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쿠팔라때 처음 등장해서 만 2년 가까이 미실장으로 방치되던 끝에 마침내 실장된 야스모리 미노리.

취미는 파업, 데모, 공작이고 누구보다도 취미에 충실한 삶을 살고 있는 전국구 분탕러다.



그리고 이런 자신의 악명을 다시금 유저들에게 각인 시켰으니


린을 끌어내리자마자 그 후임인 카야도 꺼지라고 시위하는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참고로 카야 이 년은 미노리를 용역 깡패로 부려서 시위한 건데도 이렇게 통수 맞았다

(+대금 미납 탓인 줄 알았는데 그냥 맘에 안 들었다고 한다)


뭐, 암튼 각설하고 지금부터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미노리의 이 취미 생활이 사실은 충실한 고증에 따른 결과가 아닌가 하는 사소한 변명을 늘어놓고자 한다.

3줄 요약은 제일 밑에 있으니 급하면 내려가서 보고 나가도록.

 




다들 알다시피 모든 키보토스 인들에게는 신화적 모티브가 있고, 여기에 더해서 특정 캐릭터들의 경우에는 실제 사람을 모티브로 함께 차용하기도 한다.


예컨대, 강철의 대원수가 모티브인 체리노라던가


스티븐 호킹이 모티브인 히마리라던가


영웅본색의 주윤발이 모티브인 미나라던가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인 미노리 역시, 신화적 모티브에 더해 또 다른 모티브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 바로 블라디미르 레닌, 전세계 빨갱이들의 우상, 마르크스와 함께 이름이 거론되는 그 레닌 말이다.

이게 대체 무슨 개소리인가 싶을 텐데 한 번 하나씩 따져보자.



우선 레닌의 제일가는 특징을 꼽아보라 한다면 대머리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에는 전설적인 대머리-풍성헤어 법칙이라는 게 존재한다고 하는데, 러시아의 집권자는 반드시 대머리와 풍성헤어가 번갈아 나타난다는 것이다.




참고로 이 법칙은 러시아 공화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레닌을 계승했다고 하면 당연히 저 대머리가 묘사가 되어야 하는데 대머리 미소녀라니... 그 무슨 사탄도 고개 저을 언어도단인가?

그러나 우리는 언제나 답을 찾을 지니, 바로 미노리가 쓰고 있는 헬멧을 통해 대머리를 표현함으로써 이를 이루어낸 것이었다.

대충 반짝거리고 맨들맨들하고 만졌을 때 기분 좋으니 비슷하지 않은가?


물론 이 대머리 특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고로 혁명가라고 한다면 그건 곧 선동가와 동치어인데 선동을 하려면 우선 말을 잘 해야한다. 당연히 레닌 역시 전직 변호사 답게 화려한 풍둔 아가리술을 자랑했고, 이건 미노리도 마찬가지다.


자고로 사람을 설득할 때 있어서 중요한 건 논리가 아니다. 중요한 건 언제나 감성, 자존심 뭐 이런 것들이고 논리는 이렇게 듣고 싶은 말을 정한 뒤에 자기합리화를 할 때나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미노리는 이러한 원칙에 철저하다. 아무튼 기분이 나쁘고 먹고 살기 팍팍하니 그 화살을 체리노에게 돌렸고 학생들은 누군가 탓할 사람이 필요했으니 이에 열광적으로 호응했다.

참으로 모범적인 혁명가, 선동꾼이 아닐 수 없다.


스킬컷 씬의 구도마저 비슷하지 않은가?


반란을 선동하고 있는 모습이 그야말로 판박이다.



아무튼 이러한 비교 끝에 레닌과 미노리가 같다는 결론을 얻었다면, 이제 왜 미노리가 저런 막장 분탕러의 모습을 보이는지도 알 수 있다.



다들 알다시피 독일은 1차 세계 대전을 일으켰고, 프로이센 시절부터 이어져 내려온 고질적인 병폐, 즉 군대 빼고 전부 병신이라는 문제로 인해 장기전 속에서 차츰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그 결과, 융커들의 정신적 고향이자 모든 것인 동프로이센의 농장들이 러시아 이반 놈들에게 위협받을지도 모른다는 문제의식이 조금씩 부상하기 시작했고 융커들은 언제나 그랬듯, 당면한 문제를 해치우기 위해 미래에 대한 고려 없이 일단 전략 병기를 투하 하기로 결정한다.


들어본 적 있을지 모르겠는데, 봉인열차라고 불리는 특급 열차에 탄저균보다도 더 강력한 빨갱이 두목 레닌을 탑승 시킨 뒤 그대로 러시아에 방생한 것이다.

그렇게 풀려난 레닌은 마치 호주에 풀려난 토끼 마냥 미친듯이 상트페테르부르크를 헤집으며 제 동지들을 규합했고 기어이 러시아 제국을 전복시키며 독일에게 밥값을 톡톡히 치뤘다.


그리하여 그렇게 무력으로 정권을 탈취한 레닌과 그 패거리들은─


어릴 적 옆집 살던 케렌스키라는 우파 지도자를 정권에 앉혔다.


대체 왜? 빨갱이들이 성서처럼 떠받드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에 따르면 중세 봉건제를 전전하던 러시아 제국에서는 곧장 프롤레탈리아 사회주의 낙원으로 이행할 수 없었으니까.

그러니까 그 중간 과정으로 근대 자본주의 체제를 거쳐야만 한다는 것이 머릿속에 꽃밭으로 가득한 볼셰비키 친구들의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허수아비 바지사장으로 부리려고 앉혀둔 케렌스키가 우파들을 규합해서 무언가 하려고 꼼지락 거리기 시작하니까 ....음 뭔가 이상하네?


자기들 생각과 상황이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하니까 볼셰비키 친구들은 당황했고, 바로 이런 상황에서 두각을 드러낸 것이 바로 레닌이었다. 그는 왠지 익숙한 냄새의 '러시아식 혁명'을 주장하며 즉각적인 정권 전복을 주장했고 화끈한 러시아식 대화를 통해 기어이 당론을 규합하고 케렌스키를 쫓아내는 데 성공했다.


즉, 요컨대 독일 우파의 사주를 받고 러시아로 넘어와 혁명을 일으킨 뒤에 자기들이 앉힌 그 정권을 한 번 더 혁명을 일으켜 엎어버리고 집권한 것이 이 레닌이라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미노리의 행적에 대입해 본다면, 카야라는 반동 인물의 사주를 받고 그에 대항하는 현 정권(린 내각)을 무너뜨린 뒤, 다시금 그 뒤를 이으려 하는 카야 내각을 무너뜨리고자 하는 이 일련의 행위는 그저 철저한 고증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다.


그러니 미노리의 이 분탕질은 그저 유즈처럼 쾌락을 쫓는 무차별 분탕 카스 테러가 아닌, 캐릭터성의 완성을 위한 의도적인 분탕이었다고 감히 변명하는 바이다.



세줄 요약

1. 미노리 모티브 중 하나가 레닌이다.

2. 레닌은 혁명 두 번 일으켰다.

3. 그래서 미노리도 혁명...이 아닌 퇴진 시위 2번 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