역당들은 아예 해체되는 수준까지 갔음


남아있는 지역당 인원들은 벌벌 떨기 시작했는데, 그들의 바람과는 달리 그동안 지역당들이 하던 꼬라지를 묵묵히 참고 있다 드디어 칼을 뽑은 모스크바는 이 정도에서 멈출 생각이 없었음


그 전에는 지역분권적 성격이 강하고 모스크바의 권력이 약했기 때문에 뭘 어떻게 굴리려면 지역당의 협조가 필요했는데, 스탈린 체제 하에서 몇 년 간 조금씩 솎아내면서 이제 중앙 행정 부처가 단독으로 정책을 세우고 굴릴 수 있을 만큼 힘이 세졌고, 지역당이 날아가도 이제 나라가 불구가 되진 않는다는 판단 하에 스탈린은 중앙집권화의 마지막 단계를 향해 달리는 중이었던 거임


지금까진 어떻게 희생양을 찾아서 모스크바에 제물로 헌납했지만, 이건 자기파괴적인 전략이었음. 어차피 경제 정치 등은 다 연결되어 있기에 하나가 죽고 학나가 살 순 없음


지역에서 하도 구라핑을 찍어댄 결과로 경제에서 전반적으로 위기가 지속됐고, 이에 따른 긴장과 갈등과 불만이 모두 한꺼번에 터져나왔으며, 지역 지도자들은 그 거대한 물결을 막을 수 없었음


모스크바는 멀리서 이 광경을 지켜보며 지역 단위에서의 상호 비방과 고발, 기소에 더더욱 불을 지피며 그동안 국가를 좀먹던 부패한 지역당 인원들 모가지를 딸 준비를 하고 있었음


결국 스탈린의 장기간에 걸친 지역당 숙청 및 중앙집권 계획은 적중했던 거임


이라고 보였으나


스탈린이 미처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남


1937년 3월 지역당 회의에서 지역당 간부들이 거센 비판을 어떻게 버텨내고, 얼마 후 시행된 선거에서도 많은 간부들이 그대로 살아남자 6월 지역당 회의에서 일반당원들이 트로츠키주의자, 파시스트 첩자, 사보타주, 외국 첩자, 반대파, 인민의 적 등등 공격적 라벨링을 직접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거임


하필이면 이때 군에서도 불순 분자를 걸러내는 숙청이 시작됐는데, 이게 맞물려서 개판이 나기 시작함


왜 군대도 숙청에 들어갔냐? 하면 또 여러 가지 사유가 있음


군부 내 트로츠키파였던 새끼들은 이유를 설명할 필요가 없을 테고


스탈린 최측근들도 숙청당했는데, 이새끼들도 웃긴 게 지네가 지역 영주라도 되는 것마냥 부대 보급품을 사적으로 써먹고 군부대 장갑차로 즈그 아들래미 학교 데려다주는 등 온갖 미친 짓을 저지른 결과 숙청당함


또 이새끼들도 지역당마냥 모스크바에 구라를 존나 쳐댔는데, 훈련 안하고 훈련한 척 하기, 훈련 해도 주작하기, 건축자재 횡령하기, 몽골에 파견보냈더니 여승 강간하고 현지 약탈하기, 겨울전쟁에서는 장군이 며칠 동안 행방불명돼서 겨우 찾아냈더니 별장에서 여자 5명이랑 식스썸 찍고 있었던 상황까지 군대도 막장 중에 막장이었음


우리는 대숙청 때문에 장교진이 개병신이 됐고 그것 때문에 핀란드나 독일한테 털렸다고 알고 있는데, 이때 안 솎아냈으면 훨씬 심한 꼴을 당할 뻔했음


결국 이렇게 숙청해서 군에 대한 중앙 통제력 하나는 확보했는데, 그것도 없었더라면 모스크바나 스탈린그라드, 레닌그라드에서 막기는커녕 쭉 밀렸을 거라는 게 정설


아무튼 이게 어떻게 맞물렸냐면 소련군의 군 관구장은 지역당 회의에 참여하게 되어 있는데, 이새끼들이 숙청당하는 동안 지역당에도 "느그는 이런 첩자를 그동안 당 회의에 꼬박꼬박 참석시켰냐?"라는 불똥이 튀어버림


그래서 스탈린은 사태의 갑작스런 폭발을 염려하며 자기 심복들을 지방 당 대회에 참관시켜 교통정리를 시도함


하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음


기본적으로 당시 소련은 국가 내부의 무능, 도덕적 오류, 사회적 긴장 등을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외국 첩자 탓, 트로츠키 음모 탓으로 돌리며 존재 자체를 부정해버리는 스탠스였음


그런데 사회에 만연한 적대관계가 폭발해버리자 서로가 서로를 외국 첩자, 트로츠키주의자라고 비난했는데 이게 지네 반대파를 없애려고 날조한 게 아니라 그걸 말하는 당사자들은 그걸 진지하게 믿고 있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짐


국가 단위로 좌빨 선동에, 그것도 즈그가 한 선동에 즈그가 넘어간 꼴


그렇게 공산당 전체가 혼란 상태에 빠져들었고, 이때부터 대숙청은 우리가 아는 그 광기의 대숙청이 맞음


한 가지 다른 점이라면 스탈린은 그 광기의 대숙청을 의도한 적이 없다는 점


스탈린은 애초에 너무나도 냉철하고 이성적인 성격으로, 지가 통제 못하는 상황이 생기는 걸 극도로 혐오했음. 그런 사람이 통제가 불가능한 광기를 계획했을 리가 없으며


지역당에 대한 숙청 (즈다노프) & NKVD와 군부에 대한 숙청 (예조프) 이 완전히 분리된 노선을 걷고 있다가 1937년 중간쯤 어딘가에서 갑자기 거대한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지옥문이 열리는데, 이걸 스탈린이 의도했다고 보기에는 상황이 너무나도 많은 변수들에 의해 너무나도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었음


이때부터 1938년까지 혼란의 대숙청 시대에 대해서는 누구를 숙청해야 하나, 어디까지 숙청해야 하나, 이 사람도 숙청해도 되는 건가에 대한 전반적인 가이드라인이나 합의는 물론이고 스탈린의 명확한 지시마저도 없이 진행됐다는 게 이 이론의 요지임


1938년부터 스탈린은 슬슬 예조프의 자리를 깎아먹기 시작했고, 1939년 3월 "우리의 당에서 당원의 수는 줄어들었으나 질적으로는 더 좋다"라는 연설과 함께 대숙청을 가까스로 멈춤


그리고 예조프는 모가지가 날아감


결국 소련 전 지역에서 강철 같은 규율을 부과하려던 스탈린의 멋진 시도는, 심지어 그 자신조차도 통제할 수 없었던 완벽한 대혼란을 낳으며 갓 태어난 소련 사회의 곳곳에 지우기 힘든 상처를 수없이 남겼음


세줄요약


1) 대숙청은 사실 스탈린이 미쳐서 각잡고 모두를 죽이려던 게 아니다

2) 그 당시 소련은 관료고 군이고 뭐고 모두 다 함께 사이좋게 존나부패하고 존나병신이었다

3) 그걸 고치려고 대대적으로 솎아내다 관료숙청&군숙청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아무도 의도하지 않은 대폭발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