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모음집 : https://arca.live/b/azurlane/59362616    


전편) 65화 : https://arca.live/b/azurlane/78040102


(로열 식당, 2일차 아침)



“그래도 여긴 아침은 먹을만하게 내주네”

"계란후라이도 멀쩡하고, 콩이 좀 짜긴 하지만 감칠맛도 있고"

테이블 위의 로열식 아침식사를 보고 있는 중앵 함순이들


“아침부터 고기를 구워 먹는다니 참 희안한 곳이군 그래”

아침식사인데 접시 위에 구운 소시지와 베이컨이 올라가있는게 적응이 안되는 미카사


"의외로 멀쩡한데?"

"삼시세끼 아침식사로 달라고 해보는건 어떨까"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살고봐야지"


(2일차 저녁) 


“이게 뭐야!”

"보다시피 장어다, 중앵에서 자주 먹는다고 해서 특별히 준비했지, 많이 먹도록"

“어떻게 장어를 이따구로 조리해서 내놓을 수 있는거냐!”

“비린내 뭐야 이거!”

“이게 장어 젤리라고?”

“네년은 생선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건가? 이건 장어에 대한 모욕이다!”

장어 비린내에 적응 안되는 중앵 함순이들



“음? 지휘관을 처음 보았을때도 똑같은 소릴 하던데, 동향사람인게 분명하군”

씨발?


“당연하지! 장어를 이렇게 만들면 중앵의 누구라도 화를 내는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그럼 내일은 그대들이 장어를 직접 조리해보는것이 어떻겠는가? 장어는 내일 저녁까지 준비해오겠네”

“그래도 되는가? 그럼 그렇게 하지!”


(다음날 오후 티타임)

“티타임에 오시지 않겠나요?”

“티타임?”

로열 문화를 주입시키기 위해 중앵 함순이들을 불러내는 메이드대


“로열에서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티타임을 가진답니다”

“그럼 전투 중에도 티타임을 가지는건가?”

“네? 당연한거 아닌가요?” (1)

"로열의 차문화는 처음인데... 잘부탁드립니다"

"잘부탁드립니다"

마지못해 따라가는 중앵 함순이들


(잠시 후)


"밀크티로 괜찮을까요?"

“네”

“저도 밀크티 주세요”

“나는 말ㅊ”

“미카사님, 그냥 같은 것을 받아먹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희가 초대를 받고 온 처지는 아니지 않습니까”

“...... 알겠네 그럼 같은걸로”

로열에서 말차를 찾는 미카사와 제지하는 타카오


'차에는 설탕을 넣어서 먹는건가봅니다?'

'저기 스콘이라는 빵에다 잼하고 크림을 발라먹는거 같은데'

쑥떡대는 휴가와 이세


“화과자는 없ㄴ”

“여긴 로열이라서 그런건 없습니다 미카사님, 단맛이 덜한것을 원하시면 스콘을 그냥 드시거나 홍차에 찍어먹는게 좋습니다”

"으..음.. 알겠네"

미카사의 클레임이 나오기도 전에 선수치는 타카오


(잠시 후)


“밀크티가 이렇게 맛있는 음료인줄 몰랐어요”

“그러게나 말일세, 나중에 중앵에서도 티타임을 주기적으로 하는게 좋겠어”

"말차 라떼라는게 있다고 하더군요"


'다들 이렇게나 티타임에 적극적인데다가 밀크티까지 드신다니…'

중앵함순이들의 밀크티 사랑에 감동먹은 벨파스트


"차(tea)에 우유를 부어먹는게 처음에는 무슨 해괴망측한 짓인가 했더니만, 떫은맛을 잡아주는데는 탁월하구만 그래"

로열해병푸드를 먹다가 멀쩡한 디저트와 음료를 섭취하니 살아나는 중앵 함순이들


"나중에 홍차 우려내는법을 알려주세요"

"저희는 항상 로열 스탠다드 6008에 맞춰 차를 우려낸답니다, 매뉴얼을 적어 드릴테니 참고하시면 쉽게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2)

"네? 홍차 우려내는 표준 레시피가 있단 말인가요?"

"역시 홍차의 나라답군, 차를 우려내는데도 규격이 있다니"

로열의 홍차사랑에 감탄하는 중앵 함순이들


‘주인님도 같이 밀크티를 드셨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벨파스트의 기대와는 달리 커피가 좋은 지휘관이었다


(3일차 저녁)



“여기 신선한 장어라네”


“잠깐만! 장어가 살아있지 않은가!”

살아서 날뛰는 바구니속의 장어들을 보고 항의하는 타카오

“모든 요리의 기본은 신선한 식자재고, 지휘관은 직접 장어를 손질한 다음 구워서 잘 먹었다만..?” (* 36화 참고)


“그런가… 혹시 장어손질 하는 방법 아는 자 있는가? 소인도 모르지만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면 직접 손질하겠다”

“.......” “.......”

타카오의 한마디에 '조별과제 조장 누가 하실껀가요'라는 질문을 받은 조원마냥 눈을 피하는 중앵 함순이들


“중앵의 아무도 장어손질을 할 줄 모르는건가? 그럼 내가 장어젤리ㄹ”


“제가! 제가! 하겠습니다”

킹조지의 장어젤리라는 말에 정신이 퍼뜩 드는 노시로


“그래? 그럼 여기”

작은 송곳을 건네주는 킹조지


“이건 뭔가요?”

“지휘관이 장어 손질할 때 쓰던 송곳인데”

“네? 이걸요?”

“이걸 장어 눈에 꽂고 손질하던데 모르는건가?”

“이걸 장어 눈깔에 꽂는다고요? 윽”

의외로 장어(살아있음)앞에서 약한 노시로


(잠시 후)


“장어가 발버둥 치는데 이걸 어떻게 송곳을 꽂으라는건가요?”

미끌거리는 장어를 잡고 송곳을 찔러보려하지만 쉽지않은 노시로


“지휘관이 하는 걸 본 적이 있는데, 장어를 잡고 칼로 장어 목뼈를 끊어서 못 움직이게 하고 그다음에 하던데”

“......”

‘그 지휘관은 뭘 하다 온 인간이길래 돼지 피도 먹고 장어도 썰 수 있는건지...’

옆에서 듣고있자니 지휘관의 정체가 궁금해진 타카오


(1시간 뒤)


“장어구이 소스는?”

“여기 간장을 못찾아서 데리야끼 소스를 만들 수가 없었어요”

어찌저찌 해서 장어 토막내고 큰 뼈도 발라내는데 성공한 노시로와 타카오


“비린내가 좀…”

점액질을 제대로 제거하지 않아서 비린내가 좀 나는 노시로와 타카오의 장어구이 (소금, 후추 첨가)

“그래도 장어젤리보단 덜하니까 괜찮긴 한데 이건… 앗!”

먹다가 잔가시에 찔린 타카오


“......”

“덕분에 그 해괴망측한 장어젤리는 피하지 않았는가? 다들 맛있게 먹자고”

대선배 미카사의 분위기 주도 덕분에 어떻게 장어는 먹기 시작하는데



“그런데 여기 지휘관은 도대체 뭐하는 인간인가?”

“갑자기?”

갑자기 말을 꺼내는 이세

“지난번의 칼 피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은건 그렇다 치고, 이것만도 못한 식사를 하면서 어떻게 여기서 버틸 수 있는거지? 나같았으면 한달도 아니고 일주일만에 미쳐버렸을지도 모른다”

“솔직히 식사는 저급하긴 하지만 홍차하고 디저트가 있지 않은가?”

조심히 물어보는 미카사



“그것도 하루이틀입니다! 저기 가져온 것들 보면 먹을 수 있는지 의문인 것들이고, 보는눈도 많은데 식사시간에 그걸 다 안먹고 버린다? 그게 가능할 것 같습니까?”

“한두번도 아니고 매번 안먹는다고 하긴 어렵지… 그런데 지휘관은 장어 손질도 할 줄 안다고 하는데, 그렇게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부하들을 시키지 않고 생선을 직접 손질한다고?”

지휘관이 로열해병급식 안먹는다고 대놓고 선언한건 모르는 미카사


“그거는 비린내 터지는 장어젤리 보면 직접하지 않고서는 못 버틸거같아서 하는... 그 있잖습니까, 부하들 답답한거 보면 못참는 성격같은거 말입니다”

“아, 그건 그렇군”

사실 생선회도 간단하게 썰 줄 아는 지휘관이지만 당연히 그 사실을 알리가 없는 미카사


(2주 뒤, 로열 모항)


"...... 죄송합니다 지휘관님"

"소인이 무례를 범했소, 어떻게든 사죄하지 않으면"

"그... 중앵을 대표해서 유감의 뜻을 표하겠네, 그대는 로열을 지도할 능력이 있고 이곳의 음식문화를 선도, 아니... 재구축할 자격이 충분하다네"

처음 1주일간 끔찍한 로열푸드를 맛보고 2주차에는 체셔와 벨파스트가 지휘관이 남기고 간 레시피대로 조리한 한식을 먹게된 중앵 함순이들, 감동의 눈물을 줄줄 흘린 다음에 체셔와 로열 메이드대의 가스라이팅 겸 지휘관 찬양에 세뇌되어버리고 마는데...


"... 벨파야, 너희들 나 없는동안 도대체 얘네들한테 무슨짓을 한거냐? 고문이라도 했어?"

"네?" 

"처음 며칠은 서방님 오기 전에 먹던대로 대접해주고 그 다음에는 서방님이 알려준대로 밥해서 먹여준거밖에 없다냐"

"서방님 아니래도, 아니 뭐?"


태연하게 타국 함순이들 상대로 식고문을 하는 로열이었다



(1)


(2) British Standard 6008 : 차를 우려내는 영국 표준 ->  ISO 3109 : 차 우려내는 국제 표준 (둘 다 영국식 홍차에 적합한 기준이므로 참고)

https://www.gatsby.ucl.ac.uk/tea/tea_archive/attached_files/BS6008.pdf BS 6008 

https://cdn.standards.iteh.ai/samples/6493/e721775977954902b14869286719a842/ISO-1839-1980.pdf ISO 3109


팁) 손질된 장어를 구매하면 표면에 점액질이 남아있어 칼로 좀 긁어내고 먹으면 맛있다


장어손질 참고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tbDgGu1tuPE

https://www.youtube.com/watch?v=rsgdHuTm2WI


중앵 임시파견 간 지휘관 편 아마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