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모음집 : https://arca.live/b/azurlane/59362616   


로열 모항, 금요일 오전


"너는 갑자기 국밥 잘먹다가 뭔 개소리냐?"

'포미더블이... 국밥을 거른다고? 뭐지? 위장 세이렌인가?'


"돼지내장 말이에요, 이건 개나 먹는거라고 하잖아욧!"

어제까지 순대국밥에 내장국밥까지 잘처먹다가 갑자기 어디서 줏어들은걸로 따지는 포미더블

"내장이 개들한테도 보양식이긴 하지"


크어어 뻑예



"아니 어떻게 레이디한테 개사료를 먹일수 있어요?"

"어제까지 사골육수 부어서 잘먹더만"

'이때까지 니가 처먹은 내장만 100kg은 넘겠다'


"개사료인거 알면 못먹죠"

"개도 로스트비프 주면 잘먹는데 그럼 로스트비프도 개가 먹으니 개사료냐?"

"물론 개사료죠? 어? 로스트비프요? 예? 아니 그게"

"벨파야, 로스트비프가 개사료라고 하는데 이거 교육 좀 시켜라, 로열요리 중에서 그나마 멀쩡한걸 개사료라고 하냐"


"주인님 입맛이 까다로운겁니다, 그리고 포미더블님?"

"아니 그게 저... 그..."

당황하는 포미더블 


"너 설마 소세지도 돼지 내장으로 만드는거 몰라?"

"네?"

"돼지 창자에 고기하고 허브하고 소금 넣은게 소세지야, 피 굳혀서 넣으면 블랙푸딩이고"

"...거짓말"


"너 이새끼 지난번에 순대 만들어봤잖아? 그거 속만 고기로 바꾼게 소세지라니까?"

'이새끼가? 지휘관을 못믿어?'


"네? 그게 그거였나요?"

"소하고 돼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장도 버릴게 없어"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러면 돼지 머리하고 발도 드세요?"

기겁하는 포미더블


"머리는 눌러서 먹고, 발은 썰어먹지?"

돼지머리 편육하고 족발먹는게 뭐 이상한가?


"으엑"

머릿속에서 지휘관이 벌이는 R-18G가 돌아가는 포미더블


"새끼 이거 안먹어봤구만 그 맛난걸"

'편육하고 족발을 한번도 못먹어봤다고?'


"으...."

"너 그러면 오늘 같이 공판장에 가는게 어떻겠냐?"

"공판장이요? 그게 뭔가요?"

갑자기 지휘관이 같이 외출하자고 하니 데이트 신청인줄 아는 포미더블 


"소,돼지 잡는데 옆에서 고기 파는데 고기하고 내장 싸게 팔아"

"돼지 잡는데요? 아니 그건 좀..."


아무리 고기를 좋아한다지만 도살장은 꺼려지는 포미더블

"같이 가는게... 주말에 돼지 발도 먹고"

"실례했습니다"

역돌격하는 포미더블


"그런데 갑자기 공판장은 무슨 일로 가시는지?"

"돼지 다리 사서 해먹으려고"

"네?"

"여기 보급도 안나오고 도소매점에는 돼지다리를 안팔더라고? 다리 안먹는거보니 거기 가면 싸게 팔겠지?"

"그런건가요..."


돼지 내장도 아니고 돼지 다리를 사러 도살장에 간다니 또 이놈의 지휘관이 무슨짓을 하려는지 감이 안잡히는 벨파스트


잠시 후 주방


"그렇게 되었으니 체셔야, 다음주에 슈바인스학센을 만들까 족발을 만들까?"

"둘다 고기요리냐?"

"슈바인스학센은 철혈요리인데 로스트비프 비슷한걸 돼지다리로 하는거고, 족발은 한국요리인데 돼지다리 수육 같은거"

"뭐가 편하냐"

"바삭한건 슈바인스학센인데 오래 구워야하고, 족발은 오래 삶는거?"

"그러면 슈바인스학센은 조금만 해서 우리끼리 먹고, 다음주에는 하는건 족발로 하는게 좋겠다냐, 삶는건 다른애들 시켜서 지켜보게 하면 되지않겠냐, 고기 써는거야 수육처럼 다른애들 불러다가 썰면 되고"


벌써 짬때리기를 배운 체셔


"새끼... 기합!"

'천잰데?'


"그래서 언제할꺼냐?"

"고기 오늘 사러갈거니까 내일저녁?"

"그런데 슈바인스학센... 하고 족발이라는거 할줄 아는거냐?"

"몰?루? 이제부터 알아봐야지, 여기 향신료도 원래 먹던거하고 다른데 좀 알아보고"

"괜찮은거냐..."

"인터넷은 항상 답을 알고있어"


토요일 1500, 지휘관 관사


"다리는 준비했고... 껍데기에 소금을 잔뜩 칠해서 두시간동안 수분을 뺀 다음에 고기를 칼로 쑤시고 건조한 다음에 오븐에 두번 익힌다고? 에어프라이어 쓰면 안되나?" (1)

"캐러웨이? 넣으라고? 그냥 후추만 쓰면 안되나? 마늘은 이거밖에 안 쑤셔넣어?"

"뭐? 밤새 건조하라고? 에라이 씨발 오늘 못먹겠네"


쥬튜브 영상을 보면서 따라해볼려고 메모중이지만 철혈요리가 낯설은 지휘관


"씨발 칼 정말 안들어가네, 송곳으로 쑤셔야겠는데... 아 맞다"

껍데기하고 고기에 소금 잘 배어들라고 칼집내는 지휘관이지만 쉽지않다


뚜루루루


"무슨일이냐?"

"체셔야 미안하다, 슈바인스학세 하는중인데 이거 작업이 좀 까다로워서 오늘 저녁은 무리고 내일 점심에나 완성될거같다"

"도와줄거 있냐"

"내일 올때 탄산음료 좀 많이 챙겨와라"

"알았다냐"



다음날 일요일 1130


"서방님 체셔가 왔다냐"

사이다 페트병을 여러개 갖고온 체셔

"나는 너하고 결혼 안했는데 뭔 소리냐"


개소리 컷


"벌써 고기 굽고있는거냐"

"저온에서 두시간 반? 정도 구웠지?"

"로스트비프가 아니고 로스트포크다냐"

"비슷하지? 너 오기전에 미리 속은 구워놨으니까 이제 겉만 구우면 된다"

"또 굽는다고? 얼마나 걸리는거냐?"

"230도로 25분 먼저 구워보고 색깔보고 더 구우면 끝이고, 자우어크라스트 없으니까 김치나 썰자"
"킴치는 맵다냐"

전에 김치먹다가 매운맛에 놀란 체셔


"기름진 고기하고 먹으면 괜찮아, 매우면 내가 썰테니까 감자좀 삶고 양파나 조금 구워봐라"

"알았다냐... 그런데 이건 뭐냐? 오븐은 아닌거같은데"

주방 선반위에 놓여있는 장비가 수상한 체셔


"에어프라이어 처음봐?"

대용량 에어프라이어에 돼지 다리들을 넣고 기계식 타이머를 25분에 맞추고 돌리는 지휘관 


뜪뜪뜪뜪뜪


"에어프라이어?"

"오븐에 팬이 달려서 열풍으로 고기 굽는 기계라고 생각해"

"그렇구나"


(20분 뒤)


띵동띵동띵동

"냐하 이리오너라!"


'뭐지? 점심 다되가는 시간에 누가'


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 

"뤼허! 적당히 눌러!"

"그치만 여기 고기냄새가 난다고"


"누구세요?"



"냐하☆ 나, 블뤼허, 로열의 지휘관님 안녕?"

"블뤼허! 인사는 제대로 해야지, 어드미럴 히퍼야, 당신이... 지휘관?"

"그런데?"


'이 새끼들 뭐지?'

예의는 어디가고 약간 돌아버린 함순이들이 아닌가? 싶은 자기소개에 컬쳐쇼크를 느끼는 지휘관



'(목이) 돌아버린건 아니고 삐쩍 말랐네'

"당신, 지금 실례되는 생각한거 아니야?"

"아닌데? 그래서 무슨 일이냐?"

"냐하☆ 고기 줘!" "고기?"


'고기하는 줄은 어떻게 알고?'


"고기냄새가 나"

"개코네 이거"

"냐하☆"

"칭찬 아니야"


"철혈 애들이 여긴 왠일이냐"

따라나온 체셔


"얘네들 알아?"

"옷색깔하고 디자인 똑같은거 보면 딱 보면 철혈애들 아니냐"

"그래?"

'검빨이.. 그렇네?'


검빨에 회색 약간=철혈 패션 기본배색


"훈련때문에 전날에 미리 왔는데, 문제있어? 여기는 블뤼허가 고기 냄새난다길래 따라온거고"

"슈바인스학센 만드는거 현지인한테 먹히는지 먹여보는게 좋지 않겠냐? 그거 철혈요리라면서?"

시식을 제안하는 체셔


"그런가? 그럼 뭐"

"슈바인스학센! 역시!"

"당신 철혈 요리도 할줄알아?"

"모르는데? 그냥 따라 하는거지 뭘"


'손에 들고다니는 스마트폰은 쥬스타그램 단말기냐?'

초면에 띠껍게 굴길래 띠겁게 대하는 지휘관


"그런데 그걸 한다고? 멍청한거 아냐?"

"너는 모른다고 군생활 끝나냐? 모르면 배워서 해야지? 느그 철혈에서는 모르면 전역시켜주고 세이렌은 알아서 너한테 처맞아주던?"

처음보는 함순이에게 K-아미 스타일 갈구기를 시작하는 지휘관


"아니 그게 무슨..."


띵!


"고기 다된거같다냐"

"니들 타이밍 기가막히게 찾아오네, 들어가서 같이 먹자"

삐쩍 마른 애들을 갈구는건 좀 아닌거 같아서 고기라도 먹여주려는 지휘관


"냐하☆ 실례하겠습니다"

"흥! 감사하게 먹도록 할께"

히퍼는 '설마 로열이라도 고기 굽는걸 망치겠냐'는 생각을 하고는 블뤼허하고 같이 들어간다

"먹기 싫으면 안먹어도 되는데"

"아니라고!"


(잠시 후)


(참고자료, AI 생성)


"씨발 진짜 이게 되네?"

"진짜로 황금빛이다냐..."

"황금빛이야..."

"와..."


자기가 쥬튜브 영상보면서 따라해놓고도 믿기질 않는 지휘관과 슈바인스학센에서 눈을 못떼는 함순이 셋


"체셔야... 칼 갖고와라"

"알았다냐"


서걱서걱


콰삭


"껍질이 바삭해... 근데 마늘향이 좀 쎈거같다냐"

"마늘은 적당히 넣은건데, 소금 좀 덜 칠할껄 그랬나 좀 짜다"

"앞으로 마늘 들어간거 접대하려면 그 적당한 마늘의 반의 반만 넣으라냐, 소금간은 적당하다냐"

"마늘을 이거 1/4만 넣으면 그게 넣는거냐?"


"맛있어!"


"당신 이거 어떻게 만든거야? 그로세도 이렇게 만들기 어렵다고 하던데? 진짜 철혈 요리 할줄 모르는거 맞아?"

먹으면서도 의심이 가득한 히퍼


철혈 맛집주인 그로세 마망도 쉽지 않은 황금빛 슈바인스학센을 로열에서 철혈요리도 할줄 모른다는 사람이 만들어서 먹고있으니 의심할만도 하다


"전문가(쥬튜브)의 조언을 받아서 한다고 어제부터 손질했으니까? 대신에 이거한다고 자우어크라스트(절인 양배추)하고 크뇌델(독일 감자 요리)은 못만들어서 김치하고 삶은감자 있으니까 알아서 먹어"

지휘관에게는 스마트폰이 있어요


"김치? 이거? 먹는거 맞아?"

시뻘건 김치를 눈앞에 둔 히퍼와 블뤼허

"할라피뇨 들어간 자우어크라스트라고 생각해"

라고 말하면서 포크로 김치를 잔뜩 집어먹는 지휘관


"역시 고기에는 김치를 먹어줘야지"

"으냐하... 혓바닥이 얼얼해... 물!"

"당신 이런걸 어떻게 먹는거야? 미쳤어?"

지휘관을 따라서 김치를 먹다가 고춧가루에 당한 블뤼허와 히퍼


"김치가 뭐가 맵다고, 여기 사이다"

"켘! 사이다때문에 혓바닥이 따가워..."


"매우면 감자를 먹어야지 않겠냐"

"앗 뜨거!"

"감자 방금 삶았으니까 천천히 먹어라"

"으에..."



한편 로열 모항 어딘가


'그냥 눈딱 감고 돼지다리 먹어봐? 아니 그걸 어떻게... 으...'

고민하는 포미더블

"에휴... 그냥 국밥이나 먹으러 가자"


일요일이었다


하나도 안불쌍한 포미더블은 막연한 편견때문에 슈바인스학센을 못먹고 족발만 잔뜩 먹었다고 한다



1) 황금빛 슈바인스학센 제조법은 아래의 영상을 참고



영상보면서 고기가 격렬하게 땡겨서 만든 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