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속보

"사장님은 오늘도...?"


상대방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음과 동시에, 서윤은 입술을 깨물었다.


코핀 컴퍼니의 사장이 사라진지 어언 몇달째.

매일같이 납품되던 관리국 기념 주화와 초 압축가공 이터니움인 쿼츠도 납품이 끊긴지 오래.


사장이 사라지기 직전까지도 매우매우 풍족했던 회사의 재정 상황이 슬슬 한계를 드러나기 시작한 모양이라 부사장이 직접 이리저리 발품을 팔며 뛰어다니는 모양이였다.

마치 그가, 머신 甲이 회사의 취임하기 전같은 모습으로.


물론 그가 취임하기 전에는 코핀 컴퍼니라는 회사를 알지도 못하는 그녀와 그 소대원들이 과거와 빗대어 이야기 하는 것은 시기상조일지도 몰랐다.


세개뿐인 전투소대도 매일같이 작전과 임무에 허덕이던바, 얼마만의 작전이 없는 날인지 모르겠는 이 날이 왔다.

펜릴소대는 아예 출근조차 하지 않을 모양인지 작전소대 사무실에는 아무도 없고, 알트소대 역시 소대장인 서윤빼고는 숙소에서 쉬고있는 이 날.


서윤은 부사장실의 문을 두들겼다.


"서윤양, 무슨 일이죠?"

"사장님에 대해 물어볼게 있어서요."

"...저번에도 말했을텐데요. 그 개...아니, 사장님은 몇달째 행방불명입니다. 아무런 흔적도 남긴게 없어서 찾는데 고생중이라고 말했던것 같은데요?"


하나뿐인 외눈에 짜증이 가득하다.

그도 그럴게 몇달동안 사원들의 질문과 짜증을 대신 받아내야했던 그녀다. 짜증이 안나는게 이상한거겠지. 게다가 다시 어려워지는 회사사정을 고려하면, 그녀가 당장 썬더볼트를 타고 출격해서 관리국으로 돌진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용한거다.


그렇지만 오늘의 서윤에게는  그녀의 짜증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방법을 가지고 있었다.


"찾았습니다. 흔적."

"...뭐라고요?"


이수연의 책상위에 있던 펜과 잡기들이 바닥에 쏟아지며 시끄러운 소음을 만들어냈다. 허나 그것에 신경쓰는이 하나 없이, 서윤에게 다가간 이수연이 살기등등한 눈빛으로 말했다.


"어딨습니까, 그 인간."

"저도 정확히는 몰라요. 다만, 사장님이 마지막으로 향한 좌표 비스무리한게 남아있어서요."

"좌표, 좌표라..."


이면세계에라도 가있다는 말인가.

평상시에도 온갖 기행을 일삼던 인간이니 만큼 몇달동안 이면세계를 해매고 있어도 이상할 건 없겠지.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이수연이 자신의 장비를 챙기러 부사장실을 뛰쳐나가려던 순간이였다.


"부사장님, 사장님을 찾으러 가시는건 저에게 맡겨주세요."

"...서윤양이? 어째서죠?"

"사장님께 개인적으로 묻고 싶은 것도 있고...사장님도 안계신데 누군가는 회사를 지켜야죠."


믿음직한 관리부장은 심각한 일신상의 이유로 저번달부터 휴직상태. 그나마 상급자인 힐데에게 사장 대리같은걸 맡겼다가는 회사가 사라질지도 모르고.

필연적으로 자신이 자리를 비울수 없음을 자각한 이수연이 씹어뱉듯 중얼거렸다.


"망할인간...죽여버려야..."

"흠흠, 그러니까 제가 다녀올게요. 소수인원으로 조용하고 은밀하게."

"소수인원이라면 알트소대?"

"아뇨, 애들까지 데려가면 회사의 전력운용폭이 너무 좁아지잖아요. 임시소대장은 린에게 맡겨두고 제가 한명정도만 차출해서 데리고 갈게요."

"한 명 정도라면...좋아요. 맡기죠. 언제 출발할건가요?"

"곧장 가겠습니다. 사실 저는 준비를 다 해놓고 왔거든요, 사장님이 거부하실 처지가 아니라는걸 아니까."


순간 치솟는 화를 삭이는데 성공한 이수연이 겨우겨우 웃는 얼굴을 유지하며 말했다.


"하나만 부탁할게요 서윤양. 그 인간을 잡으면 부디, 꼭 살려서 내 앞까지 데려오세요."



"나랑 가자 나랑!"

"미래전략실장님은 안돼요. 지금 회사에서 실장님까지 빠지면 재정이 폭삭 내려앉아서 바로 건물팔고 밑바닥행이라구요? 그럼 사장님이 돌아올 곳도 없어져요."


어린아이에게 무정한 현실을 새겨넣어준 서윤은 입술이 댓발 튀어나온 시그마를 뒤로한채 고민에 빠졌다.

일행으로 삼을만한게 누구일까. 당장 떠오르는건 유미나였다...만, 개인적으로 이면세계에서 까지 그 얼빠진 소리를 들을 생각은 없기에 제외.

그렇다면 능구렁이 같은 실눈이 떠오르지만, 그 인간을 데려갔다간 제 복장만 터질것이 명실상부하니 제외.

에디 소대쪽은 생각할 가치도 없으니 제외하면 마땅히 데려갈만한 동행자가 없었다.


"린이 딱인데...소대의 절반을 비울수는 없으니까..."


길게 생각하지 않는 유진과 유유부단한 소빈만 남은 알트소대는 그다지 생각하고 싶지 않은 서윤이 최고의 선택지를 애써 밀어내며 고심하고 있을 무렵이였다.

회사 입구의 초라한 보안검사대를 통과하는 반짝이는 은발.

얼음같이 차가운 얼굴의 한 켠에서 어딘가 초췌하고 괴로운 기색을 내보이고 있는 작은 소녀를 발견한 서윤의 입꼬리가 씨익 올라갔다.

그러고보니 오늘이 목요일이였던가...


찾았다.


"...누구시죠?"

"안녕하세요, 하트베리의 가은 맞죠!"

"선생님의 회사분인가요?"

"네, 서윤이라고 해요."


그렇게 말한 서윤이 사람좋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장님, 보고싶죠?"


초췌했던 가은의 눈이 생기를 되찾은건 그 직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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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 편정도 될듯 일단 카사 숙제깨고... -메- 코인좀 캐고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