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맨 단편 모음집https://arca.live/b/azurlane/59362616    


(초겨울 어느 토요일, 00:30, 로열 지휘관 관사)


띵-동


"누구지 이 야밤에"

게임하는데 누가 벨 누르는걸 알아챈 지휘관


띵-동 띵-동 띵-동


"아이씹"

슬슬 짜증이 나는 지휘관


"아니 이시간에 누구" 

"......"

문을 열자 보이는 지휘관을 빤히 쳐다보는 벨짱(이하 꼬벨)


"벨? 니가 여긴 왠일이니?"

"주인님! 큰일났어요!"

"뭐? 야! 큰일 났으면 찾아오는게 아니라 연락을 해야지, 자고 있으면 어쩔려고, 아니지 내가 너한테 전화번호 안알려줬나? 다른애들은 뭐하고? 우선 대응하러 갔어?"

"그게 아니라..."

말을 흐리는 꼬벨


"그게 아니면 뭔데?"

"저! 잠이 안와요!"

"뭐?"

"잠이 안와요!"

"음... 혹시 침대에 누워서 눈을 감았는데도 잠이 안와?"

"헉, 어떻게 아셨나요?"

순진한 꼬벨


"우리 벨짱 왜 누워서 자려고 하는데도 잠이 안올까?"

"모르겠어요!"

"흠.. 나한테도 말을 안해주니 그거 참 어려운 문제구나, 언니(벨파스트)한테는 안물어봤니?"

"물어보려고 했는데 이미 자고 있어서 못물어 봤어요"

일찍 자는 메이드장


"그래서 날 찾아온거야?"

"건물에 불이 켜져있어서요... 실례인걸까요?"

게임한다고 불 안끈 지휘관

"아니 뭐 됐고, 자는 사람 깨우는게 예의가 아니긴하지, 추운데 일단 들어와라"

"네!"


(잠시 후)


"밤에 잠이 안오는걸 보니 카페인을 잔뜩 먹은거 같은데"

"카페인이 뭔가요?"

"커피에 들어가 있는거"

"커피..."

'커피'라는 단어에 움찔하는 꼬벨 


"혹시 저녁에 커피를 마셨니?"

"네? 아니 그게..."

혼내는거 아닌가 싶어서 우물쭈물하는 꼬벨 


"혼내는거 아니니까, 어차피 커피 마신결과가 이렇게 뻔히 나왔는데"

"네... 사실... 식당에 있는 그... 주인님이 기계로 마시던 '에스-프레소 커피' 라는게 궁금해서"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나오는 커피가 궁금했다고 실토하는 꼬벨


"에스프레소? 그거 벨 니가 마시기엔 정말 쓸텐데 어떻게 마신거니?"

"그래서 설탕을 넣어서 마셨어요, 설탕을 너무 많이 넣었다 싶어서 커피를 더넣고, 묽어지니 설탕을 더넣고"


"아이고야"

그렇게 에스프레소 2~3샷(추정)을 사르데냐식으로 마셔버린 꼬벨


"뭐, 커피 그렇게 마신건 이미 지나간 일이니까, 그래서 그동안 뭐할래?"

"네?"

"저녁먹을때 마신거 보니까 밤 꼬박새진 못할거같고 새벽 3~4시에는 잠 올꺼같은데 그때까지 같이 뭐할래?"

"네? 저때문에..."

"어차피 내일 쉬는데 늦잠좀 자면 되지 뭘 TV라도 볼래?"

유튜브라도 보여줄려고 하는 지휘관


"네? 주인님 나라에서 하는것도 있나요?"

호기심이 생긴 꼬벨


"응? 요리하는거라도 보여줄까?"

"네!"

'안녕하세유'

"이 빽 아저씨라는 사람도 요리사에요?" (1)

지휘관하고 같이 유튜브 보다가 궁금한게 생긴 꼬벨 


"음.. 요리할 줄 아는 사장님.. 높은 분이지?"

"네? 높은 분이 요리를 할줄 안다고요?"

요리 하나도 할 줄 모르고 먹는것만 할 줄 알것같은 높은 분인 퀸엘과 러스티가 생각난 꼬벨


"그럼 난 뭐니?"

"주인님이요? 높은 분... 이네요?"

"밑에 애들이 하는 게 맘에 안들면 화만 내는 게 아니라 직접 경험해보고, 내가 해도 니들보다 잘하겠다 싶으면 노하우를 알려주는 것도 윗사람의 미덕이 될 수 있단다"

로열 음식이 답답해서 내가 (요리) 한다는 마인드의 지휘관


"그래서 직접 요리를 하시는건가요?"

"그렇지? 음... 그럼 간식이라도 먹을래?"

"간식이요? 지금부터 만들기 시작하면 오래 걸리지 않을까요?"
간식이란말에 귀가 솔깃한 꼬벨


"계란찜 전자렌지 쓰면 금방이야, 10분도 안걸려"

"네? 그렇지만 언니가 전자레인지는 나쁜 문명이라고"


'어떻게 홍차를 전자렌지로 데운단 말입니까'


"그거야 홍차니까 그런건데, 그 찻잔 째로 전자렌지에 넣고 돌리면 위험한것도 있어서 그런거야"

"네? 위험하단게 무슨 뜻인가요?"

"너희들 찻잔 보면 테두리에 금박 장식있지?"

"네"

"그거 넣고 전자레인지에 돌렸다간 불꽃이 튀어서 찻잔이 그슬리니까 넣지 말란거야"

"네?"

지휘관 말이 이해가 안되는 꼬벨 


"날카로운 금속을 넣고 돌리면 특히 스파크 잘 튀니까 그런거야, 한번 볼래?"

"위험하지 않나요?"

"바로 끌꺼야"

쿠킹호일을 구겨서 전자레인지에 집어넣고 딱 10초만 돌리기로 하고 주방 불을 끄는 지휘관


웅~ 파지직

"으악!"

버튼 누른지 4초만에 안에서 스파크 튀는 쿠킹호일과 옆에서 쳐다보다가 놀란 꼬벨


"이렇게 위험하니까 금속용기나 금박이나 은박 장식이 있는 도자기-찻잔도 절대 전자레인지에 넣지 말라는거야, 문 닫혀있으니 끄면 그만인데 찻잔 표면이 이렇게 그슬리거든, 아 그리고 포도알도"

심야에 과학실험을 하게 된 꼬벨과 지휘관


"포도알이요?"

"내부 굴절률하고 전자렌지 동작 주파수때문에 플라즈마 생긴다고 하니까 조심하라고 하더라고" (2)

"플라즈마요? 그게 뭔가요"

"자세히는 모르겠고 아무튼 위험하대, 계란찜은 내가 할테니까 거기 앉아있어"

설명하기 어려워서 화제를 돌리는 지휘관


"네? 제가 하겠습니다"

"금방 끝나서 따로 할것도 없어"

계란깨고 냉동채소 좀 집어넣고 섞은다음 소금과 물을 붓는 지휘관


"계란을 찌는데 굳이 깨서 넣는건가요?"

"계란 껍질 째로 넣으면 안에 수분때문에 폭발해서 안이 난장판이 되니까 그래, 계란찜 기본은 이건데 나중에 우유나 치즈 같은거 좀 넣어도 되고"

"네? 지금 하고 있는 계란찜은 푸딩인건가요?"

"설탕넣으면 비슷하긴 하지?"


(02:30, 지휘관 관사 거실)


"주인님 이제 졸려요"

따뜻한거 먹고 따뜻한 방바닥에 누워있으니 솔솔 잠이오는 꼬벨


"이제 잘 시간인거같은데, 옆방에 이불 깔아놨으니까 이닦고 자"

"네..."

그렇게 잠드는 꼬벨


(06:00, 벨파스트의 침대)


"음?"

[지휘관 : '벨은 내가 데리고 있으니 12시에 관사로 와라, 그전에는 안된다' - 00:50]

아침에 일어났더니 꼬벨 납치한듯한 느낌의 문자를 받은 벨파스트

'12시?'


(12:00, 지휘관 관사)


지휘관의 문자 지시에 칼같이 12시에 도착한 벨파스트

"주인님, 굳이 12시라고 정하신 이유가 있으십니까?"

"응? 얘가 커피마시고 밤샜으니까 그런건데, 아무리 주말이라고 해도 늦잠잤으면 일어나서 점심은 먹어야지"

의외로 현실적인 이유를 대는 지휘관

"네? 커피?"


"얌마 일어나야지, 점심먹으러 가자"

"음......다음에도 커피 마셔서 잠을 못자게 되면 주인님하고 같이 있으면 안되나요?"

옆에 있는 벨파스트가 안보이는 꼬벨



"네?"

"히익!"


이후 벨파스트는 꼬벨을 잔뜩 갈궜다고 한다



(1) 백종원(유튜브 채널)

(2) 포도알만한 크기로 생기는 전자렌지 속 플라즈마 현상 (한국어 자막 지원)


지금 99화고 다음 100화 전(2월 25일 이전) 까진 못 맞추겠지만 아무튼 100화 달성 기념 표지 맡길려고 하는 중

짭창고콘 편집해서 초안 만들었는데, 그림체를 이 느낌으로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표지 디자인 좋은의견 있으면 제시 가능

ex) 포미더블이 치킨을 저거밖에 못먹냐, 벨파스트는 잔을 떨구지 않는다, 대사는 빼는게...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