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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에 온지 얼마 안된 어느날 아침, 로열 주방



"그대가 피를 갈구하는 자라고 들었다"

갑자기 들어와서 뜬금없는 소리를 하는 듀크 오브 요크


"피? 내가?"

"아닌가?"

"아닌데? 누가 그래?"

"메이드장이 그대가 피를 갈구하면서 핏덩어리를 먹어치웠다고 했는데"

"메이드장? 핏덩어리? 아 그거.. 블랙푸딩 못먹을건 아닌데 어떻게 사람이 맨날 피만 먹고 사냐, 뱀파이어도 아니고"


블랙푸딩 더달라는게 이상하게 소문이 퍼져버렸다


"그대는 뱀파이어가 아닌가?"

"내가 뱀파이어였으면 마늘 먹고 뒤졌겠지?"

마늘 3알을 집어서 보여주는 지휘관


"윽... 지금부터 퇴마의식이라도 하는건가?"

"지금 요리할껀데? 이건 내가 먹을거고"

"그걸 먹는다고?"

'저걸 혼자 먹는다고? 미친자가 아닌가?'

(요크 기준으로) 마늘에 미친 김치맨 지휘관을 이해못하는 듀크


"그럼 그것은 무엇인가? 색깔이 짙게 붉어보이는데"

"선지"

"선지?"

"소 피 굳힌거"

"방금 피를 갈구하는 자가 아니라고 하지 않았는가"

"빈혈있을때는 선짓국이 좋지"

"빈혈?"

"너처럼 피 타령하는 애들이 대체로 빈혈있어서 선지국 좀 먹어주면 좋다고 하던데, 혹시 좀 어지럽고 그러진 않지?"

"......"

'어떻게 알았지?'

철분 결핍으로 인한 빈혈이 조금 있던 요크였다



(잠시 후)

"배추맛이 영 아닌데, 콩나물이나 더넣자"

현지에서 가장 비슷한 배추를 사왔지만 먹던 맛과 달라서 실망한 지휘관


"된장도 일본된장밖에 없고... 어쩔 수 없지, 고춧가루 넣어서 쎄게"

라면서 페페론치노를 더 썰어넣는 지휘관이었다


"이걸 선지해장국이라고 한다고? 이름이 특이하네"

"선지국이고 술마신 다음날 속푼다고 해장국, 합쳐서 선지해장국"

"술마신 다음날 먹는다고? 행오버 수프같은것인가?"

"그렇지?"

"이거 괜찮긴 한데 이름이 너무 낯선데 다른 이름 없어?"

매운국물과 선지가 입에 맞는지 잘먹는 요크 


"이름...? 음.... 그러면 철분 좀 들어있고 피로 만든거고, 재료도 선지해장국 오리지널하고는 좀 다르니까..."

"다르니까?"


"메탈블러드 수프라고 하면 되겠다"


작명센스가 처참한 지휘관


"아하하하하하"

메탈블러드를 처먹는다니 마냥 웃음이 나오는 요크


(그날 점심, 로열 모항)


(그라프 체펠린과 Z24)

"굳이 여기서 식사를 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 여긴 로열이고 로열 음식은 증오하지 않는게 이상한 것이 아닌가"


증오누나는 로열의 모든걸 증오해요


"여기 새로온 인간 지휘관이 있다는데 한번쯤은 봐야하지 않겠는가!"

"배가 고프다고 하는게 어떻겠나, 그리고 인간이라고 해도 로열 인간 아닌가?"

"아니라는데? 저기 중앵에서 왔다던데?"


이년이?


"중앵에서 여기에? 그렇다면 가도록 하지..."

중앵이라면 로열보다는 뭐가 나은게 나올거라고 기대하고 가는 둘



(잠시 후)


"인간? 이게 뭐야?"

"메탈블러드 수프"

"이게 메탈블러드... 수프?"

로열에서 갑자기 자기들 진영의 이름을 딴 수프를 내놓으니 당황하는 둘


"원래 이름은 선지해장국인데 부르기 힘들다고 해서 방금 요크하고 메탈블러드 수프라고 부르기로 정했어"

"썬지.. 그거보다는 그나마 나은 이름인데..."

도자기 그릇에 담긴 로열산 선지해장국을 일단 한숟갈 떠서 먹기 시작하는데


"이 물컹한 고기의 비린내를 잡으려고 자극적인 향신료와 채소를 섞어서 끓여냈군, 장어젤리나 내놓던 로열답지 않은데"

"로열답지 않으니 괜찮지! 이거 제법 괜찮은데? 인간!"

요크처럼 매운걸 잘먹는 체펠린과 Z24


"장어젤리 말도마라, 그거 먹기 싫어서 이러고 있으니까"

"그런데 경은 무슨 근거로 이것을 메탈블러드 수프라고 하는것인지?"

"철분이 들어있고 피로 만들었으니 메탈블러드 수프 맞지?"

작명센스가 처참하지만 그래도 직관적으로는 지은 지휘관






".....뭐라고?"


"켁! 아니 뭐라고? 쇳가루하고 피? 그걸 왜 먹어?"

"이게 피는 아닌것 같은데 경은 음식 앞에서 재미있는 농담을 하는군"

피가 들어갔다는 말에 당황하는 Z24와 애써 쎈척하는 체펠린


"그 검은 덩어리, 다 소피를 굳혀서 만든건데?"

"뭣..! 로열에서는 피로 만든 수프를 내주는 문화가 있는것인가?"

피로 만든 덩어리라고 확인까지 해주니 당황하는 Z24


"손님한테? 나도 먹는데? 식기전에 먹어"

라고 말하면서 뚝배기에서 펄펄 끓고 있는 선지해장국을 가지고 와서 한숟갈 떠먹는 지휘관


"크어어... 이거지, 페페론치노가 생각보다 어울려서 다행이다"

청양고추가 없어서 비슷하게 매운 거 사서 때려넣은 지휘관


'피로 만든 음식을 식히지도 않고 검은 그릇에 담아 끓는 채로 먹는다고? 이건 완전히 돌아버린 인간이 아닌가?'

'기선제압인가? 하찮은 인간의 도발같은데 받아쳐?'

눈앞의 지휘관이 보통 위험한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체펠린과 애써 지휘관이 쎈척한다고 생각하는 Z24


"식었어? 다시 데워줘?"

"이걸 어떻게 끓는채로 먹는다는 말인가?" "인간은 혓바닥이 마비된거야?"

"혹시 너희들 뜨거운 거 못먹냐? 그럼 말고"


쫄?


"... 아니다, 경이 먹는 수프처럼 뜨겁게 내오도록"

"내것도 똑같이 그 검은 그릇에 내오도록 인간!"

도발이라고 받아들이고 뚝배기에 펄펄 끓인 선지해장국을 달라고 하는 체펠린과 Z24


"그래? 알았어"



그날 저녁, 메탈블러드 숙소


"증오한다, 로열의 지휘관"

"그러길래 왜 뜨겁게 먹자고 했어..."

"그 식지않는 검은 그릇이 문제다, 그리고 그 인간은 매우 위험하니 주의하라고 하는게 좋겠다"

"그래..."


펄펄 끓는 선지해장국을 뚝배기로 먹다가 혓바닥과 입천장을 데여서 고생하는 그라프 체펠린과 Z24였다



한 뚝배기 하실래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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