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토스 북쪽


그곳에는 붉은겨울 연방학원이라는 곳이 있다.


1년 내내 겨울이라는 계절은 학원 내부에 수많은 미개척지를 만들었고, 매주한번은 별 희안한 이유로 쿠데타가 일어나는게 부지기수였다.


'막장 학원'


붉은겨울에 대해 알고있는 키보토스 사람들은 붉은겨울을 게헨나와 동급이거나 그 이상의 막장학원으로 생각하는 것이 다반사다.


그런 분위기 속, 어느날 부터 붉은겨울과 관련된 하나의 소문이 돌고 있었다.


'붉은겨울에 있는 거산 아래에 거대한 대장간이 존재한다.'


미개척지 땅이 많다는 것 때문에 붉은 겨울에서 일부러 지어낸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소문이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산 아래에서 밤마다 망치 소리가 들린다니까?! 내가 직접 들었어?!"


"거산 근처에서 헤매다가 거대한 뿔 달린 존재를 봤어 진짜야."





****





산양 모양의 망치가 불에 달궈진 볼프셰크 강철과 부딪치며 커다란 소리를 냈다.


탕!


모루 위에 붉게 달아오른 강철이 일그러졌다.


탕!


달궈진 금속의 불꽃이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


그는 걸작을 만들겠다는 마음 하나로 계속 망치를 내리쳤다.


몇 번의 망치질 끝에 볼프셰크 강철이 납작해지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다시 용광로에 넣으며 가열하고, 다시 꺼내 모루 위에 놓고 망치질을 반복했다.


수십번의 반복 끝에 볼프셰크 강철은 검의 형태를 띄웠다.


그는 그 즉시 날을 물에 넣으며 담금질 처리를 했다.


치이이익!


물이 증발하는 소리에도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담갔던 날을 빼고 낮은 온도에 넣어 천천히 열을 가하며 내구성을 높였고, 다시 뺀 날을 숫돌에 연마하며 날을 예리하게 만들었다.


이후 손잡이를 만들고 칼 중앙에 문양을 새기려고 다시 작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던 그때.



똑똑



밖에는 눈보라가 폭풍처럼 몰아쳐서 그 누구도 찾아올 수 없는 곳이었다.


그런데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여기로 찾아올 사람이 없다는 걸 알고 있던 그는 작업을 멈췄다.


그러고는 의구심을 가진 채 천천히 문을 향해 걸어갔다.


"알았네, 간다고 가."




걸어갈 때마다 그의 작업복에 붙어 있던 쇳가루들이 바닥으로 흩어졌다.


벽에 걸린 거울에 그의 모습이 비쳐지기 시작했다.


용암이 흘러내리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만드는 붉은빛 왼손.


커다란 산양의 뿔.


덥수룩한 털로 뒤덮인 얼굴과 붉은 안광.


여러 도구가 수납된 갈색 가죽 작업복.


인간이라고 불릴 수 없는 존재.


대장장이의 신이자 불과 강철을 다루는 고독한 반신.


거산의 화염, 오른.



고독하게 살아가던 그가 다시 한번 문고리를 잡아당겼다.


문이 열리자 차가운 눈보라와 함께 다섯 명의 여학생들이 서 있었다.


중앙에는 푸른 장발 머리에 핑크 브릿지를 한 인물이 있었으며, 그녀 주위로 네 명의 여우 수인 학생들이 있었다.


"무슨 일로 온 거지?"


오른의 낮은 목소리에 네 명의 여우 수인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가운데에 있는 푸른 장발의 소녀만이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두번째 단편 소설 입니다.


롤의 오른과 붉은 겨울을 섞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