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나는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으로는 '소년만화야말로 인식에 비해서 가장 편의주의에 전개를 맡겨버리는 장르'라고 생각하는 편임


차라리 착각물 같은 건 '개억지로라도 착각이 이어지는 것'이 포인트라는 걸 모두가 알기라도 하지, 소년만화는 인식 상으로는 근본 장르 내지 요즘 유행의 안티태제 같은 위치로 여겨지는 것치곤 그렇다는 얘기임.


이 얘기를 왜 하냐면 마인드로 따지면 선생님이야말로 일관성 있게 합리보단 이상을 추구, 말 그대로 기적같은 이야기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소년만화와 다르지 않아보여서임


내가 보통 소년만화에서 편의주의적이라 반감 가지는 장면이

1. 모든 상황이 어떤 사람이 사실 나쁜 놈이라고 지목하고 있는데 주인공 일행만 믿어줌. 근데 상대가 얼마나 합리적이었든 결국 주인공이 옳았다고 결론.

2. ㅈ되기 일보직전인데 뜬금포로 회상씬이나 독백 장면 나오고 각성해서 전세역전. 즉 의지로 다 해결해먹기.


1번은 딱 파반느 9~10화와 비슷한 느낌이지. 이런 장면은 아무리 낭만적이라도 결국 비합리적이고.

그래서 보통은 상대측이 지나친 대처를 보이거나 허점이 있어서 대립해야만 하거나, 아예 주인공이 완벽하고 다 꿰뚫고 있어서 증거만 찾으면 다 해결될 거라는 희망이 암시되는 식으로 밀고 나가는데

(특히 후자의 경우는 소년만화 유행 시기의 반발로 장르소설 쪽 유행이 저러한 완성형 주인공이나 사이다로 갔다고 생각함)


이번 리오는 딱히 이렇다 할 허점이랄 게 없었고, 또 유독 파반느에 선샌니가 하는 게 없어서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음. 기껏해야 사고실험은 사고실험일 뿐인데 그냥 그걸 그대로 대입한 것 정돈가?

나기사만 해도 결국 트리니티의 배신자는 여러 의미로 실존했지만 그 대처가 너무 지나쳤기에 선샌니의 대립이 정당성을 얻은 건데 말임


솔직히 약간 세계관을 바꿔서

'아리스는 사실 마왕의 딸이니까 지금 죽여야 한다고 밀어붙이는 호카게, 그리고 이에 저항하는 선생님과 친구들' 이라고 하면 은근 왕도적인데 말이지


분명 뭔가 더 좋은 방법이 있을 텐데 소년만화식 전개의 단점을 답습한 느낌이라 아쉬움

저런 소년만화식 편의주의 개싫어하는데도 블루아카에선 그런 느낌 못 받아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