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맨 지휘관 단편 모음집 : https://arca.live/b/azurlane/59362616  


겨울, 로열 식당, 점심


"이거 맛있네유"

시그넷이 지휘관과 같이 생선튀김과 케이준 감자튀김을 먹고있다

"여기 피쉬 앤 칩스는 튀김옷이 두툼하더라고, 생선전하고 비슷해서 못먹을 음식은 아닌데 나는 바삭하게 튀긴게 취향이라서"

"그런건가요..."

치킨 튀기고 남은 재료들에 생선 필렛을 가지고 치킨 튀기듯이 튀겨냈더니 다들 좋아한다


"칩스는.. 슈스트링인가요? 조미된거 같은데유"

"그렇지? 집에서 먹던맛 그대로라서 사왔지"

엄마손길 햄버거집에서 먹던 감자튀김 그맛 그대로다


"이게 케이준 프라이라고 했나요?"

"케이준 감자튀김은 짭짤해서 케찹이나 식초없이 바로 먹을 수 있어"

"이것도 직접 하신건가요?"

"아니? 이런건 냉동으로 4파운드(1.8kg)씩 파니까 사서 튀겨서 간식으로 먹어"


언제 감자 썰고 케이준 양념을 다 입히냐? 사면 되지


"식당이 아니면 기름으로 튀겨내기가 힘들어유..."

"니들 에어프라이어 없냐? 190도(℃)... 아니다, 370도(℉) 쯤 해서 20분 넘게 돌리면 되는데?"

"에어프라이어... 말인가유?"


공기튀김기? 라는 모순되는 단어의 나열에 당황하는 시그넷


"없어? 다음에 하나 사서 놔두던지 해야겠네, 니들 쉬는데 조리기구 놔둘데 있냐?"

"후드 언니 방 옆에 티타임 준비하는 조리실 있는데 거기 놔두면 될거같아요"

"후드 씨 계시는데 거기? 그러지 뭐"


(후드 씨...? 계시는데?)


"궁금한게 하나 있어요 지휘관"

"뭔데?"

"지휘관은 왜 후드 언니에게 존댓말을 하시는건가요? 명칭도 후드 '씨'라고 하지 않나요?"


"뭘 당연한 소릴 하고 있어? 윗사람한테 반말을 내뱉을 수는 없잖아?"

K-장유유서가 주입된 지휘관은 계급이 낮아도 예의를 차려요


"네? 지휘관이 후드 언니보다 윗사람 아닌가요?"

"계급이야 그렇긴 한데, 여기 있던 짬하고 하는...그 .. 품위? 말투? 행동? 보면 후드 씨가 나보다 더 연장자 같아보이는데 반말을 찍찍 내뱉을 수는 없잖아?"


자네가 주임원사인가? 라고 하는 폐급 소위도 아니고, 그렇게 막 대했다가 템스 강 밑바닥에 담궈지고 싶진 않다


"지휘관! 연장자가 뭐야? 연장포 같은거? 이거 맛있다!"

에버크롬비가 시그넷의 접시 위에 있는 감자튀김을 줏어먹으면서 지휘관에게 물어본다


"나이나 계급이 나보다 높은 사람을 연장자라고 하는거야"

"지휘관은 후드 아줌마보다 계급이 높으니까....에... 그러면 나이가... 앗! 후드 아줌마다!"


"안녕하신지요 지휘관님.... 그런데 누가 아줌마...라는건가요?"


"지휘관이 후드 아줌마가 나이 먹은 아줌마래! 아줌마!"

"뭐? 야! 너 뭐라고 하는거야! 내가 언제!"

에버크롬비의 선전포고 없는 진주만급 도발에 당황하는 김치맨 지휘관




"지금 뭐라고 말씀하셨나요?"

얼굴이 일그러지는 후드


"큰일났다! 후드 아줌마 화났다!"

식당 밖으로 빤스런 하는 에버크롬비

"너! 얌마!"

"지휘관님?"

"네! 후드 씨!"

"레이디한테 나이 많은 아줌마라는 폭언을 하시다니... 마음의 준비는 하셨나요?"

"아니.. 그게.. 저..."


'씨발 좆됐다...'



그날 저녁 지휘관 숙소 앞


띵동


"네 나갑니다"

"여기 계셨군요"

"무슨 일이야?"

"주인님이 오신지가 몇달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로열의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고 해서 '특별교육'을 드리러 왔습니다"


씨발


"그렇다고 일과 끝나고 집에 찾아오는건 아니잖아, 실제상황도 아니고"


초과근무 찍게 해주냐? 


"일과 중에는 업무에 집중해야 하니, 교육은 자기 전에 하면 된답니다? 주인님?"

"그걸 말이라고"
"지휘관님? 레이디에 대한 예절교육은 언제라도 늦지 않답니다?"

"죄송합니다"


잠시 후


테이블에 앉는 셋, 지휘관이 티백 녹차를 우려서 붉은색 비닐로 포장된 사탕과 함께 내온다


"향이 좋습니다 지휘관님"

"고향의 녹차입니다, 홍차하고는 다른 차지만 이거대로 또 맛이 있지요"

"그래서... '아줌마'라니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주인님?"

"에버크롬비 걔가 후드 씨한테 반말 안하는거 가지고 그냥 넘겨짚은 거라니까?"

"정말입니까?"

"시그넷한테 피시 앤 칩스 해주다가 그 사달이 난건데 가서 물어보던지"

"알겠습니다, 주인님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야"

"믿어주니 고맙네"


'?'

의문이 든 후드


"지휘관님? 한가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네, 후드 씨, 물어보셔도 됩니다" 

"지금 벨파스트에게는 반말을 하시면서 저에게는 존댓말을 하시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네? 아니 그거야... 저보다 여기 오래있으셨고, 실제로 나이도 있으시고, 고상하게 행동하시고 그러니까..."


"저희들의 나이보다 주인님이 군에 들어오신 기간이 더 오래되지 않았을까요?"

"그런가?"

"안되겠네요, 지휘관님의 정체성부터 먼저 정립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네? 정체성이라니 무슨..."


나는 남자라고 


"앞으로 저희 로열의 구성원들에게 존댓말은 금지입니다, 저희들을 존중해주시는 것은 감사합니다만, 지휘관님은 엄연히 로열의 지휘권을 가지고 계신 분, 지도자로써 위엄이 살아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존댓말 금지"

"...알았어요, 후드 씨"

"씨도 금지"

"네네.. 알았어요 후드..."

"좋습니다"


'어려보이고 싶어하는 아줌마구만 뭘'


"방금 실례되는 생각을 하신 거 아닙니까?"

"아닌데?"


'씨발 어떻게 알았지?'


"얼굴 표정으로도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주인님"

'조심해야겠네'


"그런데 저기 뒤에 있는 쇼핑백은 무엇입니까?"

"저거? 여성용 화장품인데?"

"여성용 화장품 말입니까? 지휘관님이?"


여장 취미같은거 없다고 씨발


"아니... 선물로 받은건데 결혼도 안한 사람한테 미백용 화장품을 보내주면 어디에 쓰라는건지, 술이나 좀 주지"

"미백용... 화장품?"

"얼굴에 바르는거, 희게 보이는거하고 주름 조금 펴주는거, 난 저런거 안발라"


선크림과 위장크림 말고는 얼굴에 화장품을 안바르는 지휘관


"주름? 얼굴을... 희게?"

지휘관의 쇼핑백에서 눈을 못 떼는 후드와 그걸 쳐다보는 지휘관


'......'


"줄까? 어차피 난 안쓸건데 너희들이라도 쓰는게 좋지 않냐? 바닷바람 맞으면 피부 상하고 그러잖아"

화제전환을 시도하는 지휘관


"네? 아니..."

"아무도 안가져가면 그냥 버릴껀데, 내가 쓸것도 아니고"

"지휘관님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 후드는 고성능 K-화장품을 획득했다


"이 캔디는 무엇으로 만든건가요? 향이 독특하지만 먹을만 하네요... 진셍(ginseng)?"

홍삼캔디에도 관심을 가지는 후드

"진셍? 아... 홍삼이라고 인삼이라는 약재를 쪄서 만든건데, 나름 수요가 있는 물건인데 티타임에 쓰게 한 봉지 드.. 줄까?"

381mm 연장포로 분해되기는 싫으니 후드가 시키는대로 반말하는 지휘관


"감사합니다 지휘관님"

"먹고싶은거 있으면 말하고"


'에버크롬비 얘는 조만간 후드 속 긁다가 후드포로 담궈질거같은데... 모르겠다'



겨울이었다




감자튀김 특) 대형마트나 식자재마트 냉동코너 가면 비닐봉지나 종이봉투에 1~2kg 단위로 담아서 판다

(맥도날드/롯데리아는 슈스트링, 맘스터치는 케이준 슈스트링, 수제버거집/술집에서 나오는 꼬불이 감자튀김은 크링클컷)



* 수정) 오탈자 수정 및 시그넷 사투리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