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익 작가라고는 알려져 있다만, 그 틀 안에 쳐박아두기에는 아주 광범위한 테마를 보유하고 있는 작가임. 

 

세계에 대한 인식을 여러 철학적 명제들에 비유해가며 자신만의 태도를 정립하는 것이 주 테마인데,   중반기 이후부터 장애인 아들이 탄생하면서 아들과의 관계에 대한 소설도 많다.

 

아마 실존주의를 좋아하기 때문에 스타일이 이런 듯함.  덕분에 굉장히 난해하다.

 

'만엔 원년의 풋볼'이라는 작품으로 노벨문학상을 탔는데, 정치적인 요소를 바탕에 두고 정체성 확립을 그린 띵작이니 읽어보길 권함. 

 

후기 작품에 산문시가 나오는데, 역시 난해하다. 마지막으로 써봄

 

나는 사막 경관을 머리속에 그리고 있었다

차가운 갓난아기가- 그것도 작은 뇌에 눈이 하나 달린 갓난아이가 분노의 대기 속에서 솟아오른다. 그는 절규한다. 다만 뇌뿐인 아이가 낼 수 있는 소리로.

6천년동안 죽은 아이들이 미친 듯 분노하였다.

수많은 자들이 미친 듯 분노한다

기대에 가득찬 대기 속에서 벌거벗은 봄으로 파랗게 질린 채 서서 구원받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