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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피에는 피
시아드는 눈 앞에서 피투성이가 된 올리비아를 보더니 분노로 몸을 부들부들 떨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누, 누가… 누가 이런 짓을 한 거냐!!”
“나다.”
카르마가 3층에서 뛰어내리더니 칼을 뽑아 숨이 붙어 있던 올리비아의 가슴을 찔렀다. 올리비아가 피를 토하자, 시아드도 피를 토하는 듯 격노했다.
“이 새끼가!!”
“이미 죽은 갈보 년이다.”
카르마는 단숨에 올리비아의 목을 베어버렸다. 공포와 경악으로 일그러진 올리비아의 머리가 대리석 바닥을 데구르르 구르자, 카르마는 그 머리를 구석으로 걷어 차 버렸다.
“이… 이 새끼가 감히 올리비아를!!”
카르마는 더욱 더 그를 도발했다.
“고급인 것 치고는 별거 없더군. 보지는 최하급이던데 말이야?”
머리 끝까지 분노한 시아드가 달려들자, 카르마 역시 검을 뽑았다.
“이도류…”
그때, 카르마는 그가 갑자기 손을 펼친 걸 보고 오히려 옆으로 몸을 던졌다.
“화권(火拳)!!”
시아드의 손에서 불꽃이 뿜어져 나와 방금까지 카르마가 있던 자리를 삼키고 뒤편 벽을 박살내 버렸다. 불꽃이 로비에 장식된 가구며 커튼, 베일로 옮겨붙자 매춘부들이 혼란에 빠졌다. 카르마는 그 압도적인 불꽃을 보며 말했다.
“’불꽃’의 시아드… 라는 이명이 장식은 아닌 모양이군. 대체 뭐냐, 그 불꽃은?”
“알려 주마, 일단 네놈을 바짝 구워 버린 다음에 말이지! ‘신화(神火) 신기루’!”
손에서 뿜어져 나온 불꽃이 마치 창처럼 길고 날카롭게 모여 카르마에게 날아들었다. 카르마가 그것을 피하자 불꽃은 뒤편 기둥에 꽂히고, 그와 동시에 폭발하며 사방에 화염을 퍼뜨렸다. 카르마가 그 충격에 그대로 날아 바닥을 구르자, 시아드는 그대로 카르마의 머리에 자신의 손을 들이밀었다.
“감히 나의 올리비아를 건드리다니!! 바짝 구워주마아아아!! ‘산화총(散火銃)’!”
한 순간, 카르마는 놈의 손바닥에 무언가 달려 있으며, 그곳에서 불길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목격했다. 카르마가 온 힘을 다해 몸을 트는 순간, 뿜어져 나온 불꽃이 마치 산탄총처럼 범위 내의 모든 것을 불태웠다. 카르마는 벌떡 일어나서 왼쪽 귀를 부여잡았다.
“뜨거워어어!! 씨발, 귀에 화상 입었잖아!”
시아드는 손을 거두었다.
“흥, 쥐새끼처럼 도망 하나는 잘 치는 놈이군. 하지만… 다음 번에는 결코 도망칠 수 없을 것이다. ‘화사(火蛇)’!”
시아드의 손에서 불꽃이 마치 뱀처럼 구불거리며 튀어나와 카르마에게 향했다. 카르마는 하는 수 없이 검을 들었다.
“이도류, 깜짝베기!”
카르마의 검이 불꽃의 뱀을 산산이 베어버리는 순간, 뱀의 머리 정도 되는 부분이 카르마의 칼에 휘감겼다. 카르마는 깜짝 놀란 듯 칼을 세차게 휘둘러 반대편 벽으로 불꽃의 뱀을 날려버렸다. 벽에 닿은 불꽃의 뱀은 다시 화염이 되어 가구와 베일을 불태우며 급기야 건물 전체로 번졌다.
“이봐, 시아드. 둘 중 하나… 아니면 둘 다 불타 죽을 거야. 나가서 싸우는 게 어때?”
“하! 헛소리를 지껄이는 군. 나 ‘불꽃’의 시아드가 이까짓 불에 죽을 것 같나아아!!”
카르마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시아드에게 달려들었다.
“그렇다면 널 죽이고 빠져나가겠다! 이도류, 연속목베기!”
“경화염(鏡火炎)!”
카르마의 검은 눈 앞에 생긴 불꽃의 장벽에 가로막혔다. 그 너머에서, 시아드는 카르마의 머리를 노리고 있었다.
“산화총(散火銃)!”
“이도류, 춤추는 칼날!”
카르마는 간신히 불꽃들을 튕겨냈지만, 약간의 화상은 피할 수 없었다.
“젠장! 대체 뭐야?! 무슨 ‘능력’이지?”
그 순간, 카르마를 향해 불꽃의 구체가 날아들었다.
“형화 화달마(螢火 火達磨)!”
카르마는 재빨리 칼로 그것들을 베어버렸다. 그 순간, 그 불덩이들은 통째로 폭발해 화염과 함께 카르마를 대리석 기둥에 처박아 버렸다.
“를 쓰는 척하며 ‘폭염(爆炎).’ 슬슬 힘들어 보이는 구나.”
카르마는 검을 타오르는 불꽃에 집어넣었다. 칼날에 불꽃이 휘감기자, 카르마는 다시 벌떡 일어나 달려들었다.
“우오오오오오…!! 이도류, ‘망나니의 화형 집행’!!”
그러나, 검을 휘감은 불꽃은 제대로 공격조차 하지 못한 채 꺼져버렸다.
“아니이이이?!”
시아드는 그런 카르마를 비웃듯이 손을 펼쳤다.
“충격화(衝擊火)!”
카르마는 칼을 겹쳐 공격을 막으려 했으나, 그 어마어마한 충격에 이번엔 그 대리석 기둥을 통째로 박살낸 뒤 그 너머에 쓰러졌다. 왼손에 들고 있던 검은 빙그르르 날아 건물 밖으로 사라졌고, 곧이어 기둥이 무너진 탓에 불타고 있던 위층 바닥 일부가 카르마 위로 무너졌다. 시아드는 천천히 카르마가 묻힌 자리로 다가갔다.
“본래라면 너 따위 것은 그 자리를 무덤으로 만들어야 마땅! 하지만 네놈은 다르다! 현상금 5500만 베리의 ‘두억시니’ 카르마! 네놈의 목은 필요하지. 네놈이 무슨 검술을 다루든 상관없다! 수년 전 ‘위대한 항로’에 들어섰을 때… 난 시시각각 변하는 기후와 종잡을 수 없는 해류…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적에 의해 선원을 하나하나 잃어갔다. 일확천금을 노리겠다는 내 꿈이 사라지려 했을 때, 난 이것을 발견했지. ‘다이얼’이라 불리는 물건을 말이다! 이걸 건네준 이에 의하면 ‘위대한 항로’의 어느 섬 주변에서만 자생하는 조개의 껍질인데, 이 다이얼은 ‘화염’을 담을 수 있는 물건이다. 그리고 이 안에 든 ‘화염’은… 악마의 열매에서 나온 ‘화염’! 어떠한 화염보다 막강한 ‘불꽃’이다!!”
그때, 누군가 건물로 다가왔다. 다름 아닌 벤지를 비롯한 카르마 일당이었다.
“형님!”
“안에 누가 있어, 선장은 아니야!”
요크가 겁에 질린 듯 소리쳤다.
“너, 넌…! 설마! 시아드!!”
시아드는 그런 요크를 바라보며 가소롭다는 듯이 소름 끼치는 미소를 지었다.
“저 새끼가 네 부하인가? 웃긴 놈이군.”
곧바로 벤지가 암석 거인이 되어 달려들었다.
“우오오오오! ‘록, 스키너드’!!”
“염상망(炎上網)”
벤지의 공격은 갑자기 나타난 화염 장벽에 가로막혔다.
“이게 뭐야?! 공격이 통하지 않아!”
“분명 선장은 안에 있어. 살아 있을까?”
시아드는 다시 카르마가 묻힌 자리로 다가갔다.
“천천히 기다려라… 선장을 죽이면 부하들도 죽일 거니까. 현상범은 브로커를 통해 해군에 넘기고, 저 망할 요크 녀석은 갈기갈기 찢어서 거리에 늘어놓을 것이다. 까마귀 한 마리 오지 못하게 해서, 이 사막에서 비참하게 말라 비틀어지게 만들어 주마… 부하들도 다 죽게 된다니, 감상이 어떠냐?”
그 순간, 카르마는 잔해 더미를 부수고 뛰쳐나왔다. 그의 두 눈에는 아까보다 더욱 더 강한 분노가 서려 있었다.
“부하…? 역시 네놈은 그 이상 생각이 미치지 않는 모양이군. 그녀석들은 날 높여서 부르지만… 내 동료이자 가족이야. 고작 ‘부하’라는 말로 정립되지 않는단 말이다아아!!”
카르마는 칼을 들고 다시 달려들었다. 시아드는 우습다는 듯이 다시 팔을 들었다.
“멍청한 놈! 그래서 네놈은 일개 해적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자고로 힘이라 함은 곧 ‘지배’다! 그것이 같은 해적단이라 하면 더더욱 지배해야 한다! 네놈은 그것에서 불합격이다!! ‘화권(火拳)!’”
엄청난 화염이 카르마를 덮치고, 카르마는 그 충격에 다시 뒤로 날아가 바닥을 굴렀다. 하지만, 그는 화염에 휩싸여 쓰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 불꽃들이 스스로 살아 있는듯 카르마의 검에 달라붙어 세차게 타오르고 있었다.
“뭐, 뭐냐… 그 검은?”
‘검이 불에 타고 있는 게 아니야… 도대체 저 검은 뭐냐?!’
카르마 역시 얼떨떨한 얼굴이었지만 금방 그때와 같은 것임을 알고 자세를 잡은 다음 달려들었다.
“으오오오오오오!! 일도류, ‘불의 노래’!”
“’화사(火蛇)!’”
그러나 시아드의 불꽃 뱀도 카르마의 검과 닿자 화염의 일부가 되고 말았다. 시아드의 표정에서 여유로움이 완전히 사라졌다.
“경화염(鏡火炎)!”
눈 앞에 화염 방패가 나타나자 시아드는 안심한 듯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카르마는 그조차 단칼에 베어버리더니 분노로 가득한 얼굴로 검을 지켜들었다. 시아드 역시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일도류…”
“화권(火拳)!!”
“세인트 엘모의 불!”
카르마의 검은 시아드의 불꽃을 가르며 나아가 끝내 시아드의 배를 관통했다. 시아드가 피를 토하자, 이내 건물 전체를 둘러싼 불의 장벽이 사그라들었다. 시아드는 숨이 넘어갈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어, 어째서… 내 불꽃이… 먹히지 않은…거냐?”
“나도 모른다.”
“그, 그럼… 그 ‘검’. 그건 정체가 뭐냐…? 어떻게 불꽃을 휘감았지?”
“역시 모른다.”
그때, 카르마는 시아드의 손이 자신을 향하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거 아나? 이 공격은… 이걸로 끝이 아니다. 일도류, 화상화(火上火)!!”
시아드를 찌른 칼에서 화염이 폭발하며 시아드는 그대로 날아가 거리에 쓰러졌다. 카르마는 모여든 구경꾼들을 해치고 천천히 온 몸이 그슬린 채 쓰러진 시아드에게 다가갔다.
“해적은… 뭐라고 했더라? 그건 무시하기로 했다. 네놈의 목도 필요 없다. 물론 현상금도 말이지.”
카르마가 검을 검집에 집어넣자, 칼날을 휘감고 있던 불꽃은 언제 그랬냐는 듯 사그라들었다.
“검이 휘감은 불꽃이 꺼지지 않아… ‘악마의 열매’ 정도는 되야 한다는 건가?”
그때, 앵거스가 남은 검 하나를 건넸다.
“이거 떨어뜨렸어, 선장.”
“고마워, 앵거스. 선원들은?”
“왕궁 지하 감옥에 있어. 바로 구하러 가자.”
그때, 시아드가 몸을 일으켰다. 온 몸이 그슬리고, 또 피투성이가 되었음에도 온 몸이 분노로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가, 감히… 감히 이 시아드를 모욕해…? 기습이다… 뒷통수에다 화염을 박아주마!”
벤지가 물었다.
“형님, 그런데 저 녀석… 죽었는지 확인 안 해도 돼?”
“상관없어. 이미 확인은 끝났으니까.”
“죽어라… 꼬맹이 해적!!”
시아드가 손에 붙은 다이얼을 겨누는 순간, 다이얼이 칼로 가른 듯 뎅겅 잘려버렸다.
“자, 잘렸어…? 설마!”
그와 동시에 다이얼에서 어마어마한 화염이 솟구쳐오르더니 시아드를 집어 삼켰다.
“으아아아아악!! 뜨, 뜨거워!! 우오오오오! 누, 누가… 누가 물을…! 물을 내놔! 아니… 물을 끼얹어 줘…!! 빨리!! 누가… 물…”
시아드가 그대로 쓰러지자 화염은 그 자리에 약간의 재만 남긴 채 그를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살라 버렸다.
“가자, 왕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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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드의 대략적인 졸리 로저. 그냥 두개골에 X자를 그은 것임.
