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이 그저 술에 고픈 이야기 - 프롤로그 

선생이 그저 술에 고픈 이야기 - 유우카

선생이 그저 술에 고픈 이야기 - 히나

선생이 그저 술에 고픈 이야기 - 시로코

선생이 그저 술에 고픈 이야기 - 호시노

선생이 그저 술에 고픈 이야기 - C&C


-캐릭터 붕괴가 있을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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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롱...고롱..."


"...zzZ"


"헤- 선생님이 두명이야아아..."



좋아. 세명 보냈고. 이제 최종보스만이 남았군.



"슬슬 지쳐보이는구나, 하루나."


"후후... 고작 이런걸로 쓰러질거라 생각하신건가요..?"



확실히 강적은 강적이다. 그동안 한모금만 마셔도 바로 취기가 올라왔던 다른 학생들과 달리 벌써 3잔을 넘겼는데도 취한 기미가 보이기는 커녕 멀쩡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원하는 다음 잔이라도 있니, 하루나?"


"후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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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뭔가 확 와닿는게 없단 말이죠..."


"저기, 방금 식당 하나 폭파시켜놓고 그런 말은 좀 너무하지 않을까..?"



화르륵-



폭발의 잔해물을 뒤로하고 하루나는 곰곰히 생각한다.



"그러고보니 오늘 3군데나 날려버렸는데도 선도부가 안보이는군요."


"어라? 그러고보니 그러네?"


"잔챙이들이 대신 오긴 했지만 임원들은 안보이긴 했죠..?"


"우물우물."



보통 때 같으면 첫번째 가게를 날려버린 후에 곧장 이오리나 히나 본인이 직접 행차했을테지만 오늘따라 보이는 선도부원이라곤 잔챙이들밖에 보이지 않았다.



"저기저기! 이거 봐봐! SNS!"



갑자기 핸드폰을 들이미는 이즈미. 갑작스런 행동에 하루나는 순간 당황했지만 화면을 조심스레 바라보았다.



"...칵테일...인가요?"


"응! 초콜릿에다가 우유, 오렌지 주스를 얹은 음료수라나봐!"


"칵테일은 술이랍니다. 그건그렇고 키보토스에 이런 양질의 술을 파는 곳이 있었- 어라?"



하루나가 잠시 한눈 판 사이, 어느새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 



"으에... 어딘지도 제대로 못봤는데!"


"계정은 분명 밀레니엄 학교의 C&C 공식 계정이었지?"


"후후... 저만 제대로 본거같군요."



뚜벅뚜벅.



삭제되기 직전, 사진이 찍힌 위치의 주소가 찍혀있었고, 하루나는 그걸 그 사이에 봐버리고 말았다.



"자, 가보실까요? 샬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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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 깡-!



"후아... 하다하다가 이제 총기보관함도 만들줄은 몰랐는데..."


[샬레 중앙 시스템과의 연동도 완료했습니다, 선생님!]


"늘 신세만 지는구나, 아로나..."



밀레니엄 측에서 준 보상금의 대부분은 깨진 술들 사는데 사용했고, 남은 돈은 모조리 출입구 강화에 쏟아부었다. 이제 저 총기함에 총 안집어넣으면 이 바 안에 못들어온다. 몇몇 허가된 사람들 빼고.



"방폭문도 개선했고... 오늘 손님이 얼마나 올진 모르겠지만 준비는 해야겠ㅈ-"



똑똑똑-



<어머, 정말 튼튼한 나무문이군요? 분위기 있어보이네요.>


<음... 엄청 두꺼워보이는데 우리가 열수 있을까?>


"열려있으니까 들어와."



나는 바 안쪽으로 들어와 잔을 꺼내 닦기 시작했다. 음, 저번에 네루가 난리친거 후폭품이 아직 남았구만... 유리 파편이 왜...



<이런 고급 식당에 VIP가 왔는데 주인이 직접 문을 안열어주다니, 매너가 없군요.>


"응, 여기 술집이야~"


<...그 말투, 도발로 받아들이면 될까요?>



아이고, 여기는 아싸리 나무파편이 들어가 있네?



<이즈미양, 아카리양. 예의 그것을>


<저기... 여기 샬레 안이라고..? 정말 잘못하면 우리 선도부가 반에서 더 죽일거라구..!>


<설치 완료!>


<폭파하세요.>



쾅!!!



어우, 어디서 발파공사를 하나. 시끄럽게도 하네.



<방폭문?!>


"응, 폭파시켜봐~ 막으면 그만이야~!"


<이이익..!>


"그리고 문에 밀라고 쓰여있잖니... 밀기 전에 총기 보관함에 총은 꼭 넣어두고-"



쾅-!!!



폭발음과 다른 충격음. 시선을 돌리니 방폭문에 달린 손잡이가 바닥에 똑 하고 떨어진다. 


맨손으로 손잡이랑 안쪽 자물쇠를 작살냈다고..? 저게 사람이냐. 아, 머리에 헤일로 달린 시점부터 사람이 아니긴 했지만은 와 이건 아니지.



끼이이익-



"후후후... 열었군요... 일단 도발한 죄값으로 가볍게 3테이블부터 날리고-"



철컥- 

철컥- 

스윽-



허나 하루나와 미식연구회는 함부로 움직일 수 없었다. 안에서 미리 음료를 즐기고 있던 아비도스 대책위원회와 게헨나 선도부, 그리고 유우카와 C&C가 일제히 입구에 들어온 그녀들을 겨누었기 때문이었다.



"...아하하... 체크메이트군요..."



드르륵-



[총기 보관함에 총기는 꼭 넣고 들어와주세요!]



아로나의 말과 함께 열린 총기 보관함에 그들은 잠자코 총들을 넣을수 밖에 없었다.



"어서오십쇼, 손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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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서 걸어들어오다니, 참 간도 크군..."


"히나. 적어도 여기서는 다같은 손님들이야."


"방금전에 당신 바를 날려버리려 한 악한들인데?"


"저 문 넘어온 순간부터는 평범한 손님인거지. 물론 총 꺼내들면 그때부터는 손님이 아니라 손놈이지만은."


"그 때 이야기 좀 그만 할래?! 그래서 무료로 가드해주고 있잖아, 선생!"


"내가 누굴 지칭한적이 없는데 왜 발끈하는거죠, 네루양?"


"이이익!"



평소같으면 상상도 못할 조합들이 바 안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아비도스와 게헨나, 밀레니엄이라. 음... 평소같으면 벌써 벽 한군데 터지고 남을 조합인데 바가 멀쩡한걸 보니 감개무량하구만... 물론 또다시 문 바깥쪽은 개작살 났지만은...



"자, 손님들. 무엇을 마시고 싶으십니까."


"..."



음. 저 뾰루퉁한 표정을 보니 제대로 삐졌나보구만.



"나! 나! 그그, SNS에 올린 술 마시고 싶어!"


"SNS면... 아스나... 뭐? 금방 지웠으니 아무도 못봤다고?"


"아하하!"



일단 이즈미 주문 확인. 



"다른 분들은?"


"나도 같은걸로."


"저도요!"


"..."



아무말도 없지만 원래 침묵은 긍정이랬으니 하루나거까지 4잔. 오케이.



"오자마자 참 힘든거 시키는거 보니 너희들도 한결같구나..."



미식연구회와 선도부, 대책위원회의 뜨거운 시선을 받으며 나는 다시 깔루아와 베일리스, 그랑 마르니에를 꺼내 B-52 네잔을 제조했다.



"자... B-52 4잔 여기."


"우와아아..."


"왠지 엄청 달아보이는데..?"


"마셔보면 알겠지."


"잘마실게요~☆"


"흠..."



근데 이거 좀 쏀 술인데 알고는 마시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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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이, 알기는 개뿔이. 미식연구회라 해도 술에 대해서는 그렇게 자세히 알지는 못했군요. 



"고롱...고롱..."


"준코, 잘거면 윗층 휴게실에서 자."


"...zzZ"


"가는길에 아카리도 데려가고."


"헤- 선생님이 두명이야아아..."


"한명이란다. 너도 같이 올라가렴, 이즈미."



서라 그 대식가 아카리도 2잔째에서 뻣을줄은 몰랐는데. 두번째로는 평소에 마시는 거 달라기엔 쌩으로 블랙 러시안을 줬는데 여기서 세명이 아웃 될 줄이야.



"홀짝."


"호오..."



하지만 아직 최종보스가 남았다. 이들을 통솔하는 하루나. 역시 회장은 회장이라고 태연히 블랙 러시안을 마시며 맛을 음미하고 있었다.



"그래서, 맛 평가는?"


"딱 아마추어가 만든 칵테일이네요."


"신랄하구만..."



애초에 나 마시려고 만드는 칵테일인데 뭐. 



"슬슬 지쳐보이는구나, 하루나."


"후후... 고작 이런걸로 쓰러질거라 생각하신건가요..? "



확실히 강적은 강적이다. 그동안 한모금만 마셔도 바로 취기가 올라왔던 다른 학생들과 달리 벌써 3잔을 넘겼는데도 취한 기미가 보이기는 커녕 멀쩡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원하는 다음 잔이라도 있니, 하루나?"



이정도 강적이면 3번째 잔도 기꺼이 만들어줄 의향이 있다.



"후후후후..... 최고의 잔을."


"...최고의?"


"네. 최고의 한 잔을 만들어주세요."



얘도 혹시 어디서 만화책을 보고 온건가.



"지금까지는 아슬아슬하게 합격점. 허나 저는 아직도 아까의 굴욕을 잊지 못했답니다."



거 엄청 미안허네.



"그러니 최고의 잔을 만들어 사죄해주세요."


"음... 그래도 뭔가 기준을 만들어서 제시하는게-"


"어머? 그정도는 바텐더가 알아서 해줘야하는거 아닌가요?"



텁-



갑자기 손 가방에서 뭔가 꺼내드는 하루나. 음. 저 길쭉한 모양새를 보니 내가 아는 그건가보구만.



"폭탄?!"


"폭탄을 가방 안쪽에 숨기고 들어왔어?!"


"선생님, 일단 몸을 피하고-!"


"후후후... 선생님도 저에게 인정받은 미식연구회... 그런 분이 이 수많은 '미식'들이 그냥 폭발하게 내버려두진 않겠죠..?"


"당연하지."



폭탄까지 꺼내든 양반 앞에서 그냥 내 튀면 저 많은 술들 그대로 승천해버린다고 인생. 


히나와 호시나가 기겁을 하지만 물러설순 없다. 술때문에 먼저 승천한 내 지갑과 계좌 잔고를 위해서라도 도망 못친다 아아암



"선생님!"


"그럼 제 주문을 받아주시는건가요?"


"물론이다."



일단 잔과 얼음부터 꺼내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묻자.



"오로지 나한데 맡긴다는거지. 후회는 없는거다?"


"미식 앞에서 후회따윈."


"조오아."





제일먼저 압생트를 꺼내 보여준다.



"희한한 술이군요."


"사실 나도 몇번 안마셔보긴 했어."


"설마 맛이 없는건가요?"


"구하기 더럽게 힘들거든."


"...아하."



텁- 텁-



그 다음으로는 짐빔-위스키와 봄베이 사파이어-진을 꺼내든다.



"뭐, 만드는거 자체는 간단해. 이 세개 때려박고 쉐이킹하면 되거든."



쉐이커에 압생트 30ml, 짐빔 30ml, 봄베이 사파이어 30ml를 때려박고 그대로 쉐이킹한다.



샤카샤카샤카



"최고의 잔이라고 했으니 잔도 이쁘게 꾸며주마. 얼음을 올린 다음에..."



촤르륵-


쪼르르륵-



각진 얼음 3개를 꽉채우듯이 잔에 넣어주고 쉐이킹한 칵테일을 부어준다. 그리고 위에 간 얼음을 살살 올려준 다음 레드스틱 하나 올려주면 완성.



"자... 지금 내 실력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최고의 잔. 어스퀘이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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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처음 굴욕을 제하고서도 이후를 생각하면, 확실히 신기함과 즐거움의 연속이었네요. 애초에 술을 접할 길이 없던 저나 다른 미식연구회분들에게 바는 생소한 곳이니 그런 걸까요.



"어스퀘이크..?"


"지진이란 뜻이지."


"흠..."



색깔은... 묘한 파란색이 도는 뿌연 하얀색으로 오묘한 색깔을 자아내고 있다. 향은 처음 맡아보는 향기.



"그럼 감사히..."


"감사한 마음이 있다면 일단 그 폭탄부터 치워주면 안될까."


"후후, 안될 말씀이죠."



꼴깍



맨처음 퍼진 향은.... 허브? 뭔가 형용하기 어려운 향이 입안에서 퍼진다. 그리고 몰려오는 마치 펀치를 때리는듯한 강렬함.


단순히 강렬한것만이 아닌, 그 뒤를 다시 허브향으로 덮어주는 뭐랄까... 때리고 보살피는? 하지만 그 보살피는 것 역시 상냥한 향이 아니다. 그래도 선생님이 만들어 주신 것이니 그대로 원샷을 마셔버립니다.



"그래서, 평가는?"


"갑자기 최악이 됐군요."


"흠... 안타깝구만."


"그럼 약속대로 이 가게를 날려버ㄹ-"



어찔-



어...라..? 왜 갑자기 눈 앞이 도는 거죠..?



"하지만 내 기준에서는 최고의 술이긴 하지."


"설..마..?"


"그래, 이거 47도짜리 술이거든."


"치사한..."



옆으로 아예 쓰러지기 직전, 선생님이 제 머리를 잡아주는 것이 느껴집니다. 부드러운 손길과 달리, 선생님의 표정은 뭐랄까... 썩소 그 자체를 보여주며 저에게 말을 겁니다.



"Good Bye, Haruna."



그대로 저는 어둠 속으로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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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도 윗 층 휴게실에 눞혀놔줘."


"...우와, 선생님. 진짜 너무하다."


"들어오면 반 죽이겠다고 칼을 갈고있던 이오리 너가 할말은 아닌거같은디."



마침내 이 테러리스트들을 진압하는데 성공했다..! 이오리와 치나츠 하루나 양쪽에 붙어 윗층 휴게실로 끌고간다.



"드디어! 처음으로! 조용히 나 혼자 마신다!"


"으헤... 선생, 그동안 쌓인게 많았구만..."


"나는 마시러 오는 사람들은 환영하지만 난동피우기까지 허가하지는 않았단다."



쪼르륵-



나는 처음으로 거둔 승리감을 느끼며 다시 블랙러시안을 만들어 홀짝였다.


오늘은 그래도 조용히 지나가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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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미식연구회를 엄청 고민했던게 내가 하루나가 없다. . 그래서 인연스토리나 사이드 스토리를 하나도 못봐서 얘네들이 어떤 캐릭터인지 잡기 애매했거든. 그래서 원래 흥신소를 먼저 쓸까 했는데 뒤로 밀어봤자 지금보다 더 좋은 스토리는 안나오겠다 싶어서 후닥 써버렸음


이게 어스퀘이커란 건데, 마찬가지로 마셔보진 않음 엌ㅋㅋㅋㅋㅋ 제조 방법 알아보려고 유튜브 들어가보니까 거기선 또 색깔이 다르데. 사진거는 아마 압생트대신 다른거 넣어서 저런 색이 나온듯. 진도 봄베이 말고 다른 색깔걸로 넣었나... 


다음편은 트리니티 편임다. 지금까지 쓴 학원들 보니 아비도스 2명, 게헨나 이번걸로 1명+1조직, 밀레니엄 1명+1조직이었으므로 트리니티가 나와야 균형이 맞는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조별과제 해야하는데 글 쓰는 내가 레전드다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