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러더라고.

빡치더라도 해당 전체와 세부내용을 알고 핀포인트로 빡쳐야 답이 보인다고.

그래서 (현시간부로) 어제자부터 논란이 되는 그 법인호소단체 설립취지서를 샅샅이 해부해보기로 했음.

......는 지금 논문이 마의 벽에 가로막혀서 내 문장력을 저주하며 잠깐 딴짓하는 거임 좀 봐주셈.


일단 전문파일임.


자 이제부터 이 설립취지서를 하나씩 해부해볼거임.





1. 서두와 설립취지의 모순

중간에 보면 이런 내용이 있음.

음 이 글만 보면 소위 게임 내에서 사이버불링을 당하는 게임이용자를 보호하려는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음.

근데 여기서 내려서 설립목적을 보면



자 목적을 정리해볼까?


목적 1) 게임 소비 문화와 소비자 의식 수준의 개선

목적 2) 윤리적이고 건전한 회사 경영의 보편화

목적 2) 사상검증, 성희롱, 과로 등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일상을 위협하는 악습과 폐단의 근절

목적 3) 게임기업, 근로자, 소비자가 서로 존중하고 소통하는 배려와 관용의 정신 확립

목적 4) 게임이 하나의 문화로 인식되도록 게임 산업의 지속 가능성 확충


모순이 보임?

서두에는 분명 게임 내 사이버불링에 시달리는 게임이용자를 언급했음.

근데 설립취지에는 이 내용이 없고 전혀 엉뚱한 내용이 들어감.

목적을 언급하면서 "게임 소비 문화와 소비자 의식 수준의 개선"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듣기에 따라서 마치 지금 게임 소비 문화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식으로 들림.

웃기는건 서두에 말한 "사이버폭력"운운은 소비보다는 이용문화와 더 관련되었다는 거임.

소비를 말할거면 과금문제 등을 언급하면 되는데 왜 소비 문화라고 표현하는 거임?

(인게임 욕설이나 모욕 등이 하나의 소비문화라고 생각하는 건가)


그리고 사상검증, 성희롱, 과로 등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일상을 위협하는 악습과 폐단의 근절이 나옴.

이건 소비자, 즉 게임이용자와는 하등 상관이 없음.

업계 종사자면 사실상 소비자보다는 사업자에 더 가까운 거 아닌가?

왜 소비자단체를 표방하면서 설립목적에 은근슬쩍 게임업계 종사자를 끼워넣음?

서두의 논지와 부합하려면

 "게임이용자 간 폭언, 욕설, 성희롱, 모욕 등 각종 사이버 폭력에 대한 근절" 

대충 이런 목적을 표방해야됨.

왜 소비자협회에서 사업자랑 가까운 게임종사자를 보호해야 하는 건지 몰루겠음.

설립자분 게임개발자연대랑 헷갈린 거 아니지?



2. 소비자단체면 소비자의 이익 대변이 원칙. 그런데...?


일반적인 협회 등은 그 취지에 부합하는 사람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게 일반적인 통념임.

사적인 이익이 아니더라도 마찬가지임.

왜냐하면 법인은 기본적으로 이익집단이기 때문임.

언론에 거론되는 의협, 변협 다 마찬가지임.

좀 더 가깝게 한국소비자협회라는 곳을 볼까?

홈페이지에서 보이는 한국소비자협회의 설립목적은 세 가지임.

목적 1) 소비자 권익 증진

목적 2) 소비자 인재 개발

목적 3) 소비자 동반 상생

즉 국내의 모든 소비자 중심으로 그 권익을 지키고자 하는 게 이 협회의 목적임.

근데 얘네들 목적은?

 

목적 1) 게임 소비 문화와 소비자 의식 수준의 개선

목적 2) 윤리적이고 건전한 (게임)회사 경영의 보편화

목적 2) 사상검증, 성희롱, 과로 등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일상을 위협하는 악습과 폐단의 근절

목적 3) 게임기업, 근로자, 소비자가 서로 존중하고 소통하는 배려와 관용의 정신 확립

목적 4) 게임이 하나의 문화로 인식되도록 게임 산업의 지속 가능성 확충


이 중 목적 2는 소비자 입장에서 하등 상관이 없고, 나머지를 축약하면


목적 3) 게임업계 종사자 권익 보호

목적 4) 사용자, 근로자, 소비자 간 동반 상생

목적 5) 게임 산업 증진


즉 단체의 이름과 목적이 전혀 부합하지 않는 설립취지임.

아니 게임소비자협회래매. 왜 게임소비자가 아니라 업계종사자 권익 보호가 우선인데?

그리고 게임산업증진이랑 소비자의 권익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모르겠음.

소비자가 게임을 소비해야 게임산업이 증진되는 건데

게임산업이 증진되어야 소비자의 권익이 보호된다?

리니지를 보면 수치상으로 게임산업 엄청 증진시킨 건데 그래서 소비자 권익이 잘 보호됨?

좋은 말은 다 갖다 붙였는데 자세히 뜯어보면 누더기 골렘마냥 맥락도 없는 거 어거지로 붙여놨음.



3. 설립 주체의 대표성에 대한 의문

맨 마지막 줄을 보면 이런 말이 있음.


소비자들이 단합했다?

여기서 소비자는 게임 소비자를 말하는거 같음.

근데 이 단체의 전신은 PM유저협회임.

즉 (자기네들 피셜로는)프로젝트 문의 게임이용자(또는 소비자)를 대표하는 단체라고 함.

근데 얘네들 행보가 어떰?

게임이용자나 게임소비자를 대표하는 행보랑은 거리가 멀거든?

이 사람들 짹에서 이슈가 뭐임?

ㅍㅁ논란 있는 일레러, 그러니까 게임종사자에 대한 (지들 피셜)부당해고에 대한 반발이 이유 아니었음?

당장 PM유저협회 트위터 보면 게임소비자의 권익을 침해당했다는 글이 있기는 함?

정말로, 백번 양보해서, 이 사람들이 유저의 권익을 대변하고자 한다면

해당 게임사의 사건 및 사고를 봤을 때 게임 운영상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게 우선임.

근데 왜 논란을 빚었던 업계종사자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만 중점적으로 다루는 거임?

그건 업계 종사자의 단체(게임개발자연대라든가)에서 다루어야 할 문제지 소비자와는 거리가 먼 사안임.

즉 다시 말해 얘네들은 모든 게임 이전에 PM계열 게임이용자의 권익에 대한 대표성도 떨어짐.



4. 인게임 사이버 폭력의 침소봉대

이 글 한번만 더 뜯어봄.


"사이버 폭력이 여성이나 아동, 중장년층 등의 특정 대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말은 해석에 따라서 사이버 폭력이 마치 게임에서만 진행되고, 

모든 게임이용자들은 사이버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라고 말하는 것으로도 들릴 수 있음.

근데 사이버 폭력은 정말 게임에서 많이 일어날까?

사이버 폭력이 제일 심한 곳은 바로 트위터, 인스타, 페이스북임.

게임은 애초에 "게임"이라는 컨텐츠를 가지고 "노는"게 목적이지 커뮤질은 부차적인 요소임.

물론 스타크래프트나 온라인 게임 같이 커뮤가 중요한 게임도 있음.

근데 그런 게임보다 세상에는 그냥 혼자 즐기거나 커뮤가 끼치는 영향이 적은 게임도 많음.

얘네는 마치 요즘 게임이 사이버 폭력의 온상인 것마냥 설립취지서에 언급했는데,

인터넷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게임 내 사이버 폭력"은 미미한 수준임.

뇌절이 아니라, 롤에서 부모님 안부 묻는게 많을까 트짹이나 페북에서 부모님 안부 묻는게 많을까?

그리고 덧붙여서, 요즘은 인게임에서 부모님 안부 못 묻는 경우가 많음.

지들 말대로 인게임 사이버폭력이 심각하니까 게임사들도 자동으로 블라인드 처리되도록 기술을 강화하고 있으니까.

즉 게임 내 사이버폭력은 현재 기술 수준이나 게임 운영 현황을 봤을 때 이미 철 지난 논란거리라는 거임.

오히려 게임 내 이용자 관련 이슈라면 핵이나 매크로 같은 불법 프로그램이나 최근 불거진 대리기사 같은 게 더 적절함.




정리

1-1. 서두는 사이버폭력 얘기하는데 니들 소비자단체라면서 왜 과금 얘기는 안함?

1-2. 이용자 사이버폭력으로 문제를 언급하면서 업계 종사자 보호 얘기는 왜 하는 거임?

2. 소비자단체라면서 왜 소비자 권익이 아니라 게임산업이랑 종사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처럼 말함?

3. 전신인 PM유저협회가 과연 모든 게임소비자를 대변하는 주장을 했던가?

4. 사이버 폭력을 문제삼는데 그게 주로 꼭 게임에서만 일어나나?


결론 : 설립취지서를 검토했을 때 이 법인호소단체는 모든 게임이용자의 권익을 대변하는 법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임

얘들이 어떤 사상을 가지고 있는가를 떠나서 설립취지서의 내용에만 맞춰서 분석했음.


P.S. 애초에 이용자가 아닌 소비자협회라고 할 때 자기들이 "사회적으로 소비된다"는 언더도그마 쩌는 피해의식이 씨게 느껴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