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네. 리슐리외가 아쉬워할 만하군."


현재 나는 리슐리외의 권유로 새로 개장한 아쿠아리움에 왔다. 평소 귀여운 동물을 좋아하는 그녀로써는 오고 싶었겠지만 총기함의 업무로 인해 시간이 없는 그녀로써는 어쩔 수 없는 판단이었겠지. 그렇게 한가로이 구경을 하고 있는데 유독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이 눈에 들어왔다.


'저기는 뭔데 사람이 저렇게 많지?'


궁금함을 참을 수 없었던 나는 형성된 인파 사이를 뚫고 간신히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브레스트?"


흰색 끈 비키니에 물고기의 꼬리를 형상화한 프릴을 걸친 브레스트는 수중을 자유로이 헤엄치며 다양한 물고기들과 교감을 나누고 있었는데 이는 마치 그녀가 좋아하는 설화 속 인어를 그대로 빼온 듯 했다. 그렇게 한참을 유영하던 브레스트는 나와 눈이 마주쳤고 살짝 놀란 듯한 표정을 지으며 수조 벽으로 다가왔다.


"엄마, 인어 아가씨가 가까이 왔어!"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것이 아닌 듯 신비로운 듯한 그녀의 모습에 모두가 넋을 놓고 그녀를 바라보았고 브레스트는 수조 벽에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적더니 수면 위로 사라졌다.


'기다려...주세요?'


브레스트가 적은 건 모항에서 쓰는 수신호. 물론 여기 사람들은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하겠지만 그 뜻을 아는 나로써는 무슨 의미인지 몰라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누군가 등 뒤에서 나를 불렀다.


"손님, 혹시 바쁘신가요?"


뒤를 돌아보니 아쿠아리움의 직원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고 따라오라는 말에 나는 직원을 따라 직원용 창구로 향했다. 잠시 후 나는 직원을 따라 아쿠아리움의 수조 위쪽으로 왔고 그곳에서 나를 기다리던 브레스트와 만날 수 있었다.


"영웅 씨, 여기는 어쩐 일로 오셨나요?"


"브레스트 너야말로 여기에서 뭐하고 있는거야."


브레스트는 물기로 젖은 머리를 짜며 나를 보고는 싱긋 웃었고 나는 오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러자 브레스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최근에 모항에서 한가로이 지내다보니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서요. 그래서 기분 전환도 할 겸 이곳에서 의뢰를 받고 있었답니다."


"그렇다면 의뢰로 받은 티켓을 준 사람이..."


그렇게 된 거였군. 티켓의 출처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한 나를 바라보던 브레스트는 잠시 직원에게 말을 걸더니 한 가지 제안을 권유했다.


"혹시 영웅 씨도 괜찮으시다면 같이 해보시지 않을래요? 영웅 씨랑 함께한다면 뭔가 떠오를 거 같아서요."


잠시 후 잠수복으로 갈아입은 나는 수조 위에서 브레스트와 다시 만났다. 나를 기다리는 동안 심심했는지 물장구를 치던 그녀는 나를 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그럼 들어갈까요?"


"너는 그대로 들어가도 괜찮은 거야?"


아까와 같은 차림에 걱정되어 넌지시 물어본 나는 괜찮다며 손을 이끌며 웃는 그녀를 따라 수조 속으로 몸을 던졌고 이윽고 눈 앞에 수조 속 광경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렇게 신기한 듯 두리번거리고 있는 나를 브레스트는 따라오라는 신호를 주었고 그렇게 우리는 수조 속을 헤치며 다양한 열대어와 교감을 했다. 열대어들과 교감을 하는 그녀의 분위기는 동화의 한 장면을 묘사해 놓은 듯 했고 그렇게 우리는 한참을 그렇게 헤엄쳤다.


"음, 오늘 하루도 좋은 경험이었어요. 영웅 씨도 그렇게 생각하나요?"


아쿠아리움을 나서서 모항으로 돌아가는 길. 브레스트는 나를 보며 그리 물었고 나도 색다른 경험이어서 좋았다고 답했다. 대답이 만족스러웠는지 돌아가서 바로 시를 한편 짓겠다고 웃던 그녀는 무언가 곰곰이 생각하더니 천천히 발걸음을 멈추었다.


"...브레스트?"


나는 뒤쳐진 브레스트를 돌아보며 그녀를 불렀고 브레스트는 무언가 떠올린 듯 말했다.


"영웅 씨, 혹시 괜찮다면 조금만 제 억지를 들어주시겠어요?"


"뭐 두고 온 거라도 떠올랐어?"


내 물음에 브레스트는 고개를 저으며 천천히 다가왔다.


"사실 오늘 이야기에는 주인공은 있는데 한 가지 부족한 게 있어서요."


그러고는 내 품에 안겨들었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행동에 당황하던 찰나 품에서 그녀의 간질이는 속삭임이 들렸다.


"오늘 이야기에는 히로인이 부족해서요. 영웅 씨만 괜찮다면 밤새 히로인에 대한 고찰을 나누고 싶은데 어떠신가요?"


그렇게 말한 그녀는 열망이 깃든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그 눈동자에 홀린 듯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 라고.























브레스트, 참 이쁜데 몸매도 좋고 성격도 좋은데 참~ 뭐라 말로 표현하기가 힘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