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회사 입사하고 3달 된 사람임.


디자인학과 4년 다니면서 졸업하자마자 졸업식도 안하고 2주만에 디자인 쪽으로 취직을 했는데...막상 일을 해보니까

창작 관련일에 대해 너무 스트레스를 받네. 일은 당연히 못하고 당연히 까이는데,  다행이라면 업무결과로 혼내시는 사수인 분이랑

팀장님은 좋은 분들이라 업무 관련해서만 피드백 엄하게 해주심.


회사측에서도 못해도 6개월~1년 이상은 돈 줘가면서 자기네가 교육시킨다는 마인드시더라고. 감사하지.

근데 일을 하면 할 수록... 디자인, 더 나아가서 창작 쪽의 일은 나한테 안맞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너무 드는거야.

단순히 이 회사가 안맞으면 다른 곳으로 옮기면 되는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는데... 결과물을 냈는데 까여서의 문제가 아니라

이게 1년을 하든 10년을 하든 내가 할 수 있는 일인가 하는 의문이 너무 들더라고... 디자인 대학을 4년을 다녔는데...디자인을 못해...


디자인 학과가서 4년 배웠고 배운게 그것 뿐인데  막상 대학시절을 되돌아봐도 무언가를 보면 그렇구나 하고 넘겼고 어찌보면

디자인을 암기해서 무난하게 디자인하고 무난하게 평가받아서 졸업한 것이거든. 막상 내가 디자이너인가? 라고 스스로 되물어도

디자이너라고 말은 못하겠더라고. 흔히들 디자이너들은 무언가 볼 때마다 분석을 하고 디자인 의도를 파악하려고 노력하지만 나는 그런

보는 눈이 너무 없더라 여기서 첫 번째로 내가 디자인, 창작 관련 일이랑 안맞은거 같다고 느낀 점이였고, 


그리고 디자인을 이해한게 아닌 암기로 대학교를 졸업하고 실제 실무를 하면서 그게 잘못된 방식이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을 때, 이 회사 뿐 아니라 어느 회사를 가도 창작 관련 일에 대해서 제대로 못하겠단 생각이 드는게 두 번째임. 왜냐? 디자인을 이해한게 아니라 암기로 배웠으니까... 그냥 내 눈에 보기에 괜찮다가 돈이 되는 디자인은 아니니까... 내가 봤을 때 괜찮다고 생각한 그것 조차도 안목이 없는 디자인이니까... (디자인이 보기보다 어려운 학문인거 같음. 그래서 이해를 못해서 암기만 주구장창 했고 이렇게 디자인 해가니까 교수님이 그냥 괜찮게 봐주시더라 이런 수준으로만 해왔음. 내가 말하는 디자인의 영역은 편집 레이아웃 디자인, 광고, 등등 이런 시각적 계열임. 일러스트레이터 이런 부분이 아니라.)


그래서 정신적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정수리 쪽에 탈모도 약간 왔음. 2달차 때부터 환청까지 들렸고 이게 또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하니까 몸도 따라서 아프더라고. 쥐도 엄청 자주나고 온몸에. 그런데도 배운게 이것 뿐이라 그만두자니 너무 겁이나고 나이는 아직 젋지만 이걸 그만두면 뭘 해야하지? 생각이 드니까 못 그만두겠고 안 그만두자니 너무 힘드네 내가. 나는 뉴스에서 젋은 나이에 전공 관련해서 취직해서 1~2년만에 그만두고 자살하는 사람들이 생길 때마다 이해를 못했었는데... 내가 이 지경이 되니까 이해가 가더라.


진짜 어떻게 해야할까. 무기력증이 이제 온몸에 짖누른다. 입문한지 5개월된 블아도 현생이 이러니까 재미없고... 누워서 잠만자고 싶고 그렇게 자도 피곤하고 개운하지도 않고 밥도 먹기 싫어지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고... 회사 일을 생각할때마다 두통이 점점 심해지고 주말마져도 디자인 관련 공부를 다시하고 있는 나 자체의 대한 자괴감도 들고...뭔가 내가 정상은 아닌거 같다는 생각은 드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