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희.


2018년 1차 지명으로 롯데 입단.

입단 후에는 꾸준히 2군을 폭격하면서 1군에 여러번 모습을 비췄지만

1군에서는 적응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몇년 동안은 몇차례 부침을 겪었었다.


하지만, 2020년부터 잘하든 못하든 1군에 계속 박아두면서 경험치를 먹인 끝에 드디어 본인의 포텐셜을 드러내고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2021년도 시작은 매우 뛰어났으나, 5월 꽤 깊은 부진에 시달리며 전체적인 스텟이 하락세를 걸었다.


한창 한동희가 부진하고 있을때, 과연 부진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찾아보려고 여기저기 뒤지다보니까,

한동희의 플레이스타일에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 몇가지를 찾은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이런 형태의 선수가 한국야구에서 나올 수 있다는게 상당히 흥미로웠다.



일단 동희의 가장 눈에 띄는 스텟은 P/PA. 타석 당 평균 투구 개수.

놀랍게도 한동희는 타석당 4.33개로 리그 전체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팀내 1위의 수치.

체감상 정훈이 공을 더 많이 보는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여기 리스트의 선수들과 동희를 비교하면서 동희의 플레이스타일이 뭔지, 그리고 왜 흥미로운지 한 번 보도록 하자.





1. 한동희는 출루형 리드오프인가?

일단 공을 많이 보는 선수들로 유명한 선수들은 주로 출루를 중시하는 리드오프로 많이 알려져 있다.

이 리스트에서는 정은원, 이용규, 박해민, 홍창기, 조용호 같은 케이스.


주로 선구안컨택툴이 둘 다 높은 선수가 이런 플레이스타일을 지향하는데,

이용규, 박해민처럼 컨택이 뛰어나다면 애매한 공을 파울로 쳐내어 볼을 기다리는 케이스와

정은원, 홍창기처럼 배트를 극도로 아끼면서 뛰어난 선구안을 바탕으로 원하는 공이 아니면 아니면 시원하게 흘려보내는 케이스가 있다.

(이거 보면서 정은원도 진짜 독종이란걸 알게 됨. 저정도면 타석 나가면 볼만 고르자 그 생각으로 나온단 소리인데...)


하지만 모두 알다싶히 동희는 이런 유형은 분명히 아님. 

이들에 비해서 컨택툴이 매우 떨어지는 편이기 때문. 컨택%가 75.7%로 리그 최하위권(밑에서 TOP 15위)을 자랑한다.

같은 이유로 헛스윙률도 15.5%로 이들보다는 높은 편. 밑에서 TOP 20.

또한 발도 이대호급으로 느리고, 이들에 비해서 장타툴이 좋기에 리드오프로 쓰기엔 너무 아까움.





2. 한동희는 공갈포인가?


일단 공갈포의 정의가 무엇인가를 알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

공갈포는 일단 얻어 걸리면 장타가 터지지만 걸리기는 무슨 삼진이 나올 확률이 너무 높아 생산성이 낮은 선수를 뜻하는데,

가끔 이 공갈포와 OPS형 타자를 구분하기 어려울때가 있다.


공갈포와 OPS형 타자를 나누는 방법은 다름 아닌 K%와 출루율.

현재 21시즌 KBO의 공갈포로 대표적인 선수는 박병호, 그리고 저 P/PA 리스트에 올라와 있는 김웅빈이 있다.

공교롭게도 둘 다 키움

일단 한동희와 비교되는 플레이스타일을 가진 노시환도 여기 넣어봤다.


여기서 가장 돋보이는건 역시 저 어마어마한 삼진율들. 

현 KBO 평균 삼진률이 18.1%인걸 감안하면 위의 셋은 평균보다 10% 많은 삼진을 얻는 중.

(김웅빈은 작년 BB/K가 겨우 0.26일 정도로 낮았음)


하지만 노시환은 공갈포 소리를 들을 정도는 아닌데, 맨 끝에 보이듯이 타격 생산력 WRC+ 가 리그 평균보다 높기 때문.

이건 한동희도 마찬가지. 

또한 이들에 비해 K%도 낮고 그만큼 볼도 많이 골랐다. 이들보단 선구안이 좋다는 말.

(한동희의 K/BB 비율은 4월과 5월 모두 비슷함: 4월 BB/K - 0.64, 5월 BB/K - 0.625)


여기서 볼 수 있는건 한동희는 좋은 선구안을 바탕으로 자기가 원하는 공이 오는걸 기다리는 타자.

기본적인 선구안은 매우 뛰어나지만, 컨택 능력이 떨어져 많은 삼진과 많은 볼넷을 동시에 얻는 선수.





3. 추가 비교


필자는 여기까지 결론이 나자 당장 2명의 타자가 생각이 났는데,

다름 아닌 추신수김재환*.


두 선수 모두 기본적이 선구안이 좋지만 그에비해 컨택 능력이 매우 떨어지는 선수.

하지만 결국 본인의 플레이스타일을 잘 살려서 각 리그 평균이상의 타자로 몇년을 보냈다.


김재환과 한동희의 가장 큰 차이는 적극성.

2017 - 2021 김재환의 배트 적극성 %: 44.8 - 50.0 - 48.4 - 45.3 - 47.1%

2020 - 2021 한동희의 배트 적극성 %: 43.1 - 37.0%


김재환은 전성기 시절에도 리그 평균이상의 적극성을 보여준 타자이고, 

노쇠화로 인해 컨택이 하락하기 시작한 2020시즌부터도 (컨택%: 66%) 확실히 적극적으로 배트를 내미는 타자이다. 


그럼 추신수와 비교하면 어떨까?


추신수의 메이져 통산 스윙률은 42.2%, 한동희의 스윙률보다 약 5% 높다.

스윙률의 다른점은, (전성기)추신수와 한동희는 존 바깥에 나가는 공에 대한 스윙률(O-Swing%)은 

각각 23.3%, 24.6%로 비슷하지만 (뛰어난 선구안),


존 안에 들어오는 공에 대한 스윙률(Z-Swing)은 각각 65.6%, 57.2%

(전성기)추신수가 약 8% 정도 우위에 있다.


물론 겨우 두달 정도의 스텟이란걸 감안해야 겠지만 (작년 한동희의 Z-Swing은 63.5%),

현재 한동희는 어떻게 보면 그 추신수보다도 스윙을 더 아끼고 있는 선수라는 말.

삼진을 극도로 싫어하고 정 안되면 치고 달려라를 강조하는 한국야구에서 이런 선수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특이하다. 





4. 한동희 프로젝션


사실 이 정도로 배트를 내밀지 않는 선수는 올시즌에도 여럿 있지만,

한동희 & 추신수를 제외하면 하나같이 Contact%가 최소 80%이상 이거나 그 근처에서 머물고 있다.

일단 카운트가 몰리면 높은 수준의 컨택으로 파울을 만든다는 보험을 들고 있다는 것.

하지만 동희는 그런게 없다.


Contact%가 80이하인 선수들 중에서 한동희 만큼 배트를 내밀지 않는 선수는 없으며, 그나마 배정대가 비슷한 수준.

즉, 동희는 본인이 원하는 공이 오지 않는다면 기꺼이 삼진 정도는 먹을수 있다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타석에 들어선다. 


애덤 던(신시내티 레즈 시절)


조이 갈로 (택사스 레인저스)


이 정도로 삼진멸시 경향을 보이는 타자 중 가장 유명한 타자는 미국에는 애덤 던, 한국에는 이병규(작뱅)가 있다.

아마 양현종의 메이져 중계를 본 적이 있는 분이라면 조이 갈로를 들어봤을건데, 이 선수도 여기에 들어간다.

작뱅은 한동희에 비해 장타툴 그리고 건강이 부족하다는 걸 감안하면 사실상 비교 대상은 애덤 던과 조이 갈로 뿐.


애덤 던도 마찬가지로 그 플레이스타일이 굉장히 유명했는데,

통산 타석 중 볼넷 + 삼진 + 홈런의 비율 (TTO%, Three True Outcome)이 49.9%를 차지하는 선수이기 때문.

타석에 서 있으면 반절은 수비수가 논다는 소리.


한때는 타율이 매우 낮아 공갈포 소리를 들었는데, 은퇴하고 나서야 그 높은 볼넷수치가 재발견되어 

장타율이 매우 높은 파워형 OPS히터로 다시 정정 되었다.

이 이후로 타율이 낮지만 출루율과 장타율이 매우 높은 타자는 애덤 던 형 OPS타자라고 부르게 될 만큼 유명한 타자.


또한 이 선수의 통산 WAR이 매우 낮은 이유는 수비를 역대급으로 못하는 선수였기 때문에...

주루도 느린지라 공격으로 쌓아놨던 WAR을 수비와 주루로 모두 깎아 먹는 케이스.


만약 한동희가 이 플레이스타일을 계속 가지고 가며 발사 각도만 더 올릴수 있다면,

롯데는 미래에 크보판 애덤 던을 볼 수 있다.


에초에 삼진 = 실패, 패배라고 부르는 KBO리그에서 어떻게 이런 유형의 타자가 나왔는지 매우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