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전에


※ 이 문학은 카운터사이드의 설정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습니다.

※ 이수연이 밸런스가 걱정될 만큼 존1나게 쎕니다.

2021.05.24 22:40분부로 카문대 참여작으로 변경합니다.


1편은 여기로



"나는 너를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리라. 네 후손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라. 너는 그 발꿈치를 물려고 하다가 도리어 여자의 후손에게 머리를 밟히리라."


- 창세기 3장 15절



죽음의 잔향만이 감도는 검푸른 대지를 딛고 아드라멜렉은 다음 목적지를 찾았다.


봉인당할 당시 떨어졌던 자신의 반쪽 - '뱀'을 찾아야 했다.


저 너머에도 다른 인간 세력들이 자신을 노리고 있는 것 같았지만, 당분간은 오지 않을 게 분명했다.


도시 하나와 수백만의 생명을 일순간에 먼지로 만들어버린 자신에게 두려움을 느끼고 있을테니까.


오히려 안 와준다면 아드라멜렉도 다행이었다.


권능해방도 기초적인 수준 말고는 잘 되지 않을 뿐더러, 조금만 무리를 하면 힘의 패스가 흔들려서 불안정해진다.


이미 10%의 힘만 갖고 현실에 부상한 것 자체가 도박이다. 더 이상 무리수를 감수할 필요는 없다.


모든 일이 다 계획대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 지역의 인간들은 공포에 질려 더 이상 다가오지 못하고,  저주받은 늑대의 후예들은 자신이 세운 중계기를 노리느라 전력이 나뉘었다.


아마 이곳으로 올 수 있는 자가 있다면-


"기껏해야 하나겠지."


아드라멜렉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아드라멜렉의 예상대로, 하늘에서 거대한 에너지의 파동이 지상을 향해 내리꽂혔다.


-스트라이크 코드 : LSY


콰아아아아아아아-!!!!


이수연의 카운터 능력을 이용하여 힘을 응축시킨 후, 리액티브 소드의 출력 강화 능력을 더해 일제히 방출하는 기술.


신이 내리는 벼락과도 같이 에너지가 아드라멜렉을 자비없이 강타했다.


그 기세가 무색하게도, 아드라멜렉에게는 어떤 피해도 없었다. 그저 검을 들어 에너지 포에 맞댈 뿐.


모든 것을 부식시키는 극독의 권능 앞에 예외는 없다. 무생물이고 비물질이라 하더라도 이 권능 앞에서는 상쇄되고 부스러진다.


힘이 부족하여 공격 전체를 지워버리진 못하지만, 단지 맞대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몸을 지키기에는 충분했다.


검이 맞대어진 부분을 제외하고는, 이수연의 에너지 포가 닿은 곳은 -이미 모든 것이 지워져버린 땅에서 파괴될 것이 뭐가 있겠냐만은- 말끔하게 파괴되었다.


에너지 격류의 영향으로 땅에 분진이 일었다. 분진이 걷히자 칠흑빛 철의 날개를 두르고 이수연이 천천히 내려왔다.


36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여쁜 얼굴이 분노로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이수연의 모습은 가히 악을 심판하러 내려온 분노의 천사와도 같았다.


"안타깝구나. 너무 늦어버려서. 그래도 미물들 치고는 노래를 아름다운 목소리로 불러주던데, 네가 듣기에는 어땠어?"


마왕이 천사의 화를 돋군다. 무력하게 스러져간 무고한 희생자들의 목숨을 희롱하며, 이수연의 감정을 뒤흔든다.


이수연의 대응은 효율적이었다. 대답 대신 번개같은 참격이 날아들었다.


아드라멜렉은 부드럽게 몸을 틀어 참격을 피했다.


"...대화 예절을 헛배웠구나."


"대화도 상대 나름이지, 너 따위랑 나눌 대화는 없어."


"아. 혹시 화난거니? 내가 너의 그... 친애하는 미물들을 싹 지워버려서? 그건 미안하게 됐어. 힘이 온전했더라면 이렇게 참혹하게 죽일게 아니라, 마음을 오염시켜서 제 멋대로 쾌락을 추구하는 광기의 지옥을 만든 다음에 각양각색의 형태로 죽어버리게 할 걸. 그 편이 더 나았을 텐데. 그렇지 않니?"


아드라멜렉은 계속 이수연의 화를 돋구었다. 인간은 연약한 존재이기에, 감정을 조금만 폭주시키면 아주 손쉬운 먹잇감으로 전락한다.


더욱이 수백만의 생명을 한순간에 지워버린 것을 직접 목격한 상태라면, 영혼을 굴복시켜 케이크처럼 쉽게 먹어치울 수 있다.


빠득-


이수연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살의를 가득 담아 검을 휘두른다. 아주 빠르게. 눈 앞의 증오스러운 적을 죽이기 위해.


거대한 리액티브 소드를 한 손만으로 휘두르는 이수연의 괴력이라면 아드라멜렉 정도의 육체는 한 방에 먼지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마룡무장

티아마트 初龍


떄릴 테면 때려보라는 것처럼, 검푸른 빛깔의 용 형상이 아드라멜렉의 주위를 갑옷처럼 둘러싸며 나타났다. 


딱딱한 것을 강타하는 소리가 공간을 울린다. 이수연의 검격은 아드라멜렉의 갑옷 형태의 무장에 간단하게 막혀버리고 말았다.


"먼저 죽인 주제에-"


아직이다. 이걸로 끝나지 않아.


CRF를 급격하게 끌어올린다. 카운터워치의 바늘이 역방향으로 돌아간다. 리액티브 소드가 전개된다.


끌어올린 CRF를 리액티브 소드에 고스란히 전하여 출력을 추가로 뿜어낸다. 근육이 분노하며 고함을 지른다.


"그들의 생명을 모독하지 마!!!!!!"


-이수연 스트라이크.


CRF와 리액티브 소드의 힘으로 공격이 막힌 상태에서 이어지는 추가 공격. 이수연의 주특기가 지근거리에서 쏘아진다. 


제대로 들어간다면 질량과 출력만으로 녀석을 반토막낼 것이다.


제대로 들어간다면, 말이다.


마룡무장

역린 逆鱗


"돌려주마."


오한을 일게 할 정도로 불길한 소리가 들려온다. 아드라멜렉을 둘러싼 용 형상의 색깔이 더욱 짙게 변한다. 


뭔가 잘못되었음을 인지하기도 전에, 이수연의 몸은 저 멀리로 튕겨져 나가 내팽개쳐졌다.


바닥을 나뒹굴다가 아스널 윙을 내뿜어 몸의 궤도를 강제로 정상화시킨다. 바닥을 여러번 구르면서도 리액티브 소드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벌레처럼 뒹구는 꼴이 우스웠는지, 아드라멜렉은 이수연을 보고 들으라는 듯 큰 목소리로 박장대소하기 시작했다.


"하, 하하. 하하하하하하!!! 아~ 완전 웃겼어. 푸흐흡, 근래 들은 말 중에 제일이야. 아니, 벌레가 자신들을 왜 죽이냐며 날뛰어봤자 날파리 날리는 소리만 들릴 뿐인데, 모독이라니?? 그런거 하나도 못들었는데. 하하하하!"


또다. 또 저렇게 죽은 사람들을 모독한다.


이수연은 분노를 억누르며 리액티브 소드를 손이 터져나가라 꽉 붙들었다. 냉정하게 손익을 계산하는 백전노장의 그녀가, 감정에 휘둘리기 시작한다.


젊은 시절이었다면 분노가 오히려 원동력이 되어 적들을 산산조각냈겠지만, 세월이 한참 지난 지금은 아니다. 


분노가 앞서더라도 몸이 따라주질 못하면 그것은 자멸로 이어진다.


동시에 그것은 아드라멜렉도 노리는 바였다.


"이해할 수가 없네. 너희 인간들도 벌레를 잡으면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잖니?"


"이해해달라고 한 적 없어. 이해하지 못한 채로 뒤져." 

 

마룡무장

이무기 蟒


거대한 뱀 형상의 무언가가 두 기, 땅에서 튀어나와 이수연을 덮쳤다. 이수연은 재빠르게 아스널 윙을 기동시켜 뒤로 회피했다.


회피기동을 했음에도 뱀은 집요하게 이수연을 물고 늘어졌다.


놈에게 다가가 이수연 스트라이크를 먹여줘야 하는데, 이 잡것들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피하기만을 해야 하다니.


잔뜩 화가 난 듯한 이수연의 일그러진 얼굴을 보고 아드라멜렉은 비틀린 미소를 지었다.


화가 나봤자 미물은 미물.


"아무래도 너는 예절 교육이 좀 필요할 것 같네. 미물 주제에 어울리지 않게. 미물답게 얌전히 사라지기나 하렴. 이 곳에 있던 놈들처럼 깔~끔하게."


8i 사마엘

고르곤 毒龍眼


"윽?!!"


뱀을 따돌린 채로 아드라멜렉을 향해 날아가려다 말고, 이수연은 급작스런 몸의 이상을 느꼈다.


움직일 수가 없었다. 몸 뒷편에 달린 실이 끊어진 것처럼, 몸이 통제권을 잃어버린 느낌.


아주 잠시뿐이었지만, 그 사이에 다시 한 번 두 갈래의 뱀형 침식체가 이수연을 덮치려 들었다.


"큿...!"


뭐야, 방금 몸이 굳은 것 같았는데-


가까스로 뱀을 피해낸다. 직후, 달려들었던 뱀에게 반사적으로 일격을 가해 두동강낸다. 토막난 뱀들은 시체를 남기지 않고 안개처럼 사라졌다.


수상하다고 느낀 이수연은 아드라멜렉을 공격하지 않고, 다시 아스널 윙을 기동하여 거리를 벌렸다. 





방금 전, 몸을 움직일 수 없었던 순간 때문에 이수연은 냉정을 찾을 수 있었다. 


이기기 위한 두뇌가 빠르게 적을 분석한다. 분노로 가득찼던 마음이 서서히 냉정해진다. 


이 마왕은 아주 성가신 적이었다. 독을 다루는 것 뿐만 아니라, 그 독으로 에너지 공격마저 상쇄하고, 아예 신경계를 조종하기까지 한다.


이수연이 살면서 만난 모든 적 중에 단연코 압도적인 적이다.


"이번 세상의 미물들은 참 재미있네. 그동안 다녔던 세상들 중에 손에 꼽아."


한낱 미물 주제에 도를 넘는 것도 재밌고 말야.

 

싸늘하게 내뱉어진 다음 말과 함께 아드라멜렉의 손에 불길한 기운이 응집된다. 도시 전체를 지워버린 그 검푸른 검이 아드라멜렉의 손에 쥐어진다.


순간, 죽음의 한기가 이수연의 뇌리를 스쳤다.


검이 제 스스로 이쪽을 향해 날아든다.

 

스치면 죽는다.

 

공격하려다 말고, 빠르게 뒤로 회피한다. 단순한 검격 정도는 날개를 기동하지 않아도 피할 수 있다.

 

-?!

 

본능 이전에 오랜 전투로 다져진 날카로운 감각이 경종을 울린다.


아니, 아니야. 이건 페이크다.


그 불안감에 근거하여 아스널 윙을 기동, 급발진하여 왼쪽으로 방향을 튼다.

 

그와 동시에-


"울려라."


검에서 감지되는 침식파의 비율이 미친듯이 치솟는다. 검푸른빛의 안개가, 독의 권능이 이수연이 있던 공간 일대를 짓눌렀다.


검으로부터 발산된 충격파로 인해 검은 분진이 사방에 휘날렸다.


정말 간발의 차였다. 그냥 뒤로 피했다면 꼼짝없이 안개에 맞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도시의 사람들처럼 온 몸이 부풀어 올라 터져 죽었겠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새도 없이, 이수연의 날카로운 감이 경고한다. 아스널 윙으로 제동을 걸고 하늘을 향해 방향을 꺾었다.


쉴 틈을 주지 않고, 다시금 땅에서 방금 전의 뱀 두 쌍이 이수연을 향해 날아들었다. 이 공격 역시 간발의 차로 맞지 않았다.


"어머. 잘 피하네?"


두 마리 더. 총 4마리의 뱀들이 이수연에게 날아왔다.


피했다면 틈을 주지 말고 공격해.


구 관리국 시절, 스승이었던 힐데의 가르침이 떠오른다. 


이수연은 피했다고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 즉시 공세에 나섰다.

 

-아스널 윙 전개

 

옆에 항상 붙어다니던 파츠가 키리릭 소리를 내며 전개된다. 


자율형 무장에는 이수연의 근접전을 서포트하기 위해 여러가지 기능이 달려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이터니움 드라이브를 통해 에너지를 가속시키는 반사 패널.


무장의 출력이 강해지면서 이수연의 전방 곳곳에 자그마한 육각형의 패널들이 일제히 나타났다.


저런 대형 괴물을 상대할 때는 단순한 검격보다 이런 기믹을 이용한 공격이 더 효과적이다.


"부스트."


뱀의 독니가 이수연에게 닿는 것보다 이수연의 반응이 더 빨랐다.


전개된 패널들로부터 빔 형태의 에너지가 쏘아진다. 그것이 뱀을 관통하여 다른 패널을 맞고 튕겨나간다. 튕겨나간 것이 다시 뱀을 관통하여 다른 패널에 맞아 또 튕겨나간다. 


그것을 부단히, 매우 빠르게 반복한다.


이 패널에서 저 패널로 끝없이 가속하며 이어지는 범위형 에너지 공격.


키이이잉, 하고 호쾌한 반사음이 전장을 수놓는다.

 

그 끝을 짐작하게 힘든 가속에 두 쌍의 뱀은 무엇 하나 해보지도 못한 채 파편 단위로 분해되고 말았다.


"호오...."

 

뱀 두 쌍이 작살난 것을 보고도 아드라멜렉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흥미롭게 이수연을 바라만 보았다. 


마왕의 눈초리가 가느다랗게 변했다. 교활한 눈동자가 빠르게 상대를 분석한다.


이수연의 실력은 보통이 아니다. 페이크를 섞어서 가한 권능을 예측이라도 한 것처럼 간발의 차로 피하다니. 아드라멜렉이 다녀봤던 세계에서도 그런 움직임을 보이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게다가, 최소 5종 침식체에 준하는 자신의 뱀을 이렇게 간단히 분쇄한 것을 보면 그녀가 갖고 있는 무기도 보통의 장비가 아니었다. 


손짓 한번에 죽어버릴 줄 알았건만, 미물이라곤 해도 꽤나 준비에 공을 들였지 않은가.


거기다, 자신이 능력을 발동하려고 할 때마다 제약이 걸린다. 방금 전의 도시를 날려버린 여파가 아직 회복이 덜 된 것 같았다.


뭐, 오히려 핸디캡이라 생각하고 이대로 더 놀아주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흐흥. 재밌네."


심심하지는 않겠다는 듯, 아드라멜렉은 코웃음을 쳤다.


하지만 그래봐야 미물은 미물.


마룡무장

이무기 蟒

 

아드라멜렉의 주변에서 검은 입자가 모여들었다. 모래로 형체를 빚어내듯, 이수연이 방금 소멸시켰던 두 쌍의 뱀이 다시 나타났다.


침식체를 또 불러낸 걸까? 그것도 아니면 소환하는 능력일까?

 

이수연은 여러 가능성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리액티브 소드를 고쳐 잡았다.


"궁금하니? 소환하는 능력이야. 생명체가 아니라 무기 같은 거지."


갑자기 아드라멜렉이 말을 걸어왔다. 마왕은 이쪽의 의도를 다 간파하고 있다는 듯, 이수연의 생각을 그대로 읽고 옮겼다.


"물론 이런 것도 가능하고."


아드라멜렉이 한 걸음 땅을 내딛는다.


그러자 검은 안개로 중독되어 검게 변한 대지가 갑자기 꿈틀거렸다.


대지에서 댐이 터져나오듯 수십 쌍의 뱀들이 이수연을 향해 노도와 같은 기세로 격발되다시피 쏘아졌다.


회피기동으로 뱀들을 피해보지만, 의지를 가진 것처럼 뱀들은 이수연을 노리고 이리저리 날아들었다.


단순히 이 뱀들만 고려하면 가속패널을 전개해서 절반은 쓸어버릴 수 있다. 하지만 저 마왕의 공격은 이것 하나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아까부터 아드라멜렉은 교활하게도 공격 사이에 공격을 끼워넣으며 자꾸만 틈을 만들었다. 이번에도 분명 그러겠지.


뱀들의 세례에 이어 또 그 검을 전개시킬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 때는 정말 못 피한다. 


광범위 공격에 광범위 공격을 섞는다니, 억소리가 날 만큼 부조리하다. 인간에게 맨 몸으로 기관포 세례를 피해내라는 것과 같다.


아드라멜렉은 찢겨 나뒹굴 이수연의 모습을 생각하며 음험한 미소를 지었다.


자. 춤춰보거라. 미물아.


"어쩔 수 없네."


이수연은 한쪽 눈을 가리고 있던 안대를 벗었다.


바로 쓸 생각은 없었지만 뭐 어쩌겠어. 상대는 재미로라도 언제든지 날 죽여버릴 수 있는 초월자이다.


인지를 초월하는 존재와 싸우는데 수를 재고 있는 것은 목숨값 아까운 줄 모르는 만용과도 같다.


안대를 벗자, 공허한 구멍만이 남아있던 눈가에는 영롱하게 빛나는 보석이 자리해 있었다. 


머리를 길러서 가리고 있던 오른눈 쪽 부근의 얼굴에는 기계 파츠가 붙어 있었다.


나중에 위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 쓰라고 관리자가 그녀를 위해 준비해둔 선물 중 하나가 서서히 기동하기 시작했다.

 

시스템 접속.


접속 코드 - ASGARD


입력 완료. 승인. 


경고. 신체 활성도 레벨과 CRF 랭크로 인한 기능제한. 2단계 리미트 설정.


전방, 적 인식. Evillord of Qliporth - 8i Samael.


클리포트 인자 감지, 위험도 갱신. 인류 종말 사태에 준하다고 판단.


리미트 코드 강제 해제.


최고 위험도 감지에 따라, 클리포트 반응 완전 정지 시까지 모든 기능 한정 해제.


눈에 깃들어 있는 연산장치가 지속적으로 뇌에 메시지를 보내온다. 최대 출력을 사용할 수 있으나, 신체에 큰 무리가 갈지도 모른다고.


이수연은 거리낌없이 그 물음에 긍정의 답을 내놓았다. 상대는 초월자다. 더 이상 잴 것 따윈 없다.


이 '눈'을 받으며 관리자와 나눴던 대화를 잠시 떠올린다.


관리자는 말했다. 북유럽 신화의 주신 오딘을 아느냐고. 


신의 세계 아스가르드를 다스리던 신, 오딘은 이 세상 모든 지혜를 얻기 위해 지혜의 샘이라는 곳에 자신의 한쪽 눈을 제물로 바쳤다고 한다.


비록 외눈이 되었지만 지혜를 얻은 오딘은 발할라의 중심에서 전 세계를 한 눈에 내다보는 최고신이 된다. 


처음에 그런 얘기를 들었을땐 또 이 사람이 무슨 헛소리를 하려고 그러는가 싶었다. 그 정도 신화 상식은 이수연도 알고 있었다. 오딘 신화와 이 장비에 무슨 연관성이 있다는 걸까.


그는 다시 말했다. 


테라브레인의 연산장치가 사용된 이 눈을 가동한다면, 이전의 당신이 구관리국 시절에 보여줬던 강함 그 이상의 힘을 휘두를 수 있다고.


그러나 프로토타입이기에 지금의 기량이라면 한정된 시간 동안만 사용할 수 있을거라고.


더 좋은걸 준비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자세한 설명을 들었을 때 이수연은 놀라움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관리국의 기술 수준은 그런 것까지 구현할 수 있었다니.


당장 보이는 현재 그 너머의 것을 보게 해 주는 시스템. 그야말로 마법이지 않은가.


"그래. 신을 죽이기 위해서라면 마법까지 끌어다가 써야지."


오딘은 지혜를 얻기 위해 한쪽 눈을 버렸다.


이수연은 세상을 구하기 위해 한쪽 눈을 버렸다.


바친 것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 또한 있어야 하는 법. 


신이 외눈이 되는 대가로 얻은 지혜가, 이 순간 재현된다.


초차원 정보 시각화 통합 처리 전술 시스템 - 미미르의 샘

가동.

 

메인 시스템- '신의 눈'. 언 락.


"-!!!!!!!"


머리가 확 조이는 듯이 찌르르 하고 울린다. 두통이 일순간 몰아치지만 바로 잠잠해진다.


보인다. 20년의 세월동안 보이지 않았던 오른쪽 눈의 시야가.


잃어버렸던 원근감이 회복된다. 한쪽 눈으로만 보고 살았던지라 익숙치 않은 감각을 빠르게 이겨낸다.


선명한 시야 뿐만이 아니라 다른 수많은 것들도 함께 보이기 시작했다. 수십 가지의 정보가 수치와 도식으로 나타났다.


날아드는 뱀의 클리포트 인자 농도, 뱀들 사이에 숨겨져 있던 아드라멜렉의 검, 그리고 자신의 사각에서 또 날아드는 뱀의 무리들.


그 뱀 하나하나가 갖는 위력은 어느 정도이며, 맞았을 때 어떻게 되며, 어느 경로로 날아오고, 어떤 방향으로 피해야 하는지,


그리고 파훼법은 무엇인지까지.


몇 수 앞의 미래가 이수연의 오른쪽 눈에 전부 들어왔다.

 

오른쪽 눈을 개안한 직후 공략법을 찾고 몸으로 옮기는데까지 걸린 시간은 단 1초.


관리국의 최고 에이스가 날개를 펼친다.


그대로 이수연은 쏜살같이 정면으로 날아오는 뱀의 폭포를 향해 몸을 던졌다.


"하하! 멍청한 것! 자살할 셈이니?"


아드라멜렉은 이수연의 판단을 이해하지 못한 채 우습다며 깔깔거렸다.


이수연의 예상이 맞았다. 아드라멜렉은 정말로 자신의 검을 쏘아낸 뱀들의 틈새에 숨겨놓고 날려보냈다.


거기에 사각에서 또 다른 뱀들을 뽑아내 이수연을 향해 돌격시키기까지 했다. 


두 개의 범위 공격을 교묘하게 섞었는데 과연 무슨 재주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뭐라도 해보려다가 그대로 한 줌의 먼지가 될 게 뻔하다. 


검은 뱀들이 이수연이라는 하나의 먹이를 먹겠답시고, 격렬하게 사방에서 뒤엉킨다. 


날파리처럼 이리저리 피해다니던 이수연일지라도 이런 대단위 공격을 피해내는 것은 무리겠지.


끝이다.


...라고 생각했던 적이 아드라멜렉에게도 있었다.


뱀과 뱀들이 충돌한 그 곳에서, 무언가가 일어났다.


엉켜오는 뱀들을 피해낸다. 공중에서 걸음을 내딛듯 자세를 고쳐잡는다.


스승님이 전수해준 기술


"뭣이...?"


-늑대이빨

숨통 노리기


피한다. 잘라낸다. 피한다. 잘라낸다. 뱀을 피하고, 마왕의 검을 피해내며, 잘라내길 반복한다.


마치 공중에서 곡예비행을 하듯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공격은 전부 피해내고 검을 휘둘러 역으로 퇴치한다.


이수연은 그저 오른쪽 눈에 보이는 '미래'들을 주저함 없이, 최적의 경로로 실행에 옮길 뿐.


들려오는 것은 검이 무언가를 싹둑싹둑 잘라내는 소리, 오직 그것 뿐. 비명소리도, 신음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수십 마리의 뱀들이 전부 여러 토막이 난 채로 공중을 나돌다가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공중 한복판에 이수연이 있었다.


"무슨....?!"


아스널 윙을 급격하게 가속시킨다. 눈 앞의 마왕을 향해 총알같이 쏘아지면서, 이수연은 다시 CRF를 리액티브 소드에 응집시켰다.


놈이 또 다시 공격을 반사해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 신의 눈에는 상대의 행동이 보인다.


관측 결과에 따르면 아드라멜렉은 클리포트 인자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역시 현계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 힘이 모자른 것이 분명했다.


몸 속의 에너지 순환, 근육의 움직임, 혈류의 움직임, 차원 너머의 움직임, 그 모든 것들을 관측하고 계산하여 다음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해낸다.


그렇기에 신의 눈이고, 온 세상 모든 지혜이다. 오딘의 눈은 무엇 하나 놓치지 않았다.


이번에야말로 일격을 가해 쓰러트린다는 각오를 다진다. 호흡을 가다듬는다. 몸의 혈류를 회전시키며 팔에 집중시킨다.


스승인 힐데를 따라가겠답시고 이수연이 스스로 만들어낸 기술을


힘을 응집하고 응집하여 거대해진 출력을 일시에 흩뿌리는 결전기를


다시금, 20년의 세월을 넘어 사용한다.


-필살


"이수연 스트라이크!!!!!!!!"


심판.


아드라멜렉을 둘러싼 갑옷에게로 거대한 검격이 내리쳐졌다.


우드드득 하고 갑옷이 울린다. 쩌적 하는 소리와 함께 갑옷에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한다. 아드라멜렉의 눈이 경악으로 물들어간다.


말도 안된다. 한낱 인간에 불과한 자가 단지 육체적 능력만으로 저런 기교를 부렸다고? 


지금껏 다녀갔던 어느 세계에서도 그런 전사는 존재하지 않았다.


아무리 힘이 극한까지 약화된 상태라고 해도, 자신의 능력은 육체파에게 있어 극상성. 제대로 활약조차 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저 여자는 수십 마리 뱀들과 극독의 검이 뒤엉키는 폭풍 속에서, 


모든 공격을 다 피해내고 자신의 공격은 전부 맞추면서 상쇄해버린 데다가, 


이쪽을 향해 날아와서까지 검을 휘둘렀다는 것이다.


불가능. 그야말로 대이변이라고 말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미물 주제에 이 정도까지 싸워주는가. 아드라멜렉은 흥미롭다 못해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좋다. 그렇게까지 발악한다면 이쪽에서도 나름 응당한 예의를 갖춰줘야겠지."

 

아드라멜렉의 얼굴에 또 다시 미소가 드리웠다. 사람을 죽일 때 보여줬던 비릿하고 음산한 미소다.


수세에 밀렸음에도 웃는다. 도대체 왜? 무엇을 믿고?


설마, 또-


예상한 대로, 이수연의 오른쪽 눈이 좋지 않은 미래를 알렸다.


전방 적, 클리포트 인자 감지.


차원 간섭 움직임 포착.

 

무조건적 회피 요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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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천자 썼던거 만자까지 채워옴.


각수연 특수기인 아스널 윙 전개도 나름 묘사를 해본답시고 해봤는데 와닿을라나 모르겠다. 뭔지 도저히 감이 안와서 그냥 나이x런 배껴갖고 반사패널 켜서 도탄 반사로 애들 쥬기는거라고 썼는데 맞나?


아드라멜렉은 억지로 현계하느라 10%의 힘밖에 못 씀. 그래서 검을 통한 권능해방도 하고 하여간 존나 짱센것처럼 보여도 그 딜레이가 좀 있는 편임. 즉, 이수연이 '전력을 다한다면' 대가리 깨부술 수 있는 상태임.


물론 타임어택이지. 아드라멜렉의 힘이 더 빨리 돌아오느냐, 이수연이 그 전에 데가리를 쪼개느냐. 그래도 양쪽 눈이 다 있는데, 심지어 한쪽눈은 관리자가 줘서 미래도 보는데 수연눈나가 이길 수 있겠지??????????????


ㅅㅂ 이런 식으로다가 3편 2만자를 채웠었는데 그 3편을 날려서 지금부터 3편 다시쓰러 폐관수련하러 갈거임 시발.... 진짜 다시 생각해도 존나게 기운빠진다 진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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