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 포미더블과 64kg 돼지수육 - https://arca.live/b/azurlane/59138227


"오늘 1900, 너희들만 조용히 집무실로 와라"


갑자기 점심에 수육 조리를 한 함순이들을 모아놓고 저녁에 집합시키려는 지휘관, 무슨일일까?


"포미더블씨가 수유크를 너무 많이 드신것때문에 화나신게..."

"조금밖에 안먹었어다고!" "2파운드(약 907g)나 드셨잖아요"


6인분이... 조금? 양심 어디?


"3파운드 까지는 된다고 했다고! 아니 그러면 나만 불렀겠지 니들은 왜 다부르겠냐고"

"아..." "확실히 그렇네요"



"뭐 혼내려는건 아닌거 같고 그냥 우리끼리 조용히 가는게 어떻겠냐? 혹시 모르지 뭐 맛난거 더 줄려고 그런건 아니겠냐구"

지휘관 옆에서 주방보조 생활 좀 하다보니 뭔가 눈치를 챈듯한 체셔


"그러면 마실거라도 챙겨갈까요?"

"그러는게 좋겠다냐"

"주인님은 음료수 뭘 좋아하시나요?"


먹는거 좋아하는 지휘관이 온지가 언젠데 음식 취향을 아직도 파악을 못한 폐급 메이드대


"주인님은 맥주 안좋아하십니까?" "내일 근무인데 술은 좀...."
"고기요리 할때는 콜라하고 사이다를 자주 먹었다냐"

"낮에 사과주(1) 를 드셨다고요? 근무 중에요?"

"근무 중에 술은 절대 안드시던데... 탄산음료 같아보였어요"

"산소콜라?" "콜라는 아니에요"

"그러면 스푸라이트 가지고 가자"


의외로 정답을 맞춘 메이드대였다



모항 본청 간이 식당, 1900


"전부 왔습니다"

"그래? 그럼 와서 이거 좀 씻어"

"양파는 왜...?"

"고기만 먹을라고?" "고기!" "알겠습니다"

"체셔 너는 양파 1인치 좀 안되는 두께로 썰어주고, 그릴에 올릴꺼다"

"알았다냐"


(고기)

가스버너 3개와 네모난 고기불판 3개를 꺼내서 테이블에 차리는 지휘관


체셔는 냉장고에서 돼지고기를 꺼내오고 다이도는 양파 썬것을 가지고 온다

"눈이 따가워요...."


"포미야 너는 여기 앉아라"

집게와 가위를 건네주고 혼자 앉게하는 지휘관


"이건 뭔가요...?"

"니 먹는속도 보면 내가 못 맞춰 주니까 니가 해라, 뺏어 먹지 말고 직접 구워"


묵직한 삼겹살 한뭉텅이를 포미더블에게 건네주는 지휘관


"제가요? 고기 구울 줄 모르는데요?"

"그냥 보고 따라해, 그냥 고기 올리고 익으면 뒤집기고 썰기만 하면 되니까"


점심에 이어서 일을 또 시키는거 아닌지 실망하려는 포미더블


"가스 켜고 불판 달궈질 때까지 기다려, 뜨거워지면 한 줄씩 올리고, 그리고 넌 천쪼가리 줄테니까 깔아"

"어디에요?"

"니 옷 꼬라지를 보면 기름이 튀면 어디에 들어가겠냐?"

"어딜 보는거에욧!"


포미더블은 무시하고 삼겹살과 채소를 굽기 시작하는 지휘관과 다른 함순이들


"또 마늘을 그렇게나 많이 굽는거냐?"

볼때마다 지휘관의 마늘 사랑이 적응이 안되는 체셔


"많이? 한국에서는 '마늘 조금'이 10조각이야 이건 그 '마늘 조금' 이고(2)"


"세상에 마늘 2온스가 조금(a little)인 나라가 어디있다냐, 뱀파이어 쫓는다고 길거리에 십자가도 가득하겠다냐" 

"어캐 알았냐? 진짜 길거리에 십자가가 가득한데?"

".... 요리실력 말고는 이해할 수 없는 서방님이다냐"


지휘관이 분위기 풀려고 농담하는걸로 이해하는 체셔


"그 옆에 빨건거는 킴치인가요? 그걸 익혀먹습니까?"

"기름진거 먹을때는 김치 먹는거다, 익혀서 고기하고 먹어도 맛있고 나중에 볶음밥 할때도 먹을꺼고"

"보꿈밥이요?"

"이따가 보여줄테니까 지금은 고기부터 먹자, 야 그거 뒤집어라, 조금 더익으면 이렇게 가위로 썰고"

"먹으면서 써는게 아니고 지금 써는건가요?"

"그런데?"

가위로 삼겹살을 조각내는 지휘관과 고기를 가위로 써는것에서 눈을 못떼는 메이드대들


벌컥


"아니 여기 모여서 다들 뭘 하고 계시는 겁니까?"


치이이이익



삼겹살 뒤집고 가위로 고기를 썬 다음에 거의 다 익어갈때 쯤 난입한 벨파스트


"들어오는 타이밍 쥑이네 마, 들키뿟네"

"이렇게 불이 켜져있는데 들키지 않는게 이상한거 아닙니까?"

"누가 주말에 여기 출근하겠냐고"

"여기 있습니다만? 그리고 시리우스하고 다이도하고 포미더블이 여기 있는데 아무것도 아닐리가 없지 않습니까?"

"씁 어쩔수 없지, 너도 포미 맞은편에 앉아서 고기 좀 구워"

"누구한테 대접을 하시려고..?"


이시간에 당연히 손님이 올 예정이 없으니 당황하는 벨파스트 


"우리?" "네?" "여기서 자는.. 아니지 먹는거야"


"이걸? 여기에서 말입니까?"

"중앵에서도 샤브샤브 앉아서 바로 먹잖아? 불앞에서 바로 밥먹는거 처음보냐?"

"로스트비프를 눈앞에서 구워가면서 먹지는 않습니다만..."

"로열에 오기 전에 집에서 이렇게 먹었는데?"


일반 가정집에서, 그것도 야외도 아닌 실내에서, 눈앞에서 가스버너와 철판으로 로스트비프를 만들어서 바로 집어 먹는다고? 세상에 그런 나라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맛있어요" "킴치를 지난번에 먹었을때는 매웠는데 지금은 괜찮습니다"

벨파스트의 당황함과는 별개로 맛있게 삼겹살을 줏어먹고 있는 다이도

거기에 시리우스는 고기 두점에 김치 한조각까지 포크로 집어서 양상추까지 싸서 입에 넣고 우물거리면서 사이다를 잔에 따르고 있다


"주인님의 고향에서는 다들 저렇게 하는지...?"

"기름 튀는거 뒷정리 하기 귀찮아서 식당가서 먹는데다가 소고기가 비싸서 돼지고기를 쓰긴 하는데 이렇게 먹는건 맞아"


지휘관의 기행이 평범한것이라니 도대체 어떤 나라인지 짐작도 안가는 벨파스트였다


일단 지휘관이 시키는대로 포미더블의 맞은편에 앉아서 고기를 먹으려는데...


"덜익은 고기를 드시면 안됩니다, 포미더블"

"아직 안익었습니다" 

"불이 너무 셉니다, 줄이세요"


포미더블이 고기굽는데 훈수 두는 벨파스트


"악!!! 알아서 구워먹을께요!"

"그러면서 덜익은거 줏어먹은게 벌써 5번이고 태운게 3번입니다"

"그걸 세고 계셨어요?"

"잘~익혀서 드시기 바랍니다?"

"......네"


째려보는 벨파스트의 눈빛에 쫄아버린 포미더블


"...... 아니 그렇게 말하면서 드시는게 어딨어요!"

"다 익었나 확인해본것 뿐입니다"

"그러면서 먼저 집어서 드시고 계시잖아요"
"닭다리 20개를 혼자서 드셨으면(3) 돼지고기 20 조각은 양보해주셔야 공평한 것 아닌지"
"저한테 맛없는거 먹였으면서도(4) 아직도 그걸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니 너무한 거 아닌가요?"

"어디의 누군가가 다 드셔서 저는 하나만 먹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닭다리 건은 빠르게 사과하는 포미더블


"마, 고기는 니가 이번에 양보해주고 밥이나 먹게 숟가락이나 사람수대로 가지고 와라"

"밥 먹고있잖아요?" "쌀밥을 철판에서 볶아서 먹을거라고"


고기가 바닥을 드러내자 냉장고에서 쌀밥을 꺼내와서 볶기 시작하는데


"디저트인가요?" "너 이거 먹어봤냐?"

"아뇨"


처음보는 삼겹살-김치볶음밥을 보면서 후식이라는걸 알아챈 포미더블은 사실 한국인이 아닐까? 생각하는 지휘관이었다


".... 쿠키도 탄수화물이고 볶음밥도 탄수화물이니 디저트라고 봐야지?"

"불판위에서 식사와 디저트까지 만들어 먹는다니 이해가 안됩니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 김가루까지 얹은 볶음밥 4인분을 만들어주니 맛있게 먹은 둘이었다 (포미더블이 거의 다 먹었지만)


""잘먹었습니다""


"삼겹살은 다 좋은데 말야, 뒷정리하는게 귀찮아, 불판은 물에 불려두고 버너는 닦아"

"그래서 오래된 신문지들을 이렇게 깔아둔건가요?"

"그렇지?"


"저희 내일은 모항 쉬는날인데 지휘관님은 뭐 하실건가요?"

"글쎄? 밥이나 할까?"

"저희도 불러주세요" "저도요!"

"메뉴 봐서?"


내일은 뭐해먹지?



1) 한국에서 사이다는 투명한 탄산음료지만 미국/영국에서 사이다라고 하면 사과주(알콜 들어간거)

2) 감탄식객에 나온 존 토르드가 한말 (현재 영상 비공개)

3) https://arca.live/b/azurlane/58922058 참고

4) https://arca.live/b/azurlane/58973251 참고

 

다음에는 로열 누구한테 뭘먹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