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에 친구들을 모아놓고

시키칸은 이래서 문제고 저래서 문제고 험담을 늘어놓는 체셔

하지만 정작 친구 함순이들이 맞장구를 쳐주자 오히려 기분이 나빠짐


홧김에 시키칸 욕을 하긴 했지만,

사실 사랑의 가치는 아주 내밀한 거라서

남의 의견에 의해서 폄훼될 수 있는 게 아니었음

그것이 아주 지독하고 더러운 사랑이라고 할지라도


그래서 체셔는 잠시 술자리를 빠져나와 디스플러스를 빨면서

시키칸에게 전화를 걸었음


속을 알 수 없는 시키칸에게

어쩌면 우리가 다시 시작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 말이 너무 하고 싶었지만

자존심 때문인지, 말주변이 없어서 그랬던지

체셔는 하고 싶었던 말의 가장자리만 겉돌다가 전화를 끊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