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 살면서 정말 딱 한번
진짜로 정말 딱! 한 번 소주를 정말 꿀물 처럼 달다고 느꼇던 적 이 있음
친구들이랑 정말 몇년만에 만나서 술을 마신 날 이었는데
힘들었던 시기도 아니고 내가 심적으로 고통 받던 시기도 아니었음
그냥 여느때와 같은 무난하고 무탈한 나날을 지내던 와중이었고
그러다가 우연히 친구들이랑 시간이 맞아서 오랜만에 술을 마시게 된 날이었는데
진짜 나는 내가 꿀물을 마신건가? 착각이 들 정도로 진짜 세상 이렇게 달 수 가 있나? 싶을정도로 소주가 너무 달게 느껴졌었음
내가 취한 상태라면 모를까 만나서 첫 짠 한 그 한 모금에 이렇게 달게느껴진게 나도 처음이라
친구들한테 호들갑을 떨면서 나 지금 소주가 너무 달게 느껴진다고 진짜로 소주가 달 수 가 있구나 하면서
호들갑이란 호들갑은 다 떨고 있었는데 친구들도 그날 소주가 달다고 하더라
우리는 평소에 술을 그닥 즐기지 않는 편인데도 그날 그 한 자리에서 술을 마시면서
너무 신기하게도 우리 모두 그날의 술을 너무나도 달다고 느끼고 있었음
가끔 그날의 술 맛이 생각이 나서 정말 가끔 퇴근길에 소주 한 병 사들고와서
혹시 오늘은 달지 않을까? 하는 맘에 한 잔 씩 마셔볼 때 가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역시 쓰고 인상쓰게만드는 맛이다
대체 그날의 술은 어째서 그렇게 달 수 있었던걸까
술을 달게 만들어주는 무언가가 있었을텐데
대체 뭐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