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뭘까.”

 

가만히 문을 두드리다 나지막이 읊조렸다적잖게 흔들리는 목소리는 내 심정을 대변함과 동시에 상황의 난감함을 나타내고 있었다.

 

슬쩍 고개를 돌렸다눈에 담기는 건 하트 모양의 침대수분 보충을 위한 물구멍 뚫린 콘돔과 바이브레이터러브젤을 필두로 한 성인용품

 

그 위에 써진 글자, ‘섹스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는 방.’

 

또 침대 위에서 얼굴을 붉히고 있는 크론슈타트.

 

…….”

 

이게 대체 뭘까하며 질문을 던지기에는 문제가 너무 많았다가히 책 한 권을 써낼 수 있을 수준머리가 절로 아려왔다.

 

허나 한 가지 사실은 명확했다여기는 말 그대로섹스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는 방이었다.

 

함선 소녀 중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되는 크론슈타트조차 문을 열지 못한 게 그 증거였다벽이라도 부술까 고민했으나방이 그리 넓지 않은 탓에 그만뒀다.

 

폭발에 휩쓸린다면 지휘관 동지는 무사하지 못할 테니까.’ 크론슈타트가 그리 말했다.

 

그럼 우리 이제 어떡하지.”

 

고심 끝에 꺼낸 말이지만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명안은 아니었다하하괜히 멋쩍게 웃으며 머리를 긁었다.

 

누군가의 짓궂은 장난이라 생각하기엔 조금 선을 넘은 느낌나는 그냥 넘어갈 수 있어도옆에 있는 크론슈타트는 무슨 죄인가.

 

그녀는 함선 소녀이기 전에 한 명의 여성강한 모습을 보여주려 해도 내면의 여성성은 숨길 수 없었다종종 보여주는 모습이 그 증거였다.

 

때문에 걱정 됐다이런 짓에 상처 입을 그녀가.

 

어느 순간 이후로 말을 잃은 것이 그 증거그렇게 생각했다.

 

지휘관 동지.”

 

아닌가보다.

 

낮은 목소리에 사고를 멈추고 그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크론슈타트?”

 

어느새 겉옷을 전부 벗어 던진 채 란제리만 입고 있는 그녀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당황당혹또 곤혹지금의 나를 나타내기에 정말 좋은 말이었다말 그대로어찌할 바를 몰라 몸이 굳어 있었다.

 

하지만 슬프게도내 눈은 이미 자연스레 그녀의 몸을 훑어보고 있었다남자의 본능이었다.

 

무릇 여성의 아름다움은 곡선에서 비롯된다고 하지 않았는가그런 점에서 크론슈타트는 굉장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길게 뻗은 다리는 올라갈수록 미려해진다허벅지에 이르면 그 각선미에 시선을 뗄 수 없었다어찌나 탄탄한지스타킹의 밴드에 눌린 것이 보이는 수준이었다.

 

거기서 조금 더 올라가면 보이는 건 곡선부드럽게 이어지는 가히 여성성이라는 단어가 무엇인지 나타내고 있었다풍만한 엉덩이는 덤내 얼굴이 붉어지는 순간이었다.

 

허나 그렇게나 거대한 골반과는 정반대로허리는 너무나 얇았다과장 좀 보태면 내 양손으로 잡을 수 있는 수준어찌 저리 아름다운 몸매가 있을까.

 

다시 거대한 곡선이 이어진다모항에서도 손의 꼽는 크기의 가슴검은 브래지어 하나를 두고 아슬아슬하게 드러난 풍만한 가슴크기도 크기지만쳐지지 않아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선을 올리면그녀의 얼굴평소 보여주지 않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그녀의 얼굴무언가에 젖어 평소보다 매력적인 그녀의 눈.

 

……나는 지휘관 동지를 하나의 남자로 보고 있어멋지고 능력 있어참 매력 있는 남자로.”

 

그녀의 입이 열리고나는 당황한다저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게 아니었으니까.

 

깨달았다그녀는크론슈타트는 나를단순한 친우 관계로 보고 있지 않았구나.

 

하지만 지휘관 동지는나를 여자로 보지 않는 거야?”

 

아니그럴 리가…….”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어째서 나보다 문에 더 신경 쓰는 거야.”

 

우수에 젖은 목소리는 곧 크론슈타트의 마음절절히 이해했다그녀가 지금 무슨 감정으로 용기를 낸 건지.

 

그렇다면 나 역시솔직해질 차례다.

 

그 반대야나도 너를 소중하게 생각했으니까혹시나 이런 얼토당토않은 일에 상처받을까 두려워 그런 거야.”

 

실은 나도너를 여자로 보고 있었으니까.’ 짧게 덧붙였다.

 

…….”

 

진실 어린 대답에크론슈타트는 구태여 말을 꺼내지 않았다그저 가만히침대에 앉아 나를 바라볼 뿐.

 

나 또한 그랬다정확히는 이해하고 있었다지금 상황에 입을 떼는 건멋없는 행위였으니까.

 

마찬가지로 침대에 마주 앉아 그녀를 바라본다섞이는 건 눈동자마음.

 

츄읍……흐읍…….”

 

그리고 입술.

 

 

 





내 글 모 음






다음 화는 언제 나올지 모르지만 섹스합니다. 순애 섹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