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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들 중 우리나라는 특히 영물에 관련된 이야기가 많다.
사람들은 고양이를 요물로 취급하였으며 사악하고 살벌한 존재로 묘사하고있다.
뱀은 신성한 역할도 하지만, 대부분의 전승되는 이야기들은 뱀을 사악한 존재로 많이 등장시킨다.
왜 뱀은 신성한 역할보다 사악한 존재로 더 많이 사용되었을까
똑같은 하나의 영물이 정반대되는 성격을 가지고있다면,
오히려 행위자가 영물에게 잘못을 한 것이 아닐까 한번쯤은 생각해 볼 만 하다.
3. 사령(蛇靈)에 씌인 대대장
지금 생각해보면 참 신기한게, 화천에서의 날씨는 여름과 겨울밖에 없었던것 같기도 하다.
내 기억속의 날씨는 푹푹찌는 여름, 아니면 겨울이었는데
군복무 21개월 하는 동안에 여름은 있어봤자 두번이 끝이기 때문이다.
이번 일도 상병때쯤의 일이다.
그때 당시의 날씨는 낮에는 반팔을 입에도 땀이 날 정도로 더웠고, 해가지면 바람이 불어 시원한 날이었다.
정확한 호봉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상병을 달고 복무를 하던 중
타 부대가 훈련으로 인한 파견 요청을 하였고
연대에서 마땅히 보낼 운전병이 없었던 수송대대장은 각 예하대대에서 한명씩 차출하여 훈련파견을 보내기로하였다.
연대로 모인 각 대대의 운전병들은 타 부대에서 인솔자가 올때까지 대기하며 신세 한탄을 하였다.
나중에 들어보니, 자기 연대에서 운전병들이 차량개인정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여 운행불가능한 차량이 많았고
급하게 필요한 운전병을 호봉이 제일 낮은 우리 연대장에게 짬을 때린 것이라고 하였다.
부대에 도착하고 훈련 첫째날에, 뒤에 병력을 싣고 훈련장에 도착했다.
병력수송을하고 차량경계를 하면서 무한대기를 하면 되기 때문에 힘들지는 않았지만
남의부대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훈련을 받는것 조차 고역이었다.
우리 운전병 셋은 따로 누가챙겨주지 않아서
전투식량을 나눠준다거나 밥을 먹으러 오라는 말도 없었고
우리가 눈치껏 가서 밥을 얻어먹거나 받아와서 먹어야 했다.
다행히도 둘째 날 부터 그 부대의 운전병들이 우리를 조금씩 챙겨주기 시작했다.
셋째날인가 넷째날인가 운전병끼리 모여서 얘기를 하고 있는데,
대대장이 할거없으면 자기를 좀 도와달라고 하기에 운전병들은 대대장을 따라 갔다.
대대장은 자기가 훈련장 주변에서 볼일을 보다가 뱀을 봤는데 지금은 안보인다고 하며 훈련장에서 뱀을 발견하면
즉시 대대장에게 신고를 하고 뱀을 잡아오면 포상휴가를 준다고 하였다.
우리는 알겠다고하고, 뱀을 찾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뱀은 찾을 수 없었다.
대대장이 돌아다니면서 얘기를 하였는지, 경계를 서지않는, 마땅히 할 임무가 없는 병사들은 뱀을 찾거나 하고 있었다.
잠시 후 출동준비가 떨어진 운전병들은 병력을 신속히 태우고 작계지역으로 출발하여
대대장 운전병과 나, 운전병 후임 한명 그리고 대대장CP병 이렇게 셋이서 노가리를 까고 있었다.
대대장운전병은 병장이었는데
자기 대대장의 취미가 뭔지 아냐며 썰을 풀어줬다.
자기 대대장은 자기부대 주임원사랑 같이 대대내에서 할 일이 없으면
부대주변 야산에 올라가 뱀을 잡아서 뱀술을 담그는 취미가 있다고 했다.
나도 연대나 대대에 있을때 선탑간부들이 훈련장 주변 밭에가서
더덕이나 고사리, 돌나물등을 뜯는걸 같이 구경하기도하고 도와준적이 있기 때문에 그런가보다 했다.
대대장 운전병은 대대장관서에 가면 잡은 뱀들로 술을 담근게 6병정도 된것을 봤다 하였고 말벌주도 봤다고 했다.
이상한 악취미를 가졌는데, 대대장관서에 불러서 대대장네 가족과 회식이라도 있는 날에는
꼭 대대간부들과 운전병에게 뱀술과 말벌주를 권한다는 것이다.
자기는 운전을 핑계로 먹지 않지만, 다른 간부들은 좋다고 받아먹는다고 했다.
대대장 운전병은 뱀술은 어떻게 만드는지 아냐며 우리에게 물어봤고,
같이 있던 운전병 후임 한명이 자기 할아버지는 뱀을 잡자마자 물에 씻고 바로 술통에 넣는걸 본 적이 있다고 했다.
대대장은 자기가 본 것을 말해준다며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갔다.
대대장운전병으로 선발된지 얼마 안된 어느날,
휴일에 대대장이 대대장운전병을 불러 야산에 뱀을 잡으러 가자고 운행준비를 시켰다고 한다.
주임원사가 원사실에서 가져오는 담금주, 유리병, 버너, 큰 냄비, 모래 한포대와 생수 몇통을 적재하는 것을 도와주고
부대 주변의 야산으로 향했다고 한다.
본인은 차에서 대기하고, 대대장과 주임원사는 산에 올랐다고 한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대대장과 주임원사는 뱀 두마리가 든 유리병을 들고 차로 와서
운전병에게 버너에 냄비를 올리고 모래를 담은 후 불을 붙이라고 시켰다고 한다.
대대장은 영문도 모르고 시키는대로 하였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대대장과 주임원사가
모래가 담긴 냄비에 뱀 두마리를 넣고 뚜껑을 무거운 돌로 누르는 장면을 보았다고 했다.
뜨거운 모래위에 올라간 뱀은 냄비 뚜껑을 쳐댔고, 그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무서웠다고 했다.
뱀이 모래위를 기는소리, 모래가 튀는소리, 뚜껑을 치는소리가 한동안 들렸고
소리가 잠잠해지자 대대장과 주임원사는 냄비뚜껑을 열고 뱀을 꺼내어 술병에 담았다고 했다.
한달 쯤 후에 대대에서 실탄 분실 사고가 있어서, 대대장이 집에 가질 못하고 대대장실에서 몇일 머물렀던 적이 있다고 했다.
그때 대대장이 스트레스를 받아 대대장실에서 그때 만들었던 뱀술을 꺼내어 마시고,
신세한탄을 하는 것을 들어준 후
술에취해 대대장실 야전침대에서 자는 것을 보고 자기도 자러 갔었는데
그 다음날 새벽에, 대대장CP병이 자기를 깨우더라는 것이다.
무슨일이냐고 물으니, 대대장 상태가 이상하여 후송해야 될 것 같아서 깨웠다고 했다.
대대장실로 가서 대대장을 보니,
대대장은 뱀처럼 팔과 다리를 꼭 붙인 상태로 바닥을 기려는듯이 허리를 좌우로 꿈틀거리며 혀를 날름날름 했다는 것이다.
지통실 간부들을 데리고 와서 대대장님을 차로 들어 옮기려했더니 대대장은 돌덩이가 된 듯이 들리지 않았고,
사람들을 더 모으러 갔던 CP병이 강당에서 취침중이던 간부들과 주임원사를 데리고 왔다고 했다.
주임원사가 대대장상태를 보더니 뱀귀신에 씌인거라고 말하면서,
이건 후송을 해서 될 문제가 아니고 무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했다.
6시 30분, 기상시간이 되고 당직사령은 아침점호는 생략하고 별도에 지시가 있을때까지 생활관내에서 대기를 하라고 한 후
병사들을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였으며, 주임원사와 cp병, 운전병 대대장은 대대장실에 대대장님과 같이 있었고
병사들이 식사를 다 마치고 나서야 cp병이 주먹밥을 받아와 대대장실에서 밥을 먹었다고 했다.
대대장님은 여전히 기어다니고 있었고 혀를 빠르게 날름날름거리며 뱀 흉내를 계속 내고있었다고 했다.
주임원사가 어딘가에 전화를 한 후, 차를 타고 나가서 무당을 데리고 왔다고 했다.
무당이 사령에 씌였으니 쫒아내긴 할 건데 잘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을 하고 대대장과 무당 본인만 두고 나머지를 내보냈다고 했다.
그날 저녁시간까지 대대장실 에서는 방울소리와 호통소리, 사정사정하며 용서를 비는 무당의 소리만 났다고 했다.
이쯤되니 대대장실이 있는 1층에서 생활하는 병사들은
대대장실에서 무당이 굿을 한다는 것을 어느정도 알고 있는 눈치였다고 했다.
굿이 끝난 후 무당이 주임원사와 cp병,운전병을 불러들였고
뱀이 산의 주인인 산신령의 영물이라고, 아주 영험하고 오래된 뱀이라고 하며, 떼어내는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고 했다.
다시는 다른 뱀을 해하지 말라고 하며, 뱀이 말하길 자기의 동족들이 대대장의 집에 술독에 든 상태로 몇마리 더 있으니
그것을 다 깨 부셔서 뱀들을 성불시키라고 말 한후 주임원사에게 비용을 말한 후 주임원사의 차를 타고 떠났다고 했다.
그러나 대대장은 그때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주임원사와 cp병, 운전병의 말을 믿지 못하며
주임원사,CP병,운전병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뱀을 찾고 뱀술을 만들고 다닌다고 했다.
이 말을 들은 우리는 거짓말을 하지 말라며 웃어넘겼지만, 대대장운전병은 자기가 거짓말을 할 사람으로 보이냐며
얼굴이 벌개지며 진짜라고 열변을 토했었다.
훈련 마지막날에, 간이지휘소에서 지휘부 및 파견 온 운전병들이 식사를 하게 되었다.
대대장이 우리보고 멀리서와서 남의부대 훈련에 고생한다고, 부대가서 맛있는거 사먹으라고 만원짜리 3장을 주셨고
각부대 대대장에게 또는 자신의 연대장에게 포상휴가를 줄 수 있는지 건의를 해보겠다고 하며 덕담 및 훈화말씀을 하셨다.
운전병들은 봉지밥을 먹고, 지휘소 간부들은 식판에 밥을 받아서 먹는데
그때 우리 운전병들은 대대장님이 마치 뱀처럼, 혀를 빠르게 세네번 왔다갔다 하는것을 똑똑히 보았었다.
밥을 다먹고, 우리는 담배를 피러 구석으로 가서 이야기를 했다.
대대장님이 혀를 뱀처럼 날름거리는 것을 보았냐고.
모두들 보았다고 했고, 이야기를 같이 들었던 후임 운전병이
대대장운전병이 한 말이 사실같다며 이야기를 했지만
나는 대대장님이 저런 틱이있고, 저런 틱을 중심으로 대대장 운전병이 꾸며낸 이야기 일 것이라고 하였다.
대대 병력과 간부를 태우고 대대로 복귀하는 차 안에서,
내가 간부에게 혹시 대대에서 대대장님의 소문이나 굿에 대해 알고계시는게 있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보자
대대장님이 뱀귀신에 씌여서 굿을 한적이 있다는 소문이있는데,
자기도 대대장님이 혀를 날름거리는 것을 보고 소문을 믿게 되었다고 말해주었다.
대대장님에게 뱀술을 얻어먹은 적이 있냐고 물어보니
자기는 한잔 먹고 안먹지만, 다른 중사, 상사급 간부들은 뱀술먹는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다른 간부들은 소문처럼 뱀처럼 기거나 혀를 날름거리지 않는데,
대대장님만 그런다며 자기도 그것이 의문이라고 말했었다.
나는 대대에서 퍼진 대대장에 대한 소문이라고 생각하고있다.
간부도 그저 소문이 사실일 것이라고 믿는것이고, 대대장 운전병도 소문에 근거하여 자기가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본 혀놀림은 뱀의 움직임과 비슷하여 진짜로 뱀귀신에 씌였던건지,
단지 버릇인건지 알 길이 없다.
나의 대대로 복귀한 후 당연히 포상휴가같은건 없었다.
4. 휴가 미복귀자
이것도 5대기를 하고 있었을때의 일이다.
내가 짬이 좀 찼을때인데, 아마 일말 상초쯤이 아닐까 싶다.
이때 날씨는 쌀쌀해서 걷어올렸던 반팔을 내리고 긴팔로 생활했었던 기억이 난다.
5대기 생활관에서 대기를 하다보면 당직사령이 자체상황을 건다고 한 것을 기억하는가?
한 당직사령이 있었는데, 그 당직사령은 본부중대 저격반 병사를 한명 불러서 길리슈트를 입게 한 후
병사를 영내 풀 숲어딘가에 숨어있으라고 명령을 한 후, 5대기와 내기를 시켰었다.
병사를 찾으면 5대기 다음날 아침점호열외 및 무한연등,
병사가 안들키고 숨어있으면 병사 아침점호열외 및 사지방연등이었다.
저격반 병사는 나랑 같은 생활관을 쓰던 후임군번이었는데, 애가 워낙 똘기있어서 무지 친했었다.
지금도 연락하고 지낼정도로 친하다.
그날 숨바꼭질 당직사력이었고, 숨바꼭질 자체상황을 실시했었다.
나는 5대기 소대장에게 길리슈트의 재질에 대해 알려주었다.
저격반병사가 길리슈트를 만들때 옆에서 도와줬기에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초록색 나일론 끈(밧줄형태)를 그물모양으로 꼬은 후, 그 그물이 교차하는 점을 글루건을 이용하여 전투복에 붙인다.
그 후 위장포를 조금씩 잘라내어 그물에 촘촘하게 엮어 나가는 형태였다.
둘이서 쌍욕을해가면서 만들정도로 촘촘하게 엮었기 때문에 그 옷을 입고 움직이지만 않으면, 왠만해선 안들켰다.
보병중대엔 저격반이 없었고, 본부중대에만 저격반이 있었던지라 소대장은 그걸 어떻게 찾냐고 투덜대던 기억이 난다.
한참을 찾고 있었는데 저녁 8시 반쯤? 당직사령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휴가 복귀자가 아직 부대로 휴가복귀를 하지 않았으니, 수색을 취소하고 5대기차량에서 대기하고 있으라는 무전이었다.
그렇게 5대기 차량에서 22시가 넘어서까지 대기하고있었다.
대대건물을 보니 전부 불이켜져있었다.
아마 실상황이니 점호를 미루고 병사들도 막사내에서 대기하라고 명령을 내린 듯 했다.
23시가 다되갈 쯔음, 당직사령이 무전으로 부대 주변을 수색할것을 지시했다.
휴가 미복귀자의 부모님이 군 부대 거의 바로 앞 00마을까지 차량으로 데려다 주었다고 진술했다며,
이 병사는 부대에 복귀하기 싫어서 군 부대 주변에 있을 것이니 수색하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군 부대 주변의 PC방, 노래방, 술집, 방석집등등을 찾아다녔지만 병사를 찾지 못하였다.
24시를 넘어서 새벽1시쯤, 당직사령에게 다시 무전이 왔다.
지금 대대간부들도 수색에 동참할테니, 대대간부들이 도착할때까지 휴식하다가 만나서 다시 수색을 재개하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일단 쉬기로하고, 탈영병 욕을 하면서 쉬고있었다.
10분쯤 지났나, 간부들이 도착하였고 우리는 간부들과 흩어져서 다른 방향 일대를 수색하였다.
한참을 수색하고 있었는데, 5대기 소대장에게 전화가왔다.
다른 중대 간부였는데, 남성 간부 숙소에서 휴가 미복귀자의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나랑 의무병은 5대기소대장 바로옆에 있었기 때문에 통화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소대장은 한숨을 한번 쉬면서 5대기 병사를 집합시킨 후 병사가 발견되었으며, 차량에 타서 이동할 것을 명령하였다.
나랑 부소대장은 운전석과 조수석에서 아무말도 없이 간부숙소 쪽으로 향했다.
간부숙소 입구에 도착했을 때, 차마 그 모습을 지켜 볼 수 없었다.
자세히 묘사는 하지 않겠다.
소대장이 무전으로 보고하니 당직사령이 이미 알고있다고 하며
앰뷸런스가 방금 출발했으니 초동조사를 실시하라고 했다.
곧 우리 대대장님도 오셨다.
소대장은 최초발견자가 누구인지 물어봤는데 3명이 나오는 것이었다.
첫번째 간부는 옥상에 올라간 간부(중사로 기억함)였는데, 옥상에 올라가니 병사가 난간에 서있었고,
간부가 진정하며 같이 부대로 복귀하자, 아무 처벌을 받지 않게 해주겠다고 하니,
병사가 자신은 이미 처벌을 받을 것을 잘 알고있다. 부대로 복귀하지 않겠다고 말한 후 그대로 뛰어내렸다고 했다.
병사가 뛰어내리자마자 간부가 소리를 질렀다고 진술했다.
두번째 간부는 그 날 근무퇴근으로 숙소에서 휴식을 하고 있던 간부(하사)로,
베란다 문을 열고 담배를 피던 중 누구를 부르는 소리와 함께
떨어지는 병사와 눈이 마주쳐서 바로 바닥을 보니 병사는 이미 그렇게 되었다고 진술했다.
세번째 간부는 간부숙소 주변을 수색하던 간부(하사, 나랑 친한 여군이 아닌 다른 여군)으로
너무 울고있어서 진술이 어려웠고, 그 여군과 친하던 간부 및 병사들이 잘 달래주고 나서야 진술했다.
간부숙소 주변을 수색하던 중 누군가의 고함이 들려 그쪽으로 가보니 병사가 떨어지기 직전과 직후장면을 목격하고
패닉에 빠져 신고를 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다른 간부들은 구경만 하고있는 5대기 병사들을 향해 쌍욕과 고함을 쳐가며 구경거리냐고 했고,
그 병사와 친분이 있던 병사들은 소리치며 목놓아 울고 있었다.
대대장도 구석에서 담배만 연달아 피고 있었고,
진술을 녹음하며 받아적는 중 대대 엠뷸런스가 도착하였지만, 의무대장이 없는 의무병들은 수습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대대 의무대장이라고하나? 호칭은 잘 모르겠는데 의무대장은 항상 의무대에 있지 않고 일주일에 한두번 다른곳으로 출근을 했었다)
결국 사단의무대에서 엠뷸런스가 와서 병사를 수습하여 흰 천으로 덮은 후 어디론가 후송을 해 갔다.
5대기 인원들은 일단 막사로 복귀하여, 지휘조를 제외한 5대기 인원들은 휴식 후 취침에 들었고
지휘조만 다시 현장으로 가서 현장을 지켜야만 했다.
다른 간부들도 부대에서 잠을 잤어야 했으며, 최초발견자 3인은 죄책감에 빠져서 울고 있었다.
병사의 부모님은 다시 화천으로 오셨고 그날 새벽 5시가 넘어서야 부모님과의 조사가 시작되었다.
부모님의 진술은 이러했다.
병사가 휴가를 나오기 직전에 다른 병사와 크게 싸웠고,
휴가를 나온사이 다른 병사가 신고하여 중대장에게 휴가 복귀하면 넌 영창을 갈 것이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병사는 휴가를 나와서도 잘 즐기지 못하였고, 주로 방안에 있었으며
자신들에게 다른 병사와 싸웠던 일을 얘기하며,
부대에 복귀하면 자신을 처벌을 받고 전역일이 미뤄질 수 있다고 얘기했다고 진술하였다.
혹여 아이가 부대에 미복귀를 할까봐, 일부러 화천의 부대 앞까지 데려다 주었고,
어린나이엔 서로 싸우며 크는거니 부모님 걱정하지 말라며 자신들은 괜찮다고 잘 토닥인 후
부대쪽으로 향하는 뒷모습을 본게 마지막이라고 진술하였다.
부모님도 펑펑 우셨으며, 부모님이 우시는 것을 본 최초발견자 3명도 더욱 더 슬픔에 빠져서 울다가
부모님중 어머니, 발견자중 여군과 중사가 실신하여 응급조치를 취하였었다.
초동 조사가 끝나니 아침7시가 다되었고, 부모님을 돌려 보낸 후 최초발견자 3명을 태워 부대로 복귀하였다.
다음날 부대는 자살소식으로 떠들썩 했고, 아침 9시가 되기도 전에 사단 헌병대(기무대)에서 부대를 방문하여
지휘조 인원들과 최초발견자 3인은 기무대에서 나온 사람들한테 다시 진술을 했었다.
우리가 부대를 위해서 거짓말을 할 이유도 없고,
소대장이 녹취를 잘 해놨기 때문에 나와 의무병, 통신병은 간단한 답변만하고 풀려?났다.
우리는 밖에서 소대장을 기다리면서 앉아서 졸다가,
다른 간부가 깨워서 고생했다고 하면서, 여기서 졸지말고 생활관가서 편히 자라고 했다.
우리는 5대기 생활관으로 복귀하여, 다른 병사들에게 어젯 밤에 있었던 일들을 간단히 얘기하고
기절하듯 잠에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날은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식욕도없고 의욕도없었다.
상황을 잘 알고 있었던지, 새로운 당직사령도 자체상황을 걸지 않았다.
어영부영 5대기 임무를 끝내고 본부중대로 돌아왔을때,
병사들이 나에게 썰좀 풀어달라고 했지만 그당시엔 풀지 않았고
시간이 조금 흘러서야 그때의 이야기를 말해주었다.
최초발견자 3인은 거의 한달간 부대에 출근을 하지 않았다.
들리는 이야기에 의하면 정신과를 다니면서 유급휴가를 받았다고 한다.
최초발견자들이 다시 출근했을땐, 그날 밤보다는 표정이 많이 좋아져있었다.
하지만 그 여하사는 종종 트라우마에 시달렸으며, 얼마지나지 않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전역을 하였다.
여하사와 친했던 병사 및 간부들이 얘기하길, 막사에서 그때 죽은 병사를 자주 마주친다고 너무 힘들어 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최초발견했던 중사와 하사도,야간근무를 설 때
그 때 죽은 그 모습으로 복도를 기어다니는 것을 봤으며, 철벅거리는 소리도 들린다고 했다.
죽은 병사와 싸웠던 병사도 환청과 환각에 시달려서 다른 부대로 전출을 갔고, 중사와 하사도 다른 부대로 전출을 갔다.
그 뒤로는 죽은 병사에 대한 이야기가 거의 금기시되어 그 병사의 귀신을 보았다는 이야기도 돌지 않고,
그 병사의 죽음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 병사도, 간부도 없었다.
자살은 본인에게는 고통의 끝일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겐 고통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다 쓰고보니 제 군생활도 참 스펙타클 했던것 같습니다.
야수교, 그 개같은 맞선임에 마네킹, 자살목격..
이것 말고도 내가 알려준 방법대로 탈영한 생활관 후임새끼
(나보다 나이 많은놈이었는데 그새끼때문에 간쫄린것 생각하면 아직도 치가 떨림)
전역 바로 직전에 우리사단에서 있었던 GOP?GP? 총격자살사건..
(뉴스에는 자살로 나왔지만 부대내의 소문으로는 총기조작으로 자살로 보도되고 사실은 타살이라는 썰이있음)
탈영썰은 제가 겪었던 일이라 썰을 풀 수 있는데, 썰 풀면 제가 누군지 아는 분들이 있을까봐 안쓸것 같습니다ㅋㅋ
총격자살썰은 제가 겪은게아니라 카더라기 때문에 자세히 썰을 풀게 없어서 적어봤자 세네줄 될것 같아서 안썼습니다.
사령에 씌인 대대장이야기는 저는 믿지 않습니다.
제가 뱀처럼 움직인 그 부대 대대장을 본것도 아니고, 굿을 하는 장면을 본것도아니고,
그저 혓바닥 날름날름 거리는 것만 보았으니까요.
그래서 이번 글은 글작성 태그를 실화, 썰이 아닌 아무것도 안달기로 했습니다.
전부터 그랬고 괜히 실화, 썰로 태그를 달면 주작이네 아니네 말이 나올까봐서
그냥 안달면 좀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이로써 제가 군생활 하면서 겪었던 이런저런일은 끝났습니다.
여군이랑 있었던 일은 여군이 착각한것도 많고, 저랑 동시에 목격한 것이 아니라 여군혼자만 목격한 것도 많기 때문에
제가 글로 쓸 반찬거리가 안된다고 해야 할까요?
이 글도 쓰는데 참 오래걸렸네요.
프리랜서로 일을 하는데 하는 일도 바빠서 글쓸 시간도 많이 없었고,
어쩌다 글 쓸 시간이 되면 날도 더워서 의욕도 없었구요.
글을 쓸라고 하면 귀신은없고 정신병이니뭐니 이런 댓글들보니까 솔직히 의욕이 안생기더라구요.
주말을 맞이하여 오랜만에 맛있는것도 먹고 기운도 차려서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시는 분들 항상 감사합니다.
친했던 여군은 지금도 잘 만나고 있습니다.
다음은 여군의 일생? 아니면 저의 일생으로 글을 쓰지 않을까 싶네요ㅋㅋ
즐거운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