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모음집 : https://arca.live/b/azurlane/59362616 


봄, 로열 휴게실 테이블, 티타임 1700


"마카롱이잖아요? 이게 왜 마카롱이 아닌가요?"

"이건 마카롱이 아닙니다"

포미더블의 설명에 얼굴에 경련이 일어나는 리슐리외


"이번만큼은 리슐리외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이게 무슨 마카롱입니까?"

같이 얼굴이 찌그러지는 베네토



입안에 마카롱(?)을 한입에 넣는 포미더블


"마카롱 맞잖아요? 조금 크긴 하지만 맛있는데요?"


큰 마카롱(?)을 손에 집어드는 리슐리외

"조금?"

""이런 건 마카롱이라고 인정할 수 없습니다!""

"어째서요!"


포미더블이 만든 빅사이즈 마카롱을 인정할 수 없다는 리슐리외와 베네토, 무슨일이 벌어진걸까?


지난 주 평일 오전


"마카롱이라는게 먹고싶어요"

"마카롱?"

"다음주에 아이리스하고 사르데나에서 손님이 온다고 하는데, 티타임때 대접하는게 좋지 않을까요"


어디서 주워갖고온 전단지인지 잡지인지를 꺼내주면서 마카롱 사진을 보여주는 포미더블


"차라리 순대국밥을 한번 더하고 말지 마카롱은 힘들다고"

"그럼 순대국밥 줘요"

"그럼 니가 마카롱 한번 만들어서 대접해봐라, 난 가르쳐주기만 할테니"


제과제빵이 얼마나 힘든지 알아야 해달란 말 쉽게 못하지


잠시 후


"포미더블이... 티타임에 쓸 디저트를 만든다고요?"

'만들어둔 디저트를 몰래 먹기만 하던 포미더블님이 디저트를 직접 만든다는 말입니까?'

무슨 말도 안되는 개소리냐고 하려다가 목구멍에서 말이 걸린 벨파스트


"마카롱이 먹고 싶다는데 직접 만들어보라고 했어, 디저트라고 만만하게 봤다가 깨져봐야 정신차리지"

> 김치맨 지휘관은 '답답하면 니가 한번 해봐라'를 시전했다!


"잘 될까요?"

"당연히 안되지"

"네? 그러면 어째서..."

"레시피대로 하면서 옆에서 도와주니까 결과물이 잘 나오는거하고, 혼자 해서 나오는 결과물이 다르다는걸 깨달아봐야 성장한다고"

"아..."

매일 먹는걸로 구박하는거 같아보여도 포미더블을 챙겨주는 지휘관의 마음이 느껴지는 벨파스트


"그래서 마카롱 재료를 일단 300인분? 정도 사야할꺼같아, 모양 깨진거는 애들 급식 때 나눠주고"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주인님이었다


"아니다 더 사야겠다"

 


티타임 며칠 전, 주말


"뭐에요 이거! 머랭 치는게 이렇게 힘들다고 말 안했잖아요"

뺑이치는 포미더블과 지켜보는 지휘관


"내가 말했잖냐 마카롱 만들기 힘들다고, 머랭 치는게 세이렌 치는것보다 힘들어"

"쒸이..."

"ㅎㅎ 그래서? 마카롱 안먹을꺼야?"

"하면 되잖아요 하면!"


몇시간 뒤 


"앆!!!! 왜 모양이 안나오는거야!"

"조금이라도 배합이나 온도조절 수틀리면 깨지고 난리도 아니라고"

"히잉...."

"그게 쉬우면 마카롱 한조각에 2파운드(3,200원)나 받지는 않지"

"그렇게 비싼거였어요?"

"노동집약적인 상품이 그렇지 뭐"

"디저트가 그렇게 비싼거라니"

"그럼 아껴먹어"

"싫은데요"


티타임 당일 아침, 조리실 오븐 옆


"이대로 식히면 되나요?"

"어... 그래"

'씨발? 생각보다 잘 만드는거 같은데? 인간이 아니라서 그런지 스킬이나 감각이 좋아서 그런건가? 배운지 며칠 됐다고?'


함순이들이 인간보다 스펙이 좋다더니만 음식 스킬도 그런게 아닐까 생각해보는 지휘관

'근데 로열 음식은 왜 이따구로 먹는거지?'


몰?루


"그럼 나는 회의 참석 해야하니까 다 만들면 정리하고 와라"

"네"


.......


'가운데 채우는 크림이 너무 얇은거 같은데... 크림말고 다른것도 섞어서 채우면?'

포미더블의 시선이 선반에 있던 이스트글램산 딸기 통조림에 가고야 마는데...


잠시 후


"이 정도는 채워넣어야 맛있겠지!"

'레시피대로 하지 않은 마카롱'을 만들기 시작해서 많이 만드는 포미더블


바쁜 지휘관은 포미더블의 '새로운' 마카롱을 확인하지 못하고 티타임이 다되어서야 나오고 마는데...



로열 휴게실 테이블, 티타임 1703


""이런건 마카롱이라고 인정할 수 없습니다!""

"어째서요!"


'뚱카롱이 여기서 왜 나와?'


"솔직히 말해서 이건 아이리스식 마카롱은 아니지, 마카롱하고 비슷한 무언가는 맞지만"

"네? 어째서요?"


도와줄거라고 생각한 지휘관이 갑자기 상대편에서 공격을 하자 당황하는 포미더블


"이거는 마카롱이 아니고 '뚱카롱'이지"

"뚱...? 저 안뚱뚱하다고요!"

"아니 너 말고, 그러길래 속은 얇게 채우랬잖냐... 왜 레시피대로 안했니 fat-미더블아"

"너무해요!!! 그치만 그렇게 얇은걸 누구 입에 넣으라고요!"


입에 뚱카롱을 물고 화내는 포미더블


"안에 크림하고 과일이 들어가서 맛있구나 하인! 한입에 먹기에는 너무 크지만 말이다"

의외로 한국식 뚱카롱을 좋아하는 퀸엘


"초심자가 만든것 치고는 맛은 있네요, 마카롱은 아니지만"

"그러게요, 마카롱은 아니지만"

지휘관이 마카롱이 아닌 새로운 디저트라고 선언하자 뚱카롱을 먹기 시작하는 리슐리외와 베네토


"그런데.. 뚠..카롱이요?"

"뚱카롱이라고 동양식 마카롱인데 가운데에 크림이나 과일같은거 많이 채운 디저트라고 봐야지"

"정말로 이것의 이름이 뚱카롱(fatcaron)인가요? 로열의 지휘관님?"

"그런데?"


"무슨 이름이 그런가요"

"마카롱 가운데가 살쪘으니 뚱카롱인건데..."

"그...렇군요"

"가실때 포장해드릴까요?"

"만든 성의를 봐서라도 감사히 받겠습니다"

"나는 과일이 들어간걸로 다섯개만 내놓거라 하인!"


새로운 디저트가 추가된 티타임이었다



- 남은 뚱카롱 수십개의 절반은 포미더블이 그날 저녁에 먹어치웠다

- 남은 재료로 만든 뚱카롱들은 로열 해군식당의 급식 디저트로 제공되어 함순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다


먹는 욕심 때문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K-마카롱인 뚱카롱을 만든 포미더블


참고) 진짜로 뚱카롱은 영어로 fatcaron이라고 한다, (fat+macar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