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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


나 아픈데.”

 

…….”

 

연인에게 속삭이기에는 조금 딱딱한 목소리뉴저지는 그제야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어지는 은색 실 여러 가닥이 출발지는 그녀의 입술이었고도착점은 내 어깨였다.

 

깨물었다는 소리였다.

 

대체 왜 그러는 거야제발나 아프다고.”

 

그날 이후그러니까 뉴저지가 악몽을 꾸고 난 이후이런 일이 굉장히 잦아졌다물론 그녀 특유의 명랑한 성격이 바뀐 건 아니었지만때때로 굉장히 불안한 표정을 짓곤 했다.

 

물론 이해하지 못할 건 아니었다악몽에서 깨어난 그녀의 얼굴은 더없이 서러워 보였으니까.

 

그래도 이건 좀 과하잖아…….”

 

그래도 이건 좀 아니었다.

 

조용히 목덜미를 어루만진다보이진 않지만분명 붉을 것이다어제부터 뉴저지가 열심히 흔적을 남겨댔으니까.

 

그뿐이랴방금 깨문 어깨에 선명히 남은 이빨 자국은 내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을 지경이었다.

 

가지런하기도 하지치열 참 고르다.

 

……어쩔 수 없어이건 허니가 나쁜 거니까.”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뱉은 말이었다잔뜩 볼을 부풀린 썩 귀여워 무심코 손을 뻗을 뻔했지만가까스로 참아냈다.

 

아니……곤란하다니까저번에도 회의 때 무슨 꼴이 난지 기억 안 나?”

 

그거엄청 좋았어이제 감히 내꺼에 손 못 댈 거 아냐.”

 

히히히짧은 웃음을 덧붙인 뉴저지가 내 품에 안겨들었다가슴팍에 볼을 비비적대는 꼴을 보아어지간히 기분 좋은 모양이었다.

 

이런 모습을 보면 뭐라 하기도 애매했다그렇다고 강하게 다그치면 어떤 반응이 돌아올지는 뻔하니까.

 

결국 내가 찾은 답은 그냥 입꼬리를 올리는 거였다그래시간 지나면 해결되겠지.

 

혹시 커피 좀 타다 줄 수 있어?”

 

…….”

 

이렇게 아픈 머리를 달래는 데는 역시 카페인이 제격이었다슬쩍 눈동자를 굴리며 뉴저지를 바라보니살짝 따가운 눈초리가 나를 담고 있었다.

 

예쁘고 멋진 데다 빼어난 두뇌를 가진 내 여자친구야혹시 커피를 타다 줄 수 있을까.”

 

얼마든지.”

 

어쩜 저리 단순할까그래도 귀여웠으니 상관없었다솔직히 본인도 즐기는 모양이고.

 

그렇게 경쾌한 발걸음 소리와 함께 뉴저지는 떠나갔다잠시 한숨 돌린 나는 옷매무새를 정돈하며 어떻게든 키스 마크와 이빨 자국을 감추려 애썼다.

 

……미칠 노릇이네.”

 

하지만 어쩜 이리 절묘할까하나를 가리면 다른 하나가 드러나고그 하나를 가리면 또 다른 흔적이 드러난다한 땀 한 땀 전부 계산해서 새겨놓은 모양이었다.

 

하아옅은 한숨과 함께 서랍에서 반창고를 꺼낸다약간의 반발은 있겠지만어쩔 수 없다지난번 회의 때처럼 따가울 정도의 시선 세례를 받기는 싫으니까.

 

허니나왔어!”

 

고마워.”

 

열심히 반창고를 붙이는 사이해맑은 목소리와 함께 돌아온 뉴저지가 커피를 들이밀었다적당히 감사를 표하며 나는 입에 종이컵을…….


아.


……뉴저지.”

 

?”

 

이거 뭐야.”

 

뭐가아~?”

 

말을 길게 늘이며 음흉한 미소를 그리는 뉴저지허탈한 미소와 함께 눈을 감는 나.

 

또 손에 들린 종이컵에 선명히 남아있는 립스틱 자국.

 

히히…… 마셔줄 거지?”

 

기대가 잔뜩 들어찬 목소리반짝이는 두 눈.

 

여러모로 매력적인 여자다.





 

물론 커피는 원샷했다.

 








재밌는소재 없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