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롯데는 21시즌 드래프트의 뽕을 뽑았다라고 불릴 정도로 좋은 유망주들을 수확했다.
고교 포수 최대어 (손성빈)
고교 최고 좌투수 (김진욱)
고교 야수 최대어 (나승엽)
부산권 최고 투수 (김창훈)
그 이외에도 최우인 (2차 8라운드) 같은 알짜배기도 잘 뽑았다.
왜 8라운드로 내려왔는지 아직도 모르겠는...

그 중 가장 큰 수확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 선수가 김진욱.
21시즌 좌완 신인 트로이카 (이의리, 김진욱, 이승현) 중 하나로,
고등학교 시절 한정 이 중에서 가장 즉전감에 가깝다고 평가를 받은 선수이다.
하지만 현재 이 3명의 성적을 보자면, 딱히 그렇지는 않은것 같다.
김진욱: 3경기 13.2이닝 ERA 10.54 FIP 6.37 12K 13BB sWAR -0.44
이의리: 6경기 30.0이닝 ERA 3.30 FIP 3.90 34K 15BB sWAR 0.54
이승현: 1경기 1.0이닝 ERA 0.00 2K sWAR: 0.05
김진욱의 부진의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이걸 알기 위해서는 김진욱의 플레이스타일부터 알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

잠시 투구폼 비교.

(클레이튼 커쇼, LA 다저스)

(팀 린스컴, 전 센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다들 커쇼랑 비교 하던데 난 이게 더 비슷해 보인다.)
김진욱은 고교 시절부터 독특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속구 + 슬라이더의 위력도 주목을 받았지만,
이 선수를 다른 선수들에 비해서 더욱 돋보이게 한 부분은 다름아닌 제구와 경기운영이다.
본인이 원하는 구종을 원하는 타이밍에 원하는 구석에 정확히 넣을수 있다 = 제구, 특히 커멘드가 매우 뛰어나다.

9이닝당 볼넷:
2018년 3.24개
2019년 1.78개
2020년 1.96개
이미 고교 시절부터 제구력으로는 원탑이었으며, 이 덕분에 1군 즉전감이라고 평가를 받았던 것.
하지만, 프로에 와선 이 제구력이 많이 무뎌짐으로써 부진이 시작됬다.

그러면 나랑 같은 과인가?
놉. 절대 그런 수준은 아니다. 에초에 당신은 그 제구 12년 동안 고치고 있...


(김진욱 패스트볼 - 슬라이더 - 커브 탄착군)

(김광현 슬라이더 탄착군)
볼넷이 많은건 사실이지만, 김진욱은 맨날 경기 터뜨리는 누구처럼 패대기 쓰로워는 아니다.
속구는 꾸준히 낮게 제구가 되고 있으며, 슬라이더는 탄착군이 형성이 꽤 잘 되어 있다.
중요한건 저 커브 탄착군에서 보이듯 공이 자주 빠진다 (커브만 빠진다는건 아님).
어째 팀 선배인 박세웅과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롯데 팬들은 박세웅이 무너질때의 모습을 아주 잘 알고 있다.
1-2또는 2-2 상황에서 빠지는 공 -> 풀카운트 이후 볼넷 또는 안타 -> 한 가운데 몰린 공이 장타로 연결.
김진욱도 지금 3경기 모두 저렇게 무너졌다.
결국 본인이 원하는 순간에 카운트를 잡을 수 있게 기본적인 제구 개선부터 필요하다.
2군에서 6이닝 무사사구 7K 경기를 한걸 보면 다행히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을 것 같다.
(어짜피 지금 4, 5 선발들이 죄다 폭발 중이라서 조만간 기회가 또 갈거다.)
또 다른 문제는 이닝이 거듭될수록 구속이 느려진다는건데,
이건 본인의 투구폼 문제가 조금 있다.

공을 놓을때 다리가 쭉 펴저있다. 요부분이 구속을 1~2km 낯춘다는 분석도 있다.
뭐 그래도 이건 일장일단이 있는게,
이 투구폼 덕분에 김진욱은 본인 키 & 긴 익스탠션에 비해서 릴리스포인트가 높다.
구속 그 이상으로 속구의 위력이 좋은 이유.

공에 집중!
(공이 더 높은 곳에서 출발하여 패스트볼의 착시 현상이 두드러진다. 팔이 수직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회전효율도 높음)
솔직히 이거 이외에도 체인지업/스플리터의 부재, 높지 않은 구속(좌완 치고는 평균정도), 경험문제 등등을 다 재쳐 놓고,
고교 시절로 본인의 제구력을 돌려 놓을 수만 있다면 정상궤도로 충분히 올라올 수 있는 선수다.


딱 요렇게만...
무엇보다 김진욱에게 긍정적인 결론을 내릴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운이 없다는 것.
잔루율이 불과 45.5%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KBO 평균 잔루율이 대략 72% 인걸 감안 했을때, 아직 김진욱은 충분히 더 성적이 좋아질 여지가 많다.
타구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르거나,
라인드라이브 허용률이 높거나,
하드힛 비율이 높은 것도 아니다.
제구가 잘 안되는 상황에서도 실투를 최대한 줄이고 강한 타구를 억제하는데 성공했다.
분명 좋은 타구를 허용하는 비율은 KBO 통틀어서 굉장히 낮은 편.
작년 신인왕이었던 소형준도 KBO 5월, 6월에는 못했다. (2020년 5월, 6월 ERA 7.06, 6.29)
6월 쯤 2군에 잠깐 다녀온 뒤 새로운 무기 커터를 장착하고 돌아와 엄청난 포스를 보여주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아직 40 경기도 하지 않았다. 시즌은 길다. 아직 롯진욱의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