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나 오랜만.
논문 쓰다가 정리가 안 되어서 여기서 끄적거리면서 알쓸잡 좀 제공하려고 함.
일종의 브레인스토밍임.
과거 콘텐츠 관련 법령 중에 <음반·비디오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이라는 법령이 있음.
법학계에서는 줄여서 "음비게법"이라고 함.
원래는 "음반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이었는데, IMF 외환위기 이후 경제활성화+게임산업 성장 이 두 코인을 타면서 법이 새로 만들어짐.
(1999년도 제정)
당시에는 영등위에서 음반(앨범, 뮤비 등 음악 전반) 및 비디오, 영화와 게임물을 한 세트로 보고 이에 대한 등급분류를 진행했었음.
농담이 아니라, 법령상 저 4개가 한 세트로 동일한 규제를 받았음.
근데 예전에 블붕이들이 콘텐츠 사전심의에 대한 위헌판결을 찾았잖아?
하지만 영등위는 위헌 판결이 났는데도 계속 사전심의 폐지에 대한 법 개정을 질질 끌게 됨.
심지어 이게 위헌판결이 2004년도에 났는데도 영등위는 아몰랑을 시전했음.
그러다가 이 법을 정말 개정할 수 밖에 없는 대사건이 터짐.
바로 '바다이야기 사태'.
바다이야기가 빅이슈가 된 2006년도는 진짜 혼파망 그 자체였음.
당시 지상파 3사에서 이 바다이야기는 그냥 씹뜯맛즐이었거든.
그리고 당시 이 바다이야기 심의를 내준 영등위는 올해 ㄱㄱㅇ마냥 감사원에 개패듯이 처맞게 됨.
그리고 이 때를 기점으로 위에서 말한 음비게법이 폐지되고 법이 세 개로 쪼개짐.
음반 :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2006)
비디오물 :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2006)
게임물 :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2006)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음비게법에 있던 사전심의의 "강제성"이랑 "불이익"임.
음반이랑 비디오물은 사실상 저 두개가 사라졌는데, 게임물만 그대로 남음.
음악 쪽은 음악영상물, 그러니까 뮤비를 제외하고 음악 자체가 등급분류를 받는 일이 없어졌음.
옛날에는 음악에 욕설만 들어가도 청불음악 되고 그랬는데 이게 없어진게 이 때부터임.
이미 94년도에 위헌판결이 난 거라 이건 명분도 실리도 없었음.
(당시 일본 대중문화 개방정책도 영향이 있었으리라고 봄)
비디오물은 조사해보니까 사전심의는 없어졌는데
등급분류로 이름만 바꾸고 더불어 등급보류라는 가불기를 남겨둠.
이게 뭐냐면 영등위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영상물이나 영화는 등급결정을 보류하는 거임.
근데 이게 등급보류 횟수제한이 없어서 무한정 먹일 수 있는데다가,
음비게법이 쪼개진 시점이 이미 영상물에 대한 사전심의가 위헌판결이 난 때임.
근데 영등위가 청소년 유해매체 단속을 이유로 저 등급보류에 대한 독소조항을 그대로 넣어둔거임.
결국 2009년 5월에 등급보류도 사전심의라는 검열요소가 있어서 위헌판결을 받아서 없어지고
현재는 제한상영가라는 방법으로 유통 및 광고를 통제하는 식으로 운영중.
(그리고 이 때를 기점으로 IPTV 등으로 AV나 포르노 등이 편집본으로나마 유통되기 시작함)
제한상영가는 사실 비판요소도 없진 않은데
영미권도 AO(Adult Only)라는 민간등급이 있어서 어느 정도 정상참작의 여지는 있음.
추가로 예전 음비게법에서는 등급분류를 안 받아도 되는 영상물 범위가 좁았는데,
영상비디오법으로 개정되면서 등급분류 면제 범위가 넓어짐.
결국 영화나 비디오 등 영상물도 국가가 심의를 거부하거나 사전에 검열할 수 없게 됨.
(참고로 등급보류 폐지로 법령 개정됐을 당시 장관이 현재 청문회 중인 역사스페셜 MC좌)
근데 게임산업법만 유일하게 음비게법에 있는 위헌요소를 다 가지고 옴.
이게 왜 그런가 생각을 해 봤는데 정리하다 보니 두 가지 이유가 나왔음.
하나는 과거 음비게법에서의 법령상 게임의 정의임.
제2조(정의)
3. “게임물”이라 함은 컴퓨터프로그램 등 정보처리 기술이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오락을 할 수 있게 하거나 이에 부수하여 여가선용, 학습 및 운동효과 등을 높일 수 있도록 제작된 영상물 및 기기를 말한다. 다만, 다음 각목의 1에 해당하는 것을 제외한다.
가. 다른 법령의 규정에 의한 규율대상이 되는 것
나. 게임물과 게임물이 아닌 것이 혼재되어 있는 것으로서 문화관광부장관이 게임물로 규율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인정하여 고시하는 것
즉 애초에 법적으로 게임은 음악이나 영상 같이 개인이나 집단의 "표현물"이 아니라,
판매자와 구매자가 구분되는 일종의 "상품"으로 취급된 거임.
그리고 현재 기준으로 이 지랄같은 개념은 안 바뀌고 있음.
심지어 저기 가, 나 조항도 사행성 게임장이 너무 범람하니까 나름 규제랍시고 집어넣는 건데 전혀 효과가 없었음.
애초에 심의주체부터인 영등위부터
당시에 개념 안드로메다 익스프레스였는데 법 바꿨다고 효과가 있을리가.
그래서 주전자닷컴 사태가 시사하는 바가 큼.
왜냐하면 돈을 안 받고 유통하는 비영리 게임조차 원래 사전검열 대상이었다는 거고,
게임이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에도 법적으로 "표현물"로 인정이 안 됐다는 거거든.
결국 주전자닷컴 사태 이후 여론에 개뚜드려맞은 뒤에야
문체부에서 부랴부랴 비영리 게임은 심의가 면제되는 걸로 법을 바꿈.
다른 하나는 바다이야기 사태.
당시 바다이야기는 파급력이 어마어마해서,
한껏 완화되었던 게임시장에 대한 법적 규제를 20세기말 도르마무로 만들어버림.
여기에 당시 게임을 "공부 안 하는 애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사회적 인식도 한몫했다고 봄.
그때 게임 즐기던 아조시들은 스타리그 같은 프로게이머 중계 즐기느라 몰랐지만,
뭐 프로게이머 리그도 당시 엄빠들한테는 좋은 소리 못 들었던 걸로 기억함.
논지는 대충 "전자오락 갖고 이상한 환상을 심어준다"라는 거였을거임.
근데 중요한 건 여기서 게임에 대한 규제를 사행물과 동일하게 취급했다는 거임.
게임에 사행성 요소가 들어갈 수는 있지만 게임과 사행물은 엄연히 다른건데
바다이야기로 워낙 여론이 안 좋으니까 정말 급하게 법을 개정했던 거임.
그래서 음비게법이 갖고 있던 "게임=사행물" 이 개념을 그대로 갖고와버림.
당연히 사행물에 대한 심의규제를 게임이랑 동일하게 적용 가능하겠지?
그리고 이 꼬라지를 방치한 결과가 바로 오늘날의 게임 검열 사태 되시겠다.
정리
1. 현 게임법은 구 음비게법에서 갈라져나옴.
2. 음악, 영상, 비디오, 공연 등등은 다 표현물로 인정이 되어서 사전심의 제도가 폐지됨
3. 근데 게임은 지랄같은 법적 정의(표현물이 아니라 상품) + 바다이야기 사태의 환장 콜라보로 위헌소지가 다분한 사전심의제도가 들어가버림.
4. 그리고 이 ㅈ같은 상황은 현재진행형이고 그 결과가 1년 전의 게임 검열사태임.
두서없이 쭉 정리한건데 내용 이해됐기를 바람.
논문은 더디지만 쭉 진행중이고 가능하면 빠르게 결과물 내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