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지랑 약지 자리를 비워놓고 그 손을 보여주는 건, 선생한테 질문을 유도 하려는거다


왜 거기에는 반지를 끼지 않았냐는, 지극히 단순하고 가벼운 질문을


하지만 이건 함정이다


이 질문을 생각 없이, 혹은 장난삼아라도 꺼내는 순간


바로 삐진 척하면서 말꼬투리를 잡고


자신을 놀린 벌이라며, 나머지 반지도 사달라고 선생한테 말할 테니까


그러면 당황한 선생은 늘 그렇듯이, 정말 별생각 없이 사 주겠지


이런 싸구려 반지인데 정말 괜찮아?


하고 물으면서


그러면 카즈사는 배시시 웃으면서 자기는 이게 좋다고, 정 그러면 선생이 끼워달라고 말하겠지


선생은 그 웃음을 보면서 어딘가 조금 꺼림칙했지만..


결국에는 끼워줄거야


학생의 부족한 것을 채워주는 것이 선생, 자신의 일이니까


그렇게 기존의 반지와 선생이 준 반지를 모든 손가락에 끼고 밴드 활동을 하다가


모두의 축제가 끝나고 일탈을 끝내는 순간이 오면


약지의 반지 빼고는 전부 빼버리는 거야


그러면 서로의 손을 자주 보는 방디부의 특성상, 카즈사의 약지를 보고 바로 질문을 하겠지


그 반지는 왜 안 빼?


하고


그러면 바로 그때, 약지를 살짝 내밀고 미소지으면서 답하는거임


선생님이 끼어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