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큰집이라 제사나 차례를 거의 우리집에서 지내게 되는데, 집안 분위기가 제사 음식 할 때에 남자건 여자건 일단 도울 여력이 있는 사람들은 죄다 총출동해서 빨리 끝내고 다 같이 쉬자는 주의였거든. 아버지는 밤 까고 수정과 만드시고, 어머니는 나물하고 잡채, 갈비찜 같은 거 하시고, 나랑 동생들은 전 부치고 생선 굽는 거 전담하고 뭐 이런 식으로. 솔직히 여지껏 내가 부친 전을 쭉 깔아놓으면 테니스 코트 하나 정도는 덮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음.
'여자들은 일하는데 남자들은 논다' 운운하는 소리도 며느리가 네다섯씩 있어서 며느리만 굴려도 준비는 가능하던 시대나 통하던 소리지, 가용 인력이 잘해야 우리 가족에 친척들 몇 명이 고작인 상황에선 말도 안되는 소리임. 뭐, 결국 나랑 동생들 대학 간 후로는 엄두가 안나게 되어서 차례만 지내다가 몇 년 전부터 차례도 안지내게 되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