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미너스,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들은 대로다, 비어완. 내 안의 빛과 어둠 그 모두가 조금씩 그 성질을 잃고 있어."
"그건 큰일이군요. 아직 싸움이 끝나지 않았는데 빛과 어둠 마법 둘 다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면 전투력이 급감하게 되지 않겠습니까? 해결하려면 원인을 알아야겠군요."
"원인은 나도 모르겠군. 최근 변한 것이라고는 검은 마법사가 소멸한 것과 봉인석이 사라진 것 밖에 없는데. 혹시 짐작가는 것이 있나?"
"봉인석을 품기 전에도 빛과 어둠을 제어하는 법은 제대로 익히고 마법을 사용하셨으니 후자가 원인은 아닐겁니다. 그렇다면 검은 마법사가 사라진 뒤 뭔가 바뀐 것 같은데, 예상하는 바가 있습니다."
"그게 뭐지?"
"이번 세르니움 원정에서 초월자가 없어지고 억제되어 있던 고대신들이 풀려나기 시작했다는 정보를 얻어오셨다지요. 세계는 끊임없이 고대신을 견제하고 있으니, 공석인 초월자 자리를 채우려고 하겠지요."
"세계가 나를 초월자로 선택하려 한다는건가? 하지만, 난 오히려 기존에 사용하던 힘을 잃고 있는 셈이다. 고대신을 견제하기 위한 초월자를 원하는거라면, 지금 이 현상은 설명이 안돼. 직접 마주한 고대신의 힘의 편린은 꽤나 강력했으니까."
"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선례가 하나 필요합니다. 빛의 초월자는 필연적으로 빛과 어둠, 둘 중 하나의 힘만을 다루게 됩니다. 그란디스의 빛의 초월자의 과거에 대해서 알고 계시겠죠?"
"그래. 메이플 월드가 똑같은 원리로 초월자를 선택하는지는 모르겠지만...그 검은 마법사조차도 일단 초월자로 각성할때는 나를 포기해야만 했지. 아, 그렇다면?"
"네. 메이플 월드가 당신을 새로운 초월자로 선택하기 위해 새로운 힘의 부여를 유도하는 것 같습니다. 혹시 빛과 어둠을 동시에 사용하는 마법을 사용할 때 이상한 점을 못 느끼셨습니까?"
"그러고 보니 최근 들어 그런 마법들의 빛과 어둠의 경계가 더 모호해지는 느낌이 들었어. 기존에도 두 속성이 녹아들듯 섞이는 느낌을 받기는 했지만 빛과 어둠의 성질이 없어지거나 약해지는 느낌은 아니었는데, 요즘은 각각의 색깔이 조금씩 약해지는 느낌이 들더군."
"빛과 어둠은 비유적인 의미고 진짜 의미는 창조와 파괴의 힘이죠. 루미너스님이 아직 그 힘이 어떤 종류인지 스스로 느끼지 못하시는 것 같지만, 아마 메이플 월드가 창조와 파괴의 힘의 동시 사용이 아닌 제 3의 힘을 부여하려는 것 같습니다."
"빛과 어둠의 성질과 전혀 관계 없는 새로운 힘...그러고 보니 소멸 직전 하얀 마법사의 모습으로 그가 그런 말을 했었지. 자신과는 다른 길을 걸어갈 빛이라고. 그것이 그의 빛의 초월자로서의 행적 뿐 아니라, 창조와 파괴의 힘을 동시에 다루는 신에 근접한 자로서의 행적도 포함하는 말이었던건가."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그러니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고 정신을 가다듬으시죠. 어떤 힘이든 처음 다룰때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면 주변을 해하는 법입니다. 어둠의 힘이 그랬듯이요."
"그러지. 행여 정말 내가 초월자로 선택된다면 검은 마법사, 그자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될테니. 조언 고맙다, 비어완."
"빛의 영이 된 지금, 루미너스님이 걷는 길을 지켜보며 조언을 건네는 것이 유일한 낙입니다. 불안하거나 궁금한 일이 생기면 언제든 찾아주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