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 이런 생각을 해요. 제가 조금만 더 용기를 냈다면 과연 다른 결과를 맞이할 수 있었을까. 하고.”

 

무릇 첫째는 양보할 줄 알아야 한다. 동생들에게 베풀며, 욕심을 버리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줄 각오를 해야 하니까.

 

덕분에 늘 양보하며 살아왔다. 한 걸음 물러서며, 동생들이 웃는 모습을 보곤 조용히 만족했다.

 

……그 결과가 이거네요.”

 

우리의 만남이 운명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늘 밝은 미소를 그리는 당신을 볼 때마다, 도저히 떨리는 가슴을 참을 수 없어 억지로 감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알 수 있었다. 이건 사랑이라는 걸.

 

내가 먼저 만났다. 내가 먼저 좋아했다. 내가 더 많이, 그를 사랑했다.


하지만 선택받은 건 내가 아니었다.

 

처음에는 납득했다. 당신의 행복을 빌어주며 조용히 물러나는 것, 그게 최선이라 생각했으니까.

 

허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가슴이 아려왔다.

 

불타오르다 못해 찢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자꾸만 다른 여자와 함께 웃는 당신을 볼 때마다, 나는 아파하며 눈물 흘렸다.

 

조용히 흘린 눈물의 무게는 이젠 셀 수 없을 지경이었다. 나는 울었고, 당신은 웃었다.

 

쓰라린 가슴을 부여잡지 않는 날이 없었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감정을 가라앉히려 애쓰지 않은 날이 없었다.

 

당신을 사랑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그래서 후회해요.”

 

후회한다. 진작 그를 잡지 않은 걸, 애써 아픈 가슴을 숨기며 그를 멀리한 걸 나는 후회한다.

 

진작 이러지 않은 걸 후회해요.”

 

하지만 이제 후회하지 않는다. 새로운 의장과 몸은 나에게 새로운 의지를 가져다줬고, 새로운 결과를 가져다줬으니까.

 

그래, 진작에 이랬어야 했다. 애초에 나와 당신은 운명이었으니까.

 

가장 먼저 만났고, 가장 먼저 좋아하고, 가장 크게 사랑한 것 역시 나니까.

 

당신도 그래야만 하니까.

 

미소를 그린다. 당신을 보며 웃음을 그린다. 어두운 방, 겁먹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당신을 보며 나 크게 웃어 보인다.

 

사랑해요. 지휘관님.”






























 

 

 

……대답. 안 하세요?”

 

 

 

 










보기만 해도 회로가 돌아가는 마법의 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