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세계는 멸망하고 다른 세계들을 방문해봐도 은여우가 알던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고


가진건 물자가 간당간당한 함대와 은여우를 따르는 몇 안되는 함순이 뿐인 처량한 신세



다른 세상에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물자도 최소한으로 수집하고 접촉도 제한하며 이곳 저곳을 떠도는 은여우지만



사람 한 명 쯤은 함께 데려가도 되지 않을까,


죄 많은 나라도 몸을 기댈 반려 한 명 정도는 있어도 되지 않을까,


하고 욕심이 생겨버리는 은여우가 보고싶다



지휘관에게 외로움을 호소하면 내 손을 잡아주지 않을까


정의롭고 용기있는 사람이니까 파멸이 예정된 여행이라도 함께해주지 않을까


하는 헛된 희망을 참지 못하고


결국 지휘관 손을 꼬옥 잡고 자신과 함께해달라고 말을 꺼내고 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